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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4화

“당신, 윤설과 무슨 대화를 나누었어? 그녀가 무슨 말을 했길래 이렇게 자극을 받았냐고?”

김신걸이 끝까지 캐물었다.

“그녀는…… 우리 아빠 일을 가지고 일부러 나를 화나게 했어요…… 사실 난 그녀의 말엔 신경 안 써요. 내가 똑바로 서 있지 못하고 넘어져서 상처가 벌어진 거예요.”

원유희는 힘없이 대답했다.

“당신 약혼녀가 말을 너무 지나치게 하는 바람에 듣기 싫었던 건 사실이에요. 우리 엄마는 뭐고 또, 나는 뭘까요…….”

그녀는 자조적인 웃음을 지었다.

김신걸은 그 모습이 눈에 거슬렸다.

“그게 다야?”

“네, 다예요.”

“아이를 찾는다는 건 또 무슨 뜻이야?”

원유희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오래…… 오래된 거니까…….”

그 오랜된 것에 대해서는 자세히 설명할 필요도 없이 김신걸도 아는 내용이었다.

그녀의 뱃속에서 죽은 아이에 관한 것이었다.

원유희는 고개를 돌리고 힘없이 그를 바라보았다.

“우리 엄마는 왔어요? 어디에 계세요? 배가 좀 고픈데, 엄마가 먹을 것을 가지고 오셨는지 모르겠어요.”

실은 그녀는 배고픔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단지 그가 여기 있는 것이 싫었다.

그녀는 빨리 아이들이 안전한지 알고 싶었다.

김신걸은 쓰레기통을 한번 훑어보았다. 먹을 것은 모조리 그 안에 들어가 있었다.

그는 말없이 휴대전화를 꺼내 전화를 걸었다.

몇 분 후에 경호원이 먹을 것을 들여 보내주었다.

그녀의 현재 몸 상태로는 맑은 국물이나 부드러운 죽 정도의 음식만 먹을 수 있었다.

그는 그녀의 몸을 침대에 기대게 하고 직접 음식을 먹여주었다.

“당신처럼 차가운 얼굴을 한 사람은 이런 일과 어울리지 않아요.”

그녀가 말했다.

김신걸의 검은 눈동자가 깊어졌다.

“그럼 누가 어울리지?”

그녀는 입술을 오므리며 말했다.

“우리 엄마, 아빠요.”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음식을 먹였다.

“당신이 괜찮아지면 그때 다시 이야기해.”

뜻을 알 수 없는 말은 그녀를 불안하게 했다.

표원식에게 전화하고 싶었지만 쉽지 않았다.

억압적인 분위기 속에서 그녀에게 음식을 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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