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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2화

“편하실 때 출근하시면 됩니다.”

“지금 바로 가능합니다.”

원유희의 말에 엄혜정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그래요. 오 비서가 엄혜정 씨 맡아요.”

“네, 대표님.”

자리에서 일어나 곧장 사무실로 돌아온 원유희는 문을 여는 순간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더니 자기 자리에 앉아 있는 김신걸을 바라봤다.

‘언제 왔지? 약혼녀와 같이 있지 않아도 되나?’

“무슨 일이야?”

곧바로 진정을 되찾은 원유희가 문을 닫으며 물었다.

“면접은 어땠어? 마음에 드는 사람 있어?”

김신걸은 무거운 분위기를 내뿜으며 의자에 기대더니 손을 의자 거치대에 올려놓았다.

“응. 오늘 바로 출근하기 시작했어.”

원유희는 본인의 자리가 빼앗겼는데도 아무렇지 않은 듯 테이블 앞에 서서 서류를 뒤적였다.

“내가 어젯밤 어디 갔는지 궁금하지 않아?”

원유희는 무뚝뚝한 김신걸을 빤히 쳐다봤지만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아채지 못했다.

“윤설이랑 같이 있었던 거 아니야?”

“간밤에 절에 갔다가 미끄러지는 바람에 다쳤더라고. 그런데 큰 부상은 아니야.”

“다행이네. 그래도 아빠 딸이라서 다칠까 봐 걱정했는데.”

원유희의 담담한 말투에 김신걸의 눈동자는 예리한 빛을 뿜어냈다.

“다른 할 말은 없어?”

뜬금없는 질문에 의아한 듯 눈을 든 원유희는 그의 어두운 눈동자와 마주치는 순간 온 신경이 곤두섰다.

“뭐?”

“아무것도 아니야.”

‘정말 아무것도 아닌 게 맞나? 왜 갑자기 공기가 차가워진 것 같지?’

싸늘한 눈빛을 숨기며 옷깃을 잡아당기는 김신걸의 반응에 원유희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뜬금없이 찾아와서 뭐 하자는 거지? 왜 나한테 눈치 주고 난리야?’

“아참, 애들이 외할아버지 보러 가고 싶다고 하던데 그래도 돼? 장미선 그 여자도 거기 있는 거 아니야?”

“피할 거 뭐 있어? 애들의 진짜 외할머니잖아.”

김신걸의 말에는 비아냥이 섞여 있었다.

그가 일부러 자기의 심기를 건드린다는 생각에 원유희는 부글부글 끓는 화를 억눌렀다.

“나 바빠서 먼저 갈게.”

그녀는 몸을 홱 돌려 사무실을 나서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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