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의 모든 챕터: 챕터 1951 - 챕터 1960

2283 챕터

제1951화

‘그걸 깜빡했네.’보아하니 불 난 집에 부채질하러 가긴 그른 것 같았다. 아쉬워하던 한현진은 곧 다른 문제를 떠올렸다. “내가 다치지 않았으면 혹시 무죄로 석방되는 거야?”강한서는 한현진을 쳐다보지 않은 채 덤덤하게 대답했다. “호텔에서 방금 그 기름을 청소하던 직원분이 넘어져서 다치셨대요.”한현진이 멈칫했다. “직원이... 넘어져서 다쳤다고?”한현진을 힐끔 쳐다본 강한서가 말했다. “CCTV라도 보여줘요?”한현진이 입을 삐죽였다. “그냥 해본 얘기야.”강한서는 한현진이 손에 꼭 쥐고 있는 부적을 슬쩍 보더니 입술을 짓이겼다. “제 목에 물이 묻었어요.”그 말을 들은 한현진이 얼른 그의 목을 안고 있던 손을 바꾸려 했다. 하지만 바로 그때, 강한서가 또 입을 열었다. “손을 바꿔서 다른 쪽에도 똑같이 물을 묻히려고 그러는 거예요?”“...”“제 주머니에 넣어요.”강한서가 태연하게 말했다. “그럼 네 주머니도 젖잖아.”강한서가 말했다. “두꺼운 거 입어서 괜찮아요.”지극히 평온한 말투였다. 마치 그저 하는 말인 듯, 정말 전혀 신경 쓰지 않고 단순히 불편하다는 듯한 태도였다. 한현진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이미 유치하게 굴었으니 또 질투하진 않겠지.’그렇게 생각한 한현진은 강한서의 말대로 부적을 그의 주머니에 넣었다. 차에 올라탄 강한서는 기사에게 출발하라고 말하자 한현진이 물었다. “네 동생도 데리고 갈 거야?”강한서가 대답했다. “민 실장이 데려다줄 거예요.”“그럼 민 실장님께 우리도 데려가라고 하지, 왜 기사님까지 따로 불렀어?”강한서가 말했다. “불편해서요.”“불편할 게 뭐가 있어. 민 실장님이 우리를 처음 데리러 오는 것도 아니고.”한현진을 힐끔 쳐다본 강한서가 말했다. “민 실장은 아마 본인이 연애하는 모습을 자기 대표가 옆에 앉아 지켜보는 걸 좋아하지는 않을 거예요.”한현진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충격적인 소식에 눈을 끔뻑거리던 한현진이 입술을 달싹이다 한참 만에야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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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52화

한현진은 강한서를 힐끔 쳐다보았다. 분노가 끓어올라 화를 내고 싶은 것이 분명했지만 기억 잃은 연기는 계속해야 했기에 참고 있는 것 같았다. 한참을 말이 없던 그가 드디어 한 마디 내뱉었다. “제가 죽었다고 생각했다면서 왜 환생석에 올라가 기도를 드렸던 거예요?”강한서에게 장난을 치려던 한현진은 그 말을 물으며 눈시울까지 붉히는 강한서가 너무 속상해 보여 마음이 약해졌다. ‘기억 잃은 척하고 싶으면 계속하라고 하지 뭐. 어떤 사정이 있든 무슨 이유든, 내가 받아주면 되니까. 무사히 돌아왔고 아직도 날 좋아하고 있는데, 하고 싶은 대로 놔두는 게 뭐 대수야? 굳이 놀리면서 힘들게 할 필요는 없잖아.’멍청한 강한서는 한현진의 말이라면 전부 진지하게 받아들였다. 한현진은 강한서의 눈을 마주 보며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 “난 네가 아닌 다른 사람이 내 옆에 있는 건 싫어. 네가 없으면 그곳이 어디든, 내 곁에 누가 있든 난 똑같이 외로울 거야.”강한서가 멍하니 한현진을 쳐다보더니 갑자기 고개를 돌려 시선을 피했다. 하얀 그의 피부가 점차 빨갛게 물들었다. 목에서부터 귓불까지 점점 더. 그는 올라가는 입꼬리를 애써 내리며 가볍게 목을 가다듬었다. “입만 번지르르해서는.”한현진이 웃으며 고개를 돌려 창밖을 내다보았다. 강한서는 감정을 숨길 줄 몰랐다. 특히 한현진과 관련된 일이라면 더 그랬다. 그러니 주강운처럼 눈치 빠른 사람이라면 어쩌면 진작 뭔가 알아차렸을지도 몰랐다. 오늘 밤 있었던 일 때문에 강한서의 계획이 차질이 생기지는 않았을지 걱정이었다. ‘주강운...’주강운에게는 확실히 이상한 부분이 많았다. 그들을 납치했던 납치범이 하필이면 주강운 의뢰인의 전남편이었고 또 마침 그와 갈등을 빚었었다. 그리고 그 범인이 하필이면 안면인식장애가 있어 강한서를 주강운으로 착각했다. 너무 많은 우연이 겹쳤다. 모든 것이 그럴듯했지만 여전히 이상한 느낌을 떨칠 수는 없었다. 강단해가 손을 쓴 것이라면 한현진은 그 동기를 쉽게 알아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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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53화

한성우: [형수님,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저 우리 도둑이 없이도 헛소리 안 해요. 인간 대 인간으로 조금만 더 신뢰해 주시면 안 돼요?]한현진: [죄송해요. 임신했더니 아이가 심장을 누르고 있어서 제가 요즘 소심해졌거든요. 그래서 걱정이 좀 많아요. 이해 부탁드려요.]한현진의 문자를 본 한성우는 그만 말문이 막혔다. ‘아이를 심장에 임신한 거야?’한성우: [형수님, 하시고 싶은 질문이 뭔데요?]한현진: [주강운 씨의 어린 시절부터 성장 과정이요. 성우 씨가 아는 건 전부 알려주세요.]한성우: [???]차미주: [!!!]한성우: [형수님, 그건 왜요?]한현진: [물어보지 말아야 할 건 묻지 마시고요.]한성우: [...]한성우: [형수님, 강운이 일을 알고 싶으시면 왜 한서에게 묻지 않으시고요. 두 사람 어렸을 때부터 같이 자라서 알고 지낸 시간이 저보다 길어요. 강운이에 관해선 한서가 제일 잘 알아요. 차라리 한서에게 묻는 편이...]한현진: [강한서에게 물으면 제가 강운 씨를 조사하고 다니는 걸 들키잖아요.]게다가 강한서는 지금 기억을 잃은 연기 중이었으니 그에게 물을 수도 없었다. 제일 중요한 건 그 자식은 물어본다고 해서 꼭 대답해 줄 거라는 보장도 없었다. 전에도 강한서에게 물어봤었지만 쓸모없는 짓이었다. 한성우: [한서에게 숨기기까지 하시려고요??]한현진: [알려줄 거예요, 말 거예요?]차미주: [나 나갈 거야. 오늘 밤 당장.]한성우: [... 알려주면 되잖아. 사실 저도 아는 게 많지는 않아요.]한성우의 말에 따르면 고등학교 전까지만 해도 주강운은 그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저 남들과 같이 학교에 다니고 수능 준비를 했다. 제일 큰 차이점이라면 주강운의 가정 환경이 엄격하다는 것뿐이었다. 어딜 가든 허락을 받아야 했다. 만약 정해진 시간에 전화하지 않으면 그와 연락이 닿을 때까지 주변 모든 사람에게 전화했다.나중에 주강운과 강한서는 같은 대학에 입학했고 한성우는 점수가 낮아 다른 대학에 진학하면서 주강운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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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54화

한현진: [넌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강운 씨에게 첫사랑이 있든 말든 나와 무슨 상관이야. 강운 씨와 살 것도 아닌데.]차미주: [그럼 왜 강한서 몰래 주 변호사님에 관해 묻는 거야?]문자를 작성하던 한현진이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녀는 문자를 다시 하나하나 지웠다. [강한서가 나중에 아이가 태어나면 주 변호사님을 미성년후견인으로 지정할 거라고 했단 말이야. 하지만 난 주 변호사님보다는 너희가 우리 아이의 미성년후견인이 되어줬으면 좋겠거든. 그러니 강운 씨가 어떤 사람인지 정확하게 알아야 강한서가 다시는 그런 생각을 하지 못하도록 핑계를 댈 수 있지. 내 아이의 미성년후견인은 너희 두 사람만이 될 수 있어.]차미주: [!!! 감히 내 양딸을 뺏으려고 해? 한성우, 찌라시 좀 퍼뜨려봐!]한성우는 말문이 턱 막혔다. ‘한현진 이 여자는 정말 능글맞고 간사하기까지 하다니까. 어떻게 이렇게 사람을 잘 속여?’그는 한현진이 주강운에 대해 알아보려는 것이 절대 그런 이유 때문은 아니라고 확신했다. 만일을 대비해 아이의 미성년후견인을 미리 지정하는 것은 강한서가 혼자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그건 한현진의 말 한마디면 충분했다. 한현진처럼 수단이 좋은 여자를 강한서는 죽었다 다시 태어나도 이기지 못할 것이다. 아이의 미성년후견인은 물론, 성을 한씨로 하겠다고 해도 사랑에 눈이 먼 강한서는 어쩌면 바로 그러자며 승낙할 수도 있었다. ‘우리 단순하고 착한 도둑이가 어쩌다 이렇게 심보가 고약한 여자와 절친이 된 거지?’하지만 그가 차미주를 속였을 때 찾아와 경고하던 한현진의 모습을 생각해 보니 비록 두 사람은 상반된 성격을 가졌지만 서로를 위하는 마음만큼은 진심이 분명했다. 차미주: [개자식, 우리 양딸을 잃게 생겼는데 너 지금 뭐 하는 거야?]한성우는 얼른 음성 통화를 연결했다. 차에서 별안간 한현진의 휴대폰 벨소리가 울렸다. 그녀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얼른 휴대폰을 꺼버렸다. 한현진의 조건반사에 강한서는 무의식적으로 그녀의 휴대폰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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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55화

“그래요...”강한서는 생각에 잠긴 듯 말을 이었다. “전 줄곧 비밀번호를 설정한 사람이 저에게 뭔가를 암시하는 거라고 생각했었는데.”“...”한현진은 순간 그녀가 비밀번호를 설정할 때 이상한 눈빛으로 쳐다보던 강한서를 떠올렸다. ‘설마, 그때부터 이 비밀번호가 그런 뜻인 줄 알았던 거야?’어쩐지 그날, 새벽까지 한현진을 괴롭히던 강한서는 거의 잠들고 있는 그녀에게 앞으로는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직접 얘기하라고 했었다. 그 말의 의미를 몰라 한현진은 한동안 꽤 답답해하기도 했었다. ‘직접 얘기하라는 게 그런 의미였다니!’‘젠장.’복잡한 표정을 짓던 한현진이 굳은 얼굴로 말했다. “상상력이 풍부하네.”난감한 기색이 역력한 한현진의 모습을 고스란히 눈에 담은 강한서의 눈빛에 즐거움이 스쳤다. 하지만 자신에게 들킬까 봐 숨기던 한현진의 모습을 떠올린 강한서는 더 이상 웃을 수 없었다. 조금 전까지 달콤한 말로 마음을 녹이더니 이젠 그를 피해 전화를 받으려고 했다. ‘대체 누구 전화길래 저렇게까지 뜨끔해하는 거야?’강한서가 한현진으로 힐끔 시선을 돌리자 한현진은 조용히 휴대폰을 핸드백에 넣었다. 강한서의 눈가가 파르르 뛰었다. ‘끝내 숨기시겠다?’‘그래, 대체 어떤 놈이 내 여자를 건드리는지 꼭 확인하고 말겠어.’한현진을 아름드리로 데려다준 강한서는 곧 다시 집을 나섰다. 신미정은 절대 얌전히 잘못을 인정할 사람이 아니었다. 어쩌면 지금쯤 구원 투수를 데려왔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러니 돌아가 확인해야 했다. 강한서가 집을 나서자마자 한현진은 안방으로 달려가 그룹 통화를 연결했다. 세 사람의 그룹 통화가 곧 연결되었다. 한성우는 어이가 없다는 듯 말했다. “제가 그룹 통화를 몇 번이나 보냈는데 왜 계속 끊으셨어요?”한현진이 말했다. “미안해요. 강한서가 옆에서 있어서 못 받겠더라고요.”한성우가 어리둥절해졌다. “아니, 저희는 그냥 평소처럼 수다 떠는 거잖아요. 바람이라도 피는 것처럼 왜 그래요?”한현진이 쇼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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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56화

“하지만 간민혜와 함께 있는 강운이는 누가 봐도 행복해 보였어요. 하지만 간민혜의 집안 배경 때문에 강운이네 집에서는 절대 두 사람을 허락하지 않았어요. 우리도 그걸 잘 알고 있었지만 강운이가 얘길 꺼내지 않으니 우리도 아무 말 하지 않았죠. 어쩌면 강운이가 가족의 통제를 벗어날 수 있을 정도의 힘을 가져도 여전히 허락하지 않을 수도 있었어요.”“그러니 강운이가 연애 중이라는 사실은 저희도 약속이나 한 듯이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죠. 그 사실을 아는 건 가깝게 지내는 그 몇 명뿐이었어요.”“하지만 이 세상에 영원한 비밀이라는 건 없잖아요. 강운이네 집에서도 곧 그 사실을 알게 됐고 강운이에게 간민혜와 연락을 끊으라고 으름장을 놓았어요. 강운이는 당연히 그 말을 들을 리가 없었고 그러니 집안 어른들이 간민혜를 찾아갔어요. 그땐 난리도 그런 난리가 없었어요. 간민혜가 집을 나서기만 해도 강운이네 가족이 찾아왔으니까요. 대학원 입시를 준비하고 있었던 때라 그걸 견딜 수 없었던 건지 어느 날 갑자기 강운이에게 헤어지자는 문자를 보내고 사라졌어요.”얘기를 듣던 차미주가 황당해하며 물었다. “사라져? 태주 대학 대학원 입시를 준비하고 있었다며? 입시도 포기한 거야?”“응.”한성우가 나지막이 말했다. “바로 그게 이상한 부분이야. 간민혜는 소리 소문도 없이 사라졌어. 헤어진다고 하더라도 대학원 준비는 마쳤어야 하잖아. 하지만 이상하게도 간민혜는 헤어지자는 문자를 남기고 흔적도 없이 사라졌어. 그땐 이미 성적도 나왔고 심지어 간민혜는 필기시험 1등이라 면접을 망치지만 않는다면 합격은 너무 당연한 일이었어요. 하지만 간민혜는 면접 장소에도 끝내 나타나지 않았죠. 그 부분은 정말 너무 이상해요.”“강운이는 미친놈처럼 여기저기 찾아다녔어요. 찾아볼 만한 곳은 전부 찾아봤지만 아무리 애써도 간민혜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어요. 전에 사용하던 모든 연락처를 전부 말소해 버렸더라고요. 마치 증발해 버린 것처럼요.”한현진이 미간을 찌푸렸다. “혹시 강운 씨네 집안에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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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57화

잠시 말이 없던 한현진이 입을 열었다. “그럼 뒷부분 얘기는 성우 씨 상상이라는 거예요?”“상상이라고 할 수는 없죠. 대충 맞는 사실이기도 하니까요. 간민혜는 가족이 별로 없었어요. 사망 후 장례식도 한서가 치러준 거니까요. 그때 저도 장례식에 갔었는데 빈소가 제 시험지보다 더 깨끗했어요. 간민혜의 남편이 정말 자기 아내를 사랑했다면 어떻게 장례식에도 오지 않았겠어요?”잠시 생각하던 한성우가 말했다. “전 당시 간민혜가 사라진 게 강운이네 집안과 어느 정도는 연관이 있다고 생각해요. 교통사고도 강운이와 관련되어 있었지만 해리성 장애가 있었잖아요. 강운이네 집안에서는 절대 강운이에게 그런 오점을 남기고 싶지 않았겠죠. 그래서 그 사고는 결국 덮어졌어요. 그러니 강운이가 그 기억을 잃은 건 어쩌면 잘된 일인지도 몰라요.”차미주가 미간을 찌푸렸다. “운은 좋네. 본인은 기억을 못 하니 그만이겠지만 그 여자는 주 변호사님 때문에 목숨을 잃었어. 전생에 대체 무슨 죽을죄라도 지은 거야? 현진아, 나중에 강한서랑 아무리 같이 못 살겠어도 절대 주 변호사님 같은 사람은 만나지 마. 본인도 문제지만 집안도 문제야.”줄곧 말이 없던 한현진은 차미주의 부름에 드디어 정신을 차렸다. 한현진이 갑자기 물었다. “간민혜 씨와 주 변호사님 사이에 아이가 있어요?”“네?”한성우가 멍해졌다. “없을 거예요. 한서에게 그런 얘기는 들은 적이 없어요. 갑자기 왜 그런 걸 물으시는 거예요?”“그게 아니라...”한현진이 입술을 짓이겼다. “주 변호사님이 다급하게 간민혜 씨를 데리고 한주를 떠나려고 하신 게 혹시 그분이 임신하셔서 집안에서 간민혜 씨를 해칠까 봐 그런 건 아닐까 해서요.”그 말에 한성우가 웃어버렸다. “그럴 리가요. 만약 간민혜가 임신했다면 어쩌면 강운이네 집에서 허락했을지도 몰라요. 아무리 간민혜가 마음에 들지 않아도 절대 자기 집안 씨를 밖에 내버려둘 분들이 아니시거든요.”말하며 한성우가 또 목소리를 낮췄다. “강운이 아버지와 둘째 삼촌 두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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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58화

물어보기 전까지만 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물어볼수록 머리만 복잡해졌다. 한성우가 뭐든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 역시 제일 중요한 부분은 놓치고 있었다. 그의 말대로라면 당시 주강운과 간민혜가 사고를 당한 후 강한서가 뒷수습을 도왔을 테니 주강운이 은혜를 원수로 갚을 리는 없었다. 하지만 막약... 만약 그 납치 사건에 정말 주강운이 연루된 것이라면. 만약 주강운의 목적이 강한서였다면... 당시 간민혜의 사고는 한성우가 말한 것처럼 간단한 사고는 아니었을 것이다. ‘사고...’눈을 감고 빠르게 머리를 굴리던 한현진이 갑자기 눈을 떴다. “간민혜 씨가 교통사고를 당한 게 언제예요?”“7년 전 9월이었어요. 그건 제가 똑똑히 기억해요. 제가 그때 복수 전공을 하고 있어서 두 사람보다 1년 늦게 졸업했거든요. 여름 방학 때 친구 몇 명과 해외여행을 갔고 9월 중순쯤에야 여행을 갔던 애 중 두 명이 입사해야 해서 돌아왔었어요.”한현진이 멈칫했다. 그녀와 하현주가 교통사고를 당한 것이 바로 7년 전 9월이었다. 한현진은 순간 전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던 문제를 떠올렸다. 강한서는 왜 그날 교통사고 현장에 나타나 그녀를 구했던 걸까?그녀는 하현주의 교통사고를 조사하던 중 고용했던 탐정이 알려준 정보를 떠올렸다. 그 탐정은 당시 그들과 사과가 난 건 택시라고 했었다. 택시에 타고 있던 사람 중 두 명은 사망했고 한 명은 부상을 당했다. 사망 2명, 부상 1명. 그중 한 명은 임산부였다. K 탐정은 당시 유상수가 교통사고의 증거를 만들어내기 위해 일부러 택시에 탑승하고 있던 사람들을 조사했다고 했다. 그는 운전기사와 승객의 유가족은 배상금을 가지고 한주를 떠났던 터라 많은 방법을 동원했지만 결국 그 사람들의 정보는 캐내지 못했다고 했다. 만약... 만약 당시 한현진과 함께 교통사고가 났던 차가 바로 주강운과 간민혜가 타고 있던 택시라면... 그렇다면 주강운의 친구인 강한서가 현장에 도착해 한현진을 구한 건 어쩌면 지극히 자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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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59화

한현진이 대답했다. “알아요. 다른 사람에게 얘기하지 않아요. 그러니까 성우 씨도 제가 이 일에 대해 물어봤다는 걸 강한서에게 비밀로 해줘요.”“제가 미쳤다고 얘기하겠어요? 제가 오늘 이 얘기를 형수님께 한 걸 알면 제일 먼저 절 찾아올 사람이 강한서예요. 강운이 어머니를 도와 그 사람들 입을 막은 게 한서예요. 전 죽을 각오를 하고 형수님께 말씀드리는 거라고요. 저 배신하시면 안 돼요.”차미주가 한성우에게 하찮은 눈빛을 보냈다. “겁에 질린 꼴 좀 봐. 강한서가 뭐 호랑이도 돼? 널 잡아먹기라도 하는 거야?”한성우가 차미주를 부추기며 말했다. “그럼 네가 한서랑 싸우던가.”말문이 막힌 차미주가 순간 그 개자식에 의해 유치장에 들어갔던 일을 떠올리고는 헛기침하더니 곧 말을 돌렸다. “날 건드리지도 않았는데 내가 걔랑 왜 싸워?”한성우가 그런 차미주를 비웃으며 말했다. “이 겁쟁이야, 넌 그냥 나만 괴롭힐 수 있냐?”그룹 통화를 끈 한현진은 오랜만에 탐정 케이에게 문자를 보냈다. [한 번 뵐 수 있을까요?]상대방이 곧바로 답장을 보냈다. [A/S는 안 돼요.]할 말을 잃은 한현진이 문자를 전송했다. [전에 일이 아니라, 새로운 의뢰요.]탐정 케이가 무슨 의뢰냐고 물었다. 한현진은 그에게 당시 그들과 사고를 당했던 택시 운전기사와 승객의 정보를 알아봐달라고 했다. 탐정 케이는 한참 동안 답장이 없었다. 기다리다 조급해진 한현진이 다시 문자를 작성했다. [수고비는 전의 3배로 드릴게요. 정보를 찾아주시기만 하신다면요.]하지만 한현진이 그 문자를 전송하자 한참이 지나도 문자 옆에 표시된 1일은 사라지지 않았고 심지어 프로필도 비공개로 되어 있었다. 한현진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개자식, 날 차단해?’그녀는 어두운 얼굴로 탐정 케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연속적으로 전화를 네 번이나 끊자 한현진이 분노했다. 그녀는 굳은 얼굴로 메시지를 작성해 그를 협박했다. [전화 안 받으시면 탐정님 신상정보를 인스타그램에 올려버릴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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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60화

[현진 이모, 저 세뱃돈 엄청 많이 모았어요. 내일 저랑 같이 놀러 갈래요? 한서 삼촌은 데려가지 마요.]멈칫하던 한현진이 빙그레 웃으며 문자를 작성했다. [그래. 하지만 내일 낮엔 일이 좀 있어서 저녁쯤 나가는 건 어때?]잠을 자지 않고 답장을 기다리던 은서가 문자를 확인하고는 바로 답장을 보냈다. [좋아요!]답장을 보낸 후에야 자기가 너무 적극적이었나 싶었던 건지 한참 문자를 쓰고 지우기를 반복하더니 또 문자 하나를 전송했다. [현진 이모, 아직도 안 주무셨어요?][한서 삼촌 기다리고 있어.][삼촌 또 야근해요?][그렇다고 할 수 있지.][이모는 정말 좋은 사람이에요.]갑작스러운 칭찬에 한현진이 어리둥절해졌다. 은서가 또다시 문자를 보냈다. [한서 삼촌이 이모는 예쁘고 음식도, 연기도 잘한다고 했어요. 이모를 만나고 나니까 이모는 삼촌이 말한 것보다 더 좋은 사람인 것 같아요. 저랑 문자하는 것도 좋고 제가 하자는 대로 다 해줘서 좋아요. 한서 삼촌 기다리는 것도 좋고... 아무튼 다 좋아요. 현진 이모, 전 이모가 너무 좋아요.]“...”‘요즘 애들은 이렇게 입에 꿀이라도 바른 것처럼 직설적으로 칭찬하는 거야?’아무리 뻔뻔한 한현진도 아이의 칭찬엔 얼굴이 뜨거워지는 것 같았다. 부끄러운 건 부끄러운 거고, 그녀는 지금 은서에게 물어봐야 할 것이 있었다. 한현진이 은서에게 전화를 걸었다. “은서야, 너 생일 언제야?”“내일이요.”생각지 못했던 대답에 한현진이 멍해졌다. “내일?”“한서 삼촌이 그랬어요. 내 생일은 내 마음대로 정하는 거라고요. 내일 이모랑 놀러 가니까 내일 생일 하고 싶어요.”“...”한현진은 관자놀이를 꾹꾹 눌렀다. “은서야, 이모는 진짜 생일을 묻고 있는 거야.”“그럼 한서 삼촌이랑 같은 날이에요.”“강한서랑 같은 날이라고?”한현진이 멈칫했다. 강한서의 생일은 9월이 아닌 이번 달 말이었다. ‘내 추측이 틀린 건가?’“은서야, 한서 삼촌이 너한테 부모님 얘기한 적 없어?”은서가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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