애처가 대표님과 결혼했어요의 모든 챕터: 챕터 351 - 챕터 360

1009 챕터

제351화

**허태준은 초코를 정소월에게 보냈다. 그 대가로 정소월의 고양이를 심유진에게 갖다줬다.객관적으로 보면 정소월의 고양이도 이쁘고 귀여웠다. 처음부터 집에 들어온 고양이가 이 고양이라면 심유진도 친아들처럼 아껴줬을 것이다.하지만 이런 가설은 성립되지 않는다. 그녀의 마음속에는 이미 초코가 있다.그래서 새로 온 고양이에 대한 심유진의 태도는 그저 그랬다.물론 그녀는 이 고양이에게 푸대접하지는 않을 것이다--푸대접하지 않을 뿐이다.고양이와 주동적으로 같이 놀려고 하지 않을 것이고 고양이를 다리에 안아올려 쓰다듬지도 않을 것이며 야옹 하고 울면서 애교를 부릴 때도 일부러 멀리 떨어져 그 어떠한 친밀한 접촉도 하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그녀와 반대로 허태준은 이 고양이를 초코보다 더 아꼈다.아마도--그녀가 원래의 허태준으로 변했고 허태준이 원래의 그녀로 변한 것이다.심유진은 허태준이 갑자기 변한 원인이 무엇인지 몰랐다--원래 정소월의 고양이라서 아니면 단지 자기가 돈을 주고 산 거라서?이유가 어쨌든 간에 그녀는 신경을 쓰지 않았다.**일주일 후 허 아주머니는 그들의 집으로 왔다.“계속 오지 않은 것은 너희들에게 충분한 시간을 주고 싶기 때문이야.”허 아주머니는 오랫동안 얼굴을 비추지 않은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하지만 일주일이 지나도 전화가 없으니 기다리다 못해...”허아주머니는 걱정 가득한 표정으로 말했다.”나한테 얘기해 봐.너희 두 사람의 결정은 뭐니?”“시름 놓으세요. 이혼하지는 않을 거예요.”심유진은 웃었다.그날 허태준이 그렇게 견결하게 얘기하니 그녀도 마음을 접는 수밖에 없었다.허 아주머니는 그제야 웃었다.“그래 좋아!”허 아주머니는 심유진의 손을 잡고 안도의 숨을 길게 내쉬었다.”이제야 두 발 뻗고 잘 것 같구나!”심유진은 입술을 다문 채 웃었다.케이지 안에 갇혀있던 아기고양이가 어느새 나와 심유진의 발끝까지 걸어왔다. 그리고는 머리로 그녀의 다리를 문지르며 소리 내 울었다.심유진은 스윽 보고는 못본척 했다.허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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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2화

허 아주머니는 심유진의 소원대로 고양이를 데려갔다.저녁에 허태준이 돌아오자,밥도 먹지 않은 채 거실을 한 바퀴 돌면서 걱정스레 불렀다.”초코!”--그가 고양이에게 붙여준 이름 역시 초코였다.심유진은 마음속이 불편해 한 번도 그렇게 부른 적이 없었다.허태준은 고양이를 찾지 못하자 침실, 서재 그리고 마지막으로 심유진이 있는 주방으로 왔다.심유진은 조용히 밥을 먹고 있었다.초코가 보내진 후 그녀는 거의 그와 말하지 않았다.허태준은 물었다.”초코 봤어?”“초코?” 심유진은 비웃는 미소를 띠고 물었다.”초코는 정소월씨한테 보내줬잖아요?”허태준은 말문이 막혔다. 이윽고 어두운 얼굴을 하고 차갑게 말했다.”내 초코 말이야.”그는 “내”라는 글자에 힘을 줬다.“아.”심유진은 대수롭지 않은 듯 말했다.”어머님보고 데려가서 키우라고 했어요.”허태준의 눈은 더욱 차가워졌다.“왜 나랑 상의도 하지 않은 거지?”그는 질문했다.“내 고양이를 보낼 버릴 때도 나랑 상의하지 않았잖아요?”심유진은 경멸하면서 비웃었다.”저도 그냥 따라 해 봤어요.”허태준의 안색은 더 안 좋아졌다.그는 돌아서서 큰 걸음으로 걸어 나갔다.심유진이 반응했을 때는 이미 문이 쾅 하고 닫힌 뒤였다.심유진은 일찍 씻고 침대에 누웠다.허 아주머니는 미안한 말투로 말했다.” 내가 막아 나섰지만 태준이가 기어코 고양이를 데려갔지,뭐니.”심유진은 허태준이 이 고양이한테 이렇게 집착할 줄은 몰랐다.**이튿날.허 아주머니는 심유진한테 사과하러 왔다.심유진은 웃으면서 말했다. ”괜찮아요.태준씨가 고양이를 너무 좋아해서 보내기 싫었나 봐요. 어제 고양이를 데려가라고 한 것은 제가 경솔했어요.”허 아주머니는 놀랐다.”태준이가...이 고양이를 좋아한다고?”허 아주머니의 인상속에 허태준은 절대 먼저 털이 날리는 동물을 만지지 않았다.심유진의 말대로라면 예전의 초코도 허태준한테서 이쁨을 받은 적이 없었다.“네.”심유진은 케이지 안에서 곤히 자고있는 아기 고양이를 보면서 말했다. 보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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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3화

“나가서 쇼핑이라도 하자꾸나.”허아주머니는 제의했다.“봄인데 옷을 좀 사야지.”심유진은 나가고 싶었다.하지만 쇼핑이라...“불편하지 않을까요?”그녀는 자신의 다리를 내려다 보았다.“불편하긴 뭐가 불편해?”허아주머니는 개의치 않아 했다.“오늘이 월요일이라 쇼핑몰에 사람이 몇 없을 거다.”심유진은 안심하고 허아주머니를 따라나섰다.**허아주머니는 심유진을 데리고 경주 최고 고급인 쇼핑몰로 데려갔다.여기에 입주해 있는 가게는 다 국제적으로 이름 있는 브랜드였다.이 쇼핑몰은 원래 사람이 적었지만 평일이라 그런지 사람이 더 적었다.스태프 외에 고객을 몇 보지 못했다.허아주머니는 여기 단골이었다.탑 브랜드 안내원들도 다 허아주머니를 알고 있었다.안내원들은 자신의 친어머니를 본 듯 다가와서 팔을 안고 안부를 물었으며 얼굴에 미소를 띄었다.“오늘은 내 옷을 사러 온게 아니예요.”허아주머니는 안내원의 추천을 끊어내고 휠체어에 앉은 심유진을 가리키며 말했다.“어떤 옷들이 내 며늘아가한테 어울릴지 추천 좀 해주세요.”안내원은 지시를 받고 목표물을 심유진으로 바꿨다.심유진을 아래위로 훑어보고 그녀의 키와 몸무게 그리고 평소 좋아하는 스타일을 묻고는 수십가지 옷을 내와 입어보게 하였다.허태준의 까탈스러움과 달리 심유진은 매한가지 옷을 입을 때마다 허아주머니는 연신 “곱다”를 외쳤다.심유진이 피팅을 다 하고 나서 피팅한 모든 옷을 결제해줬다.안내원의 웃음바다인 얼굴을 보자 심유진은 마음이 불안해졌다.허씨집안의 진짜 며느리였다면 태연스레 이렇게 귀중한 선물을 받을 수 있겠지만 그녀는 아니였다.그래서...“어머님,너무 많아요.”그녀는 조용하게 허아주머니를 타일렀다.“이렇게 많은 옷을 사가면 다 입어보지도 못해요.”“입지 못하기는?”허아주머니는 두둑한 지퍼백을 손에 들고 말했다.“하루하루 바꿔서 입어!매일 새옷을 입고!허씨집안의 며느리가 되어서 옷을 못 입으면 그게 바로 허씨 집안의 망신이다!”심유진은 말문이 막혔다.허아주머니는 심유진을 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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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4화

삼층 펫샵은 두 개의 럭셔리 매장만큼만 했다. 다른 샵처럼 쇼핑몰 어느 구석에 있는것이아니었다.외벽에는 고양이 그림이 있었고 안의 인테리어도 똑같이 귀여웠다.심유진은 들어서자마자 벽면을 가득 채운 고양이를 가둬놓은 전열장에 이끌렸다.“거기는 전부 손님들이 위탁을 하신 고양이들이예요~”고양이귀 핀을 하고 고양이 무늬가 있는 앞치마를 한 아가씨가 다가와서 말해줬다.“고양이를 사시려면 이쪽으로 오세요~”그녀는 옆에 문을 가리키면서 말했다.심유진은 그녀의 호의를 거절했다.“아니예요.그냥 보는 거예요.”아가씨는 그녀를 내쫓지도 않고 귀찮은 내색도 하지 않았다.“네,천천히 둘러보세요~”아가씨는 여전히 친절했다.여기 고양이 샵이 이름이 있는 곳인지 위탁 온 고양이들이 많았다.심유진은 한마리 한마리 바라보다가 마지막 전열장 제일 오른쪽 칸에 초코와 똑같은 고양이를 보았다.유리문에는 몇글자가 적혀있었다:초코,정,XXXX년 3월 13일.--날짜는 바로 오늘이었다.심유진은 격동스레 유리문을 두 번 두드렸다.“초코야!”초코도 그녀를 바라보고선 얼굴을 문에 대고 “냐옹”하고 울었다.사람과 고양이의 괴이한 행동은 가게에 있는 다른 사람들의 주의를 끌었다.아까 안내하던 아가씨도 이상한 얼굴을 하고 와서 물었다.“이 고양이의 주인을 아세요?”심유진이 대답을 하려던 찰나 옆에 서 있는 허아주머니가 눈에 들어왔다.“...몰라요.”그녀는 유리문위에 놓은 손을 거두고 말했다.“얼마전 제가 잃어버린 고양이와 닮고 또 이름도 똑같아서...저도 모르게.”아가씨는 고양이샵에서 일하는지라 고양이를 아끼는 사람이어서 심유진의 마음을 이해할수 있었다.아가씨는 안내데스크에서 따뜻한 물을 받아 심유진에게 건네주었다.“괜찮으시다면 연락처를 남겨주세요.이따가 고양이 주인이 데리러 올 때 물어봐 드릴게요.손님분이 잃어버린 고양이가 맞는지요.”“아니예요.”심유진은 웃었다.그녀는 확신할수 있었다.이 고양이가 바로 그녀의 초코라는것을.그녀는 허아주머니의 손을 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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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5화

”뭐라고요?초코가 아파요?어느 초코요?” 그녀는 다급하게 물었다.허태준은 케이지 안의 고양이를 안고 쇼파에 앉아있었다. 심유진이 자기전 본 모습과 똑같았다.아무리 머리가 안 돌아간대도 지금 이 순간 이상한 낌새를 챌 수 있었다.“언제부터 아팠는데요?” 그녀는 물었다.허태준은 차가운 웃음으로 그녀의 질문에 대답했다.” 하루 종일 집에 있으면서도 모르는데 내가 어떻게 알아?”말을 마치고 그는 고양이를 품에 안고 급급히 현관 쪽으로 갔다.심유진은 그의 뒤를 따랐다.허태준이 신발을 갈아 신을 때 심유진도 신발장에서 어그부츠를 꺼내 신었다.“뭐 하는 거야?” 허태준은 물었다.“병원에 데려가려는 게 아닌가요?저도 같이 가요.” 심유진은 눈을 굳게 감고 생명력이 없어 보이는 고양이를 보았다. 그를 배척한다 하지만 이 순간 마음은 찌릿해 났다.“안 좋아하잖아?” 허태준의 손은 문잡이를 쥐었다.”집에 있어. 내가 데리고 가면 돼!”그는 문을 열었다. 찬바람이 문틈을 비집고 들어왔다. 심유진은 추위에 몸을 떨었다.그녀는 얇은 파자마를 입고 있어 추위를 견뎌내지 못했다.“잠깐만요. 가서 패딩을 가져올게요!” 그녀는 신발을 벗고 방안으로 뛰어갔다. 하지만 허태준은 그녀를 기다리지 않았다. 고양이를 안고 나서자,문을 닫아 버렸다.문을 닫는 소리가 들려오자,심유진은 발걸음을 멈췄다.다급히 몸을 돌리자 굳게 닫은 대문이 보였다. 들끓었던 피는 삽시간에 냉각되었다. 마음도 허전해졌다.그녀는 패딩을 여미고 베란다로 나갔다.아래에 익숙한 자동차가 마침 시동을 걸고 있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둠속으로 사라졌다.허태준이 고양이를 데리고 나간 후 심유진은 잠이 오지 않았다.그녀는 거실에 앉아 티비를 켰다. 채널을 처음부터 끝까지 돌리고 다시 처음으로 돌렸다.지금은 각 채널이 시청율을 가지고 싸움하는 골든 타임이지만 그 어느 드라마나 예능프로도 그녀의 시선을 끌지는 못했다.그녀는 핸드폰을 들고 트위터를 봤다. 그리고는 카톡그룹 채팅에 몇백개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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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6화

허태준의 목소리는 밖에 찬바람보다 더 차가웠다.심유진의 마음도 천천히 차갑게 변했다.하지만 표정은 점점 차분히 변했다.“오늘 어머님과 같이 나갔다가 저녁 여섯 시가 되어서 들어왔어요.들어오자마자 목욕하고 당신이 깨울 때까지 잤어요.”그녀는 말했다.“이 고양이를 안 좋아한다는 것을 인정할게요.그렇게 관심도 주지 않았어요.하지만 맹세할수 있어요.애가 아프거나 죽기를 바란 적은 없어요.”허태준은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다. 그녀의 얼굴에서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흔적을 찾아볼려고 했다.하지만 없었다.그는 알고 있었다. 그녀가 핑계를 찾고 책임을 피하려면 그의 어머니까지 끌어내릴 필요는 없다는 것을.오해한 것을 깨닫자 허태준은 미안했다.하지만 그녀가 자기 입으로 이 고양이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하자 마음은 여전히 불편했다.“그 고양이에 꽂히니 그 어떠한 고양이도 눈에 안 들어오는 거야?”그는 어두운 눈을 하고 있었다.심유진이 알아보지 못할 복잡한 정서도 숨겨져 있었다.그의 사고방식은 심유진더러 멍하게 하였다.하지만 그녀는 사실대로 대답했다.”네.”허태준은 흠칫했다.그는 머리를 숙였다.바람에 날린 앞머리는 이마에 떨어져 있어 그의 그윽한 눈을 가렸다.“알았어.”그의 목소리는 낮았고 막연한 웃음이 깃들어 있었다.“미안해.아까 그렇게 화를 내서.”그는 고양이를 안고 말했다.“병이 나으면 엄마한테로 보낼게.”더이상 이 고양이가 심유진을 거슬리게 할 일이 없을 것이다.“잠깐만요.”심유진은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무엇때문에 그가 갑자기 의기소침해졌는지는 모르겠으나 지금 그의 모습은 그녀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였다.천개의 바늘이 그녀의 심장을 꽂고 있는 것만 같았다.사처가 고통스러웠다.“왜?”허태준의 가슴은 그녀의 팔에 닿았다.그는 걸음을 멈추고 천천히 고개를 들어 그녀의 눈과 마주쳤다.“이 고양이를 좋아한다면 계속 기르세요.”심유진은 말했다.그녀는 허태준이 이 고양이에 들인 정성과 노력을 볼 수 있었다.그가 독하게 그녀의 초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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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7화

심유진의 대답으로 인하여 허태준의 마음은 바닥까지 가라앉았다.그녀한테 기대가 있었다니, 그녀한테서 만류하는 말이 나오기를 바라다니.현실은 그에게 큰 타격을 안겨주었다.“그럼, 내일에 하지.”허태준은 일부러 마음 편한척했다.이 관계는 더 일찍 끝났어야 했다.그럼 그도 그렇게 터무니없는 꿈을 꾸지는 않을 테니 말이다.그의 홀가분한 표정을 보자 심유진은 주먹을 세게 쥐었다.“좋아요.”그녀는 억지로 웃음을 짓고 말했다.“돈은 필요 없어요.진짜 결혼을 한 것도 아니니 돈을 떼어가는것은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해요.하지만...”그녀는 입술에 침을 묻히고 말했다.“제 초코를 돌려줄 수 있나요?”그녀의 비전한 자태를 보자 허태준의 마음은 찌릿해났다.눈앞에 형세때문에라도 또 그의 사심때문에라도 그는 고양이를 바꿔오기 싫었다.“안돼.”그는 굳은 얼굴을 하고 이 두 글자를 내뱉었다.예상속의 결과다.하지만 직접 들으니, 마음이 상했다.“그래요.”그녀는 강요하지 않았다.“돌아가서...잘게요.내일아침에 봐요.”허태준은 그녀먼저 고양이를 안고 침실로 들어갔다.굳게 닫힌 방문을 한참 바라보고 나서 심유진은 쩔뚝거리며 방으로 돌아왔다. **허태준은 반쯤 침대에 누웠다. 고양이는 그의 가슴에 엎드려 있었다.그는 손을 들어 눈부신 불빛을 가렸다.“심유진은...마음이라는게 없는 걸까?”그는 쓴웃음을 지었다.혼잣말을 하듯이,감기에 걸려 깨어나지 못한 고양이한테 얘기하듯 그는 말했다.“나는 눈이 멀고 속도 없어, 이렇게 오랜 세월 동안 그녀를 좋아했지.”“그녀를 좋아하고 싶지 않아.”“근데 그게 어렵네.”“너도 그래?”“너를 안좋아한다는것을 알면서,너한테 관심이 없다는것을 알면서 그녀 앞에 다가가서 주의를 끌고 마음을 얻으려 하고.”“불쌍한 놈.”허태준은 웃다가 점점 소리가 없어졌다.**심유진은 온밤을 지새웠다.큰 다크서클을 달고 그녀는 침대에서 일어났다.허태준한테 들킬까 봐 얼굴에 두꺼운 파운데이션을 바르고 전례 없는 짙은 화장을 하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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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8화

허태준과 심유진은 멍해있었다.예전 같았으면 허태준은 여형민의 이런 무리한 요구를 들어줄 리 없었다. 그더러 차를 타고 오라고 했을 것이다.하지만 오늘...그는 심유진을 곁눈질해 보았다.눈으로 그녀의 의견을 물었다.“공항으로 가요.”그녀가 이 한마디를 하자 두 사람은 동시에 숨이 놓였다.엘리베이터도 마침 도착했다.허태준은 물었다.“같이 갈래?”심유진은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그녀가 경주로 온후 대구쪽 친구들과의 연락은 뜸해졌다.구정이 지나 여형민의 일도 바빠지기 시작했다.심유진은 그가 새벽 두시 세시까지 스토리에 안건을 보고 있다는 근황을 업데이트 한것을 자주 보았었다.그에게 폐가 될까봐 그를 찾은 적도 없었다.사실 그녀는 그가 보고 싶었다.여형민은 그들의 대화를 들었다.“심유진과 같이 있어?”그는 허태준한테 물었다.허태준은 “응.”하고 대답했다.“같이 데리러 갈게.”“오늘 출근 안 한대?”여형민은 기뻤으나 의혹스러웠다.심유진은 다리가 다친 사실을 동네방네 소문내지 않았다. 허태준도 입이 빠른 사람이 아니라 여형민은 뉴스를 보고 그녀가 정현철한테 납치당했다는 것을 알뿐 납치한 디테일까지는 몰랐다.허태준은 또 “응.”하고 대답했다.“엘리베이터안 신호가 안 좋아.공항에 가서 전화할게.”**공항 가는 길에 두 사람은 말을 꺼내지 않았다.그들은 무서웠다.말을 꺼내면 상대방이 화제를 “이혼”으로 끌고 갈까 봐.그래서 마음을 졸이며 자기 생각만 하고 있었다.그들은 출근 시간을 피했으나,아직도 길이 막혔다.두시간이 걸려서야 공항에 도착했다.허태준은 여형민의 지시에 따라 금방 그를 찾아냈다.여형민은 보기에도 두껍지 않은 트렌치코트를 입고 있어 추위에 벌벌 떨고 있었다.“드디어 왔네!”그는 짐을 트렁크에 던지고 습관적으로 뒷문을 열었다.문을 열자 그를 향해 웃고 있는 심유진을 보았다. 그는 멍해서 물었다.”왜 뒤에 앉아 있죠?”“다리가 끊어져서요.뒷좌석이 공간이 넓어요.”심유진은 대답했다.“그래서 트렁크에 휠체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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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9화

심유진은 덤덤히 웃었다.”네.”허태준은 백미러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입술은 굳게 닫혀 있었고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맞다. 아직 안 물어봤네요.” 심유진은 화제를 돌렸다. “경주에는 어쩐 일로 오셨어요?”“어머,태준이가 말을 안 해줬어요?” 여형민은 의혹스레 허태준을 보고는 돌아서서 심유진을 바라보았다.“태준이의 친구가 이혼을 하는데 변호사가 갑자기 튀었다네요. 그래서 제가 왔어요.”허태준의 이혼하는 “친구”라고 하면,심유진은 정소월밖에 떠오르지 않았다.--만약 그녀도 그의 친구라면 그녀도 추가될 수 있겠다.“네.”심유진은 아무 내색도 하지 않았다.”들은 적이 있어요.”그녀의 기복이 없는 목소리를 듣자 허태준의 핸들을 잡고 있는 손은 점점 조여왔다.“어디에 머무르세요?”심유진은 물었다.“우리 집에요!”여형민은 당연하다는듯이 대답했다.심유진은 바보 같은 질문을 한것 같았다.“유진씨 집 아래에 있어요. 대구에서 처럼요.”여형민은 말했다.심유진은 몰랐다.“하지만 오늘 유진씨네 집에 머물러야겠어요. 제방은 아직 정리가 안돼서 잘 수가 없어요.” 그는 멋쩍게 웃었다. 그리고는 장난스레 허태준한테 물었다. “나를 거두어 줄 거지 맞지?”허태준은 곁눈질로 그를 보고 차갑게 물었다. ”안된다면 갈 거니?”“아니!” 여형민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었다.**여형민은 그들과 같이 집으로 왔다.집에 들어서자마자 신대륙을 발견하듯이 소리 질렀다.“고양이를 기르다니!”소리는 높아 하늘을 찌를 기세다.“고양이가 사람을 무서워해?”“사람은 물어?”“안고 좀 놀아도 돼?”“생채기 내지 않겠지?”“예방주사는 놓았어?”“전염병은 없겠지?”그는 케이지앞에 쪼그려 앉아 쉴 틈 없이 질문했다.허태준은 어두운 얼굴을 하고 그를 잡아당겼다. 그리고 참다못해 말했다. ”나가.”여형민은 쉽게 그의 손에서 빠져나왔다. 그리고 다시 쪼그려 앉아 조심스레 고양이를 안았다.허태준은 아침에 약을 먹였다. 아기고양이의 상태는 어제보다 좋아졌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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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0화

여형민은 발견했다. 현재 허태준의 심정이 좋지가 않다는 것을.차에 오르자마자,그는 폭이 넓은 썬글라스를 끼고 아무도 접근하지 못하게 하는 아우라를 풍겼다.“야!”여형민은 손가락으로 그의 팔을 찌르며 물었다.”유진씨랑 아무런 진전도 없어?”허태준은 입술을 더욱 굳게 닫았다. 썬글라스 아래 두 눈은 불쾌하게 실눈이 되었다.“유진이는 나를 안 좋아하는데 무슨 진전?”그의 목소리는 차가웠지만 여형민은 그의 목소리에서 씁쓸함을 느낄 수 있었다.“유진씨는 너한테 호감이 있다고 말해줬잖아?”여형민은 한스럽게 바라보았다.“호감뿐이겠지.”좋아하는 것과는 달랐다.아니면 왜 번번이 그와 정소월을 끼워맞추려고 하는데?“호감을 좋아함으로 바뀌게 노력해야지!”여형민은 생각하지 않아도 알수 있을 것 같았다. 그는 절대로 몸을 낮춰 타인의 비위를 맞추려 하지 않을 것이다.다른 사람이 먼저 접근하기를 기다릴 뿐이다.여자들이 좋아할 만한 얼굴이지만 심유진은...아닐것이다.허태준도 부인은 하지 않았다.여형민은 “흥.”했다.” 이렇게 고상한척 하다가는 심유진씨가 너랑 이혼한다고 할걸!”이 말은 마침 허태준의 아픈 곳을 꿰뚫었다. 그는 브레이크를 밟았다. 여형민은 아무런 준비도 없어 크게 앞으로 기울었다. 안전벨트가 아니었으면 유리창에 머리를 박았을것이다.“내려!” 허태준은 선글라스를 뚫을 듯이 그를 노려보았다.여형민은 그의 말을 곧이 곧대로 듣지 않고 차에 눌러앉았다. 하지만 더 이상 아까 화제를 계속하지는 않았다.허태준은 화가 났는지 그가 무슨 말을 해도 대꾸하지 않았다.몇번 말을 걸다가 여형민도 그만했다.그는 심심해서 여기저기 만져보았다. 조수석 앞에 저장소를 여니 두 개의 작은 책자가 떨어져 나와 그의 다리에 떨어졌다.여형민은 내려다 보았다.”결혼증?”허태준은 놀라 브레이크를 밟지 못할뻔했다. 그대로라면 빨간 불에도 지나갔을 것이다.차가 멈춤선에서 멈춘 후 그는 결혼증을 빼앗아 다시 저장소에 넣었다.“함부로 다치지 마!”그는 질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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