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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1화

딱 봐도 도둑이 제 발 저린 게 아닌가!아침 먹다가 윤정은 오늘 오후에 출장 간다고 얘기했다.“또 출장 가?”“사업을 여기로 옮긴 후 막 좋아질까 하는 시기니까 당연히 때때로 출장을 가야지.”“어디 가?며칠 있다가 오는데?”“임안, 한 사나흘 정도 걸려.”장미선은 더 이상 묻지 않고 부드럽게 말했다.“그럼 오후에 짐 정리해줄게.”“도우미 아주머니한테 시키면 돼.”“나 당신 아내야. 이런 일은 당연히 내가 하는 거지.”오후, 윤정은 돌아왔을 때 짐은 이미 다 정리되었다. 비서는 그 짐을 들고 차에 올라탔고 윤정과 함께 떠났다.장미선은 바로 윤설에게 전화를 걸었다.“네 아버지 임안으로 출장 가는 게 확실한지 한번 알아봐.”“아빠가 출장을 한두 번을 가는 것도 아니고, 그만 의심해요.”“설아, 함께 생활하는 부부이니까 당연히 눈치챌 수 있지. 그래, 너희 아버지는 자주 출장 가긴 해. 근데 너 알아? 어젯밤 너희 아버지가 서재에서 통화하고 있었는데 내가 들어가니까 바로 전화를 끊어버리더라고. 왜 그리 급하게 전화를 끊었을까? 켕기는 게 있으니까 그런 거지.”이 말을 듣자 윤설도 윤정을 의심하기 시작했다.“알았어요, 제가 가서 알아볼게요.”“어디로 갔는지만 찾지 말고 너희 아버지가 지내고 있는 호텔, 모든 스케줄을 다 알아봐. 아무런 수상한 점도 없으면 그럼 나도 인젠 의심 안 할게.”하지만 윤설은 이런 말을 처음 듣는 것도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다.결국 그녀는 장미선을 도와 알아봤다.윤정이 임안으로 간 비행기표를 산 것을 확인했고 투숙한 호텔까지 찾아냈다. 매일 찾은 것을 장미선에게 알려줬다.두 모녀는 한가하면 함께 밖에 나가 쇼핑했고 티타임을 즐겼다.“원수정은 나 같은 팔자 없지. 딸과 쇼핑하고 차를 마시긴커녕 딸이랑 함께 살지도 못하고. 정말 너무 불쌍해.”장미선은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말했다.“그 사람이랑 엄마를 어떻게 비교할 수 있어요? 그 사람은 그런 자격도 없어요. 그 엄마에 그 딸이라고 하던데 그 천한 모녀만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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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2화

“좀.”“임안의 날씨는 어때? 감기 조심해.”“안 걸려, 걱정하지 마. 별일 없으면 끊을게.”윤정은 전화를 끊었다.장미선의 화가 머리끝까지 솟았다. “너도 들었지? 임안에 가지 않았다는 소리를 안 해! 왜 거짓말을 한 건데? 도대체 왜?”윤설의 분노도 결코 장미선보다 적지 않았다. 그녀는 윤정이 원수정을 찾아간 것은 자신의 엄마를 배신한 것만 아니라 자신까지 배신했다고 생각했다.“내가 말했지, 네 아버지 제성에 온 후 이상해졌다고. 봐봐, 그 원인이 바로 여기에 있었네!”장미선은 이를 갈며 말했다.“그냥 간단하게 조사해도 이렇게 수두룩 나오는데 얼마나 많은 일을 숨겼는지 누가 알겠어?”윤설은 자기의 이해득실을 따지기 시작했다.윤설은 윤정과 원수정의 재결합을 용납할 수 없었다. 일단 재결합하면 장미선은 물론이고 딸인 자신까지 다 버림받을 것이다. 그녀는 자신의 가정이 파괴되는 꼴을 볼 순 없었다!“엄마, 나 엄마가 상처받을까 봐 못 얘기한 일이 있는데요, 근데 인젠 더 이상 숨기고 싶지 않아요.”윤설은 에라 모르겠다고 얘기해주기로 했다.“전에 원유희네 엄마가 아직 제성에 있었을 때, 아빠랑 호텔 간 적이 있어요.”“너……지금 뭐라고 했어?”멘탈이 나간 장미선은 휘청거리기 시작했고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았다.“엄마, 괜찮아요?”윤설은 급히 장미선을 부축했다.“진정하세요.”“난……바보처럼 그것도 모르고, 어떻게……어떻게 나 몰래…….”장미선은 머리가 터질 것처럼 아파 났다.“원수정, 이 천박한 년! 나 꼭 널 죽이고 말 거야…….”윤설은 온몸이 힘이 풀린 장미선을 부축해 차에 태웠다. 장미선은 차에 오르자마자 핸드폰을 찾기 시작했고 얼른 윤정에게 전화를 걸어 제대로 물어보고 싶었다. 하지만 윤설은 장미선의 손을 잡고 그녀를 막았다.“엄마, 아빠한테 알리면 안 돼요.”“왜 안 돼? 내가 바람피운 것도 아닌데 왜 구질구질하게 참아야 해?”“전에 아빠랑 물어본 적이 있었어요. 그때 아빠는 엄마가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이혼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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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3화

원수정은 굳게 믿고 있다. 윤정도 절대 잊지 않았다는 것을.그날 밤, 윤정은 원수정을 호텔까지 바래다주고 들어가지는 않았다. 그는 이러면 나름 안전하다고 생각했다.“들어와서 한 잔 마시지 않을래? 유희도 내 곁에 없어서 쓸쓸한데 유희 대신해서 나랑 좀 있어 줄 수 있어?”윤정이 망설일 때 원수정은 이미 그를 끌고 호텔로 들어갔고 문을 닫았다. 원수정은 주방에 들어가 술잔을 꺼내 술을 따랐다.윤정은 서류 가방을 내려놓고 앉았다. 원수정이 옆에 앉아있다는 것을 생각하자 그는 불편해서 어쩔 바를 몰랐다.윤정은 피하려는 생각도 했지만 원수정은 정말로 그냥 자신과 술을 마시면서 얘기를 나누고 싶어 하는 것 같아서 이상하게 보일까 봐 구태여 피하지 않았다.술잔이 부딪치자 맑은소리가 주방에 메아리쳐 그들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했다.술이 목구멍을 넘어가자 매운맛이 목을 자극했고 그는 목젖을 구르기 시작했다.원수정은 윤정을 주의 깊게 지켜보았고 보면 볼수록 마음이 더 움직였다. 그녀는 얼굴을 한쪽으로 돌리고 슬픔과 우울함이 섞인 표정을 지었다.“언제쯤 유희를 만나 함께 밥이나 먹을 수 있을지…… 날 보러 와도 좋을 텐데…….”“안 그래도 유희를 찾은 후에 신걸을 찾아가서 한 번 얘기하려고 했어, 이 정도면 이미 충분하지.”이 말을 들은 원수정은 딱히 기분 좋아 보이지는 않았다. 윤정과 자신의 술잔에 술을 따랐고 마음속의 씁쓸함은 잔속의 술을 더 쓰게 만들었다.“제성에 돌아간다면 이렇게 한가롭게 말하고 술을 마실 수도 없겠지?”윤정은 애써 표정 관리를 하며 얘기했다.“……그땐 유희도 곁에 있겠는데 내가 그렇게 할 필요가 있을까?”원수정은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들어 잔의 술을 입에 털어 넣었다.“그러다 취하겠어.”“취하면 뭐 취했지, 어차피 방 안에 있잖아. 그리고 취해도 네 앞에서 취하는 거라면 걱정할 필요가 있겠어? 네가 나한테 무슨 짓을 한대도 나는 다 괜찮아.”윤정은 술잔을 들고 술로 자신의 초조한 감정을 숨겼다.원수정은 또 자신에게 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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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4화

원수정도 깨서 몸을 돌리며 말했다.“갈려고?”“뭐 먹고 싶어?”원수정은 눈을 뜨고 그를 보고 나서 뒤에서 그의 허리를 안았다.“난 또 네가 도망가는 줄 알았잖아.”윤정은 확실히 이 상황을 어떻게 처리해야 될지 망설이고 있었지만 이미 저지른 이상 도망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나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을 거야. 이건 우리 둘만의 비밀이야.”원수정은 얼굴을 그의 등에 기대어 비볐다.“그냥 가끔 와서 나와 함께 있어 주기만 하면 돼. 난 우리가 예전처럼 돌아갔으면 좋겠어.”“수정아…….”“나 당신 뭐 얘기하고 싶은지 알아.”원수정은 그의 말을 끊었다.“근데 장미선이 당신과 나한테 한 짓을 생각해봐. 장미선은 선을 지켰어? 당신이 왜 걔랑 결혼했는데, 다 윤설을 위한 거 아냐? 이게 무슨 결혼이야? 당신이 정말로 장미선을 사랑하고 있다면 당신은 나랑 자지 않았겠지, 내가 당신을 모를 줄 알아?”자신의 속을 원수정에게 들키자 윤정은 뭐라도 얘기하고픈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그는 끝내 참았다.원수정은 침대에서 내려와 그의 앞에 서서 그의 옷깃을 정리해주고 단추를 채워주었다. “그냥 외로울 때 심심풀이로 하는 거라 생각해. 난 솔로니까 괜찮아, 내 걱정은 안 해도 돼.”“이게 다 내 탓이야.”윤정은 도대체 어떻게 해야 원수정과 막내딸에게 저지른 잘못을 되돌릴 수 있는지 알 길이 없었다.“너무 자신에게 부담 주진 마. 나도 이젠 안 따지는 데 당신 뭐 하러 계속 생각해? 유희는 더더욱 당신을 미워하지 않을 거야, 걔가 얼마나 아빠를 좋아하는데!”원수정은 웃으며 얘기를 이어갔다.윤정은 만약 그때 그가 헤어지자고 말하지 않았다면 지금 그들 한 가족은 반드시 매우 행복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세상에 만약이란 존재하지 않았다…….심지어 그는 지금 눈앞에 놓인 문제를 해결할 좋은 방법조차 떠오르지 않았다.“오늘에 갈려고? 하룻밤만 더 같이 있어 줄래? 마지막 밤…….”윤정이 말을 꺼내기도 전에 원수정은 그를 끌고 세수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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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5화

장미선은 멍하니 윤정을 바라보며 일어서다가 의자에 부딪혀 비틀거렸다.“지금……뭐라고 했어? 나랑 이혼하겠다고? 원수정 때문이야?”“그때 우리 왜 이혼했는지 당신도 잘 알잖아, 여태껏 설이를 위해서 당신 엄마의 자존심을 지켜주려고 얘기 안 했을 뿐이야. 근데 지금 더 이상 수정이를 실망하게 하면 안 될 것 같아, 설이도 다 큰 마당에 이해해줄 거야.”“안 돼! 이혼 안 할 거야!”장미선은 앞으로 가서 윤정의 손을 꼭 잡았다.“어떻게 나와 이혼할 수 있어? 지나간 일은 그냥 지나가게 두자, 우리 지금까지 아무 문제도 없었잖아. 원수정 하나 때문에 나를 버린다고? 안 돼! 이건 절대 용납할 수 없어!”“미선아, 이런 결혼 생활, 정말 네가 원한 거야?”이 결혼 생활은 장미선이 원한 결혼 생활이 아니었다. 그녀의 로망 속의 결혼 생활은 남편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지내는 것이었지만 윤정은 이 가정에 대해 책임만 있었지 사랑은 없었다. 하지만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그녀는 이혼하지 않을 것이다!장미선은 울면서 그와 간절하게 빌었다.“윤정, 이혼은 하지 말자. 나 당신한테 어떻게 했는지, 당신도 잘 알잖아. 내가 혹시 뭐 실수한 거 있다면 알려줘, 나 다 고칠게. 다 고칠 테니까 이혼만 하지 말자. 응?”윤정은 그녀의 손을 뿌리치고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장미선의 심장이 철렁했다.“우리의 결혼은 설이를 위한 것이야. 우린 쇼윈도 부부랑 다를 게 없잖아. 한 푼도 안 가지고 떠날 테니까 걱정하지 마.”윤정은 이 말만 하고 일어나 떠났다.멍해진 장미선은 땅에 주저앉고 말았다.‘빈털터리로 나간다…… 윤정이 원수정이랑 같이 있으려고 빈털터리로 나가겠다고?’장미선은 이런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 ‘윤정은 내 남편이고 내 아이의 아버지야, 왜 다른 사람에게 뺏겨야 하는데?”‘원수정은 그저 윤정의 기억의 한 페이지에 흔적을 남겼을 뿐, 넘기면 지나가는 존재에 지나지 않는다. 다시 돌아간다고? 이건 말도 안 돼!”장미선은 돈에 열광했다. 하지만 그보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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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6화

장미선은 이 일을 윤설과 얘기하지 않았기에 그녀는 상당히 놀랐다.‘빈털터리로 나간다고? 다 버린다고?’윤설은 그의 아버지가 사업에 얼마나 많은 심혈을 기울였는지 모를 수가 없었다.“그 아줌마를 위해서 이렇게까지 해야겠어요? 아빠, 아빠가 빈털터리가 되면 그 아줌마가 과연 아빠를 받아줄까요?”“난 이혼한다고 했지 원수정과 결혼한다는 얘기는 안 했어.”윤정은 그녀를 바라보며 얘기했다.“이건 내 개인의 선택이야. 다른 사람과는 상관이 없어.”윤설은 자신의 아버지가 왜 이런 미친 짓을 하고 있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설아, 난 네 엄마랑 재혼한 거 단 한 순간도 후회한 적이 없어. 적어도 넌 건강하게 다 컸잖니. 넌 곧 결혼하고 아이도 낳을 거며 분명히 좋은 아내, 좋은 엄마로 될 거야. 넌 너만의 인생이 있고 아빠의 선택은 너에게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거지만 그래도 미안하다고 얘기하곤 싶다.”윤설은 헛웃음이 나왔다.‘원수정 모녀때문에 우리 가정이 산산조각으로 망가지고 깨졌어.’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돌아섰다.윤정은 의자에 앉아 움직이지 않았고 안색이 좋지 않았다.그러나 그는 기왕 결정한 이상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원수정은 호텔 스위트룸에서 원유희와 페이스톡했다.“너 오늘 왜 출근 안 했어? 주말도 아닌데.”“납치당해서 많이 놀랐다고 회사에서 좀 더 쉬라고 했어요.”“너희 회사 꽤 인간적이네.”원수정은 웃으며 말했다.원유희는 그녀의 웃는 얼굴을 보고 물었다.“무슨 좋은 일이라도 있어요? 기분이 엄청 좋아 보이는데요?”“그래?”원수정은 자기 얼굴을 만지며 시치미를 뗐다.“딸이 돌아와서 너무 좋으니까 얼굴도 폈지!”“난 또 엄마 돈을 딴 줄 알았잖아요. 아니면 뭐 연애?”원유희는 무심한 듯 얘기했다. 하지만 예상 밖으로 때려 맞혔다.‘돈을 딴 건 아닌데. 뭐 연애는, 아니겠지?’“내가 나이가 몇인데 연애하겠어…….”원수정은 거짓말을 하며 얼굴을 이리저리 쳐다보며 물었다.“나 피부 어때? 많이 늙어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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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7화

원유희가 말을 하기도 전에 원수정은 전화를 끊어버렸다.원유희는 적어도 윤정은 믿을 만한 사람이라고 생각했기에 안심했다.‘근데 아빠가 이것까지 신경 써 주신다고? 이래도 되는 건가? 윤설 모녀가 알면 가만히 있지 않을 텐데…….”낮잠을 자고 있던 원유희는 벨 소리에 잠이 깼다.비몽사몽 하게 침대 머리맡에 있는 핸드폰을 들어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핸드폰 주인의 따님이신가요? 여기 병원인데요, 어머님이 지금 교통사고로 응급실에서 치료받고 계세요, 빨리 오셔야 할 것 같아요.”이 얘기를 듣자 원유희는 잠은 바로 깼고 저장된 이름을 다시 확인했는데 엄마의 번호였다. 그녀는 당황하며 전화를 받았다.“병……병원에 있다고요……? 많이 심각한가요?”“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의사 선생님께서 계속 치료하고 계세요.”“어느 병원이에요? 저 지금 바로 갈게요.”원유희는 전화를 끊은 후 당황하여 어쩔 줄 몰랐다.“병원……병원…….”원유희는 핸드폰과 가방을 들고 바로 밖으로 뛰쳐나갔다. 그리고 문 앞에 멍하니 서 있었다.‘어떻게 가지?’이 문제를 생각하자 원유희는 바로 김신걸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그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빨리 받으라고!”원유희는 급한 나머지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지기 시작했다. 지금 1초는 그녀에게 있어서 비할 데 없이 길게 느껴졌다. 그러다 갑자기 김신걸이 전화를 받았고 원유희는 흠칫하더니 얼른 얘기했다.“우리 엄마 지금 교통사고 났어, 나 바로 강구에 가야 해!”"안 돼." 김신걸은 말을 마치고 전화를 끊었다.원목희는 다시 전화를 걸었지만 전화는 아무리 해도 받지 않았다.그녀는 택시를 타고 드래곤 그룹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차에 타서 위치를 보니까 김신걸은 드래곤 그룹에 있지 않았고 어느 호화로운 바에 있었다.원유희는 바에 도착하자마자 곧장 안으로 돌진했고 누구도 그녀를 막을 수 없었다. 김신걸이 있는 룸의 문을 열자 그녀는 김신걸을 비롯해서 제성의 여러 유명인사들을 보게 되었다.룸안은 외부인의 침입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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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8화

그 친구도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원수정은 기다려 같이 화투를 치려고 했는데 교통사고를 당할 줄이야! 그 친구는 바로 부탁을 들어줬다.기차역에 도착하자 윤정은 구석에 앉아 고개를 떨구고 있는 원유희를 발견했다.“유희야!”원유희는 고개를 들어 윤정을 보자 눈물을 흘렸다.윤정은 가슴 아파하며 그녀를 품에 안았다.“괜찮아, 괜찮아, 괜찮을 거야. 아빠가 이미 친구랑 부탁해서 먼저 가보라고 했어. 소식이 있으면 우리에게 알려줄 거야.”“왜 갑자기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어요? 오후까지 엄마랑 통하고 하고 있었는데, 엄마가 화투 치러 간다고 했을 때 조심하라고 얘기해줬어야 했는데…….”원유희는 윤정의 품에 안겨 흐느꼈다.윤정은 마음이 아프기도 하고 걱정도 되었다. 딸의 모습을 보니 너무나도 마음이 아팠고, 원수정을 생각하니 그녀가 너무 걱정되었다. 그는 상황이 심각해질까 봐 애써 버티고 참을 수밖에 없었다.윤정은 원유희의 손을 잡아주며 그녀를 위로했다.“이런 일이 있을 거라고 누가 예상했겠어? 네 탓으로 돌릴 필요 없어.”"아빠, 너무 무서워요…….”“그래그래. 괜찮을 거야, 꼭.”윤정은 딸을 위로하는 건지, 자신을 위로하는 건지 그녀를 꼭 안으며 얘기했다.강구로 가는 길에서 윤정은 계속 친구의 전화를 받게 되었고 기분도 따라서 오르락내리락했다.몇 시간 후에 그들은 병원에 도착했고, 원수정은 이미 병실로 옮겼다.원유희는 호흡기를 끼고 누워있는 원수정을 바라보며 온몸이 다 굳어버렸고 얼굴은 하얗게 질려 원수정의 낯빛처럼 창백했다.윤정은 무의식적으로 주먹을 꽉 쥐고 참았다.옆에 있던 친구가 얘기했다.“전화로 말했듯이 내장 파열이랑 내출혈이 생겼대. 근데 머리를 가장 심하게 다쳤고 출혈은 멈췄지만 언제 깨어날지는 모르겠대. 의사 선생님이 그러시는데 못 깨어날 수도 있대…….”원수정은 굳어진 표정으로 윤정과 나이가 얼마 차이가 나지 않는 그 남자를 바라보며 그의 말을 믿지 못하는 눈치였다.“깨어날 수 없다뇨? 그럴 리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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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9화

옷에도 다 묻어 있었지만 아무도 그녀를 도와 갈아입히지 않았다.원유희는 닦으면서 눈물을 흘렸다.그녀는 너무나도 미웠다. 김신걸이 미웠고 자신이 너무 미웠다.‘왜 엄마를 여기에 혼자 두었을까?’무슨 일이 생기면 그녀는 전혀 신경 쓸 수가 없었다.‘아빠 친구가 아니었다면 병원비 내줄 사람도 없을 텐데, 그러면 그냥 병원 복도에 버려지는 거 아닐까…….’원유희는 생각할수록 마음이 아파 참기 어려웠다.노크 소리가 들려오자 한 중년 여성이 들어왔고 7살쯤 된 남자아이의 손을 잡고 원유희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누구세요?”원유희는 멍해졌다."사과하러 왔어요. 우리 집 남편이 차를 몰고 사람을 쳤어요. 미안해요, 미안해요."원유희는 눈앞의 가해자 집안에 대해 정말 동정할 수 없었다.그녀의 어머니는 아직도 혼수상태에 빠져 있다.“죄송하다고 하면 뭐가 달라는데요? 우리 엄마가 바로 깨어날 수 있는가요? 우리 엄마가 깨어나시면 용서할게요.”원유희는 노를 억누를 수 없었다.“제발요. 전 혼자 아이를 키우고 일자리도 없는데 용서해주시면 안 될까요? 정말로 고의는 아니에요.”원유희는 한쪽에 서 있는 망연자실한 남자아이를 바라보았다. ‘그들을 딱하게 생각하면 그럼 누가 날 딱하게 생각해주겠는가?’“경찰이 얘기하던데 피해자 가족이 합의를 원하면 일이 간단해진다고 하던데 혹시 얼마면……될까요? 돈은 없지만 돈을 빌릴 순 있어요. 거지처럼 동냥하더라도 꼭 배상할게요.”원유희는 화가 너무 나서 씩씩거렸다.“돈만 있으면 모든 일을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 봐요? 당신은 당신 가족만 생각하고 우리 엄마는 어떻게 되든지 상관없죠?”“아니에요, 절대 그런 뜻은 아니고요…….”문을 열고 병실에 들어온 윤정은 이 광경을 보자 묻지 않아도 무릎을 꿇은 사람이 누구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여기서 무릎 꿇으면서 사람을 난처하게 만들진 말아요. 저흰 절대 합의하지 않을 겁니다. 경찰한테 다 맡기고 처벌 결과만 기다릴 테니 이만 돌아가세요.”“그럼 그이가 감옥에 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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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0화

핸드폰이 울리자 윤정은 나가서 전화를 받았다.원유희는 누구에게서 걸려 온 전화인지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밖에 해는 이미 저물었고 날은 어두워졌다. 이 시간이 되더라도 윤정이 집으로 돌아가지 않으니 가족들은 틀림없이 전화할 것이다.윤정은 가정이 있는 사람이니까 계속 이곳에 있을 순 없었다. ‘괜찮아, 내가 계속 엄마 곁을 지키면 되지…….’원유희는 마음속으로 아주 불안했지만 애써 침착함을 유지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윤정이 들어왔다.“아빠가 먹을 것을 좀 사러 가려고 하는데, 혹시 먹고 싶은 게 있어?”“못 먹겠어요…….”원유희는 정말 입맛이 없었고 배고픔도 느끼지 못했다."안 돼, 밥은 먹어야 해. 너희 엄마가 걱정하시겠다.”윤정은 그녀가 굶도록 놔둘 수는 없었다,“나 요즘 계속 강구에 있을 거라고 했어.”“그래도 돼요?”원유희는 아버지가 여기에 남아 있는 것을 매우 바랐지만, 그녀는 아버지를 난처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너희 엄마가 이렇게 큰일이 생겼는데 그들도 이해할 수 있어.”윤정은 말을 마치고 먹을 것을 사러 갔다.원유희는 그곳에 서서 움직이지 않았다.‘윤설 모녀가 이해해준다고?’윤정은 거짓말을 한 것이 분명했다,원유희는 장미선 모녀의 사람 됨됨이를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은 꿈에도 원수정이 죽는 것을 바라는 사람인데 윤정더러 옛 연인을 돌보게 놔둘 성격이 아니었다. 옆 가방에 있던 핸드폰이 울렸다.원유희는 김신걸이 전화한 줄 알았다. 아무래도 자신은 지금 제성에 있지 않았고 김신걸은 자신이 그의 통제에서 벗어나도록 두진 않을 것이다.그러나 핸드폰을 받고 보니 낯선 번호였다. 그녀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받지 않고 바로 눌러 끊었다. 하지만 상대방은 포기하지 않고 계속 전화를 걸어왔다. 그 사람은 세 번 전화했지만 원유희는 모두 끊어버렸다. 그제야 핸드폰이 비로소 잠잠해졌다.그리고 그녀는 김신걸에게 문자를 보냈다[나 지금 강구에 있어. 엄마가 지금 혼수상태야. 그러니까 어디에도 안 갈거야]문자가 발송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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