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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9화

옷에도 다 묻어 있었지만 아무도 그녀를 도와 갈아입히지 않았다.

원유희는 닦으면서 눈물을 흘렸다.

그녀는 너무나도 미웠다. 김신걸이 미웠고 자신이 너무 미웠다.

‘왜 엄마를 여기에 혼자 두었을까?’

무슨 일이 생기면 그녀는 전혀 신경 쓸 수가 없었다.

‘아빠 친구가 아니었다면 병원비 내줄 사람도 없을 텐데, 그러면 그냥 병원 복도에 버려지는 거 아닐까…….’

원유희는 생각할수록 마음이 아파 참기 어려웠다.

노크 소리가 들려오자 한 중년 여성이 들어왔고 7살쯤 된 남자아이의 손을 잡고 원유희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누구세요?”

원유희는 멍해졌다.

"사과하러 왔어요. 우리 집 남편이 차를 몰고 사람을 쳤어요. 미안해요, 미안해요."

원유희는 눈앞의 가해자 집안에 대해 정말 동정할 수 없었다.

그녀의 어머니는 아직도 혼수상태에 빠져 있다.

“죄송하다고 하면 뭐가 달라는데요? 우리 엄마가 바로 깨어날 수 있는가요? 우리 엄마가 깨어나시면 용서할게요.”

원유희는 노를 억누를 수 없었다.

“제발요. 전 혼자 아이를 키우고 일자리도 없는데 용서해주시면 안 될까요? 정말로 고의는 아니에요.”

원유희는 한쪽에 서 있는 망연자실한 남자아이를 바라보았다.

‘그들을 딱하게 생각하면 그럼 누가 날 딱하게 생각해주겠는가?’

“경찰이 얘기하던데 피해자 가족이 합의를 원하면 일이 간단해진다고 하던데 혹시 얼마면……될까요? 돈은 없지만 돈을 빌릴 순 있어요. 거지처럼 동냥하더라도 꼭 배상할게요.”

원유희는 화가 너무 나서 씩씩거렸다.

“돈만 있으면 모든 일을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 봐요? 당신은 당신 가족만 생각하고 우리 엄마는 어떻게 되든지 상관없죠?”

“아니에요, 절대 그런 뜻은 아니고요…….”

문을 열고 병실에 들어온 윤정은 이 광경을 보자 묻지 않아도 무릎을 꿇은 사람이 누구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여기서 무릎 꿇으면서 사람을 난처하게 만들진 말아요. 저흰 절대 합의하지 않을 겁니다. 경찰한테 다 맡기고 처벌 결과만 기다릴 테니 이만 돌아가세요.”

“그럼 그이가 감옥에 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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