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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51화

‘그걸 깜빡했네.’

보아하니 불 난 집에 부채질하러 가긴 그른 것 같았다. 아쉬워하던 한현진은 곧 다른 문제를 떠올렸다.

“내가 다치지 않았으면 혹시 무죄로 석방되는 거야?”

강한서는 한현진을 쳐다보지 않은 채 덤덤하게 대답했다.

“호텔에서 방금 그 기름을 청소하던 직원분이 넘어져서 다치셨대요.”

한현진이 멈칫했다.

“직원이... 넘어져서 다쳤다고?”

한현진을 힐끔 쳐다본 강한서가 말했다.

“CCTV라도 보여줘요?”

한현진이 입을 삐죽였다.

“그냥 해본 얘기야.”

강한서는 한현진이 손에 꼭 쥐고 있는 부적을 슬쩍 보더니 입술을 짓이겼다.

“제 목에 물이 묻었어요.”

그 말을 들은 한현진이 얼른 그의 목을 안고 있던 손을 바꾸려 했다. 하지만 바로 그때, 강한서가 또 입을 열었다.

“손을 바꿔서 다른 쪽에도 똑같이 물을 묻히려고 그러는 거예요?”

“...”

“제 주머니에 넣어요.”

강한서가 태연하게 말했다.

“그럼 네 주머니도 젖잖아.”

강한서가 말했다.

“두꺼운 거 입어서 괜찮아요.”

지극히 평온한 말투였다. 마치 그저 하는 말인 듯, 정말 전혀 신경 쓰지 않고 단순히 불편하다는 듯한 태도였다.

한현진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이미 유치하게 굴었으니 또 질투하진 않겠지.’

그렇게 생각한 한현진은 강한서의 말대로 부적을 그의 주머니에 넣었다.

차에 올라탄 강한서는 기사에게 출발하라고 말하자 한현진이 물었다.

“네 동생도 데리고 갈 거야?”

강한서가 대답했다.

“민 실장이 데려다줄 거예요.”

“그럼 민 실장님께 우리도 데려가라고 하지, 왜 기사님까지 따로 불렀어?”

강한서가 말했다.

“불편해서요.”

“불편할 게 뭐가 있어. 민 실장님이 우리를 처음 데리러 오는 것도 아니고.”

한현진을 힐끔 쳐다본 강한서가 말했다.

“민 실장은 아마 본인이 연애하는 모습을 자기 대표가 옆에 앉아 지켜보는 걸 좋아하지는 않을 거예요.”

한현진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충격적인 소식에 눈을 끔뻑거리던 한현진이 입술을 달싹이다 한참 만에야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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