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애처가 대표님과 결혼했어요: Chapter 301 - Chapter 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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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1화

**심유진은 정 씨 일가를 욕하고는 더는 이 사건을 마음에 담아두지 않았다.하지만 정현철을 또 만나게 될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그날 심유진은 관례대로 아랫방을 순찰하고 있었다.갑자기 몸 뒤의 어느 객방문이 열려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리니 돌리기도 직전에 손이 그녀의 목뒤로부터 넘어와 자극성 냄새가 나는 젖은 걸레로 그녀의 코와 입을 틀어막았다.심유진은 두어 번을 몸부림쳤으나 금세 기절하고 말았고, 그녀가 다시 깨어났을 때는 이미 호텔 옥상이었다.그녀는 굵은 동아줄로 손발이 묶여 있었고, 입에는 천 쪼가리가 물려져 있었다.정현철은 그녀의 앞에 서 있었다.그는 여전히 깔끔한 옷을 입었지만 저번에 만났을 때보다 많이 수척해졌고, 마른 몸에 얼굴색도 어두웠으며 다크서클이 턱밑까지 내려왔다.지금 이 몰골은 오히려 그의 실제 나이에 부합했다.심유진이 눈을 뜬 것을 확인하자 그는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했다.하지만 상대방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정현철은 점점 초조해졌고, 표정도 점점 흉악해졌다.“씨발!”그는 심하게 욕설을 퍼부으며 분풀이라도 하듯 심유진을 발로 걷어찼다.그는 온 힘을 다해 걷어차 심유진은 한쪽으로 쓰러졌고, 어깨는 땅에 세게 부딪혔다.다행히 다친 곳 은 여러 번 갈라졌던 오른쪽 어깨가 아니었다.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너무 아파 얼굴을 찡그렸다.정현철은 쪼그리고 앉아 그녀의 몸을 더듬으면서 뭔가를 찾았다. 그녀의 외투 주머니에서 그녀의 핸드폰을 찾아 꺼냈다.“비밀번호!” 그는 그녀의 입안에 든 천 쪼가리를 빼내고 험상궂게 물었다.심유진은 숫자를 댔다--눈앞의 상황에선 말을 듣는 편이 나았다.안 봐도 심유진은 그가 누구를 찾는지 알 것 같았다.아니나 다를까 30초후--“허대표님 접니다. 정현철이요.”정현철은 포악하게 웃었다.”저를 기억하시죠?”“기억하시다니 다행이네요.”“심유진의 핸드폰이 왜 제 손에 있냐고요? 당연히 심유진 본인이 제 손에 있기 때문이죠.”“저는 지금 로열 호텔 옥상에 있습니다. 그녀를 구하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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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2화

“너희 부부 때문에 내가 집도 잃고 사람도 잃었어. 이제 만족해?”그는 눈을 붉히면서 화를 냈다.심유진은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시종일관 고개를 숙이고 있었고, 그를 화나게 할까 봐 그와 눈도 마주치려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현철은 그녀를 놓아주지 않았다.그는 한 발 두 발 그녀를 걷어찼다. 그녀의 다리, 팔, 복부 심지어 얼굴까지 그의 발자국이 찍혔다.“미천한 년, 말을 해! 말을 하라고! 저번에는 잘도 지껄였잖아? 지금은 왜 한마디도 안 해?”정현철의 힘은 점점 커져갔고 표정도 점점 흉폭해졌다.심유진의 입안에는 피비린내가 진동했고, 그녀의 몸은 아파서 부서지는 것만 같았다.이 시각 그녀의 머릿속에는 오직 허태준이 조금이라도 빨리 와서 그녀를 구출했으면 하는 생각뿐이었다.그녀는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드디어 옥상의 문이 열렸다.하지만 온 사람은 허태준이 아닌 그의 조수였다.정현철은 바닥에서 심유진을 끌어올려 자신의 앞에 막아 세웠다.“누구야?”그는 물었다.“허태준은?”“허 대표님은 지금 다른 일이 있어 떠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허태준의 조수는 말했다.“저는 허 대표님의 조수입니다. 허대표님을 대표할 수 있기에 어떠한 요구라도 저한테 말씀하시면 됩니다.”“일이 있어? 떠나지 못해?”정현철은 크게 웃었다.”이년아 들었니?“그는 심유진의 머리채를 잡아당겨 억지로 자신을 바라보게 했다.”네 목숨이 네 남편 눈에는 다른 일보다도 못한 거야! 하하하하하하하하! 그 사람이랑 결혼한 게 후회되지?“심유진은 바닥을 바라보면서 낮은 소리로 ”네.“라고 대답했다.”하하하하하하하하하!“정현철은 더욱 통쾌하게 웃었다.”내 아들을 눈에 차지 않아 하더니! 내아들…“그는 잠시 멈칫하더니 얼굴에는 슬픈 표정을 짓고 있었고, 웃는 듯 우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내 아들은 너 같은 미친년 때문에 망했어! 내 아들 인생을 네년이 망쳐놓은 거라고!“심유진은 무서워서 떨었다.정현철의 모습은 너무 무서웠다.”정현철 씨!“허태준의 조수는 더 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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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3화

그녀의 가슴은 답답했고, 답답해서 숨이 올라오지 않았다.조수는 무의식적으로 심유진을 바라보았고, 그의 얼굴에는 난처함이 가득했다.이렇게 잔인한 결정을 그더러 하게 하다니.하지만…“심유진한테 전해. 내가 꼭 복수를 해준다고. 마음 놓고 가라고 해.”단호한 말이 스피커 너머로 전해왔다. 심유진의 마음은 천천히 식어가 먼지가 되었다.“허태준 이 쫄보 같으니!”정현철은 크게 소리쳤다.“여자를 대신 죽게 하다니!”전화기 너머에는 몇 초 동안의 정적이 흘렀다.“나는 쫄보가 아닙니다.”허태준의 목소리는 담담했고, 정현철한테 전혀 도발되지 않았다.“제가 살아 있다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습니다. 그쪽 아들을 감옥에서 죽기보다도 못하게 만들 수도 있고요.”그 말을 정현철의 눈동자가 격하게 흔들렸다. “연우한테 무슨 짓을 하려고?!”그는 다급히 난간에서 뛰어내려 허태준의 조수한테 달려가서 전화를 빼앗으려 했다.허태준의 조수는 몸을 피해 전화를 손에 잡고 놓치지 않았다. “알아맞혀 보세요.”허태준은 바로 말하지 않았다.“허태준, 내가 경고하는데 허튼짓하려고 하지 마!”정현철은 당황했다.“정 대표님, 허튼짓을 하는 사람은 제가 아닙니다.”허태준은 웃었다.“생각을 바꿨다!”정현철이 말했다.“너희들 목숨은 필요 없어! 내 아들이 잘 살아야 해! 보장이 필요해!”“보장할게요.”허태준은 말했다.“좋아!”정현철은 눈을 감았다.“당신이 한 말을 기억해!”그는 얘기를 하고는 난간으로 달려가 기어 올라갔다.“허태준, 내 아들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귀신이 되어서도 너를 놓치지 않을 거야!”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는 난간 밖으로 몸을 던졌다—잠시 후 심유진은 아래에서 공포에 질린 비명소리를 들었다.허태준의 조수는 그녀를 안아 내려 주었고, 손발에 묶인 밧줄을 풀어주었다.전화는 연결 상태였고, 이번에는 다른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태준 씨, 심유진 씨는 어떻게 되었어요?”정소월이었다!허태준의 “일이 있어 바쁘다”는 핑계는 정소월이랑 같이 있기 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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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4화

정현철의 자살 소식은 뉴스 헤드라인에 떴고, 그가 심유진을 납치했다는 소식도 천천히 퍼지고 있었다.이런 일로 또 뉴스에 오르니 심유진은 곤혹스러웠다.더 곤혹스러운 것은 주변 친구들 그리고 예전 부하직원들한테서 오는 위로 문자와 전화였다.허아주머니는 일부러 그녀를 보러 병원에 왔고, 눈물을 머금으면서 한참을 신신당부를 했다.그러고는 보온병에 든 몸보신용 곰탕을 건넸다. 허아주머니가 나가자마자 허택양이 도착했고, 그는 장미꽃 한 다발을 안고 그녀의 방에 들어왔다.“유진아.”그는 친근하게 그녀의 이름을 불렀고, 관심 어린 말투로 물었다.“많이 다쳤어?”심유진은 머리가 아파졌다. “아니요.”그녀는 최대한 냉담하게 그를 대했다.“안 다치기는!”허택양은 안타까운 눈으로 그녀의 몸을 샅샅이 훑어보고는 말했다.“얼굴을 봐봐. 다 멍이 들었네! 다리도 깁스를 하고!”그는 분에 차서 말했다.“그 사람이 죽었으니 망정이지 아니면 너한테 한 짓을 봐서 그 사람이 죽지 않아도 죽여버릴 거야!”심유진은 생각했다.‘그 자리에서 즉사한 것이 정현철한테는 더 나은 결과일지도 몰라.’허택양은 꽃다발을 침대 옆 책상에 놓고는 불만을 늘어놓았다.“이게 무슨 병실이야. 꽃병 하나 없고!”“허 지배인님 여기는 병원이지 호텔이 아닙니다.”심유진이 말했다.그녀는 요양하러 온 것이지 놀러 온 것이 아니었다.허택양은 그녀를 흘긋 보고는 전화를 했다.“이봐, 가서 꽃병을 좀 올려보내라고 해!”그러고는 의기양양해서 자랑했다.“완성!”심유진은 할 말을 잃었다.역시 돈이 있으니 안되는 일이 없었다.허택양은 의자를 침대 쪽으로 끌고 와 그녀와 나란히 앉았고, 그녀에게 물었다.“저기, 이렇게 다쳤는데 태준이 형은 왜 안 왔어?”심유진은 아무 이유나 골랐다.“업무가 바빠서요.”“근데 듣자 하니 어제 납치됐을 때 현장에 나타나지도 않았다면서.”허택양은 내막을 들은 듯 했다.“그때 그 사람이 분명히 직접 구하러 오라고 했지? 근데 왜 조수가 간 거야?”심유진은 똑같은 이유를 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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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5화

그는 눈썹을 치켜 올리고 그녀의 대답을 기다렸다.“관심 없어요.”심유진은 말했다.“칫!”허택양은 한쪽 팔을 의자에 올려둔 채 나른하게 앉아 있었다.“큰형수가 큰형한테 친구랑 쇼핑하러 간다고 얘기했는데 CY에서 태준이 형과 같이 있는 걸 들켰대. 거기서 하루종일 있었다는데. 네가 납치당했을 때 아마도 같이 있지 않았을까? 그래서 너를 구하러 못 간 걸 수도 있어.“심유진은 말해주고 싶었다.”아마도“가 아니라고.”큰형이 지금 큰형수랑 태준이 형이랑 뭔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 옛날에 한참 썸을 탔었거든. 하지만 나중에 큰형수는 결국 큰형님과 결혼했지만 말야.“허택양은 턱을 살짝 들고 거만하게 얘기했다.“그때는 큰형님이 태준이 형보다 매력이 있었지. 근데 지금은 아니야…”그는 입을 삐죽거리고는 말했다.“지금은 태준이 형의 재산이 더 많아. 그래서 여자들도 태준 형을 더 좋아하는 것 같아.”심유진은 허택양이 허태서를 치켜세우려고 허태준을 폄하하는 행위가 싫었다.그녀의 팔은 당연히 안쪽으로 굽었다.“여자들이 태준 씨를 더 좋아하는 건 단순히 돈이 많아서가 아니에요.”“그럼 말해 봐. 너는 태준이 형 어디가 좋아?”허택양은 한 손으로 턱을 괴고 웃는 듯 마는 듯 물었다.이렇게 간단한 질문에 심유진은 서로 다른 이유를 180여가지나 댈 수 있었다.“잘생겨서 좋아요.”허택양은 이어 말했다.“나도 잘생겼어. 어려서부터 허 씨 집안 애들 중에서 제일 잘생겼다고 하던데.”“차가운 기질이 좋아요.”허택양은 엄숙한 표정을 지었다.“나도 1초 만에 차가워질 수 있어.”“태권도, 레슬링, 복싱할 즐 아는 게 좋아요. 제가 위험에 빠졌을 때 저를 보호할 수 있어서요.”“나도 태권도를 배웠었어. 검은띠야. 나도 널 지켜줄 수 있어.”…심유진이 뭐라고 하든 허택양은 자신을 대입할 수 있었다.그러자 심유진은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 “저를 안 좋아하는 게 좋아요.”허택양은 드디어 “나도”로 말을 시작하지 않았다.그는 불쌍하게 그녀를 바라보고는 타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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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6화

허태준은 몸을 숙이고는 그녀의 턱을 잡았고, 꽉 잡은 탓에 그녀의 입술까지 변형이 되었다.“몇 번을 말해, 허택양과 가까이 지내지 말라고!”그의 목소리는 싸늘했고, 목구멍에서 겨우 짜낸 듯했다.“알아듣지 못해?”그의 눈빛은 엄했으며 차가움이 흘러넘쳤다.심유진은 반발심이 생겨 그의 손을 뿌리치고 차갑게 노려보았다.“허택양 씨가 저한테 불리하게 행동한다고 했는데 허택양 씨랑 지내본 결과 저한테 어떠한 불리한 일도 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허태준 씨야말로 좋아하는 사람 때문에 제 생사에 관심이 없으셨죠.”허태준은 멍해 있다가 몸을 일으켜 웃으며 말했다.”까먹었네. 너는 항상 눈이 멀었지.”그는 가져온 점심을 침대 옆 책상에 놓고 말했다.”허택양과 친하게 지내고 싶으면 그렇게 해. 네 일에 내가 간섭을 못할 것 같네. 간섭하고 싶지도 않고.”그는 말을 하고는 떠났다.오후가 되어서 의사가 심유진에게 허태준이 그녀를 대신해서 퇴원 수속을 밟았으니 그의 조수가 와서 집으로 모시기를 기다리면 된다고 전했다. 허태준의 조수는 한 시간 후에 왔고, 여전히 저번에 봤던 그 사람이었다. 그는 성심성의껏 심유진의 짐을 정리했지만 유독 침대 옆의 장미만은 빼놓았다.그러자 심유진이 말했다.저것도 부탁드려요.”조수는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허 대표님께서 워낙에 꽃을 안 좋아하셔서요. 특별히 꽃은 집까지 가져오지 말라고 당부를 하셨어요.”“네.”심유진은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그녀의 다리는 아직 낫지 않아 퇴원을 해도 침대에서 쉬어야 했다.병원과 유일한 다른 점은 위문을 오는 사람이 줄어든 것이다.심유진은 알고 있다, 이것이야말로 허태준의 진짜 목적이라는 것을.그런 심한 말을 내뱉었지만 그는 암암리에 그녀와 허택양을 갈라놓았다.허아주머니는 여전히 매일 심유진을 찾아와 각종 보신용 국물을 끓여다 주었다. 심유진은 고마웠지만 허아주머니에게 너무 많은 감정을 비출 수 없었다. 허아주머니도 허할아버지처럼 갑자기 그녀를 쌀쌀맞게 대할까 봐 두려웠다. 허택양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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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7화

심유진은 입을 삐죽거렸다.”집에 먹을 게 없어요.”이 라면 하나도 그녀가 금방 이사 왔을 때 허태준 몰래 산 것이었다. 그녀는 줄곧 그녀의 방에 숨겨놓았다.오늘에야 그 진가를 발휘하나 싶었는데 결국...괜히 좋아했다.“집에 먹을 것이 없으면 배달을 시키면 되잖아? 거실에서 한 발로 주방까지 뛰어왔으면 대문까지 몇 발 더 뛰어갈 수 있는 거지 않아? 움직이지 못하겠으면 엄마한테 전화를 해서 밥을 갖다 달라고 할 수도 있잖아!”허태준은 속사포처럼 말을 내뱉었고, 심유진은 멍해졌다.그녀는 한참 동안 반박할 말도 생각나지 않았다.“됐어요, 됐어요.”정소월은 그의 손을 잡고 말했다.”어쩌다 라면 한 번 먹는 것쯤은 괜찮아요.”허태준은 심유진을 노려보았지만 더는 말하지 않았다.심유진은 조리대를 짚고 앉으려 했지만 허리를 굽히자마자 허태준한테 뒷깃이 잡혔다.“또 뭘 하려고?”그는 짜증 나서 말했다.심유진은 바닥을 가리켰다.”쓰레기를 치우려고요.”“됐어.”그는 그녀를 한쪽에 밀어버리고 말했다.”몸이 그 지경인데 뭘 그렇게 신경 써. 나가서 기다려. 배달을 시키든지.”그가 일을 도맡아 한다니 그녀는 말리지 않았다.“그럼...고마워요.”그녀는 한쪽 다리로 힘겹게 앞으로 뛰어갔다. 정소월이 이를 보고 다가가서 부축하려 하였다.심유진은 그녀의 손을 뿌리쳤다.“됐어요. 제가 하면 돼요.”정소월은 돌아서서 아랫입술을 깨물면서 억울한 척 허태준을 바라보았다.허태준은 손에 일을 멈추고 긴 다리로 가서 심유진의 앞을 가로막았다.“소월이한테 사과해.”그는 아래를 내려다보면서 얘기했고, 숨소리마저 차가움이 흘러넘쳤다.심유진은 넋을 잃었고, 마음속으로부터 밀려온 억울함은 정소월보다 적지 않았다.하지만 그녀는 내색하지 않았다.“죄송해요.”그녀는 정소월한테 말했다.정소월은 대인배인 척했다.”괜찮아요!”그리고는 허태준을 원망했다.”왜 사과하라고 했어요! 내가 뭘 어쩌지도 않았는데!”심유진은 그곳에 서서 둘의 사랑싸움을 보고 싶지 않아 더욱 빨리 뛰어갔고,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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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8화

심유진은 숨을 크게 들이마셨고, 이마에는 땀방울이 맺혔다.그녀가 고개를 돌려 바라보자 정소월은 소파에 엎어졌고, 그녀의 한쪽 손은 마침 자신의 아픈 다리를 짓눌렀다. “죄송해요 죄송해요!”정소월은 두 손으로 소파를 짚으며 일어났다.그녀는 땅에 무릎을 꿇으며 황급히 다리에 붕대를 풀었다.아까 그 눌림은 너무 심해 정소월이 살짝 그녀의 다리를 스치기만 해도 심유진은 아파서 이를 악물 정도였다.허태준은 물건을 가지고 침실에서 나왔다. 정소월의 다급한 표정과 심유진의 하얗게 질린 얼굴을 보자 불안한 예감이 들었다.“무슨 일인데?”그는 낮은 소리로 물었다.심유진도 울지 않았는데 정소월이 먼저 눈물을 흘렸다.“죄송해요 죄송해요!”그녀는 계속 이 네 글자만 반복했고, 다른 말은 하지 못했다.그녀는 입을 틀어막으며 눈물을 흘렸고, 온 얼굴이 눈물 범벅이 되었다.심유진은 보다 못해 허태준한테 말했다.”휴지를 가져와서 닦아줘요.”허태준은 휴지를 연속으로 몇 장 뽑아 전부 정소월의 손에 쥐여줬다.“너는?”그는 머리를 숙여 심유진의 아픈 다리를 바라보고 물었다.”다리를 또 다친 거 아냐?”“똑똑하네요.”심유진은 힘겹게 웃어 보여 분위기를 만회하러 했지만 허태준은 그녀를 째려봤다. 그는 조심스레 그녀의 아픈 다리를 피한 채 그녀를 안아올렸다.“병원에 데려다줄게.”그는 큰 걸음으로 밖으로 나갔고, 정소월은 얼굴을 닦고 황급히 따라나섰다.“저도 같이 가요!”그녀는 차에서는 멀쩡했지만 응급실에 가서 의사가 상처에 대해 묻자 또 흑흑거리면서 울기 시작했다. 방안 사람들 모두 어안이 벙벙했다.“저 때문이에요...”그녀의 언어능력은 아까보다 많이 나아졌다.”일어설 때 중심을 못 잡아 심유진 씨의 몸에 넘어지면서 다리를 누르게 됐어요...”의사는 듣고 이마를 찌푸렸다.”골절 환자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 이렇게 조심하지 않을 수가 있나요?”그의 말투는 그다지 엄숙하지 않았고, 책망이 조금 섞였을 뿐인데 정소월은 못 참겠다는 듯이 울면서 뛰쳐나갔다.허태준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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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9화

허태준은 이미 정소월을 잘 달랬고, 눈가는 빨갰지만 얼굴에는 눈물자국이 없어졌다.“병은 다 보였어?”허태준이 심유진에게 물었다.심유진은 고개를 끄덕이려 했지만 목이 굳어 움직일 수가 없었다.“네.”그녀는 입을 뻥긋했고, 입에서 입김이 나왔다.“의사가 뭐래?”“또 찢어졌대요. 의사가 다시 고정해줬 어요.”심유진은 상처가 더 심해졌다는 말을 도로 삼켰다.정소월은 입을 삐죽했다. 눈가에는 또 눈물이 아른거렸다.“다 제 잘못이에요...”“일부러 그런 것도 아니잖아.”허태준은 부드럽게 위로해 줬다.정소월이 다시 평온해지자 심유진은 말했다.”갈까요? 얼어 죽을 것 같아요.”허태준은 그제야 그녀가 얼마나 얇게 입었는지를 알아챘다.그는 입을 오므렸고, 정장 외투를 벗어 그녀에게 덮어주었다.딱딱한 재질에도 그의 체온이 남아있었으며 담담한 박하 향도 났다.심유진은 마다하지 않고 그의 외투를 더욱 꽉 잡았다.정소월은 뒤에서 원망스러운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허태준은 먼저 정소월을 집까지 데려다주었다. 그녀는 새 아파트에 살고 있었고, 심유진이 저번에 갔던 허태준의 둘째 삼촌 집과는 다른 곳이었다.허태준은 그녀의 집 아래에 차를 세워 두었고, 정소월이 내릴 때 허태준도 같이 내렸다.유진은 뒷좌석에 누워 그들 둘이서 차 밖에서 얘기하는 모습을 바라보았다.“바래다줄까?”허태준은 물었다. 정소월은 고개를 저었고, 턱으로 차 안을 가리키며 말했다.””심유진 씨 혼자 차 안에 있는 건 안전하지 않아요. 얼른 같이 돌아가요.” “그래.”허태준은 고개를 끄덕였다.“내일봐요~”정소월은 그들에게 손을 흔들고는 웃어 보였고, 돌아서서 아파트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허태준은 제자리에 서서 정소월이 들어간 후 위쪽을 바라보았다.길옆에 어두운 불빛을 빌어 심유진은 그의 턱선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의 눈가에 스쳐 지나간 어두운 빛을 보았다.정소월 앞에서 다정스러웠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심유진은 점점 더 그를 이해할 수 없었다. 돌아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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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0화

정소월이 그녀의 다리를 짓누른 탓에 심유진의 휴가는 무한정으로 연장되었다.하지만 화로 인해 복을 얻는다 하였는가, 허태준은 더는 정소월을 데려오지 않았다.심유진은 가만히 앉아있지 못하는 성격이라 집에 가만히 앉아 티비를 보고 핸드폰을 노는 것 외에는 다른 할 일이 없어 불편하기 그지없었다.허아주머니가 날씨가 좋을 때마다 그녀를 데리고 집 아래를 산책하지 않았으면 그녀는 무료해서 죽어버렸을 것이다.이날 점심 후 허아주머니는 심유진을 데리고 집 아래 광장에서 광합성을 하고 있었다.이 시간에는 광장에 아이들을 데리고 산책 나온 노인네들뿐이었다. 심유진 나이대의 젊은이들은 거의 볼 수가 없었다.허아주머니도 다른 분들과 자주 만나 안면이 터 앉아 있을 때 얘기도 할 수 있었다.“친딸이에요?”옆에 앉은 아주머니가 심유진을 가리키며 허아주머니에게 물었다.허아주머니는 웃으면서 대답했다.”며느리예요. 친딸처럼 친해요.”심유진은 가슴이 따뜻해졌고, 햇볕을 쬐는 것보다 더 좋았다.“네.”아주머니는 고개를 끄덕였고, 허아주머니와 집안 얘기를 더 나누었다.십여 분이 지나 핑크색 패딩을 입은 여자아이가 바람처럼 아주머니 앞으로 달려와 거친 숨을 내쉬면서 소리쳤다.”할머니 나 목말라!”아주머니는 보온병을 열어 아이에게 건넸다.”뜨거우니까 천천히 마셔!”물을 마시자 아이는 또 바람처럼 뛰어갔고, 다른 아이들과 광장 중심에 있는 미끄럼틀을 기어올라갔다.아주머니는 아이한테서 눈을 떼지 못했고, 안전하게 올라간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보온병을 다시 가방에 넣었다.허아주머니가 물었다.”애들을 혼자 보세요?”아주머니는 대답했다.”네. 애 아빠랑 엄마가 다 바쁘기도 하고 계속 외지로 출장을 가게 되어서 애를 볼 시간이 아예 없어요. 집에 도우미를 부르자니 뉴스에 도우미가 애들을 학대한다고 나오잖아요! 그래서 제가 볼 수밖에요. 그래도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유치원에 가니까 거기는 선생님이 돌봐주잖아요. 저는 주말 이틀만 좀 고생하면 돼요.”“네.”허아주머니는 고개를 끄덕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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