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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5화

나청현의 제안을 듣고서 윤도훈은 겉으로는 내색을 하지 않았지만 속으로는 입꼬리를 치켜올렸다.

은둔 윤씨 가문과 자기 사이에 원한이 어느 정도일지 나청현은 모를 것이니 말이다.

부모를 죽인 원수는 하늘에 사무치는 것이므로 절대 용서할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윤도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눈살을 찌푸리며 듣고 있었다.

나청현이 모르는 일이니 굳이 말할 필요도 없었다.

물론 나청현 뿐만 아니라 윤민기 역시 그 깊은 원한을 모르고 있다.

“도훈 씨,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나청현은 한참을 말하고 난 뒤 윤도훈의 눈치를 살피며 물었다.

윤도훈은 그를 한 번 쳐다보고는 속으로 한참이나 생각하더니 결국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한 번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제 아내와 아이만 무사하게 돌려준다면 별다른 의견 없습니다.”

어찌 됐든 일단 이진희와 율이 부터 무사하게 데리고 와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물론 윤도훈은 속으로는 윤민기를 놓아줄 생각이 전혀 없었다.

윤민기가 사골 장로의 증손자라는 것을 알게 된 후, 자기 손으로 윤민기를 죽이겠다는 결심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사골 장로에게도 가족을 잃게 되는 아픔이 어떠한 지 제대로 느끼게 하고 싶었다.

그날 밤.

“이 유적지 입구는 어떻게 됐습니까?”

나청현은 진석진 일행을 데리고 동굴 안으로 들어와 이곳을 지키는 전관을 향해 물었다.

윤도훈은 따라서 오지 않았다.

솔직히 말해서 그는 지금 이 유적지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

머릿속에는 온통 이진희와 율이의 안위뿐이었다.

이진희의 핸드폰으로 다시 전화를 걸어보았지만, 받는 사람이 없었다.

윤민기가 이진희의 핸드폰을 망가뜨렸는지 아니면 오고 있는 중이었는지 전화를 받지않고 있었다.

여하튼 연락이 되지 않으니 윤도훈은 점점 더 불안하기만 했다.

그리고 백아름은 또다시 고개를 골려 윤도훈만 주시하고 있다.

“나 장관님, 이 입구의 결계 강도는 그 뒤로 더는 변화가 없었습니다.

입구를 지키고 있던 전관이 나청현에게 보고했다.

“그래?”

나청현은 그 말을 듣고서 눈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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