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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1화

강슬기는 이 말을 듣고 가슴이 덜컥 내려앉으며 놀라서 사색이 되어 버렸다.그러나 여전히 안하무인으로 굴며 날카로운 소리로 말했다.“제…… 제가 그 사람들이 저를 잡으러 온 것인지 아닌지는 몰라도, 윤도훈 씨가 사람을 죽이는 건 봤습니다.”“하지만 전에 윤도훈 씨에게 맞아서 환각을 본 걸 수도 있다면서요.”“다들 보셨다시피, 저렇게 폭력적인 사람인데, 킬러를 죽이는 와중에 실수로 스태프를 죽였을 가능성도 있잖습니까!”“잘못 봤을 수도 있지만, 절대 고의로 모함한 건 아니…… 아닙니다.”강슬기는 이러한 상황에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었다.바로 이때 강슬기는 갑자기 걸어 들어오는 동영민을 보고 눈이 반짝였다.“영민 도련님, 저 좀 살려주세요.”“도련님은 제 편을 들어주셔야죠.”비록 민정군의 신분이 녹록치 않았지만 강슬기는 수도권 전체를 통틀어 가장 큰 재단으로서 DF 그룹이 가진 힘이 결코 적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동영민이 자기 편에 서기만 하면 한낱 이선 도시 경비 구역 총장인 민정군은 고개를 숙일 것이라고 여겼다.그러나 이윽고 절대 믿을 수 없는 광경이 강슬기의 눈앞에 펼쳐졌다.동영민은 비할 데 없이 흉한 얼굴로 강슬기를 상대하지도 않고 짙은 양심의 가책을 느끼며 윤도훈을 바라보았다.“도훈이 형, 괜…… 찮아요?”그러자 윤도훈은 덤덤하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괜찮아.”말하면서 그는 강슬기를 쳐다보았다.“너희 회사에서 밀어주는 연예인이야?”그러자 동영민은 억지로 쓴웃음을 지었다.“네. 저희가 밀어주는, 아니…… 밀어줬던 연예인입니다.”이 장면을 본 강슬기는 윤도훈을 부르는 동영민의 호칭을 듣고 나서 두 눈을 부릅뜨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영민 도련님께서 저 사람을…… 형이라고 불러?’동영민에게 “형”소리를 들을 만한 사람은 한 손에 꼽힐 정도다.그 무리에 있는 투자자나 감독들도 동영민보다 나이가 많지만, 그는 단 한번도 그들을 “형”이라고 부른 적이 없다.하지만 지금 뜻밖에도…….이때 동영민은 머리를 돌려 강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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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2화

동영민은 앞으로 다시는 윤도훈의 얼굴을 볼 수 없을 것만 같았다.부모님이 이 일에 대해 알게 된다면, 얼마나 욕을 먹게 될지 감히 상상도 되지않았다.지금껏 얻어 맞은 강슬기는 얼굴이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변했다.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 동영민은 조금도 봐주지 않았다.“아닙니다! 이제 다 생각…… 생각 났습니다. 윤도훈 씨는 이호현 씨를 죽이지 않았습니다.”“조금 전까지 제가…… 한 말은 모두 헛소리였습니다…….”강슬기가 울면서 말했다.지나친 두려움에 정신이 나간 모습이었다.짝-짝-연이어 뺨을 때리는 소리가 심문실에 메아리쳤다.동영민은 강슬기의 뺨을 미친듯이 내리치고 있다.“헛소리? 어디 감히 헛소리나 짓거리고!”“미친 X! 네가 모함한 사람이 우리 도훈이 형이었기에 망정이지 다른 사람이었으면, 그 사람 인생은 네 손에 끝나는 거야.”“내가 미쳐가지고 너 같은 미친 X을 스타로 만들어 줬지.”“도훈이 형이 어떤 사람인지 알기나 해? 우리 어머니 목숨 구해주신 은인이셔! 우리 가문의 은인이라고! 너 같은 X때문에 내가 앞으로 어떻게 형 얼굴을 봐!”“천하에 빌어먹을 X! 죽여버릴테다!”동영민은 강슬기를 마구 때리면서 화가 나 욕설을 퍼부었다.“영민 도련님, 제가 잘못했습니다…….”꺄악-“죄송합니다. 다시는 그러지 않겠습니다. 제발 좀 살려주…….”꺄아악-강슬기의 비명은 끊이지 않았고 얼굴은 한껏 부어올라 본래의 모습을 잃어가고 있었다.오전까지만 해도 거만하기 짝이 없었던 강슬기는 지금 개처럼 꼬리를 흔들며 동정을 구걸하고 있다.지금 밖에 내팽개치면 아무도 요즘 가장 인기있는 여자 연예인이라 알아볼 사람이 없을 것이다.“크흠, 도련님, 여긴 경찰서입니다. 이대로 폭력을 행사하는 걸 더 두고 볼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이때 하서준은 그만 혼내줘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그러자 동영민은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그제야 동작을 멈추었다.이윽고 그는 윤도훈을 한 번 보고는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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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3화

윤도훈이 단 번에 도영철을 죽이고 사모 타쿠야까지 해치웠을 때, 민정군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었다.인제 종사까지 해치운 것을 보고 윤도훈의 능력을 좀처럼 헤아릴 수 없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하지만 그는 예의가 아닌 걸 알면서도 윤도훈의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고 싶었다.“윤 선생, 당신은…… 어느 정도의 고수입니까?”민정군은 그만 참지 못하고 물었다.그러자 윤도훈은 망설이다가 고개를 저었다.“사실 저 역시 잘 모릅니다.”단지 자신이 방금 초급 경지를 돌파했다는 것만 알고 있다.민정군과 같은 무자의 기준으로 자기가 어떤 정도의 실력을 지니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아, 네…….”민정군은 멋쩍게 웃으며 윤도훈이 자신의 실력을 밝히려 하지 않는 줄 알고 더 이상 묻지 않았다.그러나 민정군은 곧 말투가 변하더니 주제를 바꿨다.“윤 선생이 죽인 그 작자들의 임무는 강슬기를 납치해 가는 것이었습니다. 강슬기를 인질로 삼아 저희와 교섭하여 심은결을 교환하는 것이 그들의 목표였습니다.”“지난번 그 사무 타쿠야도 은비를 납치해서 저를 협박하려고 한 것입니다.”“윤 선생께서 저를 두 번이나 도와주셨는데, 이 은혜에 어떻게 보답해 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심은결이라고 했습니까?”윤도훈은 눈썹을 들썩이며 민은비에게 병을 치료해줄 때, 영도 사람에게만 있는 “기저귀”와 같은 것을 입고 있던 청년이 떠올랐다.이윽고 윤도훈은 어깨를 으쓱거리며 대답했다.“고마워할 필요 없습니다. 그냥 지나가다가 본 것뿐입니다. 게다가 영도 사람이 염하국에서 함부로 하고 다니는데, 그 누구라도 그랬을 것입니다. 저한테 그렇게 많이 설명할 필요없습니다. 그리고 이거 전부 기밀 아닙니까?”그러자 민정군은 크게 웃었다.“군대의 발전을 위해서라면, 이 정도의 기밀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혹시 관심이라고 있습니까?”말을 마치고 민정군은 윤도훈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당분간은 괜찮습니다.”하지만 윤도훈은 고개를 저으며 거절했다.여러 해 전으로 돌아가서 누군가가 이처럼 자기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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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4화

“좋습니다. 특별한 일이 없다면 괜찮을 것 같습니다.”윤도훈은 잠시 생각하다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민정군과 헤어지고 나서 윤도훈과 이진희는 함께 점심 먹고 오후에 웨딩사진을 찍었다.오전의 일을 겪으면서 웨딩숍 직원들은 두 사람에게 공손한 태도를 취했다.서비스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았었다.물론 오전에 있었던 일에 관한 모든 정보는 철저하게 비밀로 유지되었다.제작진 측이든 관광지 측이든 웨딩숍 측이든 모두 비밀 유지 각서에 서명하여 외부에 어떠한 관련 세부 사항도 누설해서는 아니됨을 약속했다.그러고 나서 며칠 동안 윤도훈은 남미숙을 만나러 가지 않았으며 더욱이 치료도 해주지 않았다.마치, 정말로 완전히 손을 떼어버린 것처럼 말이다.이와 동시에 도운시에 대단한 “약사”가 나타났는데, 부자들을 상대로 “장원 알약” 이라는 약을 판매하였다.수많은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들 만큼 장사는 아주 잘 되었다.특히 술에 몸이 탈탈 털린 사람들은 양원 알약을 먹고, 제2의 봄을 얻은 것만 같았다.같은 날 저녁, 이한 주업 영업팀 사무실.강지원은 마침내 하루의 업무를 끝내었다.그날 저녁 동창회처럼 강지원은 8시까지 야근하고 나서야 달려갔는데, 이는 강지원에게 있어서 더없이 평범한 일상이다.오늘 모처럼 일찍 퇴근할 수 있었지만, 병원에 가서 심장병을 앓고 있는 어머니를 돌봐야 했다.강지원의 아리따운 얼굴에는 수심이 가득했다.강지원 어머니의 심장 기능은 이미 쇠약해져 인공 심장으로 교체해야 할 지경이었다.각종 비용을 합치면 자그마치 2억이나 들었다.스무 살 남짓한 강지원에게 있어서 그야말로 천문학적인 숫자이다.“지원 씨, 이제 퇴근해요?”바로 이때 기름진 머리에 5대5 가르마를 탄 안경을 낀 한 중년남자가 빙그레 웃으며 들어왔다.“박 이사님.”강지원은 이 중년 남자를 보게 되는 순간 짜증난 기색이 역력했지만 억지로 웃으며 인사를 했다.“이번 달에 지원 씨가 성사시킨 매출액이 어느 정도죠?”“제대로 확인해 보지는 않았지만,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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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5화

박찬열은 강지원의 말을 듣고 그만 참지 못하고 또다시 비아냥거렸다.“돈을 모을 수 있다고요? 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지원 씨 집안이 어떤지는 이미 조사했거든요.”“지원 씨 어머님은 앓아 눕고 곁에 있는 동생은 도박에 미쳐 있고, 그 동안 친척이며 친구며 모두 지원 씨를 열심히 피해 다녔다고 하던데요.” “게다가 2억은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닙니다. 도와준다는 친척이나 친구가 있다고 해서 그 돈이 쉽게 모일 거 같아요? 참내, 최근 들어 들은 가장 웃긴 소리가 아닌가 싶을 정도예요.”박찬열은 가르마를 다듬으며 거들떠보지도 않는 표정을 지었다.이에 강지원은 입술을 오므린 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이틀 전에 저장한 전화번호를 눌렀다.같은 시각 윤도훈은 마침 율이를 데리고 집에 들어왔고 발신자 번호를 보고 주저 없이 전화를 받았다.“강지원?”윤도훈 입장에서는 다소 의외의 인물이었다.“도훈아…… 나…… 나…….”조금 전 박찬열로 부터 자극을 받아 강지원은 홧김에 윤도훈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러나 정작 전화가 연결되니 입을 떼기가 어려웠다.“왜 그래?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거야?”윤도훈은 웃으며 강지원의 머뭇거리는 낌새를 느끼고 먼저 물었다.윤도훈이 그렇게 묻자, 강지원은 그리 어렵지 않게 입을 열 수 있을 것 같았다.“나…… 돈 좀 빌려줄 수 있어……?”용기를 내자 강지원은 억지로 말했다.말을 하고 나서 강지원의 얼굴은 순간 빨갛게 상기되었다.마음속으로 득실을 따지면서 조마조마하기 그지업었다.강지원은 윤도훈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걱정되었다.그냥 거절해 버리고 심지어…… 자기를 무시하는 건 아닌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박찬열은 옆에서 보다가 강지원의 이런 모습을 보고 비웃음을 터뜨렸다.“하하…… 지원 씨 그만 억지 부려요. 딱 봐도 전혀 친하지 않은 사람한테 전화한 것 같은데, 맞죠?”“돈을 빌려주든 아니든 일단 고사하고 그 액수를 듣게 되는 순간 절대 승낙하지 않을 거예요. 쯧쯧…….”“얼마나?”윤도훈은 아주 덤덤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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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6화

왕현무가 왕지원에게 험한 욕을하는 것을 듣고 윤도훈은 순간 화가 치밀어 올라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어머? 왜? 천한 X이 아니라 고상한 X이야?”“내 앞에서는 온갖 청순한 척은 다하더니, 따로 잠자리를 같이하는 남자가 있었구나?”왕현무가 냉소하며 물었다.그러자 옆에 있는 박찬열이 곁눈질로 강지원을 바라보며 말했다.“강지원 씨, 처음부터 이런 사람이었으면, 현무 도련님을 따르지 그랬어요. 설마 저 녀석이 2억 빌려줬다고 그러는 거예요? 우리 현무 도련님을 따르면, 2억이 끝이 아닐거예요.”“왕현무, 네가 뭔가 오해한 것 같은데, 도훈이는 그냥 오래 된 동창이야. 네가 말한 그런 추잡한 관계가 아니라고. 그러니 앞으로 다들 말 좀 깨끗하게 했으면 좋겠어.”강지원은 화가 나 씩씩거리며 말했다.“어머, 아직도 인정 안 해? 천박한 X이 어디서 훈수질이야!”왕현무는 이 말을 듣고 갑자기 흉악한 웃음을 지으며 손을 뻗어 강지원의 얼굴을 만졌다.그러나 바로 이때 윤도훈이 손을 뻗어 그의 손목을 잡았다.“아! 아파! X발 손 놔! 놓지 않으면 지금 당장 죽여버릴 거야.”왕현무는 통곡하는 동시에 윤도훈을 가리키며 욕설을 퍼부었다.“넌 입만 싼게 아니라 손도 싸구나?”윤도훈은 차가운 목소리로 다소 날카로워진 눈빛으로 말했다.“현무 도련님! 당장 그 손 풀어!”“어린 놈의 녀석이 죽고 싶어 환장했어?”바로 이때 박찬열이 윤도훈을 향해 소리쳤는데, 기름진 얼굴에 악랄한 표정이 가득했다.왕현무 주변의 그 경호원 졸개들도 윤도훈을 향해 잇달아 위협과 욕설을 퍼부었다.“도훈아, 그만 해. 일 너무 크게 만들지 마. 안 돼…….”이때 강지원은 윤도훈을 잡아당기며 부탁했다.얼굴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채로 말이다.왕현무는 이한 주업의 도련님이며 앞으로 강지원은 계속 이곳에서 일을 해야 한다.만약 윤도훈이 왕현무를 때리기라도 한다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이 말을 듣고 윤도훈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며 왕현무를 풀어주었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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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7화

“뭐? 너한테도 장원 알약이 있다고? 사놓고 먹기 아까워서 남겨 둔 거야?”“아니면 되팔아 돈 좀 벌려고?”왕현무는 시시콜콜 묻더니 비웃는 얼굴로 강지원을 바라보며 물었다.“강지원, 어디서 이런 장사꾼을 찾은 거야? 하하하, 저 꼴 좀 봐.”말하면서 윤도훈을 향해 웃으며 덧붙였다.“좋아, 네가 가지고 있다는 장원 알약을 어디 한 번 꺼내 봐. 만약 진짜라면 내가 10억을 줄게.”“10억?”이에 윤도훈은 표정이 좀 이상해졌다.이찬혁에게 준 정가는 2억에 한 알이었는데, 지금 무려 10억이라는 고가로 팔고 있으니 말이다.게다가 이는 왕현무 스스로 제시한 가격이니 아마 흥정의 여지가 있을 것이다.그리고 방금 왕현무의 통화 내용에서 이찬혁이 경매까지 벌린다고 들었다.“잠깐 기다려.”윤도훈은 많은 생각을 하지 않고 말을 하고 서는 차로 다가가 트렁크를 열고 그 속에서 알약 한 병을 꺼냈다.이 한 병에 알약이 대략 십여 개가 들어 있다.“아빠, 우리 언제 가요?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난단 말이에요.”이때 차 안에서 기다리던 율이가 작은 입을 내밀며 불만스럽게 물었다.“우리 율이 조금만 더 기다려 줄래?”윤도훈은 웃으며 말했다.“흥, 알았어요…….”율이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애늙은이처럼 말했다.그러자 윤도훈은 웃으며 트렁크를 닫고 다시 돌아갔다.다시 그들 앞으로 돌아와 병에서 장원 알약 하나를 꺼내 왕현무에게 건네주었다.“한번 봐봐.”왕현무는 얼른 받아서 자세히 살펴보고 냄새도 맡았다.마지막으로 윤도훈이 손에 들고 있는 약병을 한 번 보고 입을 삐죽거렸다.“보기에는 장원 알약처럼 보이지만, 진짜인지 아닌지 내가 어떻게 알아? 한 번 먹어보면 모를까.”“내 말이. 무려 한 병이나 있는데, 한 눈에 봐도 가짜잖아. 그렇게 많을 리가 없잖아.”박찬열도 입을 삐죽거리며 거들떠보지도 않는 표정을 지었다.그러나 윤도훈은 통쾌하게 고개를 끄덕이는게 들키는 것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 것 같았다.“그래, 먹어 봐.”왕현무는 잠시 멍하니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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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8화

오늘 밤 경매에서 20억을 들이더라도 낙찰할 수 없을지 모른단 생각도 들었다.하여 만약 지금 윤도훈의 손에서 약이 가득 들어있는 약병을 가질 수만 있다면, 스스로 복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약을 되팔아서 이득을 볼 수도 있다.“160억은 필요 없고 딱 100억만 주면 돼. 근데 다른 조건이 있는데, 싫다면 한 알도 가져갈 생각 하지 마.”윤도훈은 고개를 저으며 차갑게 말했다.그러자 왕현무는 고개를 끄덕였다.“말만 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면 그게 뭐든 상관없어.”이에 윤도훈은 허허 소리를 내면서도 고개를 돌려 강지원을 바라보았다.“지원아, 네가 말해 봐. 원하는 조건이 뭔지.”“어? 나?”강지원은 멍하니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그래. 말해봐, 괜찮아.”윤도훈은 그녀를 향해 웃으며 거듭 확신을 주었다.그런 윤도훈을 바라보며 강지원의 두 눈에는 복잡함과 감동이 솟아올랐다.그리고 더는 억지를 부리지 않고 왕현무를 바라보며 깊이 숨을 들이마셨다.“왕현무 씨, 앞으로 회사에서 일에만 집중할 수 있게끔 협조 부탁드립니다. 전 그 누구의 방해를 받고 싶지 않습니다.”왕현무는 이 말 속에 담긴 뜻을 모를 리가 없다.불쾌하고 음침한 눈빛으로 강지원의 간드러진 몸을 한 번 훑어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알았어. 앞으로 절대 너한테 딴 마음 품지 않을게.”강지원은 이 말을 듣고 마치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것만 같았다.“정말이에요?”“정말이지, 아니면 네가 무슨 여신이라도 되는 줄 알아? 너 하나도 없어도 여자는 많고도 많아.”왕현무는 시큰둥하게 말했다.비록 강지원은 여러 방면에서 일품이지만, 그는 일 년 내내 주색에 빠져 기운이 빠진지 한참 되었다.그래서 만약 이 장원 알약을 얻을 수 있다면, 요 몇 년 동안 빠진 기운을 틀림없이 모두 보충할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게다가 경제적으로도 여유가 있는 그는 여자가 부족한 것도 아니었다.나무 한 그루와 숲 중에 뭘 선택해야 하는지, 왕현무는 정확히 알고 있었다.“지금 그게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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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9화

박찬열은 머리가 윙윙 울렸다. 안경은 날아가 찾을 수도 없었는데, 그 모습이 처량하기 짝이 없었다.“현무 도련님! 도련님이…… 도련님이…….”왕현무는 박찬열의 체면을 조금도 세워주지 않았는데, 그에게 있어서 박찬열은 한 마리의 개일 뿐이었다.“뭐? 네가 뭐라도 되는 줄 알아? 내가 정말로 네 편에 서줄 거 같아? 주제 파악 좀 해.”“꺼져! 꺼지라고! 내일부터 회사에 나오지 마!”왕현무는 박찬열을 가리키며 욕설을 퍼부었다.이에 박찬열은 두 눈이 휘둥그레지고 울먹이는 표정을 지었다.이윽고 그는 눈빛이 몇 번 반짝이더니 강지원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지원 씨, 지금껏 제가 지원 씨 많이 도와줬잖아요. 그러니 현무 도련님께 좀…….”짝-따귀 소리가 또 났다.강지원은 팔을 둥글게 휘둘러 박찬열의 얼굴을 후려쳤다.“미친 X! 네가 얼마나 역겨운지 알기나 해? 꺼져!”박찬열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얼굴을 부여잡고 표정이 한껏 험상궂어졌다.“빌어먹을 X이 네가 감히 날 때려? X발…….”“X발! 뭘 하려고 그러는 거야? 어이, 지금 당장 이 미친 X 반쯤 죽여놔. 우리 지원 씨 화 좀 풀어주게.”왕현무는 욕설을 내뱉으면서 자기 옆에 있는 졸개에게 명령했다.말이 떨어지자마자 박찬열은 그들에게 제압되어 걷어차이며 비명을 질렀다.“휴…….”강지원은 긴 숨을 내쉬며 손을 흔들었다.조금 전에 박찬열을 때리는 바람에 자기 손도 아팠지만, 무척이나 시원했다.진작부터 박찬열에게 혼쭐을 내주고 싶었는데, 오늘 마침내 소원을 이루게 되었다.하지만 남의 권위를 빌려 너무 사람을 업신여기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부정하고 싶지만, 권세를 등에 업고 남을 깔보는 이 느낌은 여간 좋은 게 아니었다.그러려면 뒤에서 지지해 주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이런 생각을 하며 강지원은 윤도훈을 힐끗 보며 속으로 몰래 생각했다.“지원 씨, 이제 마음에 드십니까? 앞으로 회사에서 박찬열의 자리를 대신하여 지원 씨가 마케팅 이사 자리에 앉아 주시기 바랍니다. 혹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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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0화

윤도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율이를 향해 말했다.“지원 이모, 안녕하세요.”율이는 달콤한 목소리로 강지원을 불렀다.“그래, 율이야. 우리 율이 너무 예쁘다.”강지원은 율이의 작은 얼굴을 만지며 웃으며 말했다.그러나 즉시 말투가 사뭇 복잡해 지면서 덧붙였다.“도훈아, 아까 그 약 말이야 엄청 귀중한 거 아니야? 나 때문에 160억에 팔 수 있는 거 100억에 판 거잖아. 나…… 어떻게 이 신세 갚아야 할지 모르겠어.”2억은 열심히 몇 년 동안 일하면서 같을 수 있으나, 60억은 차마 어떻게 갚아야 할지 감도 잡히지 않았다.이에 윤도훈은 아무렇지도 않게 웃었다.“나한테 있어서 가치없는 약들이야. 우리 사이가 그런 거 따질 필요도 없지 않아? 학교 다닐 때도 네가 구설수를 무릅쓰고 날 도와줬잖아. 그때 그 손길 아직도 기억하고 있어.”“조그만한 은혜도 최대한 많이 보답해야 한다는 말이 있잖아. 참, 영어로 뭐였지?”윤도훈은 말하면서 이마를 두드렸다.“맞다! You 은혜 me, I 보답 You, 맞지?”피식-“그게 뭔 소리니.”이 말을 들고 강지원은 어이가 없어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참나! 넌 어쩜 영어 실력이 늘지를 않니.”윤도훈의 농담에 강지원은 한결 편해진 것 같았다.다만 윤도훈을 바라보는 강지원의 눈빛에는 복잡한 감정을 띄고 있었다.‘단지 소문이라고만 생각했던 거야?’‘이 바보야, 내가 너 정말 좋아했었어!’강지원은 윤도훈 부녀에게 중식을 사주었다.현재 조건으로는 너무 고급스러운 식당에서 살 수 없었고 윤도훈 앞에서 있는 척 할 필요도 없었다.식사 중에 강지원은 왜 돈을 빌려야 했는지, 윤도훈에게 설명하려고 했다.윤도훈이 자기를 돈을 밝히는 여자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말이다.그러나 잠시 생각하더니 강지원은 도로 말을 삼켰다.윤도훈에게 진 신세는 이미 이 정도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하며 집안의 일을 그에게 알리고 싶지 않았다.강지원의 어머니가 앓아 누운 걸 알게 되면 윤도훈이 병문안을 가도 그렇고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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