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고요?초코가 아파요?어느 초코요?” 그녀는 다급하게 물었다.허태준은 케이지 안의 고양이를 안고 쇼파에 앉아있었다. 심유진이 자기전 본 모습과 똑같았다.아무리 머리가 안 돌아간대도 지금 이 순간 이상한 낌새를 챌 수 있었다.“언제부터 아팠는데요?” 그녀는 물었다.허태준은 차가운 웃음으로 그녀의 질문에 대답했다.” 하루 종일 집에 있으면서도 모르는데 내가 어떻게 알아?”말을 마치고 그는 고양이를 품에 안고 급급히 현관 쪽으로 갔다.심유진은 그의 뒤를 따랐다.허태준이 신발을 갈아 신을 때 심유진도 신발장에서 어그부츠를 꺼내 신었다.“뭐 하는 거야?” 허태준은 물었다.“병원에 데려가려는 게 아닌가요?저도 같이 가요.” 심유진은 눈을 굳게 감고 생명력이 없어 보이는 고양이를 보았다. 그를 배척한다 하지만 이 순간 마음은 찌릿해 났다.“안 좋아하잖아?” 허태준의 손은 문잡이를 쥐었다.”집에 있어. 내가 데리고 가면 돼!”그는 문을 열었다. 찬바람이 문틈을 비집고 들어왔다. 심유진은 추위에 몸을 떨었다.그녀는 얇은 파자마를 입고 있어 추위를 견뎌내지 못했다.“잠깐만요. 가서 패딩을 가져올게요!” 그녀는 신발을 벗고 방안으로 뛰어갔다. 하지만 허태준은 그녀를 기다리지 않았다. 고양이를 안고 나서자,문을 닫아 버렸다.문을 닫는 소리가 들려오자,심유진은 발걸음을 멈췄다.다급히 몸을 돌리자 굳게 닫은 대문이 보였다. 들끓었던 피는 삽시간에 냉각되었다. 마음도 허전해졌다.그녀는 패딩을 여미고 베란다로 나갔다.아래에 익숙한 자동차가 마침 시동을 걸고 있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둠속으로 사라졌다.허태준이 고양이를 데리고 나간 후 심유진은 잠이 오지 않았다.그녀는 거실에 앉아 티비를 켰다. 채널을 처음부터 끝까지 돌리고 다시 처음으로 돌렸다.지금은 각 채널이 시청율을 가지고 싸움하는 골든 타임이지만 그 어느 드라마나 예능프로도 그녀의 시선을 끌지는 못했다.그녀는 핸드폰을 들고 트위터를 봤다. 그리고는 카톡그룹 채팅에 몇백개 되
허태준의 목소리는 밖에 찬바람보다 더 차가웠다.심유진의 마음도 천천히 차갑게 변했다.하지만 표정은 점점 차분히 변했다.“오늘 어머님과 같이 나갔다가 저녁 여섯 시가 되어서 들어왔어요.들어오자마자 목욕하고 당신이 깨울 때까지 잤어요.”그녀는 말했다.“이 고양이를 안 좋아한다는 것을 인정할게요.그렇게 관심도 주지 않았어요.하지만 맹세할수 있어요.애가 아프거나 죽기를 바란 적은 없어요.”허태준은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다. 그녀의 얼굴에서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흔적을 찾아볼려고 했다.하지만 없었다.그는 알고 있었다. 그녀가 핑계를 찾고 책임을 피하려면 그의 어머니까지 끌어내릴 필요는 없다는 것을.오해한 것을 깨닫자 허태준은 미안했다.하지만 그녀가 자기 입으로 이 고양이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하자 마음은 여전히 불편했다.“그 고양이에 꽂히니 그 어떠한 고양이도 눈에 안 들어오는 거야?”그는 어두운 눈을 하고 있었다.심유진이 알아보지 못할 복잡한 정서도 숨겨져 있었다.그의 사고방식은 심유진더러 멍하게 하였다.하지만 그녀는 사실대로 대답했다.”네.”허태준은 흠칫했다.그는 머리를 숙였다.바람에 날린 앞머리는 이마에 떨어져 있어 그의 그윽한 눈을 가렸다.“알았어.”그의 목소리는 낮았고 막연한 웃음이 깃들어 있었다.“미안해.아까 그렇게 화를 내서.”그는 고양이를 안고 말했다.“병이 나으면 엄마한테로 보낼게.”더이상 이 고양이가 심유진을 거슬리게 할 일이 없을 것이다.“잠깐만요.”심유진은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무엇때문에 그가 갑자기 의기소침해졌는지는 모르겠으나 지금 그의 모습은 그녀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였다.천개의 바늘이 그녀의 심장을 꽂고 있는 것만 같았다.사처가 고통스러웠다.“왜?”허태준의 가슴은 그녀의 팔에 닿았다.그는 걸음을 멈추고 천천히 고개를 들어 그녀의 눈과 마주쳤다.“이 고양이를 좋아한다면 계속 기르세요.”심유진은 말했다.그녀는 허태준이 이 고양이에 들인 정성과 노력을 볼 수 있었다.그가 독하게 그녀의 초코를
심유진의 대답으로 인하여 허태준의 마음은 바닥까지 가라앉았다.그녀한테 기대가 있었다니, 그녀한테서 만류하는 말이 나오기를 바라다니.현실은 그에게 큰 타격을 안겨주었다.“그럼, 내일에 하지.”허태준은 일부러 마음 편한척했다.이 관계는 더 일찍 끝났어야 했다.그럼 그도 그렇게 터무니없는 꿈을 꾸지는 않을 테니 말이다.그의 홀가분한 표정을 보자 심유진은 주먹을 세게 쥐었다.“좋아요.”그녀는 억지로 웃음을 짓고 말했다.“돈은 필요 없어요.진짜 결혼을 한 것도 아니니 돈을 떼어가는것은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해요.하지만...”그녀는 입술에 침을 묻히고 말했다.“제 초코를 돌려줄 수 있나요?”그녀의 비전한 자태를 보자 허태준의 마음은 찌릿해났다.눈앞에 형세때문에라도 또 그의 사심때문에라도 그는 고양이를 바꿔오기 싫었다.“안돼.”그는 굳은 얼굴을 하고 이 두 글자를 내뱉었다.예상속의 결과다.하지만 직접 들으니, 마음이 상했다.“그래요.”그녀는 강요하지 않았다.“돌아가서...잘게요.내일아침에 봐요.”허태준은 그녀먼저 고양이를 안고 침실로 들어갔다.굳게 닫힌 방문을 한참 바라보고 나서 심유진은 쩔뚝거리며 방으로 돌아왔다. **허태준은 반쯤 침대에 누웠다. 고양이는 그의 가슴에 엎드려 있었다.그는 손을 들어 눈부신 불빛을 가렸다.“심유진은...마음이라는게 없는 걸까?”그는 쓴웃음을 지었다.혼잣말을 하듯이,감기에 걸려 깨어나지 못한 고양이한테 얘기하듯 그는 말했다.“나는 눈이 멀고 속도 없어, 이렇게 오랜 세월 동안 그녀를 좋아했지.”“그녀를 좋아하고 싶지 않아.”“근데 그게 어렵네.”“너도 그래?”“너를 안좋아한다는것을 알면서,너한테 관심이 없다는것을 알면서 그녀 앞에 다가가서 주의를 끌고 마음을 얻으려 하고.”“불쌍한 놈.”허태준은 웃다가 점점 소리가 없어졌다.**심유진은 온밤을 지새웠다.큰 다크서클을 달고 그녀는 침대에서 일어났다.허태준한테 들킬까 봐 얼굴에 두꺼운 파운데이션을 바르고 전례 없는 짙은 화장을 하였
허태준과 심유진은 멍해있었다.예전 같았으면 허태준은 여형민의 이런 무리한 요구를 들어줄 리 없었다. 그더러 차를 타고 오라고 했을 것이다.하지만 오늘...그는 심유진을 곁눈질해 보았다.눈으로 그녀의 의견을 물었다.“공항으로 가요.”그녀가 이 한마디를 하자 두 사람은 동시에 숨이 놓였다.엘리베이터도 마침 도착했다.허태준은 물었다.“같이 갈래?”심유진은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그녀가 경주로 온후 대구쪽 친구들과의 연락은 뜸해졌다.구정이 지나 여형민의 일도 바빠지기 시작했다.심유진은 그가 새벽 두시 세시까지 스토리에 안건을 보고 있다는 근황을 업데이트 한것을 자주 보았었다.그에게 폐가 될까봐 그를 찾은 적도 없었다.사실 그녀는 그가 보고 싶었다.여형민은 그들의 대화를 들었다.“심유진과 같이 있어?”그는 허태준한테 물었다.허태준은 “응.”하고 대답했다.“같이 데리러 갈게.”“오늘 출근 안 한대?”여형민은 기뻤으나 의혹스러웠다.심유진은 다리가 다친 사실을 동네방네 소문내지 않았다. 허태준도 입이 빠른 사람이 아니라 여형민은 뉴스를 보고 그녀가 정현철한테 납치당했다는 것을 알뿐 납치한 디테일까지는 몰랐다.허태준은 또 “응.”하고 대답했다.“엘리베이터안 신호가 안 좋아.공항에 가서 전화할게.”**공항 가는 길에 두 사람은 말을 꺼내지 않았다.그들은 무서웠다.말을 꺼내면 상대방이 화제를 “이혼”으로 끌고 갈까 봐.그래서 마음을 졸이며 자기 생각만 하고 있었다.그들은 출근 시간을 피했으나,아직도 길이 막혔다.두시간이 걸려서야 공항에 도착했다.허태준은 여형민의 지시에 따라 금방 그를 찾아냈다.여형민은 보기에도 두껍지 않은 트렌치코트를 입고 있어 추위에 벌벌 떨고 있었다.“드디어 왔네!”그는 짐을 트렁크에 던지고 습관적으로 뒷문을 열었다.문을 열자 그를 향해 웃고 있는 심유진을 보았다. 그는 멍해서 물었다.”왜 뒤에 앉아 있죠?”“다리가 끊어져서요.뒷좌석이 공간이 넓어요.”심유진은 대답했다.“그래서 트렁크에 휠체어도
심유진은 덤덤히 웃었다.”네.”허태준은 백미러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입술은 굳게 닫혀 있었고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맞다. 아직 안 물어봤네요.” 심유진은 화제를 돌렸다. “경주에는 어쩐 일로 오셨어요?”“어머,태준이가 말을 안 해줬어요?” 여형민은 의혹스레 허태준을 보고는 돌아서서 심유진을 바라보았다.“태준이의 친구가 이혼을 하는데 변호사가 갑자기 튀었다네요. 그래서 제가 왔어요.”허태준의 이혼하는 “친구”라고 하면,심유진은 정소월밖에 떠오르지 않았다.--만약 그녀도 그의 친구라면 그녀도 추가될 수 있겠다.“네.”심유진은 아무 내색도 하지 않았다.”들은 적이 있어요.”그녀의 기복이 없는 목소리를 듣자 허태준의 핸들을 잡고 있는 손은 점점 조여왔다.“어디에 머무르세요?”심유진은 물었다.“우리 집에요!”여형민은 당연하다는듯이 대답했다.심유진은 바보 같은 질문을 한것 같았다.“유진씨 집 아래에 있어요. 대구에서 처럼요.”여형민은 말했다.심유진은 몰랐다.“하지만 오늘 유진씨네 집에 머물러야겠어요. 제방은 아직 정리가 안돼서 잘 수가 없어요.” 그는 멋쩍게 웃었다. 그리고는 장난스레 허태준한테 물었다. “나를 거두어 줄 거지 맞지?”허태준은 곁눈질로 그를 보고 차갑게 물었다. ”안된다면 갈 거니?”“아니!” 여형민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었다.**여형민은 그들과 같이 집으로 왔다.집에 들어서자마자 신대륙을 발견하듯이 소리 질렀다.“고양이를 기르다니!”소리는 높아 하늘을 찌를 기세다.“고양이가 사람을 무서워해?”“사람은 물어?”“안고 좀 놀아도 돼?”“생채기 내지 않겠지?”“예방주사는 놓았어?”“전염병은 없겠지?”그는 케이지앞에 쪼그려 앉아 쉴 틈 없이 질문했다.허태준은 어두운 얼굴을 하고 그를 잡아당겼다. 그리고 참다못해 말했다. ”나가.”여형민은 쉽게 그의 손에서 빠져나왔다. 그리고 다시 쪼그려 앉아 조심스레 고양이를 안았다.허태준은 아침에 약을 먹였다. 아기고양이의 상태는 어제보다 좋아졌다. 계속
여형민은 발견했다. 현재 허태준의 심정이 좋지가 않다는 것을.차에 오르자마자,그는 폭이 넓은 썬글라스를 끼고 아무도 접근하지 못하게 하는 아우라를 풍겼다.“야!”여형민은 손가락으로 그의 팔을 찌르며 물었다.”유진씨랑 아무런 진전도 없어?”허태준은 입술을 더욱 굳게 닫았다. 썬글라스 아래 두 눈은 불쾌하게 실눈이 되었다.“유진이는 나를 안 좋아하는데 무슨 진전?”그의 목소리는 차가웠지만 여형민은 그의 목소리에서 씁쓸함을 느낄 수 있었다.“유진씨는 너한테 호감이 있다고 말해줬잖아?”여형민은 한스럽게 바라보았다.“호감뿐이겠지.”좋아하는 것과는 달랐다.아니면 왜 번번이 그와 정소월을 끼워맞추려고 하는데?“호감을 좋아함으로 바뀌게 노력해야지!”여형민은 생각하지 않아도 알수 있을 것 같았다. 그는 절대로 몸을 낮춰 타인의 비위를 맞추려 하지 않을 것이다.다른 사람이 먼저 접근하기를 기다릴 뿐이다.여자들이 좋아할 만한 얼굴이지만 심유진은...아닐것이다.허태준도 부인은 하지 않았다.여형민은 “흥.”했다.” 이렇게 고상한척 하다가는 심유진씨가 너랑 이혼한다고 할걸!”이 말은 마침 허태준의 아픈 곳을 꿰뚫었다. 그는 브레이크를 밟았다. 여형민은 아무런 준비도 없어 크게 앞으로 기울었다. 안전벨트가 아니었으면 유리창에 머리를 박았을것이다.“내려!” 허태준은 선글라스를 뚫을 듯이 그를 노려보았다.여형민은 그의 말을 곧이 곧대로 듣지 않고 차에 눌러앉았다. 하지만 더 이상 아까 화제를 계속하지는 않았다.허태준은 화가 났는지 그가 무슨 말을 해도 대꾸하지 않았다.몇번 말을 걸다가 여형민도 그만했다.그는 심심해서 여기저기 만져보았다. 조수석 앞에 저장소를 여니 두 개의 작은 책자가 떨어져 나와 그의 다리에 떨어졌다.여형민은 내려다 보았다.”결혼증?”허태준은 놀라 브레이크를 밟지 못할뻔했다. 그대로라면 빨간 불에도 지나갔을 것이다.차가 멈춤선에서 멈춘 후 그는 결혼증을 빼앗아 다시 저장소에 넣었다.“함부로 다치지 마!”그는 질책했다.
허태준은 자신이 우습게 느껴졌다.엊저녁에 분명 큰 결심을 내리고 관계를 정리한다고 했는데 지금 또 물러서게 되었다.“하.”여형민도 냉소를 하였다.“날 얕잡아 보지 마! 요새 심유진과 잘 얘기해볼 테니 섣부르게 움직이지 마!”“됐어.”허태준은 그의 호의를 거절했다.“이혼은 내가 먼저 제기한 거야. 두 삼촌이...요즘 또 움직이기 시작했어.”그의 눈에는 냉기가 가득했다.여형민은 그의 집안 사정에 대해 빠삭하진 못해도 어느정도는 알고 있었다. 그의 얘기를 들으니 안절부절못했다.“아저씨들이 심유진한테 손을 댔어?”“허택양이 치근덕 거리긴 했는데 실패한 모양이야.”허태준은 말했다.“아니, 왜…”여형민은 혐오스러운 표정을 하였다.“그 사촌형제들은 좀 다른 수단으로 널 상대하면 안 된대? 매번 네 여자를 빼앗으려는 방법으로 상대하다니. 너무 저질이잖아!”허태준도 비웃듯이 웃었다.“돼지머리보다도 못하니 이런 저속한 수단밖에 생각하지 못하지.”“근데 이번에는 너한테 타격을 줬잖아. 아니야?”여형민이 허태준을 바라보는 눈빛에는 동정이 가득했다.그는 허태준이 심유진한테 감정이 어느 만큼 깊어졌는지 잘 알고 있었다. 웬만해서 허태준은 절대 먼저 이혼을 꺼내지 않을 것이다.“저번에는 너도 마음이 약해졌고 할아버지 얼굴을 봐서 두 아저씨를 봐줬는데. 이번에는 아예 싹을 잘라버려야 하지 않겠어?”허태준의 입꼬리는 더욱 올라갔다. 눈빛은 점점 차가워졌다.“물론이지.”그는 대답했다.허태준은 여형민을 데리고 정소월의 새 거처로 갔다.“그래서 네가 말한 이혼중인 친구가 정소월이야?”정소월의 집아래에까지 와서야 여형민은 이 사실을 알게 되었다.“응.”허태준은 낮은 소리로 대답했다.“진짜야?”여형민은 믿기지 않았다.“그때 구구절절 허태서 없이는 못산다고, 사랑한다고 그랬잖아? 이제 몇 년이나 지났다고 이혼을 한대?”“허태서가 자기를 폭행한대.”허태준은 지나가듯이 말했다.“믿어?”여형민은 물었다.“믿어.”허태준은 대답했다.그는 정
”나중에 자세히 얘기해줄게.”허태준은 익숙한 듯 비밀번호를 눌렀다.문이 딸깍하고 열리자 여형민은 깜짝 놀랐다.“네가 비밀번호를 어떻게 알아?”“정소월이 머무는 곳은 내 집이거든.”허태준은 안색 하나 변하지 않았다. 문을 여는 동작도 매우 자연스러웠다.“여긴 더 프라이빗하기에 허태서의 사람들이 들어오기는 쉽지 않을 거야.”저번 도촬사건도 조사한 바에 의하면 허태서가 사람을 시켜서 한 일이었다.허태준이 정소월을 이리로 이사 오게 한 것은 한쪽으론 그녀를 달래려는 목적이고 다른 한쪽으론 같은 일이 반복되게 하지 않기 위함이다. 또 그의 어머니가 노발대발하지 않게.“네가 여기에 집이 있는 걸 나는 왜 몰랐지?”여형민은 궁금해서 이리저리 둘러보았다.허태준은 그를 데리고 여기로 와본 적이 없었다.“너희 집 위층으로 이사하기전에 집을 여러 채 샀어.”허태준은 별일 아닌 듯이 말했다.그때는 그와 여형민이 같이 창업한 CY가 발전하기도 전이라 그는YT그룹에 집중을 했었다.그 시간은 허 씨 집안 파벌싸움이 제일 격렬할 때였다. 거의 정점을 찍었었다.그의 아버지는 이미 자리에서 물러났고 다른 두 가족이 그를 타겟으로 겨냥했다.그들은 갖가지 수단으로 심지어는 킬러까지 고용해 그를 제거하려 들었다.목숨을 부지하고자 그는 여러 곳에 십몇 채의 집을 사두었다. 누구도 그가 저녁에 어느 집으로 갈지를 몰랐다.나중에 CY가 YT그룹을 제치게 되자 그도 자본이 생겼고 그의 두 삼촌을 상대할 실력을 갖추게 되었다.그들이 행동을 멈추자 그는 여형민과 같이 집을 사 안정을 취했다.여형민은 쯧쯧하고는 말했다.”지금 자랑하는 거냐?”허태준은 그를 힐끗 보고는 반박했다.“두 삼촌한테 추살을 당해 매일 거처를 옮겨 다녀야 하는 것을 자랑하겠냐?”여형민은 입을 다물었다.허태준은 정소월한테 온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가 집에 들어섰을 때 머리를 풀어헤치고 생얼 차림에 파자마를 입고 소파에 누워있는 정소월을 보게 되었다.그녀는 크게 하품까지 했다.정소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