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에서 각성한 용의 모든 챕터: 챕터 981 - 챕터 990

998 챕터

제981화

윤도훈은 골절된 윤보검의 사지를 원상으로 복구하려고 한바탕 움직인 것이었다.하지만 부러진 뼈를 모두 이어주고 나서도 직접 영기를 부어주지 않았다.윤도훈은 영기 대신 침을 찌르면서 사람들의 눈을 속이려고 했다.필경 윤보검은 자기 쪽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지금... 나 치료해 주는 거야?”윤보검은 눈이 휘둥그레진 채로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물었다.그리고 그때 침을 타고 열기가 몸속으로 흘러들어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앞서 윤도훈의 손에 부러졌었던 팔다리는 기적처럼 아주 빠른 속도로 회복되었다.윤도훈의 의술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던 윤보검의 얼굴에는 온통 감격뿐이었다.“고... 고마워...”진심으로 한 말이든 아니든 윤보검은 눈동자가 크게 일렁였다.“그럴 필요 없어. 내 호흡에 맞춰서 협조하기만 하면 돼. 만약 다른 수작을 부리거나 협조하지 않는다면 그땐 다시 네 사지를 부러뜨릴 수 있어.”윤도훈은 아무런 표정도 없이 말했다.“알았어. 꼭 협조할게.”진지한 그의 모습에 잔뜩 겁이 질린 윤보검은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한 숨 자고 있어.”윤도훈은 상처를 치료해 주면서 말했다.이윽고 손끝으로 윤보검의 뒷덜미를 내리쳤는데, 아무런 예고도 없이 당한 윤보검은 그대로 기절해 버렸다.윤도훈은 입술을 삐죽거리며 콧방귀까지 뀌었다.단순하게 선의의 마음으로 윤보검을 치료해 주었을리가 없었던 것이었다.윤도훈은 단지 이진희와 율이에게 다른 피해가 가지 않도록 미리 예방하는 차원에서 한 것뿐이었다.만약 윤민기가 이곳에 도착해서 윤보검의 상황을 보게 된다면 홧김에 두 사람을 다치게 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그러한 상황이 눈앞에서 펼쳐진다면 윤도훈은 가슴이 찢어지고 말 것이다.따라서 하는 수 없이 일단은 윤보검의 팔다리를 이어주었고 겉으로는 아무런 이상도 없게 보이게끔 만들어 놓은 것이었다.이때 백아름은 정신을 잃은 윤민기를 힐끗 보고서 입을 삐죽거리며 물었다.“부러뜨렸다가 다시 이어주는 거 재미있어?”윤도훈은 허허 웃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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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2화

“내가 하란파의 소주라는 사실은 알고 있지? 제자인 걔한테 자주 시비도 걸고 귀찮게 하면 재미있지 않겠어?”“그게 재미있어? 나한테 원한을 품고 있는 건 알아. 무슨 일이 있으면 나를 상대로 뭐든 펼쳐도 괜찮아. 굳이 다른 사람까지 끌어들일 필요가 없단 말이야.”윤도훈은 마침내 차가운 목소리로 대꾸하기 시작했다.이내 자기를 무시하던 윤도훈이 입을 열자, 백아름은 얼굴에 의기양양한 빛을 띠게 되었다.“당연하지! 네가 상상할 그 이상으로 재미있는 일이야. 왜? 걔가 엄청 신경 쓰이나 봐?”“그건 아니고 그냥 나로 인해 다른 사람에게 누를 끼치고 싶지 않아. 대체 뭘 어떻게 하고 싶은 거야? 청황 대회 개인 시련에 관한 규칙도 하란파에서 지정한 거잖아. 이제 와서 후회라도 하겠다는 거야? 넌 그때 나를 도구로만 삼았고 내 의사와 전혀 상관없이 나를 화산구로 뛰어들게끔 강요했었어.”“백소주, 이런 식으로 나오는 거 정말 너무 한심하고 재미없어. 내가 너한테 1등 자리까지 양보해 주었는데 이렇게까지 해야겠어?”윤도훈은 좀 시큰둥한 얼굴로 물었다.이에 대해 말을 꺼내지 않았으면 오히려 더 좋았을지도 모른다.듣고 있는 백아름은 그 말에 모욕감을 느꼈기 때문이다.“네가 양보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1등 할 수 있거든!”백아름은 눈썹까지 치켜세우고 언성을 높였다.“그럼, 어떻게 할 생각인데?”눈살을 찌푸리면서 윤도훈이 물었다.순간 백아름은 흠칫거리고 말았다.그녀 역시 어떻게 할지 생각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죽여? 그거까지는 아닌 것 같은데...’그러나 윤도훈을 다시 만난 이상 백아름을 이대로 아무렇지도 않은 척 넘어갈 수 없었다.신약산 골짜기에서 윤도훈에게 당한 그 순간만 떠올리면 미치고 팔짝 뛸 것 같았으니말이다.그래서 어떻게든 그에 마땅한 대가를 상대방이 치렀으면 하는 것이다.“무릎 꿇고 사과해. 그럼, 더 이상 따지지 않을게.”백아름은 잠시 생각하더니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윤도훈을 원망하고 싫어하는 건 그에게서 모욕을 당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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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3화

“전우? 얼어 죽을! 겁나면 그냥 겁난다고 해.”윤도훈의 말을 백아름은 조롱하듯 물었다.“그래. 나 무서워. 됐어?”윤도훈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백아름이 좀 모자란다고 속으로 생각했다.백아름을 처음 만났을 때, 윤도훈은 상대가 도도하고 차가운 존재라고만 느껴졌었다.그러나 시간의 흐름에 따라 그 모든 것이 허상에 불과하다는 것으로 밝혀졌다.이제 와서 보니 백아름은 유치하기 그지없는 사람인 것 같았다.그 외에는 딱히 형용할 수 있는 단어가 없었다.한눈에 봐도 집에서 버릇없이 자란 아이처럼 자기 의사 표현이 엄청 강한 것 같았다.세상 물정에 어둡고 조금의 억울함도 견딜 수 없는 그런 미숙한 사람.걸핏하면 자신의 실력을 떠벌리고 겸손할 줄 모른 채 실력을 낱낱이 드러내고 말이다.보아하니, 어릴 때부터 문파에서 온실의 화초처럼 자랐고 매를 맞아본 적이 없는 것 같았다.만약 계속 이런 식으로 흘러가게 된다면 아마 조만간 손해를 보고 말 것이다.그리고 윤도훈은 백아름과 정말로 싸우고 싶지 않았다.윤민기 측의 인수, 실력을 비롯한 그 어떠한 상황도 모르고 있으니 말이다.만약 윤민기 측의 사람들이 오게 되면 백아름을 ‘도우미’로 쓸 수도 있을 것이다.“무서워? 무서우면 무릎 꿇고 사과해!”백아름은 윤도훈이 자기를 무서워한다고 인정하자 더욱더 포악해지고 오만해졌다.마냥 어이가 없어진 윤도훈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일어서더니 손을 뻗어 자기 바지를 풀기 시작했다.“너... 뭐하는 짓이야?”백아름은 당황해 마지못하면서 물었다.‘저 미친놈이 왜 저러는 거야...’“백소주, 내가 지금 일을 보고 싶어서 그러는데, 자리 좀 내주면 안 돼?”백아름이 계속 주시하는 바람에 윤도훈은 짜증이 나서 텐트 밖으로 걸어 나가면서 퉁명스럽게 물었다.“너...”백아름은 그 말을 듣고서 얼굴이 붉어졌다.하지만 그 또한 잠시 바로 이를 악물고 윤도훈을 뒤따라갔다.윤도훈을 지켜보면서 절대 자기 시야에서 떠나지 못하게 하려는 태세였다.텐트 밖으로 나온 윤도훈은 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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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4화

계속 옆에 두면 자꾸 쳐다보고 무릎 꿇고 사과하라고 귀찮게 구니 말이다.같은 날 점심, 나청현은 사람을 데리고 와서 윤도훈과 백아름까지 소집하여 긴급회의를 열었다.임시 지휘부로 삼은 텐트 안에서 그 회의가 시작되었다.백아름은 윤도훈 보자마자 거의 눈빛으로 죽일 것만 같았다.하지만 왠지 모르게 얼굴도 약간 붉어지고 어색함도 뒤따라 찾아왔다.그리고 윤도훈은 어딜 가나 인질인 윤보검을 데리고 다녔다.윤도훈에게 들려서 온 윤보검은 서서히 깨어나는 것만 같았다.그러자 윤도훈은 또다시 뒷덜미를 확 내리치고서 기절하게 만들었다.나청현, 진석진, 그리고 조상승까지 다들 놀라워 마지 못했다.“벌써 해결하고 온 거예요? 레바도르 무장은 모두 죽였습니까?”백아름은 윤도훈에게서 눈을 떼고 나청현을 향해 물었다.그러자 나청현은 무거운 목소리로 운을 떼기 시작했다.“레바도르는 다 죽었는데... 우리 측에서 죽인 게 아닙니다.”이윽고 윤도훈과 백아름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기 시작했다.모든 걸 듣고 난 두 사람의 얼굴엔 충격의 빛이 가득했다.“누가 그랬는지 아십니까? 어떻게 그렇게 잔인하게 다 죽일 수 있단 말입니까?”백아름은 거의 비명을 지르다시피 했다.이치대로라면 한 무장 세력을 없애더라도 모든 사람을 다 죽이는 경우는 거의 없으니 말이다. 기껏해야 우두머리와 핵심 인원만 죽이고 다른 멤버들은 도망가거나 자기편으로 만드는 게 대다수이다.그러나 레바도르 무장은 단 한 명도 남지 않았다.“금심월 지역 세력이 한 짓은 아닌 것 같습니다. 상대방의 수단으로 판단해 본다면 고대 무술 세력의 고수가 한 짓으로 보입니다. 유적지를 타깃으로 온 것인지 아직 알 수는 없지만 언젠가는 마주치게 될 것 같아서 하는 말입니다. 그리고 지금은 우리가 이곳을 차지하고 있는 이상 그들은 어두운데 우린 밝은 데 있는 셈이죠.”윤도훈이 나지막한 소리로 말했다.그 말에 나청현 역시 동의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저 역시 같은 생각입니다. 앞으로 서로 다른 두 세력과 맞서 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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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5화

나청현의 제안을 듣고서 윤도훈은 겉으로는 내색을 하지 않았지만 속으로는 입꼬리를 치켜올렸다.은둔 윤씨 가문과 자기 사이에 원한이 어느 정도일지 나청현은 모를 것이니 말이다.부모를 죽인 원수는 하늘에 사무치는 것이므로 절대 용서할 수 없는 것이다.하지만 윤도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눈살을 찌푸리며 듣고 있었다.나청현이 모르는 일이니 굳이 말할 필요도 없었다.물론 나청현 뿐만 아니라 윤민기 역시 그 깊은 원한을 모르고 있다.“도훈 씨,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나청현은 한참을 말하고 난 뒤 윤도훈의 눈치를 살피며 물었다.윤도훈은 그를 한 번 쳐다보고는 속으로 한참이나 생각하더니 결국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렇게 한 번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제 아내와 아이만 무사하게 돌려준다면 별다른 의견 없습니다.”어찌 됐든 일단 이진희와 율이 부터 무사하게 데리고 와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물론 윤도훈은 속으로는 윤민기를 놓아줄 생각이 전혀 없었다.윤민기가 사골 장로의 증손자라는 것을 알게 된 후, 자기 손으로 윤민기를 죽이겠다는 결심이 내려졌기 때문이다.사골 장로에게도 가족을 잃게 되는 아픔이 어떠한 지 제대로 느끼게 하고 싶었다.그날 밤.“이 유적지 입구는 어떻게 됐습니까?”나청현은 진석진 일행을 데리고 동굴 안으로 들어와 이곳을 지키는 전관을 향해 물었다.윤도훈은 따라서 오지 않았다.솔직히 말해서 그는 지금 이 유적지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머릿속에는 온통 이진희와 율이의 안위뿐이었다.이진희의 핸드폰으로 다시 전화를 걸어보았지만, 받는 사람이 없었다.윤민기가 이진희의 핸드폰을 망가뜨렸는지 아니면 오고 있는 중이었는지 전화를 받지않고 있었다.여하튼 연락이 되지 않으니 윤도훈은 점점 더 불안하기만 했다.그리고 백아름은 또다시 고개를 골려 윤도훈만 주시하고 있다.“나 장관님, 이 입구의 결계 강도는 그 뒤로 더는 변화가 없었습니다.입구를 지키고 있던 전관이 나청현에게 보고했다.“그래?”나청현은 그 말을 듣고서 눈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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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6화

장씨 성의 전관은 이들의 서술에서 몇 가지 주목할 만한 점을 포착하고 연결해 몇 가지 단서를 어렴풋이 짐작해 냈다.첫째, 이전에 결계가 약해졌을 때는 바로 이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죽었을 때였다.코브라 조직이 레바도르 무장세력으로부터 이 유적지 입구의 통제권을 빼앗았든, 상대방이 와서 반격했든 간에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었다.둘째, 이 유적지 입구를 지키는 병사들은 그동안 이상한 음풍을 자주 느꼈었다.상대적으로 밀폐된 동굴이라 바람이 일 곳이 없는데도 말이다.“설마, 이 유적지의 입구 결계는 음혼을 흡수해야 점점 약해지고 열리게 된다는 뜻입니까?”그 전관은 중얼거리며 자신의 추측을 말했다.나청현은 그 말을 듣고서 눈썹을 치켜올렸다.“네? 자세히 설명해 보시죠.”이윽고 전관은 두 가지 주목할 점과 자신의 추측과 분석을 말했다.그가 보기에 이 결계가 며칠 전에 계속 약해진 이유는 이곳에 많은 사람들이 죽었고 죽은 사람들이 음혼이 되어 이 결계 속으로 흡수되었기 때문이다.요 며칠간 이곳에서 전투가 벌어지지 않았고 음혼이 모두 흡수되었기 때문에 결계는 변하지 않았던 것이다.설명을 듣고 난 후,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의아해하는 기색을 보였다.“그 말대로라면 계속 사람이 죽어야 결계가 열린다는 말입니까?”조상승은 인상을 찌푸리며 물었다.“저도 추측일 뿐입니다.”그런데 이때 나청현의 안색은 한동안 변화무쌍하더니 낮에 일어난 일을 떠올리게 되었다.레바도르의 보금자리에 살아남은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다는 것.시체가 여기저기 널리 널려있다는 것.‘설마...’다음 날 오전, 낯선 번호로 온 전화를 받고서 밤새 한숨도 자지 못한 윤도훈은 정신이 번쩍 뜨고 말았다.윤도훈을 계속 빤히 쳐다보던 백아름은 긴장해하는 윤도훈의 모습을 그대로 보고 있었다.“여보세요?”윤도훈은 바로 전화를 받고서 무거운 소리로 물었다.“헤헤, 많이 기다렸지?”전화기 너머에서 윤민기의 괴상 야릇한 소리가 들려왔다.코를 훌쩍이는 소리까지 함께 말이다.“도착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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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7화

이진희의 예쁜 두 눈에는 분노가 가득했다.윤민기를 노려보는 그 눈빛에는 분노보다 더한 것이 있었는데, 걱정이었다.“우리 율이는? 우리 율이 어디 있어!”윤민기는 콧물을 닦으면서 사악하게 말했다.“율이? 네 딸? 헤헤헤, 네 몸이나 신경 써. 네 남편이 똑똑하게 행동하지 못하면 넌 어떻게 될 지 나 역시 장담할 수 없어.”“미친놈! 우리 딸은!”이진희는 이를 갈며 욕을 퍼붓고 힘껏 버둥거렸다.하지만 그녀는 이미 암력 고수임에도 불구하고 특수 제작된 쇠사슬에 꽉 갇혀 벗어날 수 없었다.“미친년이 감히 욕을 해?”윤민기는 눈이 휘둥그레졌다.이진희의 아름답고 정교한 얼굴과 화끈한 몸매를 훑어보면서 사악한 웃음을 지었다.“난 너한테 별다른 관심이 없어. 근데 우리 소태석 이들은 아니야.”그 말을 들은 윤민기의 옆에 있던 소태석을 비롯한 세 명의 중년 남자는 세상 음흉하게 웃기 시작했다.그들은 모두 금단 강자이며 실제 나이는 겉으로 보이는 중년층만이 아닐 것이다.그러나 예쁜 것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듯이 나이를 불문하고 정상적인 남자라면 미색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뚱뚱한 중년 부인은 질투로 가득 찬 눈빛으로 이진희를 바라보았다.바로 그때, 흥분한 윤민기가 갑자기 흥미진진한 표정을 드러냈다.“왔네? 자, 나가자.”그렇게 말하고 난 뒤 윤민기는 중년 부인에게 눈짓을 하고 앞장서서 오두막을 나섰다.중년 부인은 이진희를 묶은 쇠사슬을 덥석덥석 잡아당기며 이진희를 끌고 나갔다.세 명의 중년 남성도 그 뒤를 따랐다.나가자마자 윤도훈을 선두로 한 무리의 사람들이 보였다.물론 윤도훈 손에 꽉 잡혀있는 윤보검도 그 자리에 있었다.윤도훈의 뒤에 있는 나청현, 백아름을 비롯한 이들도 금단 강자와 싸울 수도 있다는 생각에 표정이 약간 굳어있었다.그러던 중 윤민기 일행이 나오고 이진희가 쇠사슬에 묶인 채 끌려 나오는 것을 보고 윤도훈은 눈빛이 확 달라지고 말았고 반짝이는 눈동자에는 살기가 가득했다.“도훈 씨...”이진희는 윤도훈을 지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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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8화

다른 사람들도 깜짝 놀라면서 윤민기를 말리기 시작했다.윤보검은 은둔 윤씨 가문 태상 장로의 친손자로 실력은 별로지만 신분은 낮지 않다.만약 그들의 부주의로 인해 윤보검에게 사고가 생긴다면 태상 장로는 절대 그들을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민기야, 너 함부로 굴지 마!”“너... 나 죽이려고 그러는 거지?”윤보검도 놀라서 소리쳤다.한편, 약간 흥분한 윤도훈을 보고 나청현도 다가와서 말렸다.“진정하세요! 일단 어떻게든 진정해야 합니다!”“도훈 씨 아내가 아직 상대의 손에 있잖습니까”“제가 나서서 한번 협상해 보겠습니다. 그래도 되겠습니까?”나청현은 다급한 목소리로 말렸다.백아름 역시 옆에서 차가운 목소리로 깨우쳐주었다.“적어도 네 아내는 무사하잖아! 이대로 싸움이라도 벌이겠다는 거야?”지금 양측의 다른 사람들은 윤도훈이나 윤민기가 흥분해서 상황을 수습할 수 없을까 봐 두려워하고 있다.하지만 윤민기에게 잡혀 있는 이진희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다만 멀리 떨어져서 복잡한 눈빛으로 윤도훈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윤도훈은 크게 숨을 들이마시고 이진희와 눈을 마주쳤는데 심장이 덜컹 내려앉았다.예쁜 눈동자에는 죄책감과 애틋함이 가득했다.‘진정해야 해!’‘어떻게든 일단 진정해야 해!’‘진희부터 일단 데리고 와야 해!’“그래요. 나 장관님이 나서서 협상해 주세요. 다른 건 필요 없고 제 딸의 안위만 알면 돼요.”윤도훈은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윤보검을 꽉 잡고서 뒤로 한 걸음 물러섰다.나청현은 고개를 끄덕였다.“걱정하지 않아도 돼요.”이윽고 그는 한 걸음 앞으로 다가가 무거운 소리로 운을 떼기 시작했다.“제가 이곳의 최고 책임자입니다. 저와 협상하실 분은 누구십니까?”소태석은 윤민기의 어깨를 툭툭 치며 눈짓을 했다.“민기야, 조급해하지 마.”“흥!”윤민기는 코를 들이마시더니 차갑게 콧방귀를 뀌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러자 소태석이 대신 물었다.“뭘 어떻게 협상할 생각입니까?”나청현은 윤도훈을 한 번 쳐다보고는 상대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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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9화

윤도훈은 유심히 바라보았는데, 율이 역시 쇠사슬에 작은 몸이 묶인 채 차 뒷좌석에 누워있었다.초롱초롱하기만 했던 두 눈에는 공포의 빛이 가득했다.하지만 적어도 생명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어 보였다.그 모습에 윤도훈은 잠시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을 것만 같았다.조금 전에 이진희만 보고 율이는 보지 못했던 윤도훈은 순간 가슴이 덜컹거렸다.딸에게 무슨 사고라도 났을까 봐서 말이다.“어때요? 보이시죠? 이제 인질 교환이 가능할까요?”소태석이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나청현은 허허 웃으면서 말했다.“서두를 필요 없어요. 인질을 교환하는 것 외에 다른 일에 대해서도 한 번 논의해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네?”소태석은 멍해지고 말았다.윤민기는 멍하니 쳐다보더니 바로 코웃음을 쳤다.“젠장! 논의할 게 뭐가 있다고 그러는 거야?”“당연히 있죠.”나청현은 원래 계획대로 말을 이어 나가기 시작했다“사실 우리 사이에 화해할 수 없는 갈등은 없습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윤도훈을 상대로 이러한 일을 꾸민 것도 단지 그가 하찮은 사람의 다리를 부러뜨렸기 때문이 아닙니까?”“하찮은 사람이요?”소태석은 눈쌀을 찌푸리면서 물었다.“네. 당신들 같은 고수로서는 그 사람이 대수롭지 않은 사람이겠죠. 이번에 오신 목적도 이 신비한 유적지를 타깃으로 온 것이라고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 유적지에는 어떤 위기가 존재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사소한 모순을 잠시 내려놓고 일단은 함께 저 유적지부터 파고는 게 어떻습니까? 알 수 없는 위험에 직면했을 때, 사람이 많으면 힘이 세다는 이치를 다들 알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나청현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그 말이 떨어지자 소태석과 윤민기 등의 얼굴에는 흥미가 가득해지기 시작했다.“허허, 코브라 조직도 죽이고 우리 보검 삼촌까지 잡아 놓고 나서 합작? 그럴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다들 무슨 실력인데?”윤민기는 코를 훌쩍이며 사악하고 경멸하듯이 물었다.그 말을 듣고서 나청현은 눈살을 찌푸리더니 한참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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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0화

다섯 명 모두 금단 강자라는 말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 건 사실이다.만약 합작이 성사되지 않으면 이대로 싸운다고 하더라도 이길 수 없을지도 모른다.백아름만 금단 강자라고 알고 있는 나청현은 일 대 오로 싸울 자신이 없었다.그렇게 생각하면서 나청현은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난 뒤 고개를 끄덕였다.“좋습니다! 70% 약속드리겠습니다!”“그럼, 인질 교환부터 할까요?”“민기야.”소태석은 말하면서 윤민기에게 눈짓을 했다.윤민기는 윤도훈을 다시 차갑게 쏘아보았고 마침내 이진희의 쇠사슬을 풀어주었다.“가. 천천히.”이진희를 향해 차가운 목소리로 소태석이 말했다.한편, 윤도훈은 눈빛이 몇 번 일렁이더니 마찬가지로 윤보검을 풀어주었다.“가봐.”그 말을 듣고 윤보검은 기뻐하면서 발걸음을 옮겼다.양측의 인질 두 명이 같은 속도의 발걸음으로 천천히 각자의 편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그 순간 모든 사람들의 신경이 곤두서고 말았다.이번 인질 교환은 쌍방이 합작하고자 하는 진정성을 대표하기도 했다.약 10초 뒤 이진희와 윤보검은 서로 엇갈리면서 지나갔다.바로 그때 두 사람이 동시에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쏴-그 자리에 서 있던 윤도훈은 예고도 없이 잔영으로 변해 이진희를 향해 돌진했다.한편, 흉악한 얼굴을 한 중년 부인도 전속력으로 윤보검을 향해 달려갔다.순간 윤도훈은 자신이 낼 수 있는 스피드를 최대한으로 끌어 올렸다.몸에는 심지어 한 줄기 푸른 전깃불까지 번쩍이고 있었으니 말이다.체내의 뇌 속성 원소가 폭발하여 윤도훈을 번개로 변해버린 것이었다.그 중년 부인보다 적어도 30%는 속도가 빨랐을 것이다.“도훈 씨...”이진희는 눈앞이 아른거리는 느낌만 들었고 따스한 큰 손이 손목을 꼭 잡는 것이 느껴졌다.순간 조마조마했던 마음이 한순간에 편안해지는 것만 같았다.이윽고 윤도훈에 대한 미안함이 가득했다.그러나 이때 윤도훈은 이진희에게 뭐라고 말할 시간이 없었다.이진희의 손목을 잡은 후, 갑자기 부드러운 힘으로 이진희를 나청현과 백아름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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