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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1화

스스로 이름을 알리지 않았지만 원유희는 누군지 알고 있었다.장미선 말고는 이런 사람이 없었다. 게다가 그녀는 윤설의 번호를 알고 있었다.이렇게 독한 사람을 보니 그녀는 소름이 돋기 시작했다.그래서 낯선 전화를 보고 무의식적으로 끊어버렸다.원유희는 그런 사람과 논쟁하고 싶지 않았고 메시지도 다 삭제해버렸다. 뒤이어 이모에게 전화를 걸어 아이들을 부탁했다. 세쌍둥이랑도 잠깐 통화를 했고 그들과 출장을 갔다고 둘러댔다.지난번처럼 갑자기 실종되지 않는다면 다 괜찮았다.세쌍둥이는 착하게 말을 잘 들었고 귀여운 목소리로 엄마를 기다리겠다고 했다.저녁에 윤정은 옆 병실을 사서 원유희를 가서 자도록 했다.“아빠가서 주무세요. 전 여기가 좋아요.”1인 병실에는 소파도 있었지만 윤정은 키가 컸기에 누우려면 많이 불편했다. 그럴 바엔 원유희는 차라리 자기가 여기서 자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가서 자, 여기서 못 자는 것도 아니고. 얼른.”윤정이 계속 버티자 원유희는 옆 병실로 갈 수밖에 없었다.침대에 누웠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그녀는 원수정에 대한 윤정의 마음을 알아차리지 못할만큼 둔한 사람이 아니었다.‘왜 이렇게 힘들게 살아야 하는 걸까?’그녀도 힘들고 윤정도 힘들었다.한편으로는 가정을 돌봐야 하고, 한편으로는 원수정을 걱정하고 있었다.그 문자로 원유희는 장미선 쪽의 태도를 알 수 있다.3일의 시간이 곧 지나갔고 가해자는 기소되었지만 원수정은 계속 혼수상태였다.많은 교수가 번갈아 찾아와 모든 방법을 다 써서 원수정을 위한 치료 방안을 연구하고 있었다.원유희가 원수정의 몸을 닦아주려 하자 윤정은 자리를 피했다.몸을 다 닦은 후, 원유희는 윤정을 부르려 병실 밖에 나갔지만 의도치 않게 윤정이 누군가하고 다투는 것을 듣게 되었다.“나 빈털터리로 나간다고 얘기했어, 근데 지금은 상황이 다르잖아. 미선아, 시간을 조금만 더 줘…….”원유희는 가던 것을 멈추고 뒤로 숨었다.‘뭐라고? 빈털터리로 나간다고? 설마 이혼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겠지? 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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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2화

원수정은 혼수상태에 빠져 있어 아무런 반응도 하지 못했고 자연히 원유희에게 답을 줄 수도 없었다.병원에 이틀 동안 더 있었지만 원수정은 여전히 깨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윤정도 오지 않았다.원유희는 핸드폰을 만지며 전화하고 싶었지만 망설이게 되었다.사실 전화할 필요는 없었다. 만약 올 수 있다면 그녀가 전화하지 않아도 올 것이다. ‘그럼……무슨 일이라도 생겼는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는가? 하긴, 장미선과 윤설은 쉬운 상대가 아니었으니까’그녀가 한참 정신이 나가고 있었을 때 누군가 병실 문을 쾅 열었다.원유희는 움찔하며 고개를 들어보았고 장미선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놀라움을 숨길 수 없었다.‘여긴 왜 왔지? 아빠도 왔을까? 근데 아무도 안 보이는데?’“왜, 나만 와서 아주 실망했나봐?”장미선은 원유희의 사소한 표정까지 놓치지 않았고 침대에 누워 호흡기로 살아가는 원수정을 보며 얘기했다.“아직도 안 죽었어? 근데 보아하니 곧 가겠네.”“말 소심하세요.”원유희는 분개한 감정을 아무리 노력해도 참을 수 없었다.“설마 내 말이 틀린 것 같아? 이런 상황에서 네 엄마가 깨어날 수 있다고 생각해? 너무 순진한 거 아니야?”“아줌마랑 상관없잖아요!”“나랑 상관없긴 해.근데 네가 자꾸 윤정을 찾으면 그럼 나랑 상관이 생기지. 넌 윤정이 또 올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겠지? 여기서 며칠 동안 함께 있어 줬으면 그이도 할 만큼은 다 했어.”“이간질하지 마요. 설령 아빠가 상관하지 않겠다고 해도 전 개의치 않을 거예요.”“입만 살아서.”장미선은 기계 옆으로 가더니 갑자기 호흡기를 빼버렸고 호흡이 곤란해진 원수정은 경련을 일으켰다.“뭐 하는 거예요?”깜짝 놀란 원유희는 앞으로 가서 장미선을 옆으로 밀치고 다시 호흡기를 꽂았다.그제야 원수정은 비로소 안정되었다.한쪽으로 밀려난 장미선은 이 재수 없는 모녀를 보면서 아직도 부족하다고 생각했다!“뭐하긴? 윤정이 감히 너희 모녀를 위해 나와 이혼하자고 그러는데. 빈털터리로 나가겠다고? 좋아, 빈털터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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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3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되자 그녀는 분노하고 괴로웠다.원유희도 누가 진정으로 자신을 걱정하고 누가 자신을 해치려는 지 잘 알고 있었다.‘날 너무 몰아붙이지는 마.’원유희는 지금 돈이 없었고 윤정의 도움도 바랄 수 없게 되었다. 표원식 쪽은 더 불가능했다.‘김명화?’하지만 그녀는 김명화에게 돈을 빌려달라고 할 자격이 없었고 그렇게 되면 오히려 골치 아픈 일만 생기게 된다.그 골치 아픈 일은 바로 김신걸이다.그럼 그녀는 김신걸을 찾아가야 하는가?그 돈은 그녀에겐 아주 큰 금액이었지만 김신걸에겐 그저 푼돈에 불과했다. 하지만 원유희는 잘 알고 있었다. 김신걸의 돈은, 설령 한 푼이라도 쉽게 가질 순 없었다.원유희는 이리저리 생각하다가 윤설에게 전화를 걸었다.윤설은 원유희의 전화임을 확인하고 많이 의아해했다. 그녀는 지금 원유희가 어떤 상황인지, 장미선이 뭐 하러 갔는지 잘 알고 있었다.‘나에게 전화해서 용서를 빌면 다 해결된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그러나 원유희가 용서를 빌면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아질 것 같아서 윤설은 전화를 받았다. 그리곤 허세를 부리는 말투로 입을 열었다.“여보세요?”“나야, 원유희.”원유희는 눈치 있게 그녀가 원하는 반응을 보였고 아주 협조적이었다.“돈 좀 빌리고 싶어서 연락했어.”“뭐라고? 너 지금 뭐라고 했어?”윤설은 웃을뻔했다.“나랑 돈을 빌린다고? 원유희, 너 지금 제정신이야? 난 돈을 거지들한테 뿌려줘도 너한테 일전한 푼도 빌려주지 않을 거야.”“나도 정말 어쩔 수 없어서 그래. 네 엄마가 내 모든 돈을 가져갔어, 병원비가 없으면 우리 엄마는 쫓겨날 거야.”“그럼 나야 좋지!”윤설은 정말로 기분이 좋았다.“돈만 가져가겠어? 난 네 엄마 목숨까지 가져가고 싶은데.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나랑 돈을 빌리려고 했어?”“그럼 어쩔 수 없지. 김신걸을 찾아갈 수밖에.”이 말을 듣자 윤설은 반응하고 표정까지 바꾸며 약간 절박하게 말했다.“원유희, 네가 감히?”“나는 어디상 물러설 곳이 없어.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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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4화

이렇게 되면 김신걸을 찾아갈 필요도 없이 돈 문제를 해결했으니 그야말로 일거양득이었다.그리고 그녀는 윤설이 이 일을 김신걸에게 얘기할까 봐 걱정할 필요도 없었다. 그녀는 그 어떤 협박도 하지 않았고 단순하게 돈을 빌렸을 뿐이다.그리고 나중에 꼭 갚을 것이다.저녁에는 간병인이 있었는데 윤정이 떠나기 전에 원유희를 도와 찾은 사람이었다.그래서 원유희는 여전히 옆 병실에서 자고 있었다.윤정이 얘기한 것처럼 원수정이 언제 깨어날 수 있을지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그러니까 그녀는 건강을 더 잘 챙겨야 했고 충분히 자야 했다. 원유희는 윤정이 자신을 아주 아낀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윤정이 절대 그녀를 버린 것이 아니라고 개인 사정으로 오지 못했다고 생각했다.장미선과 윤설은 원수정이 얼른 죽기를 바랐지만 원유희는 이 일을 용납할 수 없었다.그리고 원유희는 아직도 납득가지 않았다. 원수정은 길을 건널 때나 다를 때나 다 조심스럽게 걷는 스타일인데 어쩌다 차에 치이었을까?호텔에서 걸어가도 얼마 안 되는 거리였고 원수정은 반드시 호텔과 클럽에 오가는 택시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내가 이상하게 생각한 걸까?’제성에 있을 때 원수정을 죽이겠다고 원유희를 협박한 사람도 있었다. 그리고 택시 운전기사가 어떻게 액셀러레이터와 브레이크를 구분 못 할 수가 있을까?원유희는 생각할수록 이상해서 침대에서 엎치락뒤치락하며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리고 내일에 직접 경찰서에 가서 상황을 알아보려고 생각했다.그리고 이것저것 추측하다가 얼떨결에 잠이 들었다.잠을 설쳐 흐리멍덩한 가운데 방 안의 공기의 온도 변화가 느껴졌고 마치 냉기가 피부에 달라붙은 것처럼 느껴졌다.어둠 속에서, 이어서 한 손이 그녀의 등을 만졌고, 그 흉터를 어루만졌다.거칠고, 뜨겁고, 위험한 손이었다.원유희는 놀라서 반항했고 바로 제압당했다. 그 강한 힘은 그녀가 발버둥 치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이 모든 것이 너무 익숙한 나머지 원유희는 멍하니 있다가 순간 믿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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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5화

원유희는 웃으며 손을 뻗어 그의 목을 감았고 부드러운 말투로 물었다.“나 보고 싶었지?"김신걸의 눈동자는 더 거메졌고 점점 더 위험해졌다.“네 몸이 그리웠지.”"내일 또 나가야 하는데…….”“닥쳐.”김신걸은 쉴 새 없이 지껄이는 그녀의 작은 입에 키스했다.원유희는 반항하지 않고 순순히 그에게 순종하여 그가 하고 싶은 대로 하도록 내버려 두었다.다행히 김신걸은 컨트롤이 가능했기에 그녀의 허리에 손은 얹고 그렇게 자버렸다.피곤한 원유희는 몸이 나른해졌지만 잠은 오지 않았다.원유희는 김신걸의 아름다운 얼굴이 그녀의 옆에 있다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김신걸이 도대체 어떤 마음을 품고 있는지 이해하고 싶지 않았다.아무튼, 그녀가 꼭두각시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원유희는 잠이 들었다.깨어났을 때 곁에는 김신걸의 그림자도 없었고 병실을 나와도 그를 찾아볼 수 없었다.옆 병실에 들어서자 간병인은 아직 그곳에 있었고 원수정이 아직 깨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고 얘기했다.원유희은 확실히 전보다 마음이 훨씬 평온해졌다.원수정이 언제 깨어나든 그녀는 기다릴 것이다.간병인이랑 얘기 좀 더 하고 원유희는 경찰서에 갔고 그곳에 유치장에 갇힌 운전 기사를 봤다.여러 날 갇힌 탓에 수염이 덥수룩하고 얼굴에는 세월의 흔적이 어려 있었다.“당신 차에 부딪힌 사람이 바로 저의 어머니세요. 저희 어머니는 아직도 혼수상태에 있는데 뭐라도 얘기해주셔야죠?”원유희는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저......하고 싶은 말은 이미 경찰에게 했으니 경찰에게 물어보세요......운전기사는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있었고 그녀를 바라볼 준비가 되지 않았다.“저 정말로 궁금해서 물어보는 건데요. 운전 경험이 적어도 5년이 되는 기사님께서도 이런 실수를 할 수 있는 건가요?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이런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하던데요?”운전 기사는 목을 움츠리고 눈빛이 흔들렸다.“저 그날에 기분이 안 좋아서 정신이 좀 어떻게 되었나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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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6화

원유희는 몸이 나른해지자 김신걸의 다리에 쓰러져 중얼거렸다.“나 너무 졸려, 도착하면 깨워줘.”“…….”원유희는 헬리콥터에 타도 잠을 잘 수 있는 자신이 믿기지 않았고 대단하게 여겨졌다. 아마도 어제 밤에 잠을 잘 못 잔 탓인 것 같았다.비록 김신걸은 자제했지만 그래도 그를 상대하자니 너무나도 기 빨렸다.헬리콥터는 크게'H'가 그려진 드래곤 그룹 옥상에 그대로 멈춰 섰다.그리고 원유희는 스스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갔다.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원유희는 입구에서 차에서 내리는 윤설을 보고 크게 놀랐다. 그는 손을 뻗어 키를 빨리 눌렀다. 엘리베이터 문이 천천히 닫히고 그녀는 윗층을 누르자 한숨을 크게 돌렸다.방금 전 그녀는 심각히 놀랬다.얼마 전 윤설을 협박해서 10억을 얻었는데 또 김신걸에게 집착하는 모습은 윤설에게 들키면 그녀는 절대 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돌아가는 길에 그녀는 강구에서 발생한 교통사고와 배후에 숨어 있는 진정한 살인범을 생각했다.원유희는 일단 김신걸을 배제했다. 김신걸은 절대 그런 사람을 찾아 일을 맡기지 않을 것이다. 그는 반드시 빈틈없는 완벽 범죄를 계획할 것이다.이렇게 서투른 것을 봐 급하게 하느라 심사숙고하지 않은 것으로 봐야 했다.‘그럼 장미선 모녀?’하지만 원유희는 조사할 방법이 없었고 조사하기 쉬운 일도 아니었다.운전 기사가 혼자 얘기하지 않는 한…….문이 열리자 집에 돌아온 새쌍둥이는 엄마를 보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리곤 바로 원유희쪽으로 날아갔다.“엄마!”“엄마!”“엄마!”"아 잠깐......"원유희는 결국엔 바닥에 뒤로 넘어지게 되었다.세쌍둥이는 엄마의 몸에 옆드려 새끼 고양이처럼 원유희의 품에 파고들어 설렌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엄마가 드디어 왔어!”유담이가 애교를 부리며 말했다.“출장 싫어! 너무 싫어!”조한이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상우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하다는 듯이 말했다.“출장 안 가면 좋겠어요!”세 아이는 나란히 엎드려 있었다.원유희의 몸매가 하도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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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7화

“안 돼요!”조한이는 아직 더 놀고 싶었다.“묶어버려!”유담이는 바로 줄 가지러 갔다.원유희는 그들이 노는 것을 보고 김명화를 도와주지 않았다.핸드폰을 들고 김신걸의 위치를 보고 나서야 일어나서 주방으로 가서 이모의 저녁을 도왔다.밥이 거의 다 되어가자 원유희는 주방에서 나와 김명화를 에워싸고 즐겁게 놀고 있는 세쌍둥이랑 얘기했다.“얼른 가서 손 씻어, 밥 먹자.”“네!”“좋아요!”“요후~”세쌍둥이는 바로 손에 든 도구를 던졌고, 온몸에 묶인 털실도 상관하지 않고 주방으로 갔다.김명화는 느릿느릿 몸의 털실을 잡아당겼다.“안 가세요?”원유희는 김명화를 보며 물었다.“나 왜 가야 해?”김명화는 그녀보다 더 어리둥절하다는 듯이 물었다.원유희는 눈살을 찌푸리고 그를 보았다.“약속했잖아, 너 어디 갔어?”“모를 거라고 생각하진 않은데요.”김명화는 딱히 부인은 하지 않았다.세쌍둥이가 손을 다 씻자 반찬들도 다 세팅되었다.김명화는 조금도 사양하지 않고 앉았다.원유희는 이렇게 어이가 없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그러나 이전에 그가 도와준 것을 봐서 그를 밥 한 끼 먹게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밥을 다 먹고 김명화는 원유희에게 데려다 달라고 얘기했다.원유희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일어나 그를 배웅했다.계단 입구까지 간 후 원유희가 물었다.“됐죠?”“아래까지 데려다줘.”“길치세요?”“응.””원유희는 정말 한 발로 그를 걷어차고 싶었지만 불쾌함을 참고 계속 앞으로 걸어갔고 그의 앞에서 빠르게 걸으며 안내했다.아래에 도착하면서 말했다."안녕히 가세요."“잠깐만.”“또 왜…….”원유희의 말은 뚝 그쳤고 김명화가 건네주는 USB 같은 것을 보고 물었다.“뭐예요?”“라인이 강구 가서 조사했어.”원유희는 의아하다는 듯이 물었다.“왜 라인 씨더러 조사하라고 하신 거죠?”“그렇게 우연한 교통사고가 어디 있어?”김명화는 손가락으로 관자놀이를 가리키며 얘기했다.“머리를 좀 써 봐봐.”원유희는 자신도 의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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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8화

“이틀 전에 왔어요. 괜찮아요, 내일이나 모레면 갈게요, 지금 간병인도 있고 매일 연락하고 있어요.”“유희야, 미안하구나. 아빠가 사정이 있어서 가지 못했어.”“알아요. 괜찮으니까 볼일 보세요, 저 혼자서 해결할 수 있어요.”원유희는 멈칫하더니 계속 말을 이어갔다.“아빠, 괜찮아요?”“괜찮아, 걱정하지 않아도 돼.”윤정은 딸에게 사실대로 말할 수 없었다. 윤설이 죽음으로 몰아붙였기 때문에 그는 차마 외면할 순 없었다.원유희는 더 이상 묻지 않았다. 원유희는 윤정에게 어려움이 있으리라 생각했고 더군다나 아직 이혼하지 않았기에 그들은 여전히 한 가족이었다이틀 밤이 지난 후, 원유희는 김신걸에게 전화를 걸었다."저녁 먹으러 올래?"“시간 없어.”김신걸은 거절했다.“안 돼? 나 엄청 열심히 근사한 저녁을 만들었는데. 직접 다 만들었어.”원유희는 애교 섞인 말투로 말했다.“그리고 여기서 자고 가지 않을래……?”아무런 대답도 들리지 않았다.원유희는 긴장하기 시작했다. 김신걸이 오지 않으면 그녀는 어떻게 해서 든 지 찾아가야 했다. 근데 그러다가 윤설과 만난다면 그건 또 다른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는 것이다.“샤워 다 하고 기다려.”원유희의 얼굴이 뜨거워졌고 심장 박동도 한 박자 늦어진 것 같았다.“알았어, 기다릴게.”전화를 끊은후 원유희는 시간을 보고 일어나 주방에 가서 저녁을 준비했다.그녀는 김신걸을 잘 모셔야 한다.어쨌든 어릴 때부터 김신걸과 한 지붕 밑에서 살았으니 그의 취향 정도는 잘 알고 있었다.질 좋은 고기를 주문해서 스테이크를 굽고 파스타와 달걀프라이, 그리고 야채 샐러드 등도 함께 만들었다.다 만든 후에 책상에 세팅한 후 푸드 커버를 씌우고 욕실로 들어가 샤워했다.물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그녀의 아름다운 몸을 따라 흘러내렸다.반쯤 씻고 있는데 무방비하에 욕실 문이 열렸다.원유희는 놀라서 고개를 돌려 갑자기 침입한 위험한 남자를 보자 무의식적으로 심장이 움츠러들었다.“거의 다 씻었어. 저녁도 이미 다 준비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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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9화

그리곤 마음속으로 언제 말해야 적당할지 계속 생각하고 있었다.혹시라도 타이밍을 잘못 선택하면 자칫하면 역효과를 낼 수 있다.“할 말 있어?”김신걸은 검은 눈동자로 원유희를 바라보았고 나이프로 스테이크를 썰고 있었다.“어?그게……맛있어?”원유희는 입을 열었다가 끝내 하고 싶은 말을 하지 못했다.“먹을 만해.”원유희는 이 평가가 엄청 의외라고 생각했고 또 안심되는 답안이기도 했다. 김신걸이 만족하기만 한다면 다른 건 다 문제가 아니었다.“그럼 다음에도 또 해줄게.”김신걸은 검은 눈을 천천히 들었고 속을 들여다볼 수 없는 눈은 사람을 두렵게 만들었다.원유희는 얼굴에 부자연스러운 미소를 지었고 잠시 후 다시 물었다.“저녁에……자고 갈 거야?”김신걸은 위험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얘기했다.“네가 하는 거 봐서.”원유희는 당황하기 시작했다.‘하는 거 봐서……’원유희는 그가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마음속으로 잘 알고 있었다.근데 또 생각을 바꿔보면 이 또한 맞히기 어려운 것도 아니었다. 그녀와 김신걸 사이에는 그 일을 빼고 다른 일은 없었다.“나 잘하면 내가 무슨 요구를 말해도 다 들어주는 거야?”원유희는 조심스럽게 떠보았다.“말해 봐봐.”“아직 생각 못했어.”김신걸은 그녀의 속임수를 구태여 밝혀내지 않았다. 오늘 밤 그의 기분이 좋은 원인도 있었고 이렇게 좋은 분위기를 깨고 싶지도 않았다.원유희는 조심스럽게 눈치를 살피다가 손에 있는 나이프와 포크를 내려놓고 김신걸의 뒤로 가서 뒤에서 그의 목을 껴안았다.“앞으로 다신 널 화나게 하지 않을게.”원유희는 셔츠 깃 사이로 드러낸 피부를 보면서 고개를 숙이고 그 위에 가볍게 키스했다.김신걸의 몸은 갑자기 굳어졌다.원유희는 간단하게 입맞춤을 한 게 아니라 홀린 듯이 유혹적이고 매력적인 키스를 남겼다. “안 먹어도 되겠네.”김신걸은 손을 휘돌더니 식탁 위에 놓였던 음식과 술은 다 바닥에 떨어졌다.“아…….”원유희는 깜짝 놀랐다.침대에서 원유희는 김신걸의 텐션이 높아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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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0화

사건을 책임진 담당 형사가 얘기했다.“그 운전기사는 이미 다 자백했어요. 어떤 남자가 그에게 돈을 줘서 시켰다고 하더군요. 조사해보니까 그 남자는 강구의 사람이 아니더군요.”“제성에서 온 사람이죠?”“알아맞혔네요? 그럼 짐작하고 있는 사람도 있나 봐요. 얘기해주시면 저희의 수사 범위도 크게 줄일 수 있어요.”원유희는 고민하다가 핸드폰을 꺼내 인터넷에서 장미선의 사진을 찾아냈다.“이 사람이에요.”윤설은 이런 일에 나서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폭로되더라도 장미선은 혼자 다 책임지면 딸의 명성정도는 지킬 수 있을 것이다.“저도 그냥 심증만 있을 뿐이지 물증은 없어요.”원유희가 말했다.“저희도 어떤 단서를 찾아내야만 움직일 수 있어서요. 혹시 둘 사이 무슨 원한이라도 있나요? 실례가 안 된다면 얘기해 줄 수 있어요?”“장미선 씨의 남편은 저의 아버지이기도 해요. 저희 아버지는 그 여자랑 이혼하고 저희 엄마를 만나게 되었고 저까지 생기게 되었어요. 근데 그 여자는 갑자기 이혼한 게 후회됐는지 자기 딸을 이용해서 저의 아버지를 빼앗아 갔어요. 그 집안 줄곧 외국에 있었다가 요즘에 국내로 돌아왔는데 장미선 씨는 줄곧 저의 어머니에 대해 의견이 있었고 심지어 저의 어머니의 목숨 가지고 절 협박한 적도 있어요. 그래서 그 사람을 의심하게 되었는데, 그 여자 빼곤 도저히 다른 용의자가 떠오르지 않아요.”원유희는 대충 경찰과 얘기했다.경찰은 원유희와 계속 소식을 기다리라고 했다. 원유희는 경찰서를 떠나 거리를 걸으며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을 보며 막막해지기 시작했다.그녀의 인생은 여태껏 단 한 번도 그녀의 것인 적이 없었다. 그녀는 아무것도 결정할 수 없었다. 지금은 가장 가까운 가족이 혼수상태에 빠지게 되었고 전문가들이 하는 얘기는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 누구도 원수정이 언제 깨날 수 있는지 얘기할 수 없었다.원유희는 김신걸의 허락하에 강구에서 3날 더 있었다.하지만 경찰서 쪽에는 종무소식이었다.‘평범한 남자 한명을 조사하는 데 시간이 이렇게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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