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선미는 부모님 주정은과 조미란을 집으로 초대했다.한 가족이 식탁을 둘러싸고 앉아 축배를 기울이고 있다.“아빠, 엄마, 자, 우리 한잔해요. 윤도훈 그놈이 드디어 끝장난 것을 위하여!”주선미가 먼저 술잔을 높이 들었다.어젯밤, 온 도시가 떠들썩했으니 도운시 시민이라면 모르는 이가 없다.주선미 일가족 역시 귀대성이 윤도훈에게 복수하려고 찾아온 것을 알고 있다.다만 윤도훈이 마지막 몇 분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보지 못했다.그 뒤로 있었던 일에 대해 무현진과 하서준이 소식을 막아버렸기에 일반 시민은 후속을 모른다.하지만 주선미에게 있어서 윤도훈은 무조건 끝장난 것이기에 축배를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하물며 윤병우에게 들은 바가 있기에 더더욱 확신이 들었다.윤도훈이 귀대성에게 맞아 폐인이 되었다는 것.당연히 죽었겠다고 생각하고 있다.“그래. 윤도훈 그놈 내가 언젠가 그렇게 될 줄 알았어! 걔 아니었으면 우리 딸 이미 좋은 남자 찾아서 시집갔을 건데.”술잔을 깨끗하게 비우며 주정은 발개진 얼굴로 말했다.조미란도 차갑게 웃으며 맞장구를 쳤다.“맞아! 양심 없는 놈, 주제 파악 못 하는 놈, 우리 딸이 기회를 준다는 데도 소중히 여기지도 않고 말이야. 그놈 아니었으면 우리 선미랑 유현이가 헤어질 일도 없었을 건데.”“선미야, 아빠 친구가 목재 공장을 운영하는데, 그 집 아들이 이혼한 지 얼마 안 된다고 그랬어. 한번 만나볼래?”주정은이 먼저 물었고 이에 뒤질셍라 조미란도 소개하기 시작했다.“엄마 친구 조카도 아직 총각이야. 젊고 돈도 많아. 나중에 엄마랑 그 집으로 놀러 가자. 이게 다 윤도훈 그놈 때문이야. 네가 윤도훈 전처라는 말을 듣고 도운시에서 좀 잘 나가는 사람들이 감히 다가오지도 못했잖아. 윤도훈 그놈한테 쩔쩔매느라. 근데 인제 다 끝났어. 어차피 이미 죽었으니, 말이야. 우리 딸, 이제 당당하게 재벌로 시집가도 되겠네? 하하하...”윤도훈이 ‘살아’있을 때, 주정은과 조미란은 주선미와 함께 어떻게든 윤도훈을 다시 찾아오려고 온갖
“윤도훈?”두 눈이 휘둥그레진 주선미, 그녀는 지금 집안에 갑자기 나타난 사람을 보고 비명을 질렀다.주정은과 조미란 역시 귀신을 본 듯 섬뜩한 표정을 지었다.“너... 넌...”“저 이미 죽었죠? 그렇죠?”윤도훈의 얼굴에 사악한 웃음이 떠올랐다.이윽고 그는 음산한 말투로 속삭인다.“그래서 악귀로 변해서 찾아온 거잖아요. 당신네 딸 목숨 가지러!”반짝이는 두 눈에 삼엄한 살기, 철저한 실망과 그리고 한심이 가득한 채로 한사코 주선미를 노려보았다.주선미는 그 눈빛에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윤... 윤도훈, 너 뭐 하자는 거야! 내가 널 죽인 것도 아니잖아! 널 죽인 사람한테 찾아가서 복수해! 왜 아무런 죄도 없는 나한테 이러는 건데! 나랑 상관없다고!”“그래, 도훈아! 네가 찾아가야 하는 사람은 우리 선미가 아니야. 왜 우릴 찾아와서 이러는 건데!”주정은은 얼굴을 부들부들 떨며 물었다.놀라서 얼굴이 창백해진 조미란은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그들은 정말로 눈앞에 있는 윤도훈이 구신인 줄 안다.얼굴에 흉악한 미소를 지으며 윤도훈은 주선미를 노려보며 이를 갈았다.“맞아. 넌 날 죽이려고 하지 않았어. 근데 넌 네 딸을 죽이려고 그랬어! 주선미, 네가 그러고도 엄마야?”말하면서 윤도훈은 번쩍 날아오르더니 주선미의 목을 졸라 공중으로 들어 올렸다.“크크... 크크...”주선미는 두 다리를 마구 걷어차며 숨이 턱턱 막혀 와 눈을 부라렸다.“나... 일부러 그런 거 아니야! 연... 연기인 줄 알았다고! 윤도훈, 제발 좀 살려줘! 제발 죽이지만 마! 내가 잘못했어... 다시는 그러지 않을게...”주정은과 조미란은 눈이 마주치자, 온몸을 부들부들 떨더니 풀썩 윤도훈 앞에 무릎을 꿇었다.“도훈아, 선미도 그냥 순간 이성을 잃은 거였어. 어떻게 엄마가 딸을 죽일 수 있겠어.”“너... 사람 해치면 안 돼! 아니면 환생할 수 없을 거야.”그 말에 윤도훈은 입가에 헛웃음이 일었다.“허허허... 정말로 내가 죽기를 바라고 있었네요? 근데 나도
‘맞아! 아직 날 마음에 두고 있는 게 분명해!’‘이 상황에서도 날 죽이지 못하고 있잖아.’“꺼져! 앞으로 다시는 도운시에 나타나지 마!”윤도훈은 주선미를 노려보며 한 글자씩 뱉었다.“다시는 내 앞에 얼씬거리지 마! 율이 앞에도 다시는! 내 눈에 띄게 되는 그날이 네 제삿날이 될 테니!”말을 마치고 윤도훈은 크게 콧방귀를 뀌었다.순간 공포스러운 기운이 갑자기 그의 몸을 뚫고 나와 사방팔방으로 가득 퍼졌다.펑펑펑-우렁찬 소리와 함께 무수한 가전제품 그리고 가구들이 그 기운에 의해 가루가 되어 버렸다.주선미 일가족은 윤도훈의 무서운 기세를 느끼고 숨이 멈추는 것만 같았다.“그렇게 할게! 당장 도운시에서 떠날게!”또 화날세라 주정은은 얼른 대답했다.조미란 역시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지금 당장 떠날게. 내일이면 도운시에 우리 없을거야.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테니 제발 흥분 하지마.”윤도훈은 지금 차가운 눈빛으로 주선미를 바라보고 있을 뿐.주선미의 입에서 자기가 원하는 대답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다.주선미의 눈빛에는 불쾌감과 원한이 스쳐 지나갔다. 하지만 윤도훈의 불안정한 정서와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살기에 살이 떨려 쉽게도발할 수 없었다.“알았어... 떠날게... 율이 볼 면목도 인제 없어.”“걱정하지 마.”주선미는 입술을 깨물고 불쌍한 기색을 드러냈다.비할 데 없이 혐오스럽게 주선미를 노려보고서 윤도훈은 창문을 깨고 나섰다.“휴.”떠나는 윤도훈의 모습을 확인하고 나서야 주정은과 조미란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아수라장이 된 집안에 여기저기 파편이 널려 있는 걸 보고 두려움이 밀려왔다.주선미는 바닥에 주저앉아 이를 갈았다.“윤도훈, 어디 한 번 두고 봐!”...다음 날 오전.윤도훈은 율이와 이진희를 위해 업그레이드된 ‘진살부’를 여러 개 준비해 주고 나서야 직접 차를 몰고 길을 떠났다.그의 목적지는 수도원 강양시이다.지금의 윤도훈은 일격의 힘으로 결단 강자를 위협할 수 있다.만약 누군가가 이진희와 율이를
수도권 강양시 공항.공항 안에서 영도국 사람으로 보이는 이들이 걸어 나왔다. 평범한 관광객처럼.앞장선 한 남자는 마흔 살 안팎으로 보인다.포니테일을 땋고 점잖고 예의 바르게 보이며 웃음까지 띠고 있다.다만 눈 밑 깊은 곳에 가끔 찾아볼 수 없는 음산한 기운이 스쳐 지나가곤 한다.공항을 떠나 차에 오른 뒤 이들은 도운시로 가려고 했지만 소식을 접하게 된다.“사모 타구야, 야마다 타로를 죽인 놈이 곧 수도권으로 온다고요?”“거참, 잘됐네요. 빌어먹을 염하국 놈 저승으로 보내달라고 신이 돕고 있는 것 같네요.” 미야모토가 험상궂은 모습으로 말했다.다른 한쪽에서는 포드 랩터 픽업 한 대가 도운시로 막 진입하다가 역시 잠깐 멈춰 서더니 강양시를 향해 계속 달려갔다.차 안에 남자와 여자, 두 명의 백인이 앉아 있다.남자는 몸매가 호리호리하고 시종일관 매혹적인 웃음을 띠고 있다.그리고 여자가 운전을 하고 있는데 마치 확대판의 바비 인형처럼 예쁘게 생겼다.이 두 사람은 바로 히드 조직이 이번에 윤도훈을 암살하려고 파견한 루시퍼와 레드 퀸이다.그 중 루시퍼는 국제 다크 세계 사신 랭킹 1위이고 레드 퀸은 4위이다.둘 다 다크 세계에 있었고 간담이 서늘한 존재였으며 단 한 번도 미션에 실패한 적이 없다.무릇 그들이 노리는 목표는 절대 살아남을 리가 없을 정도로.이로써 이번 히드 조직이 윤도훈을 죽여 흑단테와 하데스의 복수를 이루겠다는 그 결심을 알 수 있다.“자기야, 윤도훈 하나를 죽이는데 우리 둘이나 보내고 이건 좀 너무 오버 아니야? 레드 퀸이 차를 몰면서 거들떠보지도 않고 말했다.루시퍼는 타로를 가지고 놀며 사악한 미소와 더불어 차가운 기운을 떠올렸다.“흑단테와 하데스, 그리고 영도의 고수 두 명까지 해치운 사람이다. 그만큼 실력이 있다는 소리니 너무 얕보지 말자.”그 말에 레그 퀸은 간드러지게 웃었다.“아무리 대단해 보았자, 자기보다 대단하겠어? 자기는 무려 신적 경지 강자인데.”“염하국이 무슨 해외 고용병이나 킬러들의 금지 구
비할 데 없이 강한 자신감이 묻어 있는 목소리였다.“알았어요. 그럼, 조심하고 몸 잘 챙겨요. 그리고 영도국 고수도 있다는 걸 잊지 말고요.”무현진이 일깨워 주었다.“허허, 나타나기만 하면 절대 돌아가지 못하게 할 자신 있어요.”윤도훈은 가볍게 웃었다.그와 더불어 말투는 거만하고 패기가 넘쳤다....같은 날, 정오가 다가올 즈음.산간 지역에서 몇 대의 차가 잠시 비교적 평탄한 지대에 머물렀다.“도착한 겁니까? 이곳이 무슨 귀패문인지 뭔지 하는 그곳이에요?”차에서 내리자 노차빈은 30대 남자 옆에 다가가 웃으며 물었다.남자의 이름은 현무도라고 하며 현씨 가문의 화경 강자로 이번 ‘배달’ 업무를 맡았다.현무도는 차가운 시선으로 노차빈을 쳐다보았다.“묻지 말아야 할 것은 묻지 마시죠!”말하면서 손을 흔들며 모든 사람을 향해 말했다.“곧 점심시간인데, 여기서 잠시 멈춰서 밥 먹고 다시 지시 내리겠습니다.”말이 떨어지자 모두가 차에서 내려 밥을 먹기 시작했다.현무도는 자기편에게 몇 마디 자백하고 이곳을 떠나 따로 장소를 찾아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노차빈은 어색하게 웃으며 더 이상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그러나 현무도가 떠나는 걸 보고 바로 수찬에게 눈짓했다.수찬은 고개를 끄덕이며 아무도 주의하지 않는 틈을 타서 배를 부여잡고 급히 화장실을 찾는 모습으로 주둔지에서 멀어졌다.그러나 일부러 현무도의 반대 반향으로 향했다.현씨 가문 다른 이들은 수찬을 한 번 보고는 시선을 도로 거둔 채 아무런 의심도 하지 않았다.30분 후에...수찬은 움푹 패인 풀숲에 숨어 귀를 쫑긋 세우고 현무도의 통화를 엿들었다.일찍이 최고의 용병이었던 수찬은 매우 뛰어난 정글 작전 경험을 갖추고 있다.정글에서는 은폐, 추적의 능력이 더욱 뛰어나다.앞서 떠날 때는 현무도와 반대 방향이었지만 상대가 남긴 다양한 흔적을 바탕으로 쉽게 추적해 냈다.현무도는 위성전화를 들어 귀패문 접선자의 전화를 걸었다.“어르신, 저희 측에서 납품 장소에 이미 도착했습니다만
지프차 안에서 수찬의 말을 듣고 노차빈은 한동안 흐리멍덩했다.“뭐? 10세 이하? 음일음시생?”“설마... 애들인건 아니겠지?”10세 이하라는 것이 고양이, 개일 리도 없고 어린아이 외에는 다른 이가 없다.혈살회의 핵심 골간은 서로 눈이 마주치면서 상대방의 눈빛에서 놀란 기색을 보았다.“회장님, 저도 아이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해요.”“젠장! 저 미친놈이 인신매매범이라고?”노차빈은 이를 갈며 말했다.“그것도 이제 갓 태어난 아이만 납치해서 판다고? 이런 쓰레기 같은 놈!”수찬 역시 안색이 좋지 않다.“우리 역시 아무것도 모르고 공범이 되는 거잖아요. 회장님, 이제 어떡하죠?”또 다른 한 사람도 나지막하게 물었다.“아니면 그냥 모르는 척하고 돈만 가지고 갈래요?”이 말을 듣고 노차빈은 깊이 숨을 들이마시며 느리지만 확고하게 고개를 저었다.이윽고 노차빈은 더없이 날카로운 눈빛으로 수찬을 향해 말했다.“수찬아, 그동안 우리가 좀 나락으로 떨어진 건 나도 인정해. 먹고 살려고 퇴역하고 나서 용병으로 살다가 귀국해서도 킬러로 살고 있고 말이야. 근데 인간이라면 최저한의 양심은 있어야 하지 않겠어?”수찬은 침을 삼키며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요.”두 사람은 차에서 내려 혈나회의 동료들에게 ‘전투 준비’ 손짓을 했다.그리고 그들의 목표는 바로 여기까지 함께 온 현씨 가문의 사람들이다.다른 혈나회 회원들은 왜 두 사람이 고용주 측을 공격하려고 하는지 알 수 없었지만, 일 년 내내 밖에서 협동 작전한 덕분에 모두 내색하지 않고 준비를 마쳤다.곧이어 노차빈과 수찬이 소형 화물차 뒤쪽으로 미끄러져 강철로 자물쇠를 끊었다.화물칸이 열리자 땀 냄새, 배설물의 악취, 그리고 은은한 피비린내까지 코끝을 자극해 왔다.그 안의 정경을 보는 순간 노차빈과 수찬은 순간 얼어붙고 말았다.다들 7, 8살밖에 안 돼 보였고 심지어 4, 5살밖에 안되는 어린아이까지 모두 10여 명이나 있었다.손발을 묶이고 테이프로 입이 꼭 가려진 채 안에 갇혀 있었다.
노차빈은 그 화물칸을 가리켰다.“저기 봐.”바이러스를 비롯한 이들은 바로 분분히 달려갔다.화물칸에 있는 아이들을 보았을 때 그들 역시 충격과 분노의 기색을 드러냈다.“뭐? 운송한다던 화물이 애들이란 말이야?”“왜 아이들이 여기에 있는 거지?”“미친놈... 인신매매범이었어?”노차빈이 무거운 소리로 말했다.“요 몇 년 동안 용병으로 킬러로 움직이고 있었지만 마지노선은 지켜야 한다고 생각해. 암투로 가득 차 있고 더없이 냉철한 것이 어른의 세계라는 것도 그동안 수없이 봐왔었고. 이 세상에 절대적인 옳고그름은 없다고 봐. 하지만 아이들은 죄가 없어. 난 이 아이들을 가만히 두고 가만히 보고 있을 수는 없어. 다들, 못난 회장 너무 탓하지 마.”“회장님, 우린 그 누구도 회장님 탓하지 않습니다!”바이러스도 이를 갈았다.“맞습니다.”“좋은 사람이 될 수는 없어도 적어도 짐승은 되지 말아야죠.”“저런 쓰레기들한테 돈 받고 아이들을 해친다면, 차라리 그 돈 벌지 않고 말겠어요.”부하들의 반응을 보고 노차빈의 입가에 웃음이 일었다.이윽고 그는 손을 흔들며 급하게 말했다.“그래! 당장 여길 떠나고 아이들부터 구하자. 앞잡이들은 해결하기 쉽지만, 저 두목이 보통이 아닌 것 같아. 아직 돌아오지 않았으니 어서들 가자.”말을 마치고 노차빈은 수찬과 함께 지프차에 올랐고 혈나외 멤버들은 각각 세 대의 화물차로 뛰어올랐다.주저 없이 시동을 걸어 신속하게 이곳을 떠나올 때의 길을 따라 되돌아갔다.거의 떠나자마자 현무도가 바로 돌아왔다.현무도는 주위의 시체를 보면서 얼굴이 온통 새파랗게 되었다.아이들을 실은 화물차가 없어진 것을 발견하고 나서는 표정이 바로 극도로 험상궂어졌다.“나쁜 놈!”“이 개자식들! 감히 날 배신해?”현무도는 살벌하게 지프차에 뛰어올라 미친 듯이 액셀을 밟고 쫓아갔다.5분 후.강양시로 돌아가는 길에 소형 화물차 세 대가 미친 듯이 달리고 있다.뒤에 지프차 한 대가 그들을 추격하고 있는데, 노수빈은 고개를 돌려 쫓아오는 차
현무도는 생애 가장 빠른 속도를 앞차를 향해 끝까지 추격했다.사실 이런 속도로 노차빈과 수찬이 운전하는 이 지프차는 충분히 현무도를 따돌릴 수 있다.그러나 앞서가고 있는 세 대의 화물차가 더 이상 속도를 높일 수 없었다.“수찬아, 우리가 나서서 막을까? 시간을 좀이라도 벌어주면 애들 데리고 도망가기 쉬울 거잖아.”수찬은 이를 악물고 눈빛에 미친 듯한 기운을 띠었다.“그래요! 우리가 저 미친놈 막죠!”말하면서 그는 콧방귀를 뀌며 운전대를 확 돌렸다.갑작스러운 유턴에 따라 엔진이 굉음을 내며 쫓아오고 있는 현무도를 향해 정면으로 부딪쳤다.“들어와! 이 개자식!”수찬이 미친 듯이 소리쳤다.눈 깜짝할 사이에 차가 현무도와 부딪히려 할 때 노차빈과 수찬은 바로 차 문을 걷어차고 뛰어내렸다.이런 위험한 조작은 그들에게도 다반사이다.현무도는 안색이 바뀌더니 고속으로 돌진하는 차량을 마주하면서 억지로 돌진하지는 못했다.갑자기 속도를 줄이면서 옆으로 튀어 피할 수밖에 없었다.화경 고수일 뿐 강철은 아니니 말이다.수찬과 노수빈은 한동안 굴러 일어난 뒤 현무도가 다치지 않은 것을 보고 얼굴에 실망이 가득했다.두 사람은 눈을 마주치더니 바로 현무도의 앞으로 다가가 그를 막았다.“보아하니, 화물차에 뭐가 들었는지 확인했나 봐?”현무도의 말투는 음산하기 그지없었다.“미친놈! 정도껏 해! 어떻게 어린 애들한테 그럴 수 있어! 누구한테 팔려고 그런 짓을 하는 건데!”노수빈은 분노하여 물었다.그 말에 현무도는 험상궂게 웃으며 비아냥거렸다.“뭐? 듣던 중 가소로운 소리다 참! 킬러라는 놈이 아주 사랑이 넘치네?”“제길! 짐승만도 못한 놈!”“수찬아, 같이 이 쓰레기 치우자!”노수빈은 노발대발하며 현무도를 돌진했다.수찬도 칼 두 자라를 꺼내 들어 그 뒤를 따랐다.“주제 파악해야지.”현무도는 상황을 보고 하찮은 기색을 떠올렸다.“기어이 죽고 싶다고 하니 내가 그 소원 이뤄줄게.”...같은 시각 벤틀리 뮬상 한 대가 강양시로 통하는 길을 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