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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6화

장씨 성의 전관은 이들의 서술에서 몇 가지 주목할 만한 점을 포착하고 연결해 몇 가지 단서를 어렴풋이 짐작해 냈다.

첫째, 이전에 결계가 약해졌을 때는 바로 이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죽었을 때였다.

코브라 조직이 레바도르 무장세력으로부터 이 유적지 입구의 통제권을 빼앗았든, 상대방이 와서 반격했든 간에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었다.

둘째, 이 유적지 입구를 지키는 병사들은 그동안 이상한 음풍을 자주 느꼈었다.

상대적으로 밀폐된 동굴이라 바람이 일 곳이 없는데도 말이다.

“설마, 이 유적지의 입구 결계는 음혼을 흡수해야 점점 약해지고 열리게 된다는 뜻입니까?”

그 전관은 중얼거리며 자신의 추측을 말했다.

나청현은 그 말을 듣고서 눈썹을 치켜올렸다.

“네? 자세히 설명해 보시죠.”

이윽고 전관은 두 가지 주목할 점과 자신의 추측과 분석을 말했다.

그가 보기에 이 결계가 며칠 전에 계속 약해진 이유는 이곳에 많은 사람들이 죽었고 죽은 사람들이 음혼이 되어 이 결계 속으로 흡수되었기 때문이다.

요 며칠간 이곳에서 전투가 벌어지지 않았고 음혼이 모두 흡수되었기 때문에 결계는 변하지 않았던 것이다.

설명을 듣고 난 후,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의아해하는 기색을 보였다.

“그 말대로라면 계속 사람이 죽어야 결계가 열린다는 말입니까?”

조상승은 인상을 찌푸리며 물었다.

“저도 추측일 뿐입니다.”

그런데 이때 나청현의 안색은 한동안 변화무쌍하더니 낮에 일어난 일을 떠올리게 되었다.

레바도르의 보금자리에 살아남은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다는 것.

시체가 여기저기 널리 널려있다는 것.

‘설마...’

다음 날 오전, 낯선 번호로 온 전화를 받고서 밤새 한숨도 자지 못한 윤도훈은 정신이 번쩍 뜨고 말았다.

윤도훈을 계속 빤히 쳐다보던 백아름은 긴장해하는 윤도훈의 모습을 그대로 보고 있었다.

“여보세요?”

윤도훈은 바로 전화를 받고서 무거운 소리로 물었다.

“헤헤, 많이 기다렸지?”

전화기 너머에서 윤민기의 괴상 야릇한 소리가 들려왔다.

코를 훌쩍이는 소리까지 함께 말이다.

“도착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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