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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세쌍둥이, 아빠가 대단해!: Chapter 391 - Chapter 400

1609 Chapters

제391장

불안한 원유희는 돌아가는 길에 자신이 김풍그룹에 들어온 후 했었던 모든 일을 되돌려 보았다.딱히 문제 되는 건 없었다.김명화와 키스한 거 말고는.물론 그녀가 원해서 한 것도, 그렇다고 김명화가 의도한 것도 아니지만 다른 사람 눈에는 그게 어떻게 보일지.생각만 해도 머리가 지끈거렸다.일도 손에 잡히지 않았고 그녀는 그저 테이블에 놓인 핸드폰만 계속 힐끔힐끔 쳐다보았다.설마 재수 없게 김신걸이 마침 보고 있었겠어?그렇게 바쁘신 몸인데 설마 하루 종일 모니터 앞에 지키고 있진 않겠지?아님, 다른 사람을 시켜서?아니야, 아닐 거야. 김신걸은 내연녀가 된 모욕을 맛보게 해주겠다고 했지만, 다른 남자와 키스하지 말라는 말은 하지 않았잖아?그럼 표원식과의 일은 또 뭐란 말인가…….원유희는 가시방석에 앉은 듯 안절부절못했다."원 매니저, 잠깐 들어와 보세요."고선덕은 의자에 앉은 채 한 손으로 펜을 굴리며 손안의 서류를 보았다."무슨 생각을 하면서 서류를 작성한 거죠?"조금 찔린 원유희가 조심스레 물렀다."……많이 틀렸나요?""말도 안 되게요. 초등학교 졸업하신 거 맞죠?""……."원유희는 조금 민망했다.얼마나 어이없을 정도로 틀렸으면 이런 말을 하겠는가?"무슨 생각 하셨죠?"고선덕이 물었다."혹시 무슨 고민이라도 있으신가요?"차마 말하기 어려운 일이라 다시 수정하겠다고 대답하려는 찰나 사무실 문이 펑 하고 열렸다.원유희 뿐만 아닌 고선덕마저 깜짝 놀랐다.너무 당황한 탓에 그들은 들어온 사람을 보며 자리에서 일어서는 것조차 잊었다.김신걸은 음침한 눈빛으로 원유희를 바라보더니 곧장 걸어가 그녀의 머리채를 잡고 밖으로 끌고 갔다."아!"원유희는 짧은 비명과 함께 사무실에서 끌려 나갔다.사무실에서 나와 업무 구역을 지나자, 이 장면을 본 동료들은 너무 놀란 나머지 제자리에 굳어버리고 말았다.두 사람이 시야에서 사라진 후에도 그들은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무슨 일이지? 방금 그 사람, 드래곤 그룹의 유권자 아니야?아니, 근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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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2화

원유희는 사람과 마주치지 않기 위해 김신걸의 품속에 웅크리고 얼굴을 깊이 묻었다.문이 열리자 밖에는 굳은 표정을 짓고 김덕배와 고선덕이 곧게 서 있었다.김신걸이 원유희를 안은 채 아무렇지도 않게 떠나자 그제야 둘은 말을 꺼냈다.“이게 무슨 일이야?"김덕배는 옆에 있던 고선덕과 물었다.“왜 이렇게 소란이야!”“저야 잘 모르죠.”고선덕이 얘기했다.‘나도 놀랐는데!”그는 김신걸이 이 정도로 매우 화내는 것을 처음 보았다. 그는 어떻게 보면 이것도 일종의 운이라고 생각했다.김신걸은 원유희를 바래다주었다.롤스로이스는 아래층에 멈췄다. 원유희는 몸에 걸치고 있던 외투를 벗으려고 하자 모신걸의 강압적인 목소리가 들렸다.“입고 있어. 노출하는 거 너무 좋아하는 거 어냐?”원유희는 이를 악물고 참느라 소리를 내지 않았다.‘이게 다 누구 때문인데?’원유희는 외투를 다시 입고 일어났다. 더 이상 김신걸을 상대하기 힘든 그녀는 김신걸의 앞을 지날 때 유독 조심스러워했다.무시할 수 없는 카리스마를 뿜내고 있는 김신걸은 독수리처럼 예리한 눈으로 원유희를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원유희의 손목을 잡아당겨 그녀를 끌어당겼다.“아!”너무 갑작스러운 나머지 원유희는 매우 놀라 소리쳤다.“깨끗이 씻었는지 한번 확인하자……”김신걸은 다시 원유희의 작은 입술을 탐했다.집으로 돌아온 원유희에 입술엔 키스를 당한 흔적이 남아 있었다.거실에 들어서자 원유희는 몸에 걸쳤던 김신걸의 고가 슈트를 바닥에 던지고 발로 밟아 한쪽으로 찼다.그녀는 이렇게 자신의 화를 풀 수밖에 없다.김풍그룹 많은 사람이 지켜보는 가운데 김신걸에게 그렇게 당하니 보는 사람들은 얼마나 놀랐을까?다른 사람들은 말할 것도 없고, 원유희 자신조차도 매우 놀랐다.그녀는 김신걸이 김풍그룹으로 달려들어 그녀의 몸에 손댈 줄은 아예 생각하지 못했다.김명화가 그녀에게 한 일이 김신걸에겐 그 정도로 자극적이었는지 그는 막무가내로 들이닥쳤다.아이들이 돌아올 시간이 되었다. 이미 목욕을 마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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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3화

김명화는 그녀의 안색을 보고 누구한테서 걸려 온 전화인지 바로 눈치챘다.“안 받아?”그는 전혀 자리를 피해줄 생각이 없었다.원유희는 김신걸이 왜 자신에게 연락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오후에 데려다주고 왜 또 전화한대? 뭐가 불만이야? 설마 5층에서 날 못 봤다고 전화하는 건 아니겠지?’이렇게 생각하니 원유희는 간이 콩알만 해졌다.“이정도로 겁 먹을 필요는 없잖아? 너 계속 안 받으면 김신걸은 꼭 너를 의심할 거야.”원유희는 차갑게 그를 노려보고 몸을 돌려 방으로 가려고 했지만 김명화는 그녀의 옷을 잡아당겼다.“그냥 여기서 받아.”“김명화 씨, 좀 그만 해요.”원유희는 화가 나서 그의 손을 뿌리쳤지만 김명화는 그 틈을 타서 그녀의 핸드폰을 뺏었고 심지어 스피커를 켰다.미처 반응하지 못한 원유희는 숨을 저도 모르게 죽였다.참을성을 잃은 김신걸의 나지막하고 위협적인 목소리가 들려왔다.“어디야?”“……아파트에 있지.”원유희는 애써 태연한 척을 했다.“전화를 왜 이렇게 늦게 받아?”김신걸은 미심쩍은 말투로 얘기했다. 그의 목소리는 차갑다 못해 온 세상을 다 얼어붙게 할 것만 같았다.“그냥 기분이 별로여서.”원유희는 이렇게 얘기할 수밖에 없었다.이 소리를 듣자 자기가 무슨 짓을 했는지 잘 알고 있는 김신걸은 찍소리도 못하게 되었다. 그는 자신이 물어볼 자격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김신걸이 침묵을 지키자 원유희는 오히려 불안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도무지 김신걸을 이해할 수 없었다.‘뭐야, 나 또 쟤 심기를 건들인 거야? 설마 카메라도 안 켰는데 김명화를 볼 수 있는 건 아니겠지?’원유희는 한편으로는 김신걸이 이쪽의 상황을 발견할까 봐 두려웠고, 다른 한편으로는 김명화가 갑자기 소리를 낼까 봐 두려웠다. 그녀는 지금 신경이 극도로 곤두섰다!“저녁에 옷 가지러 갈게, 겸사겸사 같이 밥도 먹고.”김신걸은 자기 할 말만 다 하고 전화를 끊어버렸다. 거절은 용납하지 않는다는 태도였다.원유희는 김명화의 손에 있는 휴대전화를 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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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4화

원유희도 방법이 없었다. 김신걸 앞에서 그녀는 아무런 힘도 없었다.세쌍둥이와 얘기를 끝내고 그녀는 5층으로 갔다.위치추적기로 김신걸이 있는 곳을 계단을 내려올 때 원유희는 저도 모르게 발걸음을 늦추고 살금살금 걸었다.문을 열고 거실로 들어서서 숨을 고르자마자 바닥에 던져진 양복 외투가 한눈에 보였다.원유희는 안색이 변하자 바삐 앞으로 나가 옷을 주워 힘껏 손으로 위의 먼지를 전혀 쓸모가 없다.위에는 쭈글쭈글한 주름과 발자국이 있었다.평소에 김신걸이 입고 다니는 옷에는 주름이곤 하나도 찾아볼 수 없었고 반듯하고 깔끔했다. 하지만 지금은 너무나도 엉망진창이었다.원유희는 시간을 보고 서둘러 김신걸이 오기 전에 옷을 원래대로 회복해야 했다.그렇지 않으면 김신걸은 한눈에 그녀가 도대체 옷에다 무슨 짓을 했는지 알아차릴 수 있었다.그의 옷을 더럽히면 그에게 도발하는 것도 별반 다를 게 없었다. 원유희는 더 이상 일을 귀찮게 만들어서 피해 보고 싶지 않았다.이전에 여채아 방에 있던 다리미를 내놓고 양복을 평평하게 깔고 다리미를 시작했다.옷을 다 다리고 나서 원유희는 밥 짓으로 갔다.어차피 김신걸이 찾아오는 목적은 옷이었다.화가 난 원유희는 손까지 힘을 주었다.‘옷을 안 입겠다고 말했는데 굳이 나한테 입혀줘 놓곤 지금 또 가지러 온다고? 고생을 찾아서 하는 거야 뭐야? 그리고 밥은 왜 먹고 가는 건데? 쟤 같은 금수저의 입맛을 또 어떻게 맞춰야 하는 걸까? 그냥 마음대로 해줘도 될 것 같은데, 전번에 반찬에다가 국을 해줬는데도 잘만 먹더구먼.’다림질을 마치고 옷을 들어 본 원유희의 눈이 점점 커졌다.믿을 수 없이 불빛 아래에서 보고 또 코앞에 대고 냄새를 맡았는데 김신걸의 냄새도 났고 타는 냄새도 났다.결론적으로 보면 그 노란 덩어리는 뭐 묻은 것이 아니라 탄 것이었다!“어쩌지?”‘김신걸 또 노발대발하는 거 아냐? 에이, 걔 같은 금수저가 설마? 그리고 그냥 옷 한 벌일 뿐인데, 배……배상하면 끝나는 거지. 받아들일 수 있는 가격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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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5화

1억8천만은 정말로 생각지도 못했다.‘고작 외투 한 벌이?’원유희는 무의식중에 김신걸의 몸에 있는 바지와 신발, 그리고 그의 손목에 있는 손목시계를 봤다.저렴한 아이템은 하나도 없었다.그녀는 자신의 꼴이 우수워 보였다. ‘어떻게 배상할 생각을 했을까.’하지만 할부는 말도 안 되는 것이고 이미 뱉은 얘기를 취소할 수도 없었다. 더군다나 1억8천은 할부로 해결할 수 있는 금액도 아니었다. ‘그런 돈이 있으면 세쌍둥이한테 써야지.’아이들의 분윳값과 기저귀 같은 비용은 어마어마했다.‘빚이 산더미 같은데 어떻게 아이를 키워?’“나……돈이 없는데.”“그럼 다른 걸로 갚아." 김신걸은 의심스러운 눈길로 그녀를 바라봤다.“다른 것은 무엇이야?”“네 생각엔?”원유희는 입술을 꼭 오므렸다.김신걸의 눈빛은 목적과 마찬가지로 뚜렷하고 확고했다.“혼자 골라." 김신걸은 그녀를 강요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녀를 강요하고 있다.원유희는 어떻게 선택할 수 있을까?돈으로 배상? 그건 그녀는 절대 할 수 없었다.그렇다고 해서 김신걸한테 그런 일을 당하면 그녀도 매우 난처했다.원유희는 애초부터 걱정이 쌓였다.원유희는 넋을 잃으며 생각하고 있었는데 앞의 빛이 어두워지고 검은 그림자가 생겼다.김신걸이 자신을 턱을 쥐자 그녀는 어쩔 수 없이 얼굴이 들었다. 그리고 김신걸의 깊은 눈과 마주쳤다.“다 골랐어?”“내가 동의하지 않더라도 난 반항할 수 없어. 도대체 넌 얻고 싶은 것이 무엇인데?”“네가 매번 주동적으로 협조해주는 것.”원유희는 난감하게 입술을 깨물며 눈빛을 떨었다.‘정신부터 공격하려는 것일까? 그녀의 정신을 완전히 무너뜨리고 타락하는 걸 보면서…….’“응?”김신걸의 거친 손가락이 원유희 턱의 보드라운 피부를 천천히 매만졌다.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았지만 넘쳤다.“세 번째 선택은?" 원유희는 침을 삼키며 물었다.김신걸은 냉담하게 그녀를 내려다볼 뿐 말을 하지 않았다.원유희는 이렇게 묻는 것이 시간 낭비라는 것을 잘 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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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6화

“밥 먹어.” 김신걸은 그녀를 놓아주고 몸을 돌려 화장실로 갔다.원유희는 순간 멍해졌다.‘뭐야, 동의한거야?’그의 온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아우라로 확인할 수 있었다.원유희는 김신걸이 아랑곳하지 않고 그녀를 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정말로 의외였다. 하지만 그녀는 감사하게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김신걸은 공격을 늦춘 것이지 그만한 것은 절대 아니니까.집은 어전원의 욕실보다 작았고 식탁은 어전원의 식탁의 3분의 1 크기도 안 되었고 음식은 더 얘기할 필요도 없이 구차했다.김신걸의 눈에는 그녀가 만든 음식이 길가의 포장마차와 많이 차이가 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도 여기서 먹으려니 그의 속셈이 어떨지 원유희는 알길이 없었다.김신걸은 밥 한 그릇을 다 먹은 후 빈 그릇을 밀어냈다.“더 담아줘?”김신걸은 검은 눈동자로 그녀를 바라보았다“너 집열쇠를 김명화에게 줬더라.”원유희는 그가 분명히 CCTV에서 무엇을 발견했음을 짐작했다. 그녀와 김명화의 돌발 상황까지 알 수 있는 정도였는게 이건 감시와 별반 다를 것이 없었다. 너무 무서워 소름이 돋았다.“핑계 다 찾았어?”김신걸의 검은 눈동자는 음산해 보였다.“핑계를 댈 필요가 없어. 그 열쇠는 전에 내가 화분 아래에 두었던 것이고. 걔가 저번에 여기 오면서 몰래 가져갔어.”원유희는 이것저것을 생각하며 얘기해야 했다.결국, 그녀는 여전히 김신걸과 김명화의 관계가 더욱 악화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이 두 사람이 공공연히 서로 등을 돌리면 그건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니다. 사람 목숨까지 영향 줄 큰일이었다.“오늘 내가 한 말, 기억나지?” 김신걸의 나지막한 목소리에는 위압적인 경고가 가득했다.원유희는 이 상황을 상상할 수도 없었다. 오후에는 입을 소독해준다는 이유로 질식사할 지경까지 입을 탐하더니 오후에는 이 남자랑 같이 밥을 먹고 있다.이 남자의 괴벽스러운 성격이 얼마나 무서운지 잘 얘기해주고 있다. 갑작스럽고 당황스러웠다.“평생 잊을 수 없어."원유희는 이 말을 할 때 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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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7화

원유희는 전화를 걸어 묻지 않을 것이다.그녀는 김신걸이 이 일을 잊어버리기를 바라는 도망 심리를 피할 수 없었다. 생각은 그런데 밥 할 땐 어쩔 수 없이 양을 늘렸다.오지 않는 것이 가장 좋지만 오면 적어도 그녀를 귀찮게 하지 않을 것이다.김신걸을 대할 때 미친놈 같은 행동이 너무 무서웠다.회사에 출근한 후 동료들이 아무리 아닌 척해도 그들은 궁금증을 숨길 수 없었다. 그들은 그녀가 어쩌다가 김신걸을 건드렸는지, 건드리고도 어떻게 회사에 출근할 수 있었는지 내심 궁금했을 것이다.아무도 그녀와 김신걸이 남녀의 호감을 느끼는 관계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하긴 저번에 너무 폭력적이었다.게다가 동료들의 눈에 그녀는 김명화의 여자 친구인데 어떻게 김명화의 형이랑 그렇고 그런 사이겠는가? 그러다 보니 그냥 이상한 쪽으로 다들 감탄하고 있었다.원유희는 밥을 하면서 수시로 김신걸의 위치를 살폈다. 그녀가 밥을 다 할 때까지 김신걸의 위치는 여전히 드래곤 그룹에 있었다.시간은 6시를 가리키고 위치추적 표시는 움직이지 않았다. 마치 고장 난 것 같았다.원유희는 고장 난 것이 아님을 잘 알고 있다. 그저 김신걸이 바빴기 때문이었다. 30분이나 더 기다리지만 위치는 움직이지 않았다. 하여 원유희는 혼자 먹고 남은 것은 보온해뒀다.김신걸은 그녀의 남은 음식을 먹지 않을 것이다. 다만 그것은 그의 사정이고 겉으로는 잘해야 했다.원유희가 목욕을 마치고 침대에 오를 때까지 김신걸의 위치는 여전히 드래곱 그룹에 있었다.‘벌써 잊어버린 거 아닐까? 오늘 밤 도망갈 수 있을까?’원유희는 몸부터 마음마저 편안해졌다.김신걸을 모시는 것은 테크닉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마음가짐의 문제이기도 하다.혹시나 해서 그녀는 6층에 가지 않고 5층에서 편히 잤다.9시가 넘었을 때 원유희는 일찍 잠들었다.얼마나 잤는지 그녀는 꿈을 꾸기 시작했다.자신이 바다에 빠진 꿈을 꾸었는데, 물보라가 단번에 그녀를 단단히 삼켜버려 아무리 해도 벗어날 수 없었다.호흡은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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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8화

“……아니.”원유희는 대답을 마친 후 김신걸의 의미를 알 수 없는 콧소리를 들었다. 그의 목소리는 낮고 허스키하며 섹시했다.그러자 그녀의 몸이 돌려졌고 원유희의 등이 단단한 벽에 닿았다.천천히 눈을 뜨고 김신걸의 침략의 뜻이 담긴 눈과 마주치니 그녀의 몸과 마음은 다 떨리기 시작했다.갓 잠에서 깬 그녀의 모습은 애꿎고 귀여웠고, 작은 얼굴은 새하얗기 그지없어 마치 신생아 같았다.김신걸의 검은 눈동자는 더욱 깊어지고 위험은 증가하였다.“네가 주동적으로 한다고 하지 않았어?”그의 목소리는 거칠고 쉬었다.그의 넓은 어깨에 올려놓은 손은 떨렸지만 원유희는 곧바로 그의 목을 껴안고 작은 얼굴로 살짝 다가가 그의 얇은 입술 앞에서 숨을 내쉬었다.“안 잊었어…….”말이 끝나자 입술을 가볍게 맞췄다.이걸로 만족할 김신걸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 몇번의 가벼운 키스는 그의 욕구를 제대로 자극했다.원유희의 희고 가는 손가락은 넥타이의 매듭을 잡고 잡아당기며 그의 넥타이를 풀었다.그 순간, 그녀는 정말 그의 목을 물어뜯고 싶었다.원유희가 깨어났을 때는 이미 정오가 넘었고 아이들은 학교에 갔을 뿐만 아니라 점심도 먹었다.회사는 심지어 직접 무단결근을 한 것이다.하지만 그녀는 이제서야 눈을 떴다.의식이 돌아오자마자 누군가 제 몸이 묶는 듯이 안고 있는 것을 느꼈다.그녀의 얼굴은 단단하고 뜨거운 가슴에 닿았다. 강하고 힘찬 심장 박동 소리가 그녀의 고막을 때렸다.원유희는 얼굴을 들어 올렸고 김신걸의 눈이 아직 감겨 있는 것을 발견했다.그녀도 서둘러 일어나지 않고 그에게서 내려와 등을 돌리고 계속 잤다.어차피 회사에 늦었으니 급하게 갈 필요도 없었다.게다가 그녀는 지금 출근할 정력도 없어서 피곤해서 미칠 지경이다.김신걸은 검은 눈을 뜨고 눈앞 베개 위의 뿌려져 있는 검은 머리를 봤다. 그 머리는 새까맣고 윤기가 흘러넘쳤다.깜찍하고 귀여운 귀가 검은 머리 아래에서 보일 듯 말 듯 하여 작은 동물과 같이 귀여워 보였다.그는 뜻밖이라는 눈치였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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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9화

‘갔어?’원유희는 욕실, 거실, 방을 나왔는데 모두 김신걸을 찾아볼 수 없었다.‘역시 갔어. 그럼 쟤 옷은 어떻게 처리해야 되는 거야?’그녀는 또 무슨 배상해야 할 일이 생길까 봐 감히 마음대로 처리하지 못했다.원유희는 거실의 휴대전화를 찾아 그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순간 표정이 어둡게 되었다.‘이 새끼가 전화를 안 받네?’김신걸은 금방 떠났다. 핸드폰이 바로 옆에 있을 텐데 세 통의 전화를 다 안 받는 거 보면 이건 딱 봐도 고의로 안 받는 것이다.원유희는 휴대전화를 한쪽에 던지고 욕실로 들어가 그 옷을 봤다.‘샤워실에 계속 버릴 순 없잖아. 그냥 맑은 물에 헹구어 말려주면 되겠지!’싸구려 세제도 안 썼고 다리미로 다림질도 안 했다. 그냥 한번 헹구고 짜지도 않고 베란다에 걸었다. 옷에서 떨어지는 물은 폭포와도 같았다.이 모든 일을 마치고 원유희는 고선덕에게 전화를 걸어 휴가를 냈다. 그는 두말없이 승낙했다.원유희는 점심을 먹지 않았고 서랍에서 과자 한 봉지를 찾아 먹었다. 다 먹은 후 침대에 올라가서 바로 잠들었다.‘힘들어 죽겠네, 제발 좀 쉬자.’이렇게 회사에 출근하면 컨디션은 아주 엉망일 것 같아 차라리 회사에 나가지 않았다.문득 김신걸이 또 저녁을 먹으러 온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녀의 기분은 바닥으로 떨어졌다.만약 그가 단순히 저녁을 먹으러 왔다면, 그녀는 그래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도 여기에 두고 간 옷을 가져갈 수 있으니까 나름 환영했다.잠든 원유희는 문을 쾅쾅 두드리는 소리에 놀라 깼다.원유희는 일어나서 문을 열었다.문이 막 열리자 밖에 서 있던 사람들이 그녀를 경악하게 했다.윤설과 윤정이었다.윤설은 잠에서 금방 깬 원유희의 모습을 보자 화가 나서 그녀를 힘껏 밀치고 안으로 쳐들어갔다.“어떻게 된 일이야?”윤정이 물었다.‘어떻게 된 일이냐고? 나도 잘 모르고 머릿속은 엉망인데 어떻게 얘기하지?’그녀는 자신이 이런 상황에 직면할 줄은 상상도 못 했고 전혀 준비도 못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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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0화

전화를 끊은 윤정은 엄숙한 얼굴로 말했다.“뭐 하냐고? 당연히 물어봐야지! 일을 이렇게 놔둬선 안 돼! 이랬다저랬다하는 이유라도 들어봐야겠어!”윤설은 더욱 찬성하지 않았다.“이 일은 명백히 원유희가 신걸 씨를 꼬신 거에요, 다 쟤 탓이라니까요!”“누구의 잘못인지 좀 있으면 알 수 있다.”“그럼 아빠가 여기에 계속 계세요, 전 갈래요.”윤설은 몸을 돌려 떠나려 했지만 윤정이 그녀를 잡았다.“가만히 있어.”“아빠!”윤설은 이런 일로 김신걸을 상대하고 싶지 않았다. 결론적으로 얘기하자면 그녀는 김신걸이 무서웠다. 김신걸은 권력을 쥐고 있는 남자였고 여자에게 쉽게 휘둘릴 만한 그런 남자가 아니었다."너희 둘 다 내 딸이야. 이왕 해결하려고 하는 김에 똑똑히 다 털어놓고 말하는게 좋지 않겠어?윤정은 줄곧 침묵하던 원유희를 바라보며 말했다.“옷 갈아입어.”원유희는 고개를 숙이고 방으로 갔고 방에 들어가자마자 그녀는 문을 닫았다.윤설은 아예 윤정 앞에서 눈물을 흘렸다.“아빠가 해결해줄게.”윤설은 한을 애써 참았다.‘해결해준다고? 해결해주고 싶으면 여기서 신걸 씨 옷을 발견하자마자 원유희의 뺨을 떄려줬어야지!’‘좋아! 어차피 이렇게 된 마당에 그냥 맞서야지! 피해자는 나고 신걸 씨도 분명히 더 불쌍한 자신을 가엾게 여길 것이야!’원유희는 붙박이장 앞에 서서 넋을 잃었고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윤정과 윤설이 오자마자 원유희는 누군가에 의해 뺨을 맞은 것처럼 얼굴이 따끔하고 정말 난감했다.‘김신걸이 오면 뭐라고 할까?’원유희는 생각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틀림없이 죄명을 다 자신에게 씌울 것이다.아무래도 먼저 룰을 깨부수고 그에게 안긴 사람은 자신이었으니까……원유희는 깨끗한 옷을 꺼내 몸에 껴입었다.‘그때 되면 어떻게 아버지랑 설명해야지?’윤정은 그녀가 아끼는 사람이었기에 그녀는 윤정이 자신을 이상한 눈빛으로 보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마치 엉망진창인 사람을 보는 눈빛 말이다.“설아?”밖에서 애타는 소리가 들려왔다.원유희는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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