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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만인을 아우르는 군신: Chapter 381 - Chapter 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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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1장

이천용이 서현우를 바라보며 물었다.“당신도 딸이 있는데 군사는 왜 안돼요?”서현우가 고개를 끄덕였다.일리 있는 말이었다. 모든 일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하물며 군사는 사랑하는 여자가 있다고 말했었다. 평생을 함께하기로 약속하고 결혼하기로 했는데 결국 결혼하지도 못하고 남강이 위험해졌고, 남주 각 곳에서 징병하고 사람들은 죽기 살기로 남강에 진입하였다.그 후 군사는 돌아간 적이 없고 그 여자와도 연락이 끊겼다. 지금 이런 세대는 옛날과 달라서 결혼 전에 무슨 일이 있었다고 해도 당연한 거고 딸 한 명쯤 있는 것도 너무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군사의 딸이 어디에 갇혀 있는데?”“천양성에 있어요...”엄빈이 군사의 딸이 갇힌 곳을 말했다. 이천용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저 자식이 깨어나면 어떻게 할까요?”“팽곤에게서 보고 배운 것이 없어? 시간이 지나면 기억이 나지 않을 거야. 그의 의식과 생각은 환신향을 마신 그 순간에 멈춰서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기억하지 못할 거야.”“팽곤이 물은 시간이 꽤 오래돼, 하지만 곧 깨어날 거야.”그 후로 서현우는 또 많은 걸 물었다. 환신향의 약효에 의해 엄빈은 사실대로 숨김없이 말했다. 10분도 안 돼 서현우는 안간힘을 쓰고 있는 듯한 엄빈의 눈빛을 발견하고 엄빈이 곧 깨어날 것이라는 걸 직감했다. 그래서 그는 마지막 질문을 던졌다.“넌 도대체 누구냐?”“난... 난...”안간힘을 다하는 듯한 느낌이 점점 더 강하게 느껴졌다.“어서 말해!”서현우가 나지막하게 소리치자 엄빈이 네 글자를 내뱉었다.“진국 군신.”그 순간 서현우와 이천용은 멍해졌다.진국 군신이라니? 그럴 리가? 그럴 수 없다.놀란 마음을 다잡은 서현우가 한걸음 뒤로 물러서더니 고개를 들고 허리를 곧게 폈다. 이천용은 마음속에 파도가 이는 것 같아 황급히 술을 입에 털어 넣었다.엄빈이 흠칫하더니 두 눈에 정기가 돌다가 곧 다시 망연한 표정을 지었다.“엄 총사령관님, 왜 넋 놓고 있어요? 어서 마셔요.”이천용은 입가에 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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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2장

천양성의 외딴 지역, 평범한 농촌 자체주택에 피비린내가 감돌았다. 서현우의 몸에는 피가 한 방울도 묻지 않았지만 인사불성이 된 6세 정도 되는 여자아이를 업고 천천히 걸어가고 있었다.그때 고급 승용차 한 대가 길가에 멈추더니 뒷문을 열고 부티가 흐르는 중년 남자가 걸어 나왔다. 그는 서현우와 그의 등에 업힌 여자아이를 번갈아 보더니 미소를 짓고 물었다.“안녕하세요. 임원희라고 하는데 그쪽은 누구시죠?”“남영이라고 해요.”서현우가 대답했다. 임원희의 웃음이 좀 더 진지해졌다.“남영 씨, 차에 오르시죠. 서현우 씨께서 저한테 전화가 왔는데 잘 모시라고 했습니다.”“고마워요.”서현우가 고개를 끄덕였다.커다란 임씨 저택은 미로 같아서 길을 잘 아는 사람이 안내하지 않으면 많은 시간을 들여도 자신이 가려는 곳에 도착할 수 없다. 임원희는 서남의 갑부로서 목숨을 중히 여기는 사람이었다. 그는 거액을 들여 도인을 찾아 구궁 팔괘진을 쳐놓았다.이름만 들으면 아주 대단해 보이지만 사실은 참조물로 사람의 눈을 끌어,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게 길을 잃게 되며 무한 반복되는 이상한 곳에 빠져들게 되는 것이다. 이런 수단을 가진 사람이 적긴 했지만 너무 적은 편이 아니었다. 적어도 서현우는 요점을 한눈에 알아봤다. 다시 말해, 진법이라고 하는 이것은 그를 막지 못한다.임씨 저택에서 세수하고 식사하고 잠시 휴식하고 난 서현우는 임원희에게 개인 비행기로 중연시에 보내 달라고 했다. 서현우의 분부가 있었기에 임원희는 눈앞에 있는 이 ‘남영’의 요구를 거절하지 않았다.해가 중천에 뜰 무렵 임원희의 개인 비행기가 하늘로 뜨더니 중연시를 향해 날아갔다.그와 동시에 금용의 최고레벨 군사 법정에선 군사가 적국과 손을 잡고 역모를 꾀한 사건에 관한 재판이 열리고 있었다. 출석한 사람은 많지 않았지만 모두 용국에서 지위가 높은 사람들이었다. 아무나 발을 한 번 굴러도 용궁이 흔들릴 정도였다.이번 사건을 위해 군사 법정은 3일 동안 꼬박 준비했다. 하지만 재판은 겨우 15분 동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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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3장

눈에 들어온 첫 번째 사진은 서현우가 임진의 바짓가랑이를 잡고 애걸하는 사진이었는데 나쁜 여자에게 차인 순정남 이미지였다.서현우는 어리둥절해졌다. 누군가 망치로 뒤통수를 가격한 듯 눈앞이 캄캄해 났다. 그는 자기도 모르게 몸을 부르르 떨었고 차가운 기운이 발밑으로부터 올라와 온몸에 닭살이 돋았다.그는 황급히 사진을 뒤로 넘겼다. 백 장이 넘는 사진이 전부 서현우와 임진의 다정한 모습이었다. 사진을 본 서현우는 막장 멜로 영화를 본 것 같았다. 두 주인공은 만나서 알아가고 사랑하다가 분쟁이 생겨 서로 싸우고 끝내 헤어지게 되는 그런 영화 말이다.서현우는 다양한 표정을 짓고 있었는데 마음속의 복잡한 갈등과 심장이 찢어질 듯한 슬픔이 고스란히 보였다. 휴대폰이 택시 좌석에 떨어졌지만 서현우는 퀭한 눈빛으로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며 어떻게 된 영문인지 알지 못했다.한참이 지나서야 서현우는 손바닥으로 자신의 이마를 치고는 짙은 살기가 마음속에서 피어올랐다.“오! 재! 훈!”서현우가 마음속으로 외쳤다. 택시 기사는 자기도 모르게 몸서리치고는 고개를 숙여 에어컨을 너무 낮게 튼 건 아닌지 확인했다. 백미러로 얼굴이 하얗게 질린 서현우가 흉악한 표정을 짓고 있는 걸 본 기사는 가슴을 졸였다. 운전 경험이 많은 기사였지만 여러 번 가속페달을 브레이크로 착각하고 밟을 뻔했다.30분 정도 허둥대던 택시는 겨우 무사히 순찰총국 앞에 멈춰 섰고 택시 기사는 잔뜩 긴장한 채 말했다.“저... 도... 도착... 했는데요.”서현우는 차 문을 열고 조수석 쪽으로 걸어가 무표정하게 손을 내밀었다.“계산...”붕!모터 소리와 함께 택시 기사는 가속페달을 밟고 쏜살같이 질주해 순간 눈앞에서 사라졌다.“해야 하는데...”바람이 서현우의 흐트러진 머릿결을 날렸고 그는 자신의 손에 들고 있는 휴대폰을 바라보며 깊은 생각에 잠겼다.순찰총국 전담팀 사무실. 순경들이 각자 자기 일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서현우로 위장한 오재훈이 소파에 비스듬히 누워 신을 벗은 채 다리를 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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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4장

많은 사람의 따가운 시선을 느끼며 서현우는 임진과 함께 전담팀 사무실로 들어갔다. 순경들은 모두 자기 자리로 돌아가 아무것도 모르는 척했다.임진이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다 나가.”“알겠습니다.”사람들이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잇달아 사무실을 나섰다. 임진이 사무실 문을 닫고 커튼도 내리자 순경들의 호기심은 더 강해졌다. 서현우와 임진이 너무 신비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임진이 대머리 중년남에게 넘어가다니... 이런 이상한 삼각관계는 어떤 결말을 맞이 할 것인가.“설마 싸우는 건 아니겠죠?”“정말 싸운다면 그분의 실력으로 대머리 중년은 아무것도 아니죠.”“설마 인명사고가 나는 거 아닐까요?”“임 국장님이 안에 계시는데 인명사고가 나게 하겠어요?”“어쨌거나 임 국장님은 여자이니 감정 문제에선 우세가 없지 않을까요?”“그건...”“정말 인명사고라도 나면 우리가 나서야 하나요? 이건 역사상 경찰이 가장 빨리 출동한 사건이 되지 않을까요?”“...”문 하나를 사이 두고 밖에선 의논이 펼쳐졌고 커다란 사무실 안에서 서현우와 임진, 그리고 오재훈이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사숙, 고마워요.”서현우가 살기등등하게 웃었다. 오재훈은 손을 내저으며 시큰둥한 태도로 대답했다.“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야. 이 사숙이 널 돕지 않으면 누가 돕겠어? 안 그래?”“사숙의 조상님들에게까지 감사드리고 싶은 마음이네요.”오재훈이 대답했다.“그럴 것까진 없어. 어차피 내 조상님은 네 조상님이기도 하잖아.”서현우는 마음속에서 피어오르는 화를 풀 곳이 없었다.“어서 신분을 되돌려.”임진은 서현우의 예리한 눈빛을 바라보며 말했다.“지금 이 모습은 너무 이상해.”“임 국장, 미안한데 자리를 좀 비켜줘.”서현우가 말했다.“그건...”오재훈이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 나가 있다가 조금 있다가 다시 만나요.”“알았어요.”임진은 복잡한 마음으로 자리를 뜨며 두 사람이 싸우기라도 할까 걱정했다. 두 사람을 걱정한다기보다는 사무실을 난장판으로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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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5장

오재훈의 말을 들은 서현우는 눈빛이 움찔했다.“사숙님, 이런 말은 함부로 하면 안 됩니다. 사숙님은 제가 가장 사랑하는 여자를 만나봤고 저랑 그 사람에게 귀여운 딸도 있다는 걸 알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왜 임진이랑...”“그래야지.”서현우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오재훈은 손뼉을 치며 말했다.“하지만 너 저 계집애가 너한테 호감이 있다는 걸 알고 있어?”서현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연애해본 적이 없어서 여자의 마음을 잘 모르긴 하지만 바보는 아니었다. 임진의 행동은 평소와 별다른 점이 없었으나 눈빛으로 보이는 감정은 숨길 수 없었다.“너도 알고 있어? 그럼 내가 설득하지 않아도 되겠군.”오재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임진 그 계집애는 사랑과 미움이 확실한 사람이야. 열정도 넘치고... 아니지, 이것뿐이 아니야. 임진의 열정은 늘 억눌려 있어. 마치... 그래, 화산, 맞아 화산처럼 말이야. 이 화산은 널 만나기 전에 얼음으로 감싸 있었는데 이제 널 만나고 나니 얼음이 거의 다 녹아 억눌렸던 화산이 분출되기 직전이야. 만약 임진이라는 존재가 너랑 진아람에게 문제를 가져다준다면 너 어떻게 할래?”서현우는 할 말을 잃었다.“할 말 없지? 원수로 생각하고 죽일 수는 없겠지만 일부러 거리를 둔다면 화산은 더 심하게 굼틀댈 거야.”오재훈은 감정 트레이너처럼 말을 이었다.“시간이 모든 걸 해결한다는 헛소리 따윈 믿지 마.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 멀어진다는 말도 거짓말이야. 진짜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무슨 일이 생기든 마음이 연결돼 있고 그리움이 따를 거야. 그리고 그리움은 시간과 거리의 걸림돌 앞에서 점점 더 짙어지고 미쳐 버릴 거야. 절대적인 이성을 가진 사람은 없어. 마음 앞에서 누구든 이성을 잃기 마련이야. 너는 진아람 앞에서 절대적인 이성을 유지할 수 있어? 상천랑 그 일도 네가 충동했던 거 아니야? 무슨 일인지 제대로 묻지도 않고 기세등등하게 순찰총국에 쳐들어가 하마터면 죽일뻔했잖아. 상천랑을 죽인 후 진실을 알게 되면 너 후회하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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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6장

남산별장. 진아람은 웃고 있지만 누구든 그녀의 눈에서 슬픔을 읽을 수 있었다. 진 노마님은 진아람과 마주 앉아서 그녀의 손을 꼭 잡고 낮은 소리로 위로했다.“아람아, 쓸데없는는 생각하지 마. 서현우가 너한테 늘 잘해왔잖니, 안 그래?”진아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휴...”진 노마님이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예전이나 지금이나 이 세상은 여자에게 불공평해.”진아람이 입술을 깨물었다.“남자들이 나가 놀면 사람들은 넓은 마음으로 이해하지. 그리고 그들을 위해 여러 가지 핑곗거리도 만들었어. 접대라느니, 그냥 잠깐 논 것뿐이라느니, 돌아올 수만 있다면 된다느니 하면서 말이야. 하지만 여자는 잘못을 저지르기만 하면 사람들 구설에 오르고 온갖 독한 말로 질책하며 돼지우리에라도 가둬야 할 것처럼 행동하잖아. 왜 그런지 알아? 예전부터 남자가 이 세상의 기둥이었기 때문이야. 그리고 여자는 대부분 남자에게 의지해 살아야 했어. 그래서 첩을 몇 명씩 둬도 되지만 여자가 남편을 몇 명씩 두면 어떨 것 같아? 어림없는 소리야.”진 노마님이 진아람의 손등을 다독이며 부드럽게 말했다.“하지만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진심으로 사랑해주는 남자를 만난다는 건 어려운 일이야. 서현우가 임진이라는 그 여자에게 정말 마음이 있을지는 몰라도 서현우의 마음속에서는 네가 일 순위라고 이 할머니는 믿어. 임진이 너의 자리를 빼앗지 못할 거야.”“할머니, 무슨 말 하시는 거예요?”“아람아, 서현우는 능력이 있는 사람이야. 그의 능력으로 어떤 여자를 못 사귀겠어?정말 세컨드를 들인다고 해도 용납 못할 만큼은 아니야. 너도 마음을 크게 먹고 서현우에게 화내지 말아. 임진이 네가 가진 모든 걸 빼앗아가면 네가 아무리 슬퍼하고 아파해도 아무 소용이 없어. 그러니...”“할머니!”진아람이 갑자기 일어서더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할머니는 서현우가 다른 여자를 찾기를 원하세요?”“아람아, 흥분하지 말고, 이건 내가 원하고 원하지 않고의 문제가 아니야.”진아람이 손을 내저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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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7장

개 제 버릇 못 준다더니, 진 노마님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변한 게 하나도 없다. 예전에는 권세에 아부했고 지금은 그 사람이 서현우로 바뀐 것 뿐이었다. 오늘 앞에 서 있는 사람이 누구든 권력이 있고 세력만 있으면 진 노마님은 똑같이 말할 것이고 진아람에게 억울하더라도 참으라고 하며 별것도 아닌 일로 부귀영화를 버리지 말라고 충고할 것이다.이런 잘못된 생각을 그녀는 인생의 경험이라고 생각하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직설적으로 말하면 염치가 없는 것이다.“진아람 씨, 따로 얘기해도 될까요?”임진이 진지하게 물었다. 진아람이 대답하기도 전에 진 노마님이 또 입을 열었다.“얘기할 게 뭐가 있어요, 우리 아람이는 괜찮아요.”서현우는 그녀를 뻥 차 버리고 싶은 충동을 꾹 참으며 차갑게 말했다.“두 사람 따로 얘기하게 해요.”그러자 진 노마님은 또 말을 바꿨다.“그래요. 따로 얘기를 나누는 것도 좋겠어요. 서로의 우정도 쌓고 앞으로 트러블이 안 생기게 그게 좋겠어요. 아람아, 임진 아가씨를 네 방으로 모셔.”진아람은 서현우를 빤히 바라보다 방으로 들어갔다. 임진은 서현우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고 나서 따라 들어갔다. 진 노마님은 얼굴에 환한 미소를 짓고 서현우에게 말했다.“현우야, 걱정하지 마, 내가 아람이를 잘 설득할게. 걔는 내 손녀라서 내가 잘 알아. 다 이해할 수 있을 거야.”서현우는 속으로 혐오감을 느끼며 그녀를 쳐다보지도 않고 방으로 들어갔다. 진 노마님은 화를 내지도 않고 눈빛을 반짝이며 속으로 생각했다.“아람에게 어떻게 가업을 빼앗아 오는지 가르쳐야겠어...”진아람의 방은 깨끗하고 산뜻했다. 여자의 성격은 침실을 보면 알 수 있다고 했는데 틀린 말이 아닌 것 같았다.진아람이 입을 열었다.“앉아요.”“네.”임진은 소파에 앉아 우아하고 웃음기 하나 없지만 진지한 표정을 지은 진아람이 맞은 편에 앉는 것을 바라보았다.“진아람 씨, 요즘 나와 서현우의 일 때문에 고민이 많다는 걸 알아요.”“서현우는 능력 있는 사람이에요.”진아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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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8장

“무슨 뜻이야?”서현우는 비록 말을 하지 않았지만 막막한 눈빛을 했다.진아람은 벌떡 일어나 성큼성큼 서현우게게 다가가더니 손을 들어 그의 옷깃을 잡았다.서현우는 순간 어안이 벙벙해졌다.그는 여자가 자신을 이토록 직접적으로 심지어 난폭한 기세로 제압할 줄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진아람의 눈동자에서 불꽃이 타오르고 있다.그녀는 전력을 다해 서현우를 침대로 넘어뜨렸으며 서현우는 바보처럼 진아람을 바라보았고 머리는 이미 혼돈상태에 처해있었다.“난 임진이 나타난 것에 고마워하고 이틀 동안 발생한 모든 것에 감사하고 있어. 그 일 때문에 난 내 마음속 제일 진실한 생각을 알 수 있었고 동시에 미안한 생각이 들었어. 난 외부의 각종 요소로 인해 널 백프로 믿지 못했어.”진아람은 서현우의 몸을 짓누르고 그의 옷깃을 잡아당기며 눈빛이 점차 희미해졌다. “서현우, 당신은 내 남자야! 그 어떤 일이 발생하든 내가 무조건 믿어야 하는 남자야!”그녀는 서현우에게 말할 기회도 주지 않고 머리를 숙여 서현우의 입을 막았다.방자하고 거침없었다!방 안의 온도가 급격히 상승했다.진아람은 마치 활활 타오르는 뜨거운 불처럼 서현우를 불 태웠다.이 순간, 산사태처럼, 땅이 갈라진 것처럼, 광풍이 휩쓸린 것처럼, 벼락이 떨리는 것처럼, 화산이 폭발하는 것처럼, 바다가 울부짖는 것처럼...진아람은 옷이 헝클어졌고 검은 머리카락이 흐트러졌다.이 순간 두 사람은 미친 듯이 사랑하고 서로에게 빠졌다.6년간 애증과 갈등을 빚어온 남녀는 마침내 각자의 마음을 알아차리고 영혼을 합쳤다.비와 바람이 멈춰 아주 고요하다.석양은 끝없이 창문을 통해 이불을 덮은 두 사람에게 쏟아졌다.“임진이 도대체 무슨 말을 한 거야?”서현우가 물었다.진아람이 서현우를 힐끗 보았다.“꼭 이럴 때 그런 재수 없는 질문을 해야 해?”“그럼 내가 뭘 했는지는 왜 안 물어봐?”서현우가 또 물었다.진아람이 달콤하게 웃었다.“묻지 않을 거야. 이제부터 네 신분, 그리고 뭘 했는지 아무 것도 묻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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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9장

저녁 6시 반.석양이 떨어지지 않으려고 발버둥치고 있다.중연시 남구에 위치한 평범한 주택가에서 서현우는 홍성을 만났다.홍성이 공손하게 입을 열었다. “현우 도련님.”“이곳이야?”“네, 그 녀석은 공중전화를 쓰고 변성기까지 썼어요. 심지어 영리하게 천안 시스템의 감시를 피했지만 주변에 있는 길가 편의점의 감시 시스템을 소홀히 했어요. 전 5분 만에 그의 진짜 신분을 알아낼 수 있었어요.”홍성이 간단하게 정리한 자료를 건네자 그 위에는 평범한 남자의 사진도 있었다.서현우가 자료를 볼 때 홍성이 말했다.“홍천수라는 사람이에요. 유아영의 전남편이에요. 제가 찾아낸 단서에 의하면 그는 그날 밤 사건이 발생한 호텔 주변에 있었어요.”“그래서 이 사람은 진짜 서태훈이 살인자가 아니라는 증거를 갖고 있어?”서현우가 물었다.홍성은 잠시 고민하다 고개를 저었다.“그건 장담할 수 없어요. 홍천수와 유아영은 심성이 악랄하고 전과도 있어요.”“그럼 홍천수부터 만나러 가자.”“네.”홍성은 앞장을 서 서현우를 데리고 고층 주택으로 들어가 9층으로 향하는 엘리베이터를 눌렀다.얼마 지나지 않아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홍성은 곧바로 903호의 문 앞에 서서 귀를 문에 대고 잠시 경청하더니 서현우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집에 사람이 있다는 뜻이다.서현우가 담담하게 말했다.“문을 열어.”홍성이 다시 고개를 끄덕이더니 손을 들어 잔뜩 흐트러진 검은 머리에서 검은 철사 하나를 꺼내 철사를 U자형으로 구부려 자물쇠 구멍을 누르자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홍성은 철사를 주머니에 넣고 방문을 열었다.짙은 담배 냄새가 코를 찔렀지만 홍성은 아랑곳하지 않고 들어갔다.화장실에서 변기 물을 내리는 소리가 나더니 화장실 문이 열렸다. 홍천수가 팬티만 입은 채 홍성을 멍하니 바라보며 물었다.“넌 누구야? 어떻게 들어왔어?”서현우가 말문을 열었다.“내가 돈을 가져왔어.”홍천수는 서현우를 본 순간 표정이 변하더니 거짓말을 늘어놓았다.“넌 누구야? 무슨 돈을 가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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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0장

“유아영이 서태훈에게 돈 받으러 간 날 난 호텔 근처에 있었어요.”홍천수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그 당시 유아영의 옷깃에 카메라까지 달았어요... 서태훈은 술을 아주 많이 마셨고... 눈이 시뻘겋게 되어 아주 무서웠고 제대로 서있을 힘조차 없었어요... 서태훈은 돈을 주기 싫어했어요. 그리고 유아영이 그를 자극 해 격분하여 손찌검을 했어요...”“전체 과정을 봤어요?”서현우가 눈을 반짝이며 묻자 홍천수는 다급히 고개를 저었다.“아니에요. 아니에요... 서태훈과 유아영이 다투던 중 갑자기 화면이 꺼졌고 무슨 일이 생길까 다급히 호텔 방으로 가려고 했어요... 하지만 호텔 밖으로 아주 거대한 박쥐가 날아왔어요...”서현우가 물었다. “박쥐라고요?”“네! 아주 큰 박쥐였어요! 족히 3 미터는 되어 보였어요! 바로 서태훈과 유아영이 있던 그 방에서 날아왔어요! 거짓말 아니에요! 진짜 박쥐였어요! 만약 거짓이 있다면 목숨을 내놓을게요!”홍천수는 서현우가 믿지 않을까 봐 얼른 맹세했다.그러자 서현우는 잠시 고민을 하다 물었다.“계속 말해요.”“네... 그때 한참 멍을 때리다 호텔로 들어가니 문이 잠겼고 전... 들어갈 용기가 없었어요. 문틈으로 보니 바닥은 피 범벅이었고 서태훈과 유아영이 침대에 누워있었어요. 유아영은 온몸이 피투성이였고요...”“그 다음은요?”“무서워서 도망쳤어요...”홍천수가 떨며 말했다.“나중에 살인사건이 발생했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유아영이 죽었어요... 틀림없이 그 박쥐가 사람을 죽인 거예요! 무조건이에요!”“그날 밤 동영상은요? 나한테 줘요.”서현우가 손을 내밀었다.“제가 가져올게요!”홍천수는 얼른 일어나 방으로 뛰어갔으며 홍성은 즉시 따라가 홍천수를 자신의 시선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했다.하지만 홍천수도 속임수를 쓸 용기가 없어 서랍에서 USB를 꺼내 홍성에게 넘겨주었다.“또 알고 있는 것이 있어요?”서현우가 또 물었다.홍천수가 고개를 저으며 애원했다.“제가 아는 것이 이렇게 많은데... 날 용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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