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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3화

원수정은 굳게 믿고 있다. 윤정도 절대 잊지 않았다는 것을.

그날 밤, 윤정은 원수정을 호텔까지 바래다주고 들어가지는 않았다. 그는 이러면 나름 안전하다고 생각했다.

“들어와서 한 잔 마시지 않을래? 유희도 내 곁에 없어서 쓸쓸한데 유희 대신해서 나랑 좀 있어 줄 수 있어?”

윤정이 망설일 때 원수정은 이미 그를 끌고 호텔로 들어갔고 문을 닫았다. 원수정은 주방에 들어가 술잔을 꺼내 술을 따랐다.

윤정은 서류 가방을 내려놓고 앉았다. 원수정이 옆에 앉아있다는 것을 생각하자 그는 불편해서 어쩔 바를 몰랐다.

윤정은 피하려는 생각도 했지만 원수정은 정말로 그냥 자신과 술을 마시면서 얘기를 나누고 싶어 하는 것 같아서 이상하게 보일까 봐 구태여 피하지 않았다.

술잔이 부딪치자 맑은소리가 주방에 메아리쳐 그들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했다.

술이 목구멍을 넘어가자 매운맛이 목을 자극했고 그는 목젖을 구르기 시작했다.

원수정은 윤정을 주의 깊게 지켜보았고 보면 볼수록 마음이 더 움직였다. 그녀는 얼굴을 한쪽으로 돌리고 슬픔과 우울함이 섞인 표정을 지었다.

“언제쯤 유희를 만나 함께 밥이나 먹을 수 있을지…… 날 보러 와도 좋을 텐데…….”

“안 그래도 유희를 찾은 후에 신걸을 찾아가서 한 번 얘기하려고 했어, 이 정도면 이미 충분하지.”

이 말을 들은 원수정은 딱히 기분 좋아 보이지는 않았다. 윤정과 자신의 술잔에 술을 따랐고 마음속의 씁쓸함은 잔속의 술을 더 쓰게 만들었다.

“제성에 돌아간다면 이렇게 한가롭게 말하고 술을 마실 수도 없겠지?”

윤정은 애써 표정 관리를 하며 얘기했다.

“……그땐 유희도 곁에 있겠는데 내가 그렇게 할 필요가 있을까?”

원수정은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들어 잔의 술을 입에 털어 넣었다.

“그러다 취하겠어.”

“취하면 뭐 취했지, 어차피 방 안에 있잖아. 그리고 취해도 네 앞에서 취하는 거라면 걱정할 필요가 있겠어? 네가 나한테 무슨 짓을 한대도 나는 다 괜찮아.”

윤정은 술잔을 들고 술로 자신의 초조한 감정을 숨겼다.

원수정은 또 자신에게 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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