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처가 대표님과 결혼했어요의 모든 챕터: 챕터 291 - 챕터 300

1009 챕터

제291화

심유진은 한 번도 손을 내밀지 않았다.**허태준의 둘째 삼촌, 셋째 삼촌집식구들은 여덟시 반까지 앉아있다가 모두 하나 둘 자리를 떠났다.손님들을 보낸 후 허아주버님이 허태준에게 말했다."서재로 따라오너라."말투를 들어보니 좋은 일은 아닌 것 같았다.허아주머니도 심유진을 데리고 위로 향했고, 그녀는 방문을 열고 유진에게 말했다."이게 바로 태준이 방이란다."방안의 인테리어 분위기는 대구의 집과는 다르게 모두 따뜻한 색조로 꾸몄으며, 방의 인테리어는 허 씨네 부모님의 스타일과 같았다."걔가 대학까지 살다가 나가고 나서 후에는 집으로 돌아오는 회수가 점차 줄어들었단다."허아주머니의 얼굴에는 근심이 어렸다."너도 알다시피 걔가 결벽증이 좀 심하잖니. 방안에 물건도 남들은 못 다치게 하고. 걔 나간 후에 내가 직접 이 방 청소했어."말을 마친 후 그녀는 근심 어린 눈빛으로 심유진을 바라보며 물어봤다."걔랑 같이 사는 거 힘들지?"심유진은 빙긋 웃으며 괜찮다고 말했다.심유진과 허태준은 사실 같은 방에서 같이 자지도 않거니와 그녀 또한 그의 개인 용품을 잘 건들지 않았다.그리고 집안 청소는 청소 아주머니가 따로 있었기에 이런 일로 싸우는 일은 절대 없었다."그럼 다행이구나."허아주머니는 한숨 놨다는 듯 말했다."나는 계속 걔가 그놈의 결벽증 때문에 결혼 못할 줄 알았거든."심유진은 살짝 웃기만 하고 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허아주머니는 유진을 데리고 다른 방으로 갔고, 그곳에는 태준의 어릴 적 흔적이 묻어있었다.물건 하나를 쥘 때마다 허아주머니는 심유진에게 이야기를 들려주었다."이건 태준이가 초등학교 때부터 받은 상이란다. 그 아이 성적은 늘 좋았어, 늘 일등이었지. 우리 부부가 걱정할 일이 없었단다.""태준이가 중학교 때 갑자기 레고 맞추기에 빠져서는 밤낮없이 이 서랍장만큼이나 맞췄단다. 집에 하도 많길래 태준이 동생들을 줬더니 글쎄 싸웠지 뭐니.""태준이가 취미가 많아, 특히 운동을 좋아해. 태권도, 씨름, 권투 이런 거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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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2화

섭섭함은 이미 그녀의 마음속에서 지워졌고, 심유진은 다시 마음을 가다듬었다.'그녀는 그저 허태준이 부모님의 결혼 재촉에 대처하려고 데려온 존재에 불과했고, 그가 과거에 다른 여자와 무슨 일이 있었든 그녀와는 관계가 없었다.허아주머니는 한편으론 안심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안타까웠다."유진아, 태준이 그 아이는......마음속으로 뭘 생각하든 간에 입밖으로 꺼내는 걸 좋아하지 않아서 종종 오해를 받고는 한단다. 네가 좀 더 감당해 주고 이해해 주렴. 만약 그 아이가 널 화나게 하는 일을 했다면 엄마가 대신 미안하다."유진은 가벼운 미소를 지어 보이려 노력했다."그 사람은 절 화나게 한 적이 없는걸요. 저도 그이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요, 아니면 결혼도 하지 않았겠죠." "그럼 다행이구나."허아주머니는 그녀의 손을 다독이며 마음속으로 감탄했다.'태준이가 이렇게나 속 깊은 아이를 만난 건 정말 그 아이의 복이야!'**얼마 지나지 않아 허태준과 허아주버님이 서재에서 돌아왔고, 문을 열자 심유진과 허아주머니 둘 다 자신의 방에 있는 것을 보고 그는 의외라고 생각했다. "뭐 하세요?"그는 눈썹을 찌푸리며 말했고, 어투로 보아 기분이 좋아 보이지 않았다."내가 유진이를 네 방에 데려와 둘러보다가 네 어릴 적 얘기도 겸사겸사했단다."허아주머니가 얘기했다.허태준은 방안을 한 번 둘러보더니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또 제 물건을 멋대로 만지셨어요?” "안 그랬어!"허아주머니는 재빨리 부정했다."그냥 유진이한테 꺼내 보여주고 금방 다시 제자리에 돌려놓은 것뿐이야!"허태준은 그녀의 행동이 마음에 안 든 듯 입을 꾹 다물었다."음......갑자기 네 아빠와 할 말이 있었다는 게 생각났다. 먼저 나가마, 둘이 잘 이야기 나누고, 싸우지 마!"허아주머니는 허태준이 화를 낼까 무서워 핑계를 대고는 급히 나갔다.심유진은 혼자 남아 허태준에게 할 말이 없어 그저 그를 바라만 보았고, 허태준은 방문을 닫고 나서 심유진한테 물었다."우리 엄마가 너한테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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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3화

두발이 땅에서 갑자기 떨어지자 유진은 깜짝 놀라 "아!" 하며 비명을 질렀다.태준은 유진이 반응할 시간도 주지 않고 그녀를 바로 침대에 던진 후 그녀의 위로 올라탔다.“태준 씨......"유진이 그를 타이르려는 순간 입술이 포개져 말문이 막혔다.유진은 그저 역겨웠다.그녀는 두 손으로 그의 어깨를 잡고 힘껏 밀어냈고 동시에 고개를 돌려 그의 키스를 피했다.태준은 그녀의 반항이 마음에 안 드는 듯 한손으로 그녀의 손목을 잡아 그녀의 두 손이 머리 위에 고정되게 했고, 다른 손으로는 그녀의 턱을 치켜 올려 다시 깊은 입맞춤을 했다.유진은 두 다리가 그의 허벅지 사이에 끼여 움직일 수 없는 상태였다.마치 도마 위의 물고기처럼 그녀는 절망의 눈물을 흘렸다.그녀의 입가에 있던 뜨겁고도 짭짤한 액체를 핥은 그는 몸을 움찔했고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 고개를 들어 그녀를 쳐다보았다."왜 울어?"그는 낮은 목소리로 물었고, 유진은 눈물로 인해 몽롱한 눈으로 그를 바라보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대답했다."허태준 씨는 나를 뭐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언제든지 마음대로 가지고 놀 수 있는 기녀라고 생각하는 거예요?"그녀의 말에 허태준의 마음은 무너져 내렸다.그는 그녀를 품에 끌어안아 조곤조곤 달래고 따뜻하게 대해주고 싶었다.하지만 그럴 수 없었고, 그는 표정을 굳히고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심유진, 내가 말했지. 너는 내 와이프라고. 너한텐 부부간의 의무를 해야 할 책임이 있어.""하지만 저도 거절할 권리는 있죠!"유진은 입술을 잘근 씹고는 또박또박 대꾸했다."저를 강박하지 마세요! 아니면 혼내 강간에 속해요! 범죄라고!" "범죄?"태준은 피식했다."그럼 어디 신고라도 해봐."그는 다시 고개를 숙여 그녀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포갰다.지금의 입맞춤은 방금 전에 맞췄던 것보다 더 격렬했고, 마치 그녀에게 주는 벌인 것 같았다.그는 그녀의 잠옷을 힘껏 당겼고, 잠옷의 단추는 절반 이상이 튕겨져 나가 그녀의 흰 살갗이 보였다.태준의 입술은 그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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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4화

얼마나 지났을까, 누군가 방문을 열고 들어왔다.유진은 고개를 돌려 누구인지 보았고, 방에 들어온 사람은 그녀가 지금 가장 보고 싶지 않았던 태준이었다.그는 어제와 같은 색상과 디자인의 캐시미어 니트를 입었는데 그녀는 이 옷이 어제와 같은 옷은 아님을 알았다.왜냐하면 그는 설사 옷에 아무것도 묻지 않았더라도 매일 옷을 바꿔 입었기 때문이다.바지는 캐주얼한 청바지를 입고 앞머리는 내렸는데, 유독 어리고 밝아 보였다.그의 손에는 종이 백이 들려 있었고, 위에는 명품 브랜드 로고가 적혀 있었다.태준은 천천히 다가가 종이 백을 침대 머리 밑의 탁상 위에 놓았다. "당신 옷."말투는 덤덤했고 아무 죄책감도 느껴지지 않았다."네."유진은 무표정으로 대답했다."일어났으면 빨리 나오지. 곧 점심을 먹어야 하니. 오후에 둘째 삼촌 집에 가서 인사해야 해." 몸 뒤에 숨긴 손은 이미 꽉 말아 쥐었지만 말투는 여전히 냉담했다."알겠어요."유진이 대답했다.태준은 입술을 잘근 씹고는 몸을 돌려 방을 나갔다.유진은 아픔을 참고 옷을 갈아입었고, 그가 사 온 옷은 하이넥 스웨터였는데 마침 그녀 목에 있는 검붉은 자국들을 가릴 수 있었다.그녀가 내려갔을 때 거실에는 사람이 없었고 그저 티비만 켜져 있는 상태였으며, 주방에서 말하는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유진이는 아직 안 일어났니?"허아주머니가 물었다."네."태준이 대답했다."어제 원래 아팠었는데 오는 길도 멀어서 힘들었나 봐요."이를 들은 유진은 속으로 비웃었다, 구실도 참 잘 찾는단 말이지."내가 너한테 억지로 데리고 오지 말랬는데, 말을 안 듣더니 기어코 이 지경이 됐잖니!"허아주머니는 태준에게 화를 냈다."그 아이 경주에 친척이랑 친구도 없는데 아플 때 그 아이 혼자만 병원에 내버려 두고 가고 말이야. 네가 말해봐, 그게 사람이 할 짓이니?"태준은 말이 없었다."너 솔직히 말해보렴--"허아주머니는 갑자기 목소리를 낮추었다."네 마음속에 설마 아직도 소월이 있는 거 아니지?"유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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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5화

허 씨네 부자는 원래 말수가 적었고 유진 또한 아직 편하지 않았기에 밥을 먹을 때 허아주머니의 말소리만 들렸다."태준이가 말해줬지? 좀 있다가 둘째 삼촌네 집에 가야 해.""네.""만약 몸이 안 좋으면 집에서 쉬렴, 태준이한테 챙겨달라 하고. 엄마 아빠만 가면 되니까."지금 태준과 둘만 있는다는 건 매우 공포스러운 일이었다.둘째 삼촌네 집에 가기 싫었어도 그녀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말했다."전 괜찮아요,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허태준의 둘째 삼촌 집은 그다지 멀지 않았다.부근 지역에 살고 있었는데 차 타고 가면 10여분 밖에 걸리지 않았다.세 집안사람들이 다시 모였고, 이미 할 대화들을 다 나누자 무료함을 느껴 그들은 고스톱을 치기로 했다."한 명이 모자라네~소월이가 올래 유진이가 올래?"셋째 아주머니가 말했다."유진이랑 노세요!"소월이 주동적으로 자리를 비켜주었다."저는 저녁밥도 준비해야 하거든요~"셋째 아주머니가 그 말을 듣더니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칭찬했다."소월이는 정말 현모양처야, 우리한테 직접 밥도 차려주고!"그러자 정소월이 쑥스럽게 웃더니 말했다."모두 어렵게 모인 자리인데요, 직접 밥을 해서 먹어야 명절 느낌이 나죠!""아이고, 우리 집 승하가 소월이 같은 와이프만 얻으면 얼마나 좋겠어! 그러면 내가 죽어서도 안심하고 눈을 감을 거 같아!"셋째 아주머니가 말하자 소월은 웃으며 대꾸했다."셋째 아주머니, 거기까지만 말씀하세요, 부끄러워요!""뭐가 부끄러워, 내가 말한 건 다 사실인데!"셋째 아주머니는 유진을 힐끗 보더니 암시라도 하듯 이어서 말을 꺼냈다."요즘 젊은 여자애들이 밥을 할 줄 아는 게 적어! 하나같이 다 곱게 키워서 게으르거든!"두 사람이 북 치고 장구 치는 걸 듣는 게 둘째 이모는 즐거웠지만 허아주머니와 유진은 별다른 반응이 없이 모두 한 귀로 듣고 흘렸다. **유진은 고스톱을 칠 줄 알았지만 잘 칠 줄 몰랐기에 완전히 앞의 세 명의 '고인물' 들의 상대가 아니었다.얼마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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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6화

“아니에요.” 심유진은 그의 호의를 거절했다.“어른들과 함께 노는 것뿐인데요. 기술이 좋든 나쁘든 제가 지는 게 맞아요.”그녀의 말은 둘째 아주머니와 셋째 아주머니의 호감을 샀다.“유진이는 철이 들었다니까!”“애들은 이런 각오가 있어야지!”허아주머니는 심유진이 돈을 잃던 잃지 않던 관심이 없었다.허아주머니가 기어코 허택양과 허태준을 올라오라고 한 것은 정소월과 아래에 있는 것이 싫어서였다.그녀는 머리가 아파졌다. 허태준이 정소월과 아무 일도 없었다고 보장을 한다 해도 심유진이 넘겨 짚을까 봐 걱정됐다.한쪽에서는 정소월이 감격스러운 말투로 허태준에게 말했다.“같이 와줘서 고마워.”“아무것도 아니야.” 허태준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 정소월은 그의 옆모습을 한참을 빤히 바라보고는 물었다.“심유진을 좋아해?”허태준은 눈썹을 치켜올리고는 “응?”하고 물었으며, 그녀의 말을 못 알아들은 듯했다. 그러자 정소월은 더 구체적으로 물었다.“심유진을 좋아해서 결혼한 거야?”허태준은 한참 동안 침묵하고는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당연하지.“”거짓말!“정소월의 말투는 격해졌고, 그의 정곡을 찔렀다.”그 사람을 전혀 좋아하지 않는 거지? 그 사람이랑 결혼한 건 나이가 차서, 가족들에게 보여주기 식으로 한 거잖아!” 허태준은 또 한참을 침묵했다.”그렇게 생각하고 싶으면 그렇게 해.“그는 말을 얼버무렸고, 정소월은 정말 좋을 대로 해석했다. 그녀는 입술을 깨물었고, 긴 손톱으로 손바닥 안을 파고들어 눈물을 찔끔 흘렸다.”태준아…“그녀의 목소리는 떨렸고, 울먹였다.”사실 이 몇 년 동안…나도 행복하지가 않았어.“허태준은 입술을 오므렸다.그는 앞을 주시하고 한참 있다가 물었다.”그 사람이 잘 대해주지 않아?“정소월은 고개를 숙이면서 손끝으로 눈가에 눈물을 닦았다.“그사람…밖에 다른 여자가 있어.”그녀는 말했다.“그것도 한 명이 아니야.”허태준은 눈살을 찌푸리며 불쾌한 말투로 말했다.“이따가 내가 가서 얘기를 해볼게.”“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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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7화

정소월은 쓴웃음을 지어 보였다.“내 연락처를 전부 다 차단했잖아? 그리고 나를 만나기 싫어서 숨어놓고선.”그녀의 어깨를 잡은 허태준의 손에는 힘이 더 들어갔고, 그는 비통하게 말했다.“미안해. 일이 이렇게 될 줄은 몰랐어…”“자책하지 마.” 정소월은 상냥하게 말했다.“내가 한 선택이었어. 결과도 내가 책임져야 마땅해.”허태준은 물었다.“앞으로 어떻게 하려고?”“내가 뭘 어쩌겠어?”정소월의 눈에는 삭막함이 가득했다.“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계속 그 사람이랑 살아야지.”“이혼을 할 수도 있잖아.”허태준이 말했다.“이혼? 하!“정소월은 비웃었다.”허 씨 집안의 세력이 얼마나 큰데, 내가 그 사람들한테 그런 모욕을 주겠어. 그때 가서 나한테 무슨 짓을 할 줄 알고!“ ”내가 도와줄게.“허태준은 약속했다.“이혼하는 걸 도와주고, 그 다음에는?”정소월이 물었다.“난 이혼을 한 여자가 되는데 누가 날 데려가겠어?”이 말을 하면서 정소월은 허태준을 빤히 바라보았고, 그녀의 눈에는 희망의 빛이 있었다.허태준은 그녀의 의도를 알아챘고 그녀가 어떤 대답을 원하는지도 알고 있었다.“나는 이미 결혼을 했어.”허태준은 말했다.“하지만 그 사람을 좋아하지는 않잖아, 안 그래?”“이 결혼에 책임을 져야만 해.”허태준은 말했다.정소월의 눈은 어둡게 변했다.“알았어.”그녀는 창밖을 바라보았다.“슈퍼로 가자. 더 늦으면 의심을 사겠어.”**슈퍼에서 재료를 사고 돌아와서 허태준은 차를 세워두었지만, 정소월은 차에서 내려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왜?”그는 물었다.정소월은 한참을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난 요리를 할 줄 몰라…”그녀는 모두에게 직접 차린 저녁식사를 대접하겠다고 큰소리를 쳤었다.허태준은 한숨을 쉬었다.“내가 할게.”정소월은 그제야 마음이 놓인 듯 웃었다.“태준아 너는 나를 정말 잘 챙겨줘!”허태준은 그녀의 뜨거운 눈빛을 피하면서 먼저 차에서 내렸다.정소월의 눈은 어둡게 변했다. 그녀는 달갑지 않았지만 안전벨트를 풀었다.**“태준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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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8화

심유진은 도와준다고 했지만 사실은 거실에 앉아 핸드폰을 보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그들 둘이서 주방에서 무슨 짓을 하는지 알게 뭐람.무작정 들어갔다가 못 볼 꼴이라도 본다면…비위가 상해서 밥도 안 넘어갈 것 같았다. **오후 시간은 금방 지나갔다.모든 음식이 완성되어 정소월은 올라가서 사람을 부르려 했지만, 거실에 심유진이 홀로 소파에 앉아있는 것을 발견했다.“심유진?”그녀는 발걸음을 멈춰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어머님이랑 같이 놀지 않았어요?”“택양 씨한테 부탁했어요.”심유진이 말했다.“제가 잘 못해서 너무 많이 잃었거든요.”“네.”정소월은 따로 의심을 하지 않았다. **가족들이 다 함께 식탁에 앉았다. 허아주머니의 안색이 나빠 보였고, 평소에 말씀이 잘 없으신 허아주버님이 참다못해 물었다.“돈을 전부 잃었나?”허아주머니는 그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허태준을 노려 보았다.허태준은 이유를 몰라 심유진을 바라보았고, 그녀에게서 답을 얻으려 했지만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열심히 음식을 먹고 있었고, 주변에 신경을 쓰지 않는 듯했다.“소월아 음식이 너무 맛있다.”둘째 아주머니는 모든 시선을 자신의 식구한테 집중하게 했다. “고급 레스토랑보다도 맛이 좋다 얘!“그녀가 입을 열었으니 다른 가족들도 같이 칭찬하기 시작했고, 유독 심유진만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셋째 아주머니는 눈치 없이 하필이면 심유진의 이름을 불렀다.”유진아 소월이가 한 음식 맛이 어떠니?“”좋네요.“심유진은 웃으면서 대답했고, 한마디를 더 보충했다.”우리 태준 씨가 한 음식 맛이랑 비슷하네요. 소월 씨가 직접 한게 아니라면 태준 씨가 한건 줄 알겠어요!”정소월의 웃음은 몇 초동안 멈췄고, 그녀는 곧 합리적인 핑계를 댔다.“ 태준 씨가 가르쳐 준 대로 한 음식들이니까 그럴 수도 있겠네요.”허아주머니의 얼굴은 더욱 어두워졌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허아주머니는 집을 나서려 했다. “몸이 안 좋아서요.”그는 이마를 짚으면서 말했다.“일찍 돌아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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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9화

음력 1월 3일, 허아주버님과 허아주머니는 허아주머니의 처가에 가야 해서 아침 일찍 떠났다.문을 나서기 전 허아주머니는 잊지 않고 문을 두드려 허태준에게 당부했다.“잊지 말거라. 오늘 너네 집으로 돌아가!”허태준은 오후가 되어서야 옷을 갈아입고 심유진과 떠나려 했다.심유진은 그와 합의를 보려 했다.“당신은 먼저 집에 가고 저는 호텔에 계속 있으면 안 되나요?”“안돼.”허태준은 단칼에 거절했다.“이미 경주로 넘어왔으면 출장이 아니지. 호텔 측에서도 예외로 공짜 거처를 제공해 줄 수는 없어. 나랑 같이 있는 게 싫다면 나가서 집을 구하도록 해봐. 정을 생각해서 귀띔하나 해줄게. 로열 근처 동네는 월 이백만 원 정도 할 거야. 잘 생각하고 결정하도록 해.“내키지 않았지만 심유진은 어쩔 수 없이 타협하기로 했다. **허태준의 경주에 있는 집은 대구 집과 같았고, 인테리어도 거의 똑같았다.불현듯 심유진은 대구에 온 것만 같은 착각이 들었다.그들은 각방을 썼다.심유진이 머무는 객실은 금방 배치를 한 것이었기에 대부분 물건들은 전부 새것이었고, 금방 포장을 뜯은 듯한 냄새가 났다.그녀는 생각할 힘조차 없었다.밤을 새웠더니 지금 유일하게 하고 싶은 일은 잠을 자는 것이었다.그녀가 막 침대에 눕자 정소월한테서 전화가 왔다.전화기 너머로 정소월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심유진은 조금 놀랐다.전에 몇 번의 만남에서 그들 둘은 연락처를 교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정소월은 물었다.”혹시 잠시 얘기할 시간이 있나요?“ 심유진은 그녀와 얘기하기 싫었으나 거절을 한다면 쪼잔하게 보일 것만 같았다.“어떤 얘기가 하고 싶으신 건가요?”“태준이요.”정소월은 말했다.그녀가 돌직구를 날렸기에 심유진도 겉치레로 얘기하고 싶지 않아졌다.”다른 여자와 제 남편에 대해 얘기를 하고 싶지 않네요.”“심유진 씨. 태준이는 당신을 좋아하지 않아요. 당신과 결혼한 건 단지 결혼할 나이가 되어서예요.”정소월의 말투에는 우월감이 녹여져 있어 심유진은 화가 났다.“무슨 이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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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0화

허태준의 까만 눈동자는 빛이 났고, 입꼬리는 저도 모르게 올라갔다.“알고 싶어?”그는 물었다.“물론이죠.”아니면 이렇게 굳이 찾아올 리가 없지.“왜?”허태준은 지그시 그녀를 바라보았고, 눈에는 뭔지 모를 감정이 섞여져 있었다.이상...하기도 하지.“두 분 사이의 관계를 알아야 나중에 어떤 태도로 그분을 대해야 하는지 알 것 같아서요.”심유진은 속내를 털어놓았다.”하지만 진심으로 그분을 좋아한다면 저랑 빨리 이혼하시기를 권고할게요. 진심으로 그분한테 구애를 하세요. 제 눈에는 그분도 허태준 씨한테 마음이 있어 보여요.”그녀는 가슴에서부터 우러러 나오는 말을 했지만 허태준은 감동은커녕 오히려 차가운 얼굴을 하고 있었고, 눈동자의 빛도 점점 어두워졌다.“의견은 고마우니 신중하게 고려해 볼게.”그는 웃는 듯 마는 듯 얘기하고는 이어폰을 다시 꼈다.”일이 있으니 다른 일 없으면...”“아직 대답을 안 해주셨어요. 정소월 씨랑은 어떤 관계인지.”심유진은 딱 잘라 말을 했다.“사촌 형의 와이프, 그뿐이야.”허태준은 이미 모든 인내심이 바닥났다. 그는 서재의 문을 열고 말했다.”지금 당장 나가줘.”그의 대답은 안한 것과 다름이 없었고, 심유진은 아직도 그의 마음을 모르겠다.그녀는 앞으로 정소월과의 만남은 되도록 피해야겠다고 생각했고, 그래야 그녀를 어떻게 대할지 고민하지 않아도 되니까 말이다. **설 인사를 드리러 가지 않아도 되니 심유진은 한가해졌다.그녀는 남은 날을 헛되이 보낼 줄 알았으나 구정연휴 동안 연예계에 큰 사건이 터져 그녀는 매일 하루를 뜻밖에도 충실히 보냈다.어느 계정에서 탑 남배우 유빈이가 영화 촬영을 할 때 제작사와 손을 쓴 계약서로 탈세를 한 행위를 폭로 당했고, 이 영화만 해도 그가 덜 낸 세금은 몇 억이나 되었다.이 계정에서는 이렇게 말했다:이런 현상은 업계 내에서도 보편적으로 존재했고, 이름을 대기만 해도 알만한 연예인들도 각종 수단으로 탈세를 한다.연예인은 고소득 단체이며, 납부해야 할 세금이 높을수록 탈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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