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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1화

윤도훈이 어마어마한 세력을 등에 업고 있음을 고태형은 확신했다.어쩌면 상고 윤씨 가문보다 더더욱 강한 세력일 지도 모른다면서.고향기와 윤도훈이 혼인 관계를 맺게 된다면 이는 고씨 가문에게 있어서 더할 나위없이 좋은 일이다.마침 ‘데일 사위’가 좋다는 윤도훈의 말을 듣고 고태형은 그러한 생각이 더욱 깊어졌다.고향기와 윤도훈을 한 쌍으로 맺으려는 것.도운시에서 고씨 가문은 상류 계층에 속하지만, 고대 무림 세가에서는 바닥이나 바름없다.이대로 변함없이 쭉 가게 된다면 고대 무림 연합회에서 쫓겨날지도 모른다.이는 배일에 싸인 윤도훈의 배후 세력에 고민기와 고태형이 혹 간 이유이기도 하다.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고향기는 표정이 잔뜩 상기되었다.윤도훈 역시 식은땀을 흘리더니 곧 정색하며 또박또박 운을 떼기 시작했다.“뭔가 잘못 생각하고 계신 것 같은데, 이씨 가문의 데릴사위로 들어간 이유는 오직 ‘진희’ 하나 만을 위해서예요. 저에게 있어서 고씨 가문도 이씨 가문도 다 똑같거든요. 진희를 좋아해서 데릴사위로 들어간 것이지 그로 인해 무엇인가 얻으려고 들어간 것이 아니에요. 하물며 저와 고향기 씨는 완전히 초면인데, 외람되지만 좀 실수하신 것 같네요.” ‘송장헌인줄... 왜 다 나랑 결혼했으면 하는 거지?’‘이 놈의 매력이 문제야.’진지하기 그지없는 윤도훈의 말에 고민기와 고태형은 멋쩍기 그지없어 어안이 벙벙해졌다.어느 한 재벌 2세가 그랬듯이, 그는 친구를 사귐에 있어서 상대가 자기보다 돈이 많은지 아닌지 따지지 않는다고 했다.왜냐하면 아무리 많아 봤자 자기만큼 없을 테니.윤도훈도 이와 같은 상황이라고 보면 된다.자신만으로도 그 역량이 충분하니 굳이 다른 가문에 의지할 필요가 없다.그 말인즉슨, 고씨 가문이 이씨 가문보다 대단하다고 한들 윤도훈에게 똑같다는 것이다.“그렇게 생각하셨다면 사과드릴게요. 향기랑 나이도 비슷해 보이는데, 친구는 할 수 있지 않을까요?”고민기는 헛기침을 하며 어색한 분위기를 조금이나마 풀려고 했다.“당연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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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2화

고향기의 말에 고민기를 비롯한 모든 이들이 윤도훈을 바라보며 멋쩍어했다.“고향기! 그렇게 함부로 말하면 못 쓴다!”엄격한 모습으로 고태형은 고향기를 단단히 꾸짖었다.고민기 역시 분위기를 파악하고 나서 윤도훈에게 사과하느라 바빴다.“죄송합니다. 하도 집에서 오냐오냐 키워서 딸아이가 좀 버릇이 없어요. 하지만 절대 그런 뜻이 아니니 마음에 두지 마세요.”“괜찮아요. 그게 뭐든 상관없거든요.”윤도훈은 개의치 않아 하며 손을 흔들었다.잠잠해지는 것 같자, 고향기는 피식 웃더니 불난 집에 부채질했다.“틀린 말한 거 아닌데요. 제가 뭐 잘못 얘기했어요? 할아버지, 아버지, 겨우 생각해내셨다는 게 이 사람한테 시집보내는 거였어요? 집안 세력만 믿고 부귀영화를 누리는 도련님한테 시집가고 싶은 생각 전혀 없거든요. 좋은 수련 조건을 가지고 있음에도 겨우 초급 중기 밖에 안 되는 남자? 저 그럴 생각 없어요. 물론 그런 사람은 제 서방님이 될 자격도 못 되고요. 제가 원하는 서방님은 그 어떠한 세력과 배경이 없어도 자신만의 힘으로 길을 개척해 나가는 사람이에요. 집안에만 의지한 채 홀로 밖에 나서면 바보처럼 맞고 다니는 그런 사람 말고요.”“고향기, 당장 입 다물어!”얼굴이 한껏 어두워진 고민기는 결국 고향기에게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고태형 역시 테이블을 ‘탁’치면서 소리쳤다.“고향기, 그만 가봐.”이때 율이는 입을 삐죽거리며 잔뜩 화난 모습으로 반박했다.“아니에요! 우리 아빠 바보 아니에요!”흥분한 그들과 달리 윤도훈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웃기만 했다.“고향기 씨, 왜 이렇게까지 흥분하시는 거죠? 말도 너무 날카롭게 하시고 말이에요. 제가 뭐 어쩌자고 한 것도 아닌데, 거참 억울하네요.”“고향기, 당장 사과드려! 그리고 네가 뭘 잘못했는지 곰곰이 반성해.”고민기가 차가운 목소리로 단호하게 말했다.그들에게 있어서 윤도훈의 배경은 고씨 가문보다 훨씬 더 강하다.그러므로 무조건 윤도훈에게 머리를 조아려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고향기가 행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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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3화

경멸하는 고향기의 말에 윤도훈은 하릴없어 체념했다.자리에서 율이를 들어 올리더니 율이를 사이에 두고 고향기와 안전거리를 두었다.더는 고향기를 상대하고 싶지 않아 바로 고개를 돌려 고민기에게 물었다.“외람되지만 고씨 가문의 영옥과 같은 수련 자원을 어디서 구했는지 알려 주실 수 있을까요?”“알려주시기 힘드시다며 대답하지 않아도 돼요.”궁금하기도 하고 의혹이 들기도 하여 묻고 있는 것이다.고씨 가문의 상황을 보아하니 영석, 광맥과 같은 자원은 물론이고 천재지보를 심거나 키우고 있는 것 같지도 않았다.그럼, 과연 어디서 수련 자원을 얻고 있는지 무척이나 알고 싶었다.더는 자기를 상대하지 않는 윤도훈을 보고서 고향기는 이를 악물었다.순간 달갑지 않은 기색이 스쳐 지나가면서 지금껏 받아 보지 못한 홀대가 낯설기만 했다.윤도훈의 질문에 고민기는 웃으며 덤덤하게 대답했다.“얼마든지 알려드릴 수 있습니다. 저희 측 수련 자원은 고대 무림 연합회에서 얻은 것입니다.”이윽고 고민기는 고대 무림 연합회에 대해서 운을 떼기 시작했다.고대 무림 연합회는 은둔 가문의 세력으로 구축된 것으로 고씨 가문과 같은 일반적인 고대 무림 세가를 위해 자원을 제공해 주는 플랫폼이다.자원을 제공해 줌으로써 그들이 성장하게끔 지지해 주는 것이다.고대 무림 연합회에 들어가게 되면 고씨 가문과 같은 가문은 매면 연합회에서 수련 자원을 얻을 수 있다.“물론 모든 고대 무림 세가가 연합회에 들어갈 수 있는 건 아니에요. 매년 자격 체크 시합이 있는데, 연합회에 들어온 가문에서는 30세 이하의 젊은이를 대표로 내세워요. 젊은이들이 싸우고 겨루면서 연합회에 계속 남아도 되는지 시합하는 거죠. 시합에서 지게 되는 이가 있다면 그 가문 역시 연합회에서 제거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거고요.”한참을 말하다가 고민기는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고태형 역시 걱정한 기색이 역력했다.함께하고 있는 고씨 가문의 여러 장로, 그리고 고향기 역시 엄숙하기 그지없는 모습을 드러냈다.“아버지, 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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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4화

입에 침이 마르도록 지금껏 말한 이유는 단 하나다.윤도훈이 고씨 가문을 대표해서 시합에 참석했으면 하는 것.그들이 보기엔 윤도훈은 스스로 강력한 배경을 지니고 있으나 홀로 밖으로 나와 수련하고 있기에 산수의 신분으로 참석할 것 같지 않았다.은둔 가문의 제자로 받아들여진다는 것에 대해서도 윤도훈이 별 다른 감흥을 느끼지 않으리라 확신했다.그리고 지금 윤도훈의 답을 들어보니 과연 그러했다.어린 나이에 초급 중기에 이른 것을 보아 타고난 재질이 고향기보다는 못하겠지만, 그 나이치고는 걸출한 성과다.만약 고씨 가문의 명의로 참석한다면 아마 이번 테스트를 넘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향기와 함께 손잡고 테스트를 본다면 고씨 가문의 자격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하지만 고민기의 질문에 윤도훈은 웃기만 하고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그런 그의 반응에 고민기는 한참 침묵하더니 이를 악물었다.이윽고 그는 윤도훈을 향해 손가락 세 개를 내밀며 말했다.“30%! 만약 우리 가문을 대표하여 시합에 참석하신다면 수련 자원을 받는 대로 30% 드리겠습니다. 제가 이렇게 말하면 좀 솔깃하실까요?”“그러실래요?”윤도훈은 마침내 구미가 당기는 듯 의미심장하게 고민기를 바라보았다.그러나 이때 고향기가 언짢아하며 말을 끊어버렸다.“왜 30%나 주신다는 거예요? 저 사람이 간다고 한들 달라지는 없어요. 게다가 무슨 귀패문인가 하는 고수 손에 크게 다쳤다면서요. 한번 겨뤄보자고 했었을 때도 그럴 용기조차 없다고 한 사람이라고요. 시합 참석 인원도 제한되어 있는데, 이건 낭비나 다름없는 선택이라고요. 아버지!”윤도훈에 대해 무척이나 언짢은 고향기이다.능력 하나 없이 집안 배경만 믿고 강한 척하지만 실은 위험한 상황에서 쥐처럼 이리저리 피해 다니는 인간으로 보고 있다.“고향기, 그 입 좀 다물지 못해!”고태형은 옛 가주의 위엄을 내세우며 고향기를 향해 소리를 질렀다.이윽고 표정이 180도로 변하면서 윤도훈을 향해 미소를 머금은 채 머뭇거리며 입을 열었다.“저희 측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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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5화

“절대 방심해서는 안 돼요.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로 저희 측 경비 구역으로 오시죠. 그게 안전할 것 같아요. 히드 조직이든 영도문이든 아무리 막 나간다고 한들 경비 구역에서 어찌할 것 같지 않거든요.”그 말을 듣고서야 윤도훈은 마침내 눈살을 찌푸리며 덤덤한 모습을 잃어갔다.‘히든 조직에 영도문까지?’단결 고수를 이겨 버린 윤도훈은 그들이 자기에게 복수하는 건 전혀 두렵지 않았다.염려하고 있는 건 주위 사람들이다. 행여나 주위 사람들이 다칠까 봐.그렇다고 하여 24시간 동안 율이 또는 이진희 곁을 지켜줄 수도 없는 노릇이다.게다가 히든 조직이든 영도문 고수든 대체 언제 어떻게 나타날지도 모른다.한참을 사색하더니 윤도훈은 무현진에게 무거운 목소리로 대답했다.“마음만 받을게요. 다른 방법이 있을 것 같아요.”무현진과 전화를 끊고 나서 윤도훈은 이원에게 전화를 걸었다.히든 조직과 영도문에서 킬러를 보냈다는 정보를 듣게 되었지만, 윤도훈은 아직 그들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른다.‘난 밝은 곳에 그리고 적은 어두운 곳에 있구나.’윤도훈은 정보를 흘려 킬러들을 밝은 곳으로 끌어낼 생각이다.그와 동시에 자기를 미끼로 삼아 ‘시한폭탄’을 도운시에서 멀리할 예정이다.“처남, 내가 수도권으로 갔다고 소식 좀 흘려 줘. 허씨 가문 그리고 현씨 가문한테 복수하러 갔다고.”갑작스러운 부탁에 이원은 놀라워 마지 못했다.“그게 갑자기 무슨 말이에요? 매형, 정말로 복수하러 가는 건 아니죠?”“그건 일단 신경 쓰지 말고 소식 빨리 흘려 줘.””알았어요.”이원은 한참을 머뭇거렸지만 더 이상 묻지 않았다....같은 날 오후, 이원의 입을 통해 정보가 사방팔방으로 흘러 나가기 시작했다.처자식이 하마터면 죽을 뻔하여 화가 치밀어 오른 윤도훈이 수도권으로 복수하러 갔다고.허씨 가문과 현씨 가문을 상대로 칼을 갈고 있다고.소식을 들은 이들은 윤도훈이 너무 건방지다는 생각이 들었다.‘허씨 가문, 현씨 가문을 죽여?’수도권 사대 가문의 양대 가문으로 그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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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6화

진철의 말을 듣고 난 뒤 허씨 가문 사람들은 저마다 놀라워 마지 못했다.도저히 믿어지지 않는다는 모습으로 진철을 바라보며 어안이 벙벙해졌다.“할아버지, 농담하시는 거 아니죠? 윤도훈 하나로 우리 가문에 피바람이 분다고요?”허씨 가문의 3대 핵심 자제가 화가 잔뜩 얼굴로 물었다.“그게 말이에요! 아무리 실력이 대단하다고 해도 그 정도로 미치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게다가 승재도 이미 도망갔겠다 뭘 어찌한다는 건데요?”허승재의 어머니인 배정옥이 이를 갈며 물었다.잇따라 날아오는 질문에 진철은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우리가 먼저 성의를 보여야 한다. 아니면 화가 난 윤도훈이 무슨 짓을 할지 몰라. 너희들이 모를 수도 있는데 윤도훈 그자한테는 염하용패가 있어. 염하용패가 무엇인지 다들 알 것 아니냐. 무한한 반격 권리를 가지고 있다는 거. 일단 윤도훈을 비롯한 그의 가족을 건들 시에는 설령 윤도훈이 그 사람들을 죽인다고 하더라도 그에 대한 죗값을 치르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야. 이제 알겠느냐? 우리 가문에서 정권 그리고 군사에서 모든 힘을 동원한다고 해도 규칙대로 라면 절대 윤도훈을 법정에 세울 수 없어.”그 말은 들은 이들의 얼굴에는 의아한 기색이 역력했다.“하지만 우리 가문에도 고수가 많잖아요. 지연이도 인제 종사 경지를 돌파했고요.”어떤 이가 달갑지 않아 하며 말했다.“윤도훈 혼자서 여기에 있는 모든 고수를 죽일 수 있어요. 저도 물론 포함되어 있고요.”이때 지연이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삽시간에 분위기는 더없이 침울해졌고 다들 얼굴이 더할 나위 없이 보기 흉했다.한참 지나서 진철이 무거운 소리로 입을 열었다.“대외로 즉시 공고를 내거라. 허씨 가문에서 허승재를 내쫓았다고. 그리고 승재가 그동안 했던 모든 위법행위를 정리해서 수도원 경찰서로 보내거라.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로 승재에게 수배령이 떨어지게끔.”갑작스러운 말에 허안강과 배정옥은 순간 사색이 되어버렸다.“아버님! 꼭 이렇게까지 하셔야 하는 겁니까?”배정옥이 처량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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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7화

주선미는 부모님 주정은과 조미란을 집으로 초대했다.한 가족이 식탁을 둘러싸고 앉아 축배를 기울이고 있다.“아빠, 엄마, 자, 우리 한잔해요. 윤도훈 그놈이 드디어 끝장난 것을 위하여!”주선미가 먼저 술잔을 높이 들었다.어젯밤, 온 도시가 떠들썩했으니 도운시 시민이라면 모르는 이가 없다.주선미 일가족 역시 귀대성이 윤도훈에게 복수하려고 찾아온 것을 알고 있다.다만 윤도훈이 마지막 몇 분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보지 못했다.그 뒤로 있었던 일에 대해 무현진과 하서준이 소식을 막아버렸기에 일반 시민은 후속을 모른다.하지만 주선미에게 있어서 윤도훈은 무조건 끝장난 것이기에 축배를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하물며 윤병우에게 들은 바가 있기에 더더욱 확신이 들었다.윤도훈이 귀대성에게 맞아 폐인이 되었다는 것.당연히 죽었겠다고 생각하고 있다.“그래. 윤도훈 그놈 내가 언젠가 그렇게 될 줄 알았어! 걔 아니었으면 우리 딸 이미 좋은 남자 찾아서 시집갔을 건데.”술잔을 깨끗하게 비우며 주정은 발개진 얼굴로 말했다.조미란도 차갑게 웃으며 맞장구를 쳤다.“맞아! 양심 없는 놈, 주제 파악 못 하는 놈, 우리 딸이 기회를 준다는 데도 소중히 여기지도 않고 말이야. 그놈 아니었으면 우리 선미랑 유현이가 헤어질 일도 없었을 건데.”“선미야, 아빠 친구가 목재 공장을 운영하는데, 그 집 아들이 이혼한 지 얼마 안 된다고 그랬어. 한번 만나볼래?”주정은이 먼저 물었고 이에 뒤질셍라 조미란도 소개하기 시작했다.“엄마 친구 조카도 아직 총각이야. 젊고 돈도 많아. 나중에 엄마랑 그 집으로 놀러 가자. 이게 다 윤도훈 그놈 때문이야. 네가 윤도훈 전처라는 말을 듣고 도운시에서 좀 잘 나가는 사람들이 감히 다가오지도 못했잖아. 윤도훈 그놈한테 쩔쩔매느라. 근데 인제 다 끝났어. 어차피 이미 죽었으니, 말이야. 우리 딸, 이제 당당하게 재벌로 시집가도 되겠네? 하하하...”윤도훈이 ‘살아’있을 때, 주정은과 조미란은 주선미와 함께 어떻게든 윤도훈을 다시 찾아오려고 온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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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8화

“윤도훈?”두 눈이 휘둥그레진 주선미, 그녀는 지금 집안에 갑자기 나타난 사람을 보고 비명을 질렀다.주정은과 조미란 역시 귀신을 본 듯 섬뜩한 표정을 지었다.“너... 넌...”“저 이미 죽었죠? 그렇죠?”윤도훈의 얼굴에 사악한 웃음이 떠올랐다.이윽고 그는 음산한 말투로 속삭인다.“그래서 악귀로 변해서 찾아온 거잖아요. 당신네 딸 목숨 가지러!”반짝이는 두 눈에 삼엄한 살기, 철저한 실망과 그리고 한심이 가득한 채로 한사코 주선미를 노려보았다.주선미는 그 눈빛에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윤... 윤도훈, 너 뭐 하자는 거야! 내가 널 죽인 것도 아니잖아! 널 죽인 사람한테 찾아가서 복수해! 왜 아무런 죄도 없는 나한테 이러는 건데! 나랑 상관없다고!”“그래, 도훈아! 네가 찾아가야 하는 사람은 우리 선미가 아니야. 왜 우릴 찾아와서 이러는 건데!”주정은은 얼굴을 부들부들 떨며 물었다.놀라서 얼굴이 창백해진 조미란은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그들은 정말로 눈앞에 있는 윤도훈이 구신인 줄 안다.얼굴에 흉악한 미소를 지으며 윤도훈은 주선미를 노려보며 이를 갈았다.“맞아. 넌 날 죽이려고 하지 않았어. 근데 넌 네 딸을 죽이려고 그랬어! 주선미, 네가 그러고도 엄마야?”말하면서 윤도훈은 번쩍 날아오르더니 주선미의 목을 졸라 공중으로 들어 올렸다.“크크... 크크...”주선미는 두 다리를 마구 걷어차며 숨이 턱턱 막혀 와 눈을 부라렸다.“나... 일부러 그런 거 아니야! 연... 연기인 줄 알았다고! 윤도훈, 제발 좀 살려줘! 제발 죽이지만 마! 내가 잘못했어... 다시는 그러지 않을게...”주정은과 조미란은 눈이 마주치자, 온몸을 부들부들 떨더니 풀썩 윤도훈 앞에 무릎을 꿇었다.“도훈아, 선미도 그냥 순간 이성을 잃은 거였어. 어떻게 엄마가 딸을 죽일 수 있겠어.”“너... 사람 해치면 안 돼! 아니면 환생할 수 없을 거야.”그 말에 윤도훈은 입가에 헛웃음이 일었다.“허허허... 정말로 내가 죽기를 바라고 있었네요? 근데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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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9화

‘맞아! 아직 날 마음에 두고 있는 게 분명해!’‘이 상황에서도 날 죽이지 못하고 있잖아.’“꺼져! 앞으로 다시는 도운시에 나타나지 마!”윤도훈은 주선미를 노려보며 한 글자씩 뱉었다.“다시는 내 앞에 얼씬거리지 마! 율이 앞에도 다시는! 내 눈에 띄게 되는 그날이 네 제삿날이 될 테니!”말을 마치고 윤도훈은 크게 콧방귀를 뀌었다.순간 공포스러운 기운이 갑자기 그의 몸을 뚫고 나와 사방팔방으로 가득 퍼졌다.펑펑펑-우렁찬 소리와 함께 무수한 가전제품 그리고 가구들이 그 기운에 의해 가루가 되어 버렸다.주선미 일가족은 윤도훈의 무서운 기세를 느끼고 숨이 멈추는 것만 같았다.“그렇게 할게! 당장 도운시에서 떠날게!”또 화날세라 주정은은 얼른 대답했다.조미란 역시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지금 당장 떠날게. 내일이면 도운시에 우리 없을거야.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테니 제발 흥분 하지마.”윤도훈은 지금 차가운 눈빛으로 주선미를 바라보고 있을 뿐.주선미의 입에서 자기가 원하는 대답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다.주선미의 눈빛에는 불쾌감과 원한이 스쳐 지나갔다. 하지만 윤도훈의 불안정한 정서와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살기에 살이 떨려 쉽게도발할 수 없었다.“알았어... 떠날게... 율이 볼 면목도 인제 없어.”“걱정하지 마.”주선미는 입술을 깨물고 불쌍한 기색을 드러냈다.비할 데 없이 혐오스럽게 주선미를 노려보고서 윤도훈은 창문을 깨고 나섰다.“휴.”떠나는 윤도훈의 모습을 확인하고 나서야 주정은과 조미란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아수라장이 된 집안에 여기저기 파편이 널려 있는 걸 보고 두려움이 밀려왔다.주선미는 바닥에 주저앉아 이를 갈았다.“윤도훈, 어디 한 번 두고 봐!”...다음 날 오전.윤도훈은 율이와 이진희를 위해 업그레이드된 ‘진살부’를 여러 개 준비해 주고 나서야 직접 차를 몰고 길을 떠났다.그의 목적지는 수도원 강양시이다.지금의 윤도훈은 일격의 힘으로 결단 강자를 위협할 수 있다.만약 누군가가 이진희와 율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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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0화

수도권 강양시 공항.공항 안에서 영도국 사람으로 보이는 이들이 걸어 나왔다. 평범한 관광객처럼.앞장선 한 남자는 마흔 살 안팎으로 보인다.포니테일을 땋고 점잖고 예의 바르게 보이며 웃음까지 띠고 있다.다만 눈 밑 깊은 곳에 가끔 찾아볼 수 없는 음산한 기운이 스쳐 지나가곤 한다.공항을 떠나 차에 오른 뒤 이들은 도운시로 가려고 했지만 소식을 접하게 된다.“사모 타구야, 야마다 타로를 죽인 놈이 곧 수도권으로 온다고요?”“거참, 잘됐네요. 빌어먹을 염하국 놈 저승으로 보내달라고 신이 돕고 있는 것 같네요.” 미야모토가 험상궂은 모습으로 말했다.다른 한쪽에서는 포드 랩터 픽업 한 대가 도운시로 막 진입하다가 역시 잠깐 멈춰 서더니 강양시를 향해 계속 달려갔다.차 안에 남자와 여자, 두 명의 백인이 앉아 있다.남자는 몸매가 호리호리하고 시종일관 매혹적인 웃음을 띠고 있다.그리고 여자가 운전을 하고 있는데 마치 확대판의 바비 인형처럼 예쁘게 생겼다.이 두 사람은 바로 히드 조직이 이번에 윤도훈을 암살하려고 파견한 루시퍼와 레드 퀸이다.그 중 루시퍼는 국제 다크 세계 사신 랭킹 1위이고 레드 퀸은 4위이다.둘 다 다크 세계에 있었고 간담이 서늘한 존재였으며 단 한 번도 미션에 실패한 적이 없다.무릇 그들이 노리는 목표는 절대 살아남을 리가 없을 정도로.이로써 이번 히드 조직이 윤도훈을 죽여 흑단테와 하데스의 복수를 이루겠다는 그 결심을 알 수 있다.“자기야, 윤도훈 하나를 죽이는데 우리 둘이나 보내고 이건 좀 너무 오버 아니야? 레드 퀸이 차를 몰면서 거들떠보지도 않고 말했다.루시퍼는 타로를 가지고 놀며 사악한 미소와 더불어 차가운 기운을 떠올렸다.“흑단테와 하데스, 그리고 영도의 고수 두 명까지 해치운 사람이다. 그만큼 실력이 있다는 소리니 너무 얕보지 말자.”그 말에 레그 퀸은 간드러지게 웃었다.“아무리 대단해 보았자, 자기보다 대단하겠어? 자기는 무려 신적 경지 강자인데.”“염하국이 무슨 해외 고용병이나 킬러들의 금지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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