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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1화

“퇴원하려고 했었지, 근데 오늘 어떻게 된 줄 알아? 병원에 와보니까 또 심각해졌어!”원수정은 물었다.“있잖아, 내 생각엔 김신걸이 유희를 때린 게 분명해! 유희는 혼수상태에 빠져있었고 난 물어보기도 전에 쫓겨나왔어, 지금 병원 대문에 못 들어가고 있다고! 이게 무슨 일이야? 내 딸인데 내가 관심도 못해? 너무 하잖아!”“나 지금 바로 갈게!”윤정은 하던 일을 내려두고 사무실 밖으로 나갔다.“제성 병원에 있는 거 알지?”“……언제 돌아온 거야?”윤정은 죄책감을 느꼈다.유희랑 연락하고 있었지만 유희는 제성에 있다는 얘기를 하지 않았다.“당신 탓 아니야. 아무도 얘기해주지 않았으니까. 오늘 일만 아니었다면 나도 널 귀찮게 하고 싶지 않아.”“유희는 내 딸이기도 해, 어떻게 날 안 알려줄 수 있어? 내가 해결할 테니까 너무 화내진 마.”윤정은 원수정을 위로했다."기다릴게, 빨리 와."“그래.”원수정은 전화를 끊고 몸을 돌려 움직이지 않는 두 경호원을 노려보고 삿대질하며 말했다.“너희 둘, 똑똑히 기억했어!”얼마 지나지 않아 윤정이 달려왔다. 오자마자 병원 대문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 원수정을 발견하게 되었다.“가자, 들어가자.”원수정은 대문 안에 서 있는 두 남자를 보며 입을 삐죽 내밀었다.“저기 아직 보초병이 서 있잖아!”윤정은 걸어가서 진지한 표정으로 물었다.“난 들어갈 수 있는가?”“네, 하지만 저분은 안 됩니다.”“이 사람이 진짜…….”화가 난 원수정은 다가가서 싸우려고 했고 윤정을 얼른 막았다.“진정해, 내가 먼저 들어가서 얘기해보고 당신은 여기서 좀 기다려.”다른 방법이 없는 원수정은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병실 문 앞에 도착한 윤정은 제일 먼저 문을 지키고 이는 경호원을 보았다.윤정은 문을 두드렸는데 안에는 아무런 인기척이 없었다. 그는 천천히 문을 열었다.원유희는 침대에 누워있었고 김신걸은 소파에 앉아 침대 쪽을 바라보며 꼼짝도 하지 않았다.“신걸아, 유희는 어때?”원수정이 얘기한 것처럼 원유희의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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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2화

“아뇨, 잘못 생각하셨어요. 유희에게 한 모든 행동은 다 상처가 될 만한 행동이 아니에요.”윤정은 김신걸의 말을 듣고 화가 나서 하마터면 자신의 성질을 참지 못 할 뻔했다. 하지만 윤정은 김신걸을 폭로하고 싶지 않았다.“너 여기에 있으면 적어도 설이의 기분은 고려해야 하지 않겠어?”“설이는 독립한 성인이기에 시시각각 함께 있을 필요가 없어요, 게다가 이건 별개의 일이잖아요.”김신걸은 개의치 않았다. 그리고 김신걸이 하고 싶은 일, 원하는 것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원유희가 뭘 했냐고? 감히 내 인내심을 도전해?’“걱정할 필요 없어요. 여기서 유희가 깨어날 때까지 기다릴게요. 깨어나면 다 괜찮아질 거예요.“언제 깨어나는데?”“오후요.”윤정은 병실에서 나와 의사를 찾아갔다.송욱은 사실대로 말했다.“무슨 일이 있었는지 잘 모르겠지만, 윤설 아가씨가 왔다 간 후에 원 아가씨는 무슨 충격을 받은 모양인지 금방 아문 상처가 다 파열되어 피를 토하면서 쓰러졌어요. 정확하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전 잘 모르겠어요, 김 선생님은 원 아가씨가 쓰러질 때 와서 선생님도 잘 모르실 거예요.”윤정은 엄청 의외라고 생각했다.‘윤설? 윤설이 뭘 했는데?’윤정은 그래도 원유희의 몸 상태가 걱정되었다.“진짜 괜찮아요? 안색이 엄청 안 좋아 보이던데요?”“출혈이 생기면 다 그래요. 제가 계속 지켜볼 테니까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네, 고마워요.”“천만에요.”밖에 있는 원수정은 아직 기다리고 있었고 병원에서 나온 윤정을 보고 급히 물었다.“나 들어가도 된 대?”“당분간은 가지 마.”“왜? 왜 못 들어가게 하는데?”“유희가 저렇게 된 건 신걸이랑 상관없어. 의사가 얘기해줬는데 제대로 회복되지 않아서 그런 거래. 오후에 되면 깨어날 수 있대.”“아니……아까까지만 해도 멀쩡했는데 왜 갑자기 재발할 수 있어?”원수정은 납득이 가지 않았다.윤정의 눈빛이 흔들렸다.“의사 얘기론 그럴 수도 있대.”“돌팔이 의사 아냐? 퇴원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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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3화

‘김신걸……설마 내 핸드폰을 본 거야? 설마 통화기록도 다 본 건 아니겠지?’전에 원유희는 표원식에게 전화만 하면 모든 기록을 다 삭제해 버렸다. 하지만 오늘은 정말 그럴 겨를이 없었다.“보자 보자, 표원식? 아니면 그 시터?”김신걸의 얼굴에는 아무런 표정도 없었다.원유희의 마음이 조여졌다.“역시, 다 알아버렸어…….”원유희는 아이들을 걱정하고 있었기에 김신걸의 말대로 표원식에게 전화를 하려던 것이 맞았다.‘아이들을 찾았을까? 김신걸에게 알려줘야 하는가?’원유희는 기절하기 전에 아이 얘기를 꺼냈고 김신걸에게 찾아달라고 부탁하려고 했다. 아이들이 잃어버리는 것보다 원유희는 차라리 김신걸이 이 비밀을 아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근데 아이들을 이미 찾았다면 김신걸에게 얘기할 필요도 없겠지……’검은 그림자가 원유희를 뒤덮였고 원유희의 몸은 그대로 굳어져 버렸다. 이어 김신걸은 원유희의 턱을 잡았고 강제적으로 자신과 눈을 마주치게 했다.“왜 말이 없어?”“부……부탁할 일이 있어서 그래.”“무슨 일이기에 나 몰래 찾는데?”원유희의 호흡이 빨라졌다.‘왜라고? 당연히 이유가 있으니까 그러는 거지.’원유희는 김신걸이 자신과 표원식의 관계에 대해 어떻게 예민하게 생각하는지 잘 알고 있었기에 이렇게 두려워하고 있었다.“내가 널 어떻게 괴롭히면 말을 들을래? 응?”“……네가 생각한 그런 게 아니야!”겁을 먹은 원유희는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고 눈을 감았으며 얼굴이 창백해지기 시작했다.“나랑 표원식은 아무런 사이도 아냐. 내가 표원식한테 무슨 짓을 했는지 너도 잘 알잖아, 어떻게 날 의심할 수가 있어?”“내가 조사한 적이 없다고 생각해?”‘이 망할 년, 아직도 날 속이고 있어?’“근데…… 그래도 네가 생각하는 그런 건 아냐…….”“그럼 어떤 건데?”김신걸은 손에 힘을 주었고 목소리를 억누르며 낮은 소리로 외쳤다.“음…….”원유희는 눈살을 찌푸렸다.“암튼 그런 거 아냐…….”이 말을 하면서 원유희는 또 기절하려 했다.김신걸의 표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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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4화

“당신, 윤설과 무슨 대화를 나누었어? 그녀가 무슨 말을 했길래 이렇게 자극을 받았냐고?”김신걸이 끝까지 캐물었다.“그녀는…… 우리 아빠 일을 가지고 일부러 나를 화나게 했어요…… 사실 난 그녀의 말엔 신경 안 써요. 내가 똑바로 서 있지 못하고 넘어져서 상처가 벌어진 거예요.”원유희는 힘없이 대답했다.“당신 약혼녀가 말을 너무 지나치게 하는 바람에 듣기 싫었던 건 사실이에요. 우리 엄마는 뭐고 또, 나는 뭘까요…….”그녀는 자조적인 웃음을 지었다.김신걸은 그 모습이 눈에 거슬렸다.“그게 다야?”“네, 다예요.”“아이를 찾는다는 건 또 무슨 뜻이야?”원유희의 눈동자가 흔들렸다.“오래…… 오래된 거니까…….”그 오랜된 것에 대해서는 자세히 설명할 필요도 없이 김신걸도 아는 내용이었다. 그녀의 뱃속에서 죽은 아이에 관한 것이었다.원유희는 고개를 돌리고 힘없이 그를 바라보았다.“우리 엄마는 왔어요? 어디에 계세요? 배가 좀 고픈데, 엄마가 먹을 것을 가지고 오셨는지 모르겠어요.”실은 그녀는 배고픔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단지 그가 여기 있는 것이 싫었다. 그녀는 빨리 아이들이 안전한지 알고 싶었다.김신걸은 쓰레기통을 한번 훑어보았다. 먹을 것은 모조리 그 안에 들어가 있었다.그는 말없이 휴대전화를 꺼내 전화를 걸었다.몇 분 후에 경호원이 먹을 것을 들여 보내주었다. 그녀의 현재 몸 상태로는 맑은 국물이나 부드러운 죽 정도의 음식만 먹을 수 있었다.그는 그녀의 몸을 침대에 기대게 하고 직접 음식을 먹여주었다. “당신처럼 차가운 얼굴을 한 사람은 이런 일과 어울리지 않아요.”그녀가 말했다.김신걸의 검은 눈동자가 깊어졌다.“그럼 누가 어울리지?”그녀는 입술을 오므리며 말했다.“우리 엄마, 아빠요.”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음식을 먹였다. “당신이 괜찮아지면 그때 다시 이야기해.”뜻을 알 수 없는 말은 그녀를 불안하게 했다. 표원식에게 전화하고 싶었지만 쉽지 않았다. 억압적인 분위기 속에서 그녀에게 음식을 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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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5화

유희는 윤정을 바라보았다.“아빠, 엄마랑 같이 있었어요?”원수정은 갑자기 화가 났다.“다 김신걸 그 악마 때문이야. 난 너에게 음식을 주려고 왔는데…… 세상에! 내가 보낸 음식이 왜 전부 쓰레기통에 들어간 거니?”그녀는 쓰레기통에 처박혀 있는 보온 통을 꺼냈다.그녀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그 사람 뭐야? 정말 정신이 나갔구나!”유희는 그것이 김신걸의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화내지 마요. 유희도 지금 이런 몸 상태로는 그 음식 못 먹어요.” 윤정은 이렇게 겨우 그녀를 위로했다.원수정은 솟아오르는 분노를 참으며 물었다.“유희야, 너 엄마에게 솔직하게 말해봐. 왜 이렇게 심각해진 거야? 응?”그녀는 덤덤히 말했다.“넘어졌어요.”“넘어졌다고?”“저기서요.” 그녀는 손가락으로 테이블 쪽을 가리켰다.“제가 조심하지 않아서 그래요.”“간병인은 뭐 하고 있었길래? 하루에 그녀에게 주는 돈이 얼만데 그것도 하나 제대로 돌봐주지 못하니?” 원수정은 매우 화가 났다. “돈만 버렸구나. 그 사람을 내보내고 다른 사람으로 바꾸자.”“엄마, 그분과는 상관없는 일이에요. 내가 나가서 먹을 것 좀 사다 달라고 부탁했어요. 그런데 그때 제가 화장실에 가고 싶었는데. 발밑에 뭐가 있는지 살피지 않았던 제 책임이에요.”그녀는 흥분한 엄마를 말렸다. 원수정은 딸의 얼굴을 만지며 말했다.“얼굴 좀 봐. 살이 너무 많이 빠졌어, 엄마는 네가 너무 불쌍해 죽겠어! 기다려 봐, 엄마가 매일매일 너에게 맛있는 음식을 해서 가져다줄 테니. 금방 네 원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해줄게!”“그래요, 엄마.”그때, 윤정의 휴대전화가 울렸고, 그는 딸의 얼굴을 한 번 쳐다보더니 전화를 받지 않았다. “아빠, 일 보세요. 저는 괜찮으니, 걱정 안 하셔도 돼요.”유희는 괜찮다는 의미로 살짝 웃어 보였다.“아빠가 이따가 다시 보러 올게 몸 조리 잘 하고 있어.” 윤정이 미안한 얼굴로 말했다.“괜찮아요, 엄마랑 같이 있으면 돼요. 엄마, 아빠 배웅 좀 해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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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6화

“저도 최대한 빨리 아이들을 찾도록 노력 할게요.”전화를 끊은 뒤, 유희는 휴대전화를 가방에 겨우 넣어 놓고 힘없이 누웠다.눈에 눈물이 고였다.그녀는 자신의 가슴의 옷자락을 움켜 잡으며 쥐어뜯었다.지금은 이곳에서 나갈 방법이 전혀 없었다. 하지만 막상 퇴원해서 병원을 나간다고 하더라도 아이들을 어떻게 찾을 수 있을지 막막했다. 하지만, 표원식의 인맥은 자신보다 훨씬 넓었다.그는 누가 아이를 데려갔는지 이미 알고 있다는 말인가?목적지가 확실하면 분명히 빠른 시간 내에 아이들을 찾을 수 있을 거야!이애자는 잽싸게 윤설에게 전화를 걸어 표원식이 세쌍둥이를 데리고 간 사람이 자기들임을 알아챈 것 같다고 알려주었다.그녀는 다급한 마음에 윤설에게 빨리 방법을 찾기를 재촉했다. 결국, 윤설은 세쌍둥이를 제성에서 데리고 나가라고 지시했다.제성을 벗어나기만 하면 아이들을 찾는 것은 훨씬 더 어려워질 것이었다. 그런데 이미 아이들은 사라지고 없었다. 이애자는 표원식을 보고, 나도경의 월세방으로 달려갔다.그녀는 도착하자마자 바로 물었다.“아이들은?”그가 무어라도 대답도 하기도 전에 누군가 문을 걷어차고 들어왔다. 그들은 깜짝 놀랐다.이애자는 문을 열고 들어오는 사람이 누구인지 확인하고는 입을 떡 벌리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나도경 역시 표원식을 알고 있었다. 자기 엄마가 일하는 곳의 주인이었기 때문이었다. 표원식은 집안을 샅샅이 뒤졌지만, 아이들을 발견하지 못했다.이애자가 그를 보고 말했다.“교장 선생님, 세쌍둥이의 실종은 정말 저와 상관없습니다.”표원식은 자신이 잘못 판단한 것은 아닐까 의심했다. 그는 나도경의 앞으로 가서 그를 똑바로 바라보았다.“정말 상관없어? 말해봐. 어떻게 말 하는냐에 내가 돈을 좀 줄 수도 있는데.”그는 갑자기 마음이 흔들렸다.“정말요?”그가 솔깃한 것을 보고 그의 엄마는 다 들통났다고 생각했다. 정말 이 못난 아들 때문에 살 수가 없었다! “아이들을 제가 데려왔는데 이미 도망갔어요! 믿을 수 있으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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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7화

“좋아, 나도 당신을 모른 척할 테니 당신도 나와 이 일은 무관한 것이니 연관시키지 마세요.”윤설이 거래를 제안했다. “어차피 당신이 아이들을 숨기는 것을 본 사람은 없으니까.”“그런데…… 제 아들은 교장 선생님께 아이들이 자기와 관련이 있다고 털어놨어요.”“당신 아들 혹시 개나 돼지가 환생한 것 아니에요?” 윤설은 분노가 치밀어 올라 작업실을 왔다 갔다 했다.“그가 말했으니, 그는 감옥에 보내면 되겠네요.”“윤설 아가씨, 안 돼요! 저는 아들이 단 한 명뿐인데, 우리 아들을 감옥에 보낼 순 없어요. 제발, 다른 방법을 생각해 보시면 안 될까요?”“그래요, 당신들이 나를 끌어들이지 않겠다고 약속하면, 나도 당신 아들을 감옥에 보내지 않겠다고 약속하죠.”“정말이에요? 감사합니다!”“하지만 그 전에 반드시 아이들을 찾아서 먼 곳으로 보내야 해요!”“만약 못 찾으면요?”윤설은 이런 멍청이와 계속 말해야 한다는 것이 정말 답답하고 힘들었다.“찾을 수 없더라도 찾아야 해요! 반드시!”“네…… 찾아볼게요!”그녀는 화가 치밀어 올라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아이들이 대체 어디로 도망갔을까?’‘원유희는 자기가 낳은 아이들이 총명하다고 했는데, 정말 그렇구나!’‘그런 상황에서도 도망갈 수 있다니!’‘제성에서 사라져 주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이야? 정말 원수정 모녀는 똑같아!’윤설은 김신걸과 아이들이 재회하는 것을 절대 용납할 수 없었다!세 아이는 택시에서 내려 드래곤 그룹의 위엄 있는 문밖에 서서 작은 머리를 들고는 마천루를 보고 있었다.“우리가 정말 여기서 아빠를 찾아야 해?'“우리는 아빠의 자식이야. 아빠를 찾지 않으면 누구를 찾겠어? 교장 선생님 아빠를 계속 귀찮게 할 수는 없잖아!”“아빠가 참 불쌍한 것 같아. 아직도 우리가 있는 것을 모르다니!” 상우는 고개를 저었다.유담이 물었다.“만약 아빠가 우리를 좋아하지 않으면 어떻게 하지?”“만약, 아빠가 우릴 안 받아주면, 마침 엄마도 계속 우리를 숨기고 있었으니까 괜히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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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8화

“피아노 공주는 아무리 봐도 아이를 낳은 사람처럼 보이지 않아. 그리고 아이가 있었으면 벌써 드래곤 그룹에 데리고 들어와 자랑했지 않을까? 혹시 밖에서 따로 만나는 여자가 낳았을지도 몰라!”“나도 이 일이 이렇게 간단하다고는 생각 안 해!”“나도 동의!”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고건은 전에 없던 근엄한 표정으로 김신걸을 바라보았다.그는 고건을 힐끔 쳐다보았다.“귀신이라도 봤나?”“대…… 대표님, 대표실에…… 아이들이 있어요.”그는 눈썹을 약간 비틀더니 안색이 어두워졌다.“누가 아이들을 들여보냈지? 지난번에 내 사무실이 너무 어지럽혀졌다고 생각 안해?”고건은 딱히 대답할 말이 없었다.“대표님, 대표실에 가보세요! 저…… 저는 뭐라고 판단할 수가 없습니다.”그는 고건이 이렇게 우물쭈물하는 것을 처음 보았다. 세쌍둥이일 뿐인데, 그가 판단해야 할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아이들이 무슨 사고라도 쳤나?” 김신걸은 몸을 돌려 대표실로 향했다.‘혹시 지난번보다 더 어지럽히지는 않았겠지?’‘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군!’김신걸은 곧장 대표실로 들어갔고 고건은 문밖에 서 있었다.그는 무언가 큰 소리가 날 것 같았다. 그는 대표실에 들어가자마자 얼마나 어지럽혀졌는지 확인했다. 하지만 사무실 안은 멀쩡했다. 다만, 여자 아이 하나가 회사 최고 권력자의 의자에 앉아 책상에 엎드려 만년필로 낙서를 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누군가 들어오는 소리를 들은 아이는 고개를 들어 달콤한 미소를 지었다.“오셨어요?”김신걸은 걸음을 멈추고 아이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마치, 원유희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아이는 열두 살 무렵의 원유희와 닮아 있었다.“왜 아무 말도 안 하세요? 저 모르세요?” 유담은 작은 머리를 갸웃거리며 귀엽게 물었다.“너는 내가 아는 여자애와 많이 닮았어…….”김신걸은 책상 앞에 서서 원유희의 축소판 같은 아이를 바라보았다. 그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머릿속에서 뭔가 불쑥불쑥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유담은 김신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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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9화

조한과 상우는 걷는 모양이 마치 아기 펭귄 같았다. 키는 아직 김신걸의 다리 높이도 되지 않았다. 김신걸은 쪼그리고 앉아 아이 셋을 한꺼번에 안아주었다. 마치 털이 부드러운 애완동물 세 마리를 품에 안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그는 이 아이들이 자신의 자식이라는 것을 믿기 어려웠다.시기를 계산해 보면 아이들은 채 세 살이 안 되는 나이였다.그동안 그는 이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내가 누군지 아니?” 김신걸이 물었다.“알아요! 우리 아빠예요!”유담이 말했다.“우리는 예전부터 알고 있어요! 아빠만 몰랐던 거예요!”조한은 약간 화난 말투로 말했다. “아빠는 머리가 안 좋아요.” 상우가 말했다.김신걸은 여전히 안색이 어두웠다.“이 일은 아빠가 너희 엄마에게 잘 얘기할 거야.”원수정은 딸과 함께 병원에 있었다. 원유희는 핸드폰 때문에 엄마를 집에 보내고 싶지 않았다.“엄마, 저녁 같이 먹을래요?” 원유희가 물었다.“그러자. 특별히 먹고 싶은 거라도 있니?” 원수정이 선뜻 대답하며 다정하게 물었다.“어차피 먹고 싶은 대로 먹을 수도 없어요.” 원유희는 베개에 기대며 게으른 자세로 말했다.“적어도 담백한 유동식 같은 죽은 선택할 수 있어요!”원수정이 눈을 크게 뜨며 말했다.“엄마가 닭죽 만들어 줄까? 병원 주방에서 하면 되잖아. 엄마가 얼른 가서 만들어 올게. 아주 쉬워.”“좋아요.”그녀는 기쁜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원유희의 관심은 오로지 엄마의 가방에 있었다. 가방은 소파에 있었고 그녀는 몸을 움직여 침대에서 내려왔다. 그리고는 휴대전화를 꺼내 표원식의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교장 선생님, 어때요? 소식이 있나요? 죄송하지만, 저는 정말 너무 초조해요…….”“아주머니가 데려갔어요.”“그게…… 무슨 말이에요?“아주머니는 일부러 아이들을 장난감 할인마트에 데리고 간 뒤, 그녀의 아들이 아이들을 안고 가는 것을 모르는 척했어요. 저는 아들 나도경을 찾아갔는데, 그땐 이미 아이들이 도망간 후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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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0화

김신걸의 눈빛은 무척이나 예리해 원유희를 관통해버릴 듯했다.‘이 여자는 내 곁에 그렇게 오래 머물렀으면서도 내 아이를 숨겼어!’‘겉으로는 그럴듯하게 남의 비위를 잘 맞추더니, 나 모르게 그런 짓을 저지르다니!’‘어떻게 감히!’그녀는 김신걸이 계속해서 자신을 쳐다보면서도 아무 말이 없는 것이 불안했다. 질식할 것만 같은 분위기가 극에 달했을 무렵, 그가 입을 열었다. “여기 서서 뭐 하고 있어?”“그게…… 침대에 계속 누워만 있었더니 힘들어서 좀 걸으려고…….”원유희는 시선을 내리깔았다. 가방의 지퍼를 미처 다 잠그지 못해 핸드폰 한 귀퉁이가 보였다. 그녀는 설마 그가 엄마의 물건을 건드리지는 않으리라 생각했다.“충분히 걸었으니, 이제는 괜찮아요.”그녀는 침대 위로 다시 올라갔다.그가 움직이자, 원유희는 자기도 모르게 긴장이 됐다. 이 위험한 남자는 소파에 앉았고, 가방은 그가 손만 뻗으면 닿을 수 있는 거리에 있었다. “세쌍둥이가 실종되었다고 들었는데.” 김신걸은 덤덤히 말했다. 마치 그녀와 잡담이라도 하려는 것 같았다.원유희의 손가락이 경련이 일 듯이 떨렸다. 그녀는 아무것도 모르는 것처럼 말했다.“실종이라뇨? 그게 무슨 말이에요? 그곳에 오랫동안 가지 않아 잘 모르겠어요…….”“나는 당신이 그 세 아이를 매우 좋아 헸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어. 내가 찾아줄까?” 김신걸이 적극적으로 이야기했다. 그녀는 재빠르게 머리를 굴리며 생각했다.‘김신걸에게 찾으라고 하면 인적 물적 자원이든 그물처럼 쏟아질 것이고, 그러면 금방 세 아이를 찾을 수 있을 거야.’‘하지만 그렇게 하면 아이들을 숨길 수 없게 돼.’‘그리고 표원식이 단서를 찾았으니 굳이 그럴 필요 없을 거야.’“내 생각엔…… 세쌍둥이의 가족이 알아서 찾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경찰도 있는데, 굳이 우리가 나설 필요가 있을까요?”원유희가 남 이야기하듯 말했다.그녀는 자신이 잘 꾸며 둘러댔다고 생각했지만, 김신걸의 눈에는 허점이 많았다.그는 음흉한 눈빛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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