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유진은 사영은이 또 무슨 잔머리를 굴리는건지 알수가 없었다. 아무리 아파서 심훈이랑 각방을 쓴다 해도 2층에도 충분한 방들이 있기 때문에 한층 더 위인 3층에 옮겨갈 필요가 없었다. 심유진은 불안한 마음을 안고 무거운 발걸음으로 3층으로 올라갔다. 복도를 따라 거의 끝까지 가니 덜 닫힌 문이 보였다. 문틈사이로 목소리가 들려왔다. “엄마, 아빠가 언니를 데려온다 했으니 걱정 마세요.”“네 언니가 고집이 세잖니...네 아빠가 나선다 해도 설득하기는 어려울거야...”“엄마가 이렇게나 아픈데...언니는 꼭 돌아올거예요!” “에휴...연희야...엄마는 후회 된단다...네 언니랑 일찍이 화해를 했더라면...이제 내게 남은 시간이 얼마 안 남았는데, 만약에, 만약에...” “엄마, 그런 말 하지 마세요! 의사 선생님 말씀을 잘 들으면 이깟 병은 완치는 아니더라도 어느정도 컨트롤은 할수 있다고 했어요! 언니도 그렇게 쪼잔한 사람이 아니라서 엄마가 예전에 했던 잘못을 용서할 거예요!” 심유진은 벽에 기대어 반나절을 들었다. 한숨이 놓이는 동시에 마음은 무겁게 가라앉았다. 사영은의 병은 심훈이 지어낸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녀가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것을 생각하니 심유진은 이 현실을 받아들이기가 힘들었다. “유진아가씨, 왜 안들어가세요?” 하인은 과일을 들고 올라오는데 그녀가 문어구에서 넋을 잃고 서있는것을 보니 이상하게 느껴졌다. 심유진은 이내 정신을 차리고 멋쩍게 웃었다. “지금 들어갈려구요.” 하인은 자연스럽게 손에 들고 있던 접시를 그녀에게 건넸다. “그럼 이걸 들고 들어가세요. 주인님이 저한테 부인과 연희아가씨한테 주라고 시켰습니다.” 이때 방문은 안에서 세게 열렸다. 심연희는 화난 얼굴을 하고 있었다. “홍아줌마, 아빠가 아줌마한테 과일을 가져다 주라고 시킨 거지 언니한테 시킨게 아니예요! 하기 싫으면 지금 당장 사직하고 나가세요!” 홍아줌마는 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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