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쌍둥이, 아빠가 대단해!의 모든 챕터: 챕터 721 - 챕터 730

1609 챕터

제721화

“어…….”아이들의 말에 원유희는 할 말을 잃었고 옆에 있던 메이드는 빵 터졌다.그때 유담이 다시 끼어들었다.“엄마, 우리 오늘 외할머니랑 외할아버지 보러 가요?”“저녁에 아빠한테 물어봐.”“아빠 무조건 동의할걸요!”“그래도 물어봐야 해.”유담의 말에 대답한 원유희는 아이들 셋을 데리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아이들은 메이드를 따라 식탁으로 가게 하고 본인은 뒤에 있는 해림에게 물었다.“신걸 씨는요? 서재에 있나요?”“어젯밤 내내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무슨 일 있는 건 아닐까요? 전화해 보는 게 어떨까요?”해림은 걱정 가득한 말투였지만 솔직히 원유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녀는 그렇게 강한 사람이 일이 생길 리가 없다고 자신했다.“걱정하지 말아요. 아마 윤설과 함께 있을 거예요!”말을 마친 그녀는 곧장 식탁 쪽으로 걸어갔다.혼자 덩그러니 남게 된 해림은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걱정되지도 않나? 왜 저렇게 아무렇지 않아 보이지? 일부러 전화해 보라고 한 거였는데…….’하지만 원유희가 이런 반응을 보이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윤설은 김신걸의 약혼녀이자 앞으로 김씨 집안 사모님이 될 사람이니 두 사람이 함께 있는 게 당연했으니 말이다.게다가 밤새 실종된 윤설이 적잖게 충격을 받았을 게 뻔하기에 당연히 김신걸의 위로가 필요할 때라고 생각했다.식사를 마친 뒤 원유희는 병원은 나중에 가자며 아이들을 설득했다. 그러자 미련을 버리지 못한 아이들은 이번에는 그녀를 따라 회사에 가겠다고 떼를 썼다.하지만 김신걸이 지금 윤설과 함께 있을 게 뻔했기에 회사를 데리고 가도 되는지 묻기마저 어려웠다.“다음에 가자. 응?”어렵사리 세 아이를 달래 떼어낸 원유희는 결국 혼자 어전원을 나섰다.그녀는 먼저 윤정의 병문안을 한 뒤 회사로 향해 약 10시쯤 면접실에 도착했다.면접하러 온 세 사람의 자료를 원유희는 미리 확인해 두었다. 비슷한 나이대에 비슷한 경력이었지만 그건 모두 서면적인 것들이었기에 대화로 자세한 것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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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2화

“편하실 때 출근하시면 됩니다.”“지금 바로 가능합니다.”원유희의 말에 엄혜정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그래요. 오 비서가 엄혜정 씨 맡아요.”“네, 대표님.”자리에서 일어나 곧장 사무실로 돌아온 원유희는 문을 여는 순간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더니 자기 자리에 앉아 있는 김신걸을 바라봤다.‘언제 왔지? 약혼녀와 같이 있지 않아도 되나?’“무슨 일이야?”곧바로 진정을 되찾은 원유희가 문을 닫으며 물었다.“면접은 어땠어? 마음에 드는 사람 있어?”김신걸은 무거운 분위기를 내뿜으며 의자에 기대더니 손을 의자 거치대에 올려놓았다.“응. 오늘 바로 출근하기 시작했어.”원유희는 본인의 자리가 빼앗겼는데도 아무렇지 않은 듯 테이블 앞에 서서 서류를 뒤적였다.“내가 어젯밤 어디 갔는지 궁금하지 않아?”원유희는 무뚝뚝한 김신걸을 빤히 쳐다봤지만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아채지 못했다.“윤설이랑 같이 있었던 거 아니야?”“간밤에 절에 갔다가 미끄러지는 바람에 다쳤더라고. 그런데 큰 부상은 아니야.”“다행이네. 그래도 아빠 딸이라서 다칠까 봐 걱정했는데.”원유희의 담담한 말투에 김신걸의 눈동자는 예리한 빛을 뿜어냈다.“다른 할 말은 없어?”뜬금없는 질문에 의아한 듯 눈을 든 원유희는 그의 어두운 눈동자와 마주치는 순간 온 신경이 곤두섰다.“뭐?”“아무것도 아니야.”‘정말 아무것도 아닌 게 맞나? 왜 갑자기 공기가 차가워진 것 같지?’싸늘한 눈빛을 숨기며 옷깃을 잡아당기는 김신걸의 반응에 원유희는 속으로 중얼거렸다.‘뜬금없이 찾아와서 뭐 하자는 거지? 왜 나한테 눈치 주고 난리야?’“아참, 애들이 외할아버지 보러 가고 싶다고 하던데 그래도 돼? 장미선 그 여자도 거기 있는 거 아니야?”“피할 거 뭐 있어? 애들의 진짜 외할머니잖아.”김신걸의 말에는 비아냥이 섞여 있었다. 그가 일부러 자기의 심기를 건드린다는 생각에 원유희는 부글부글 끓는 화를 억눌렀다.“나 바빠서 먼저 갈게.”그녀는 몸을 홱 돌려 사무실을 나서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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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3화

원유희는 김신걸이 무섭지 않았다. 적어도 아이들이 있는 한 자기 목숨만은 계속 유지할 수 있을 거라고 자신했다.“나 윤설 건드리지 않았어.”김신걸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귓가를 간지럽히자 원유희는 놀란 눈을 들어 상대를 바라봤다.‘지금 나한테 해명하는 건가?’“이제 만족해?”김신걸의 말에 원유희는 고개를 홱 돌리며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안 비켜?”하지만 곧바로 들려오는 그의 말에 원유희는 그제야 몸을 틀어 그에게 길을 내주었다.“아이들 일은 직접 결정해.”말을 마친 김신걸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문을 열고 사무실을 나섰다.그제야 원유희는 나른해진 몸을 일으켜 세우며 문을 살며시 닫았다.‘해명할 필요 있나? 윤설이 다쳤을 텐데 당연히 건드리지 못했겠지.’그 시각, 전화를 끊은 장미선이 다급하게 윤설의 방으로 달려갔다.“방금 이 부장 연락을 받았는데 김신걸이 네 아버지 회사에 갔다가 얼마 있지 않고 떠났대.”“우리 목적이 달성됐다는 뜻이네요.”윤설은 노여움을 참으며 말했다.“그러게 말이야. 어제 일만 보더라도 김신걸이 너를 더 중요시한다는 걸 알 수 있잖아. 그런데 이 방법 너무 위험했어. 대충 척만 하면 될 것을 뭐 하러 진짜 다쳐와?”“척만 하면 신걸 씨한테 분명 들켰을 거예요. 신걸 씨 마음 속에 내가 있다는 게 확인됐으니 나도 이제 원유희와 싸우는 게 두렵지 않아요.”“걱정하지 마. 회사랑 병원에 사람 붙여놨으니 그년 제대로 감시할 거야. 어전원의 사람은 돈으로 매수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어전원의 사람을 어떻게 매수해요? 모두 신걸 씨가 엄선한 사람들일 텐데.”“나쁜 일 시키는 것도 아니고 원유희가 어전원에서 사는 게 맞는지 확인만 부탁할 건데 뭐!”“다행히 이번에 다친 덕에 신걸 씨가 어전원 출입을 허락했어요. 이거야 말로 일거양득 아니에요?”윤설은 우쭐해서 말했다.어전원 출입 허락도 받아냈는데 이깟 부상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그래. 기회를 봐서 괜찮은 사람 매수해. 네 아버지의 재산도 빼앗겼는데 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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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4화

그때 윤설이 해림을 불러세웠다.“애들 깨어나면 제가 데려갈게요.”하지만 전에 해물 볶음면 사건도 있었던 터라 해림은 걱정되는 마음에 바로 거절했다.“귀찮게 그러실 필요 없습니다. 제가 데려갈게요.”“귀찮다니요? 애들은 제 아이기도 한데. 만약 걱정된다면 집사님도 따라오면 될 거 아니에요.”“전 그런 뜻이 아닙니다.”“저야말로 미래 사모님이란 걸 잊지 마세요. 이것보다 중요한 게 어디 있겠어요. 안 그래요?”윤설의 한 마디는 협박이나 다름없었다. 다른 사람들은 남의 실수를 눈감아줄 수는 있을지 몰라도 자기한테 실수하면 절대 눈감아 주지 않을 거라는 협박.때문에 어떻게 해야 할지 스스로 알아서 잘 판단하라는 뜻이었다.“알고 있습니다.”윤설은 해림이 고개를 끄덕이자 그제야 만족했는지 자리에서 일어났다.“나도 좀 자야겠네요.”오후가 되자 원유희는 곧바로 병원으로 향했다. 하지만 그녀 혼자뿐이었다.“장미선은 왔다 갔어요?”“간병인 말로는 오전에 왔다가 바로 갔다. 그런 여자한테 뭘 바라?”원수정은 장미선과 오랫동안 알고 지내왔고 또 싸워왔기에 그 여자가 어떤 사람인지 누구보다도 잘 알았다.이익이 따르지 않으면 절대 움직이지 않을 사람이라는 것도.원유희는 아버지에게 가까이 가서 호전되었는지 확인했다.하지만 옆에 있던 원수정의 한숨 소리가 들려왔다.“아직도 그대로야.”“하긴, 이렇게 빨리 호전될 리 없죠.”원유희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대답하며 자리에 앉자 원수정이 물었다.“애들은? 전화해 봤어?”“해봤어요. 오는 길이래요.”원유희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병실 문이 열리더니 꼬맹이 셋이 안으로 달려 들어왔다.“엄마, 외할머니, 외할아버지!”앳된 목소리가 들리자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돌리던 원수정과 원유희는 아이들 뒤에서 들어오는 낯익은 얼굴을 보는 순간 표정이 굳어버렸다.하지만 분위기를 알리 업는 아이들은 앞다투어 원유희의 품속으로 파고들었고 유담은 애교까지 부려댔다.그제야 윤설에게서 눈길을 거둔 원유희는 아이들의 머리를 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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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5화

‘아버지의 가족이라고?’원유희는 의아한 나머지 저도 모르게 옆에 있는 장미선을 바라봤다. 어찌됐건 장미선이야말로 윤씨 가문 며느리이니 봤을 수도 있을 테니까.“바로 갈게요.”“아버지가 어떻대?”그녀가 전화를 끊기 바쁘게 윤설이 물었다.하지만 원유희는 그녀의 말을 무시한 채 장미선을 바라봤다.“혹시 아버지 주위에 다른 가족이 있어요? 전 들어본 적 없는 것 같아서요.”“고아인데 가족은 무슨!”입을 삐중거리며 대답하는 장미선의 말이 미덥지 않았는지 원유희는 다시 물었다.“정말 다른 가족이 없는 거 확실해요?”“확실해! 우리가 결혼해서 윤설이 태어날 때까지 그 사람 입에서 가족 얘기를 하는 걸 들은 적 없어!”그녀의 말에 원유희는 눈살을 찌푸렸다.‘그럼 병실에 있는 사람은 누구지?’“우선 병실부터 가봐요.”네 사람은 아이들을 해림한테 맡기고 함께 병실로 향했고 병실에 들어선 순간 역시나 웬 남자가 병상 옆에 서 있는 걸 발견했다.하지만 그 남자를 보는 순간 원유희는 멍해졌다. 왜냐하면 그 남자는 방금 주차장에서 지나쳤던 사람이었기 때문이다.‘아무 상관 없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혹시…… 저의 아버지 가족분 되세요? 아버지는 단 한 번도 가족이 있다고 말씀하신 적 없거든요.”“가족은 무슨 고아라니까.”원유희의 말에 장미선이 끼어들었다.육성현은 그들을 쭉 훑어보더니 끝내 입을 열었다.“형이 식구들과의 갈등 때문에 쫓겨났거든요. 그러니 당연히 가족이 없다고 했겠죠. 우선 저부터 소개하죠. 윤정 형의 친동생 육성현입니다.”그는 말하면서 옆에 있던 의자를 끌어당겨 다리를 꼰 채 앉았다. 그러고는 깍지를 낀 손을 무릎 위에 올려놓으며 편안한 자세를 취했다.장미선과 윤설은 그의 말에 서로의 눈치를 살폈다.‘친동생? 그러면 나와 원유희의 산촌이라는 뜻이잖아? 갑자기 친삼촌이 튀어나오다니.’“정말 저희 아버지 친동생 맞아요? 그런데 전에는 왜 나타나지 않았죠?”“설마 아버지가 사고를 당한 일 때문에 오신 건가요?”윤설의 물음에 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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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6화

‘저런 백을 두는 것도 나쁘지는 않지.’장미선과 윤설이 속으로 생각하고 있을 때 원유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당신 말이 진짜인지 어떻게 믿죠? 갑자기 나타나서 아버지 친동생이라고 하면 우리가 덜컥 믿을 줄 알았어요? 게다가 진짜 친동생이라면 더더욱 이래서는 안 되죠. 아버지가 멀쩡할 때는 얼굴 한번 비추지 않더니 인제야 나타난다고요? 그런 알량한 선심 따위 필요 없어요! 아버지도 아버지 가족이 있고 딸이 있어요!”육성현은 입가에 미소를 지은 채 아무 말도 없이 그녀를 바라보았다.하지만 그때 장미선이 냉소를 지으며 끼어들었다.“원유희, 그게 무슨 말버릇이야? 모르는 사람이 갑자기 가족이라며 나타나는 거 봤어? 만약 진짜 가족이라면 보러 오는 게 당연하잖아! 딸이랑 형제랑 같아? 네 아버지도 예전 일 때문에 마음 속에 응어리가 맺혀있을지 모르는데 풀어 줄 생각을 해야지 대체 뭐 하자는 거야?”그녀의 말에도 원유희는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더니 육성현을 바라봤다.“우리 아버지는 책임감 있는 분이어서 절대 남한테 빚지고 살 분이 아니에요. 비즈니스를 할 때도 누구보다 신용을 중요시하는 분이세요. 그런 분이 대체 어떤 일을 했기에 육씨 가문에서 그토록 매정하게 아버지를 쫓아내고 지금껏 연락 한번 하지 않았는지 궁금하네요. 당신이 아버지 친동생이라면 아마 잘 알 테죠?”“나도 그건 잘 몰라, 그때 너무 어렸거든. 아버지가 식구들이 큰아들을 언급하지 말라고 명령하기도 했고. 여기 온 것도 나 혼자 결정한 거야.”육성현은 말 하면서 원유희를 빤히 쳐다봤다.“만약 상세한 걸 알고 싶다면 육씨 저택으로 찾아가도 돼.”“제가 왜요?”원유희는 눈살을 찌푸렸다.“전 그쪽 아버지가 큰아들이 결혼하고 애 낳은 걸 모른다고 생각하지 않거든요. 그런데도 연락 한번 없는 사람인데 제가 뭐 하러 찾아가요? 아버지가 가족을 찾을 생각이 없다면 전 아버지 뜻 거역하고 싶지 않아요.”그녀의 말을 듣고 있던 장미선이 언짢은 듯 끼어들었다.“네 아버지가 가족을 찾지 않는 건 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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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7화

원유희의 마음은 어머니의 말에 심하게 요동쳤다.‘그러게. 아버지가 대체 왜 집에서 쫓겨나 온갖 고생을 다 했지?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가족과 인연을 끊고 고아로 살았지?’“그런데 그 사람이 나타난 타이밍이 너무 이상해요.”한참 동안 침묵을 지키던 원유희가 입을 열었다.“왜? 네가 말했잖아. 가족이 사고가 났으니 와 보는 건 당연하잖아.”“육성현이라는 그 사람이 본인입으로 말했잖아요. 아버지가 집을 떠날 때 너무 어려서 아무것도 기억 안 난다고. 그런데 무슨 감정이 있겠어요? 아무 감정이 없으면서 가족 모르게 아버지 보러 왔다는 것부터가 이상하지 않아요?”“감정은 없다고 해도 충분히 가능한 일 아닌가? 그 사람 아버지가 집에서는 절대로 네 아버지 일을 언급하지 못하게 했다잖아. 사람은 보지 못한 것이거나 사람에 호기심 생기기 십상이야.”듣고 보니 가능성 있는 추측인지라 원유희는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두 사람이 가족이라니까 왠지 나랑 윤설이 떠오르네.’그녀와 윤설도 친자매지만 가족이라기보다는 원수에 더 가까웠으니 말이다.하지만 어찌 됐든 그쪽에 접근해 아버지와 육씨 가문 사이에 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육성현이라는 사람도 진짜로 가족을 보러온 건지 아니면 다른 꿍꿍이를 가지고 아버지에게 접근했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었다.두 사람이 차에서 내리기 바쁘게 원유희 가방에 있던 핸드폰이 갑자기 울렸다.하지만 핸드폰 액정에 뜬 이름을 확인하는 순간 그녀는 이대로 모른 척 받지 않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김신걸이야?”원수정은 딸의 표정을 보자 바로 눈치챘다.“저 먼저 방에 들어갈 테니 일찍 쉬세요.”“뭔데 나를 피하는 거야?”그녀는 방으로 들어가는 딸의 뒷모습을 보며 낮은 소리로 중얼거렸다.한편, 원유희가 방에 들어왔을 때 벨 소리는 이미 끊겼다. 때문에 그녀는 할 수 없이 다시 전화를 걸어야만 했다. 하지만 연결되기 바쁘게 전화 건너편에서 김신걸의 위협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내가 쳐들어갈까?”“아니, 절대 그러지 마.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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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8화

“육성현이 누구인지 알고 싶지 않아?”남자의 말에 원유희는 일순 멍해졌다.“그 사람 알아?”“찾아봐 줄 수 있지.’원유희는 이내 김신걸의 뜻을 알아차렸다. 그는 육성현을 몰랐지만 그의 권력으로 그 사람을 조사하는 건 아무 일도 아니었다. 그게 어렵다면 김신걸도 이토록 신심에 찬 말투로 말을 꺼내지 않을 테니까.그제야 원유희는 얌전해졌다.“뭐 조사한 거 있어?”“도착하면 말해줄게.”롤스로이스는 익숙한 오피스텔에 도착했다.차에서 내리기도 전에 원유희는 그들이 도착한 곳이 어전원이 아니라는 걸 알아차렸다.한 오피스텔 아래에 멈춰서기 바쁘게 원유희는 김신걸과 함께 차에서 내렸다. 원유희는 고개를 돌려 차고로 들어가는 롤스로이스를 멍하니 바라봤다.그녀의 아버지는 그녀를 위해 이곳에서 오피스텔 하나를 사줬다. 하지만 그녀가 그 집에서 살기도 전에 아버지가 사고를 당했다…….그런데 그때.“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김신걸이 검은 눈동자로 그녀를 빤히 쳐다봤다.하지만 원유희는 그에게 일일이 설명할 마음이 없었기에 아무것도 아니라는 말을 내뱉고 안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몸을 돌리는 순간 김신걸이 그녀의 손목은 잡아당겨 그녀를 품에 안았다.“알고 싶어.”그는 원유희에게 거절할 기회도 주지 않고 강하게 밀어붙였다. 그의 이러한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고 반항하고 싶었지만 현실적인 제약 때문에 그녀는 할 수 없이 입을 열었다.“열이 내려 이곳을 떠나던 날 마침 아버지를 봤거든, 그때 생각이 나서.”열이 나던 날을 생각하자 그와 관련된 일련의 일들이 갑자기 김신걸의 뇌리에 밀려들었다.심지어 원유희가 한 거짓말까지.표정은 어두워질 대로 어두워진 김신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그녀를 잡고 있던 손에 힘을 가했다.가느다란 팔이 그의 손아귀에서 점점 비틀려지자 고통이 점점 전해졌다.이 상태로 더 있다가 뼈가 부러질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원유희는 끝내 입을 열었다.“뭐 하는 거야? 아파…….”원유희가 작게 버둥대자 김신걸은 그제야 그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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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9화

“아저씨에 관한 일은 육씨 가문에서도 쉬쉬하고 있더라고. 시간이 촉박하여 그저 육성현에 관한 소문만 알아내고 아저씨에 관한 건 알아낸 게 없어. 상세한 걸 알려면 더 조사해 봐야 해.”김신걸의 말에 원휴희는 사진을 빤히 쳐다봤다.“이 두 분이 내 친할머니와 친할아버지셔?”“응.”“아버지와 육성현이라는 사람 나이를 보면 이때 이미 태어났을 텐데 왜 그 사람은 사진에 없어?”“아저씨의 아버지한테 아내가 두 명 있어.”원유희는 그 말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그러니까 그녀의 아버지와 육성현도 그녀와 윤설처럼 배다른 형제라는 뜻이었다.하지만 현재 확실한 건 육성현이 그녀의 친삼촌이 맞다는 사실이었다.“다른 일 더 없으면 나 이제 가 봐도 되지?”“여기까지 왔으면서 나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김신걸은 어둡고도 위험한 눈빛으로 원유희를 바라봤다.하지만 그런 눈빛에도 원유희는 겁을 먹기는커녕 오히려 그를 도발했다.“난 안 가도 된다지만 신걸 씨는 안 가면 안 되지 않나? 윤설이 어전원에서 기다릴 텐데. 아니면 나를 여기로 데려올 필요도 없었겠지. 이런 걸 집에 미인을 감춰둔다고 하던가?”김신걸은 음산한 눈빛으로 원유희를 빤히 쳐다봤지만 그녀의 말이 맞았는지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얼른 돌아가. 애들 곁에 엄마도 없는데 아빠까지 없으면 안 되잖아…….”원유희는 말하면서 몸을 일으켜 세웠다. 하지만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김신걸이 그녀의 손목을 잡아 끌어온 덕에 그녀는 그대로 김신걸 다리 위에 털썩 주저앉게 되었다.“아! 지금…….”“애들은 걱정할 필요 없어. 그리고 내가 어디 있을지는 내 마음이야.”김신걸은 말하면서 원유희의 턱을 움켜쥐었다.원유희는 그와 얘기하고 싶지 않아 손을 뿌리치며 일어서려고 했지만 허리를 감싼 팔에 힘이 어찌나 들어갔는지 움직일 수 조차 없었다.“나 이럴 기분 아니야. 나 피곤하니까 자게 놔두든가 아니면 집으로 가게 해주든가 해.”김신걸은 그녀의 들어안은 채 욕실로 걸어갔다.“조금만 더 있으면 그럴 마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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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0화

옷을 꺼내자마자 등 뒤에서 김신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가지 마!”원유희는 그 소리에 짜증이 치밀어 올라 눈살을 찌푸렸지만 최대한 진정하려고 애를 썼다.“하기 싫다고 했잖아.”“건드리지 않을 테니까 자고 가.”차갑게 내뱉은 김신걸의 말에 원유희는 이해가 되지 않는 듯 그를 바라봤다.그런 그녀의 눈빛을 무시한 채 김신걸은 몸을 돌려 방을 나섰다. 하지만 땅바닥에 고인 물자룩을 본 순간 그의 표정은 이내 어두워졌다.“바닥 깨끗이 닦아!”“싫어. 닦으려면 직접 닦든가.”원유희는 잠옷을 소에 든 채로 버젓이 그의 곁을 지나쳐 욕실로 들어가더니 아예 문까지 걸어 잠갔다.그 순간 김신걸의 얼굴은 잿빛이 되었다.하지만 원유희가 샤워를 마치고 나왔을 때 바닥의 물기는 이미 깨끗하게 닦였다.‘김신걸이 직접 바닥을 닦았다고?’그 시각 김신걸은 잠옷 차림으로 거실 소파에 앉아 그녀를 차갑게 바라봤다.오피스텔 내에는 욕실만 3개가 있었는데 보아하니 그녀보다 먼저 샤워를 끝낸 모습이었다.당연히 방도 여러 개 있었지만 원유희가 혼자 방 하나를 차지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그녀가 침대에 기어 올라가는 자세로 한쪽 다리를 바닥에 붙이고 있는 그때 김신걸이 그녀의 등 뒤에서 그녀를 내리눌렀다.“아! 오늘 건드리지 않는다고 했잖아…….”“내가 건드리는 게 그렇게 싫어? 응?”김신걸은 말하면서 원유희의 귀를 짓씹었다.갑자기 전해지는 통증에 원유희는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이거 놔…….”“알았어. 그냥 이대로 자자.”김신걸은 끝내 타협하더니 그녀를 품에 안은 채 얌전히 굴었다.그러자 원유희는 김신걸 옆 정해진 위치에 누워 움직이지 않았다. 심지어 저항도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지금 아까보다는 충분히 괜찮아졌으니까.그러면서 윤설 일은 천천히 받아들이기로 결심했다…….그날 김신걸은 한밤중에 깨어나 욕실로 향하더니 찬물 샤워를 했다.그 때문에 원유희도 깨어났지만 이내 다시 잠들었다.그리고 아침이 되어서야 김신걸의 낯빛이 어제보다도 더 어둡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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