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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내 남편은 억만장자: Chapter 751 - Chapter 7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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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1화

전태윤은 곧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멀지 않은 곳의 정자를 보더니 그쪽으로 걸어갔다.정자 주변에는 인공설이 많이 깔려있었는데 마치 설경을 보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그는 정자 아래의 바위에 앉아서 주변의 인공설을 쭉 둘러보더니 왠지 싸늘한 기운이 들어 예준하에게 말했다.“인공설 풍경이 매우 아름답네요. 장식 잘하셨어요.”“구정이라 설 느낌을 내봤어요. 우리 리조트에 진짜 눈이 있고 스키장에도 있어요. 스키 타러 가고 싶으시면 제가 함께 가드리죠!”전태윤이 담담하게 대답했다.“저는 북방의 진짜 스키를 즐겨 타는 편이에요.”예준하가 가볍게 웃었다.“저도 그래요. 나중에 시간 내서 북방에 가 눈 구경도 하고 스키도 타요. 북방의 설경을 제대로 만끽하자고요. 전 대표님 혹시 감정 문제 때문에 기분이 우울한 거예요?”예준하는 싱글이지만 워낙 섬세하다 보니 형의 결혼식에서 전태윤의 마음이 딴 데 팔려있다는 걸 바로 알아챘다.전태윤이 카카오 스토리에 부부가 함께한 사진을 올려서 전씨 그룹 사람들이 그가 유부남인 걸 다 알지만 결혼 사실을 완전히 공개한 건 아니다.그가 완전히 공개하지 않으니 예준하도 일부러 모른 척해야만 한다.전태윤은 예준하를 쳐다보며 물었다.“많이 티 나요?”예준하가 미소를 지었다.“대표님을 잘 모르는 분들은 눈치채지 못할 거예요. 대표님은 늘 차갑고 진지한 표정만 지으세요. 걱정거리가 있을 때도 이런 표정을 짓죠. 저를 믿을만하다고 생각하신다면 저한테 얘기하셔도 돼요. 단, 제가 무조건 해결한다는 보장은 없어요. 어쨌거나 전 아직 싱글이니까요.”그는 여자친구조차 만나본 적 없다.사춘기 때 앞자리에 앉은 여학생에게 호감을 느꼈지만 졸업 후 서로 다른 대학에 붙었다. 애초엔 자주 연락했지만 그녀에게 남자친구가 생긴 이후로 더는 연락하지 않았다.그 뒤로 수년간 그는 예진 그룹의 관성 계열사를 성실하게 관리하느라 연애 방면으론 별다른 이슈가 없었다. 마음에 확 와닿고 그를 설레게 하는 여자를 만나지 못했다.예준하는 연애에 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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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2화

십여 분 후.예준성이 정자에 나타났다.“안녕하세요, 대표님.”전태윤이 자리에서 일어났다.“폐 끼쳐드려서 미안해요.”전태윤은 오늘 밤 관성으로 돌아가야 하기에 뻔뻔함도 무릅쓰고 예준성과 약속을 잡았다.예준성이 웃으며 대답했다.“별말씀을요, 전 대표님. 어서 앉으세요.”그는 전태윤을 자리에 앉힌 후 동생에게 분부해 집사더러 디저트와 차를 가져오라고 했다.“저한테 어떤 점을 묻고 싶으셨죠? 편하게 말씀하세요.”전태윤의 잘생긴 얼굴에 난처한 기운이 살짝 감돌았다.“예 대표님, 실은 제 개인적인 문제로 대표님께 조언을 구하고 싶었어요. 저나 예 대표님이나 모두 초고속 결혼을 했잖아요.”예준성은 아직 그가 초고속 결혼한 사실을 모른다.예준하가 집에 돌아와 얘기하지 않았으니까.전태윤의 말을 들은 예준성은 아주 의외라는 눈길로 그를 쳐다봤다.전태윤처럼 차갑고 냉랭한 남자도 초고속 결혼을 할 수 있다는 것에 놀란 듯싶었다.“초고속 결혼은 하신 지 얼마나 됐어요? 부인분은 사랑하게 되셨나요?”예준성의 마음속에 이미 답안이 있었다.전태윤이 만약 마음이 안 움직였다면 이렇게 고민할 필요도 없고 굳이 그의 신혼 둘째 날에 찾아올 일도 없다.“초고속 결혼한 지는 3개월 됐어요. 아내가 저희 할머니를 구해줘서 생명의 은인이 됐어요. 제 가족들은 아내에게 몹시 감격스러워했고 감사의 뜻도 표했어요. 저희 할머니가 아내를 너무 좋아하세요. 아마 우리 세대에 여자가 없어서 그런가 봐요.”전태윤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말을 이었다.“우리 집 상황도 예 대표님네 집안과 거의 비슷해요. 양기가 차 넘친다고 할 수 있죠. 전에는 아내를 본 적도 없고 잘 알지도 못했는데 할머니를 구해주니 매우 고마웠어요. 다만 얼마 안 지나 사태의 흐름이 변하더라고요. 할머니가 늘 제 앞에서 아내의 좋은 말만 하는 거예요. 우리 집안의 며느리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고요.”전태윤은 혼인신고를 하기 전에 할머니가 종일 잔소리하시던 장면을 되새기며 계속 말을 이었다.“저희 아홉 형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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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3화

“초고속 결혼한 뒤 두 분은 어떻게 지내셨어요?”예준성이 오지랖 넓게 물었다.그와 모연정도 초고속 결혼을 했지만 둘은 결혼 전에 이미 11년 동안 알고 지낸 사이라 옛친구나 다름없다.게다가 예준성은 오래전부터 그녀를 찜해뒀는데 모연정의 나이가 어리다 보니 티 내지 않으려고 제 감정을 꾹 눌렀다. 그러다가 어느덧 모연정이 가족들에게 모질게 결혼을 재촉받아 집에도 감히 돌아갈 수 없을 지경이 되었고 그녀는 마지못해 예준성을 남자친구로 속이며 함께 집에 갔다.예준성은 이 기회를 포착하고 모연정을 속여 계약 결혼을 진짜로 만들어버렸다.그와 모연정은 오래된 지인의 초고속 결혼이다 보니 전태윤과 하예정처럼 아예 낯선 이의 결혼과는 별개였다.하여 예준성은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그에게 물었다.“결혼 전에 할머니께 분명히 말씀해뒀어요. 결혼하는 건 되지만 그 뒤로 제가 어떻게 아내를 대하든 그건 오롯이 제 일이니 할머니는 일절 참견하지 말라고 했어요. 저는 일단 제 정체를 숨기고 일상적인 생활을 통해 아내의 성품을 지켜보고 싶었어요. 할머니가 말씀하신 것처럼 강인하고 독립적인 여자가 맞는지 알아보고 싶었거든요. 맨 처음 서로를 알아갈 땐... 우리 둘 다 적응하지 못했어요.”초고속 결혼한 초기에 전태윤은 자꾸만 본인에게 아내가 있다는 사실을 깜빡했다.하예정도 남편이 있다는 게 적응되지 않았다.둘은 사소한 마찰도 생겼지만 소통하며 해결해나갔다.“함께한 시간이 길어지면서 태윤 씨는 서서히 아내분의 존재에 익숙해져갔고 호감도 생기셨죠? 익숙해진다는 게 이렇게 무서운 거라니까요.”사람들은 늘 정들어버리면 서로를 잃을까 봐 두려워한다.전태윤이 머리를 끄덕였다.“우린 지금 감정이 무르익어가는 단계에요. 인정해요, 저는 이미 아내를 사랑하게 됐어요.”애초에 절대 아내에게 마음이 흔들리지 않겠다던 그는 본인이 했던 말을 전부 번복하고 있다.“제가 고민인 건 이젠 저의 진짜 신분을 솔직하게 고백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제가 먼저 다가가 전부 털어놓으면 아내가 홧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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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4화

“예 대표님은 유경험자다 보니 조언을 구하고 싶어요. 애초에 대표님은 어떻게 부인분께 신분을 밝혔어요? 부인분은 대표님의 진짜 신분을 알게 된 후 무슨 반응이었어요? 대표님은 또 어떻게 처사하셨기에 부인분이 온전히 대표님을 받아들이고 외부의 간섭을 전혀 안 받으신 거죠?”예준성은 전태윤이 무엇을 고민하는지 드디어 알아챘다.그는 아내에게 진짜 신분을 밝혔다가 아내가 여론의 막중한 타격을 입을까 봐 걱정하고 있었다.게다가 성소현의 문제까지, 이는 실로 까다로운 일이다.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 성소현이 질투심에 눈이 멀어 자매 사이가 틀어지고 서로 등지게 될 것이다.그렇게 되면 전태윤과 하예정의 감정에도 영향을 준다.예준성은 찻잔을 들고 한 모금 마신 후 말했다.“저는 태윤 씨랑 상황이 조금 달라요. 물론 애초에 제가 초고속 결혼을 계획했지만 저는 이미 아내를 11년 동안 짝사랑해서 기회를 포착하자마자 아내를 속이고 혼인신고를 마쳤죠. 원칙적으로 저희도 초고속 결혼인 건 맞지만 서로 11년 동안 알고 지낸 사이라 옛 지인의 결혼이라고 할 수 있죠. 연정이는 그때 저에 대해 잘 몰랐지만 저는 그 누구보다 아내를 잘 알았고 의도가 너무 확고했어요. 태윤 씨네 부부야말로 진정한 낯선 이의 초고속 결혼이죠. 아무런 감정 기초가 없고 결혼 초기에 태윤 씨는 아내분께 경계심을 가득 세웠겠네요. 뭐 설마 계약서까지 쓴 건 아니죠?”전태윤의 얼굴에 난감한 기색이 스쳤다.역시 같은 길을 걸어온 사람답게 계약서를 쓴 일까지 알아채다니...그는 중저음의 목소리로 말했다.“제가 아내를 오해했고 긴 시간 경계하며 사느라 계약서를 쓴 것도 사실이에요. 내용은 전부 아내에 대한 구속이었고요... 아내에게 유리한 조건은 단 하나, 이 결혼 관계가 해지되면 지금 사는 집과 차를 청춘 배상금으로 아내에게 주겠다고 약속했어요.”예준성이 물었다.“그 계약서 아직도 갖고 계세요? 저랑 연정이도 처음에 계약서를 작성했는데 제가 폐기 처리했어요. 얼마나 힘겹게 얻은 아내인데 제가 뭣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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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5화

“솔직하게 털어놓으시는 게 아내분이 딴 사람에게 듣는 것보단 나을 겁니다.”예준성은 감회가 깊었다.애초에 그가 먼저 모연정에게 제 신분을 고백했다면 모연정도 그렇게까지 격렬하게 반응하진 않았을 것이다.예준성이 그녀를 완전히 신뢰하기에 솔직하게 털어놓는 거라고 믿었을 것이다.하지만 선우가 그녀 앞에서 폭로해버렸으니 순간 그녀는 예준성이 자신을 믿지 않고 경계한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장모님도 두 사람이 현실적으로 차이가 너무 크다면서 모연정이 예씨 일가에 시집가서 괴로움을 받을까 봐 이 결혼을 극구 반대했다.“태윤 씨가 먼저 말하는 건 아내분을 신뢰한다는 걸 의미해요. 다른 사람에게 들으면 태윤 씨 아내분은 더 화날 거예요. 온 세상이 다 아는 걸 본인만 모르니 태윤 씨에게 감쪽같이 속았다고 여기실 거예요. 태윤 씨가 본인을 전혀 신뢰하지도 않고 경계만 한다고 생각하실 겁니다. 아내분이 투정 부린다고 얼마나 가겠어요?”전태윤은 하예정이 한성격한다는 걸 떠올리며 살짝 겁에 질린 듯 대답했다.“제가 떠보듯이 물어봤는데 어떤 상황에서 날 떠나겠냐고 하니 바람피우고, 가정폭력을 행사하고, 수없이 거짓말을 해대면 그땐 이혼하겠다고 하더라고요. 처음엔 딱 한 번 거짓말했는데 나중엔 그 거짓말을 덮으려고 수없이 많은 거짓말로 둘러댔어요. 저는 예정이를 수없이 속였어요. 준성 씨 결혼식에 참석하는 것도 출장 간다고 속였어요...”예준성이 말했다.“아무튼 저는 태윤 씨가 먼저 이 모든 걸 솔직하게 고백하는 게 낫다고 봐요. 태윤 씨 아내분이 무슨 반응을 할지는 저도 가늠할 수 없지만 말이에요. 우리가 초고속 결혼한 건 맞지만 사실은 의미가 다르잖아요. 태윤 씨, 모 아니면 도라고 눈 딱 감고 부딪히세요.”전태윤이 침묵했다.“돌아가서 곰곰이 생각해보시고 기회를 봐가며 좋은 날을 골라서 남다른 방법으로 고백해보아요.”전태윤은 고민하다가 예준성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조언 너무 고마워요, 준성 씨. 곰곰이 생각해볼게요.”예준성도 가볍게 웃었다.“사람 마음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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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6화

셋째 예준영과 다섯째 예준하는 현재 어르신들이 가장 애태우는 대상이다.한 명은 셋째이고 다른 한 명은 다섯째이지만 배다른 형제라 나이 차이가 별로 안 난다.보통 사람들과 비하면 예준하도 노총각 행렬에 들어설 지경이다. 그와 비슷한 나이대의 남자들은 어느덧 두 아이의 아빠이기도 하니까.전태윤이 미안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저도 준하 씨를 위해 소개팅을 해주고 싶은데 알고 있는 젊은 여성이 워낙 적어서 도움이 못 되네요. 아내한테 한번 말해볼게요. 아니면 할머니께 말씀드려도 돼요. 할머니는 아직도 제 동생들을 위해 선 자리를 알아보고 있으니 준하 씨에게 어울리는 여자분 한 명 소개해달라고 부탁해볼게요!”예준하는 말을 잇지 못했다.그는 전씨 일가의 어르신을 뵌 적이 없지만 소문에 의하면 젊은 세대와 거리낌 없이 지내고 그의 할머니보다 생각이 많이 깨어있다고 하신다.전태윤이 하예정과 초고속 결혼한 것도 전부 어르신의 공로이다.“그럼 할머님께 꼭 좀 부탁드릴게요.”예준성도 전태윤에게 소개팅을 부탁하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란 걸 잘 알고 있다. 전태윤과 남정윤은 같은 부류의 남자이다. 그들은 젊은 여자와 가까이하는 걸 꺼리다 보니 본인의 인생 대사를 다른 사람이 신경 써줘야 한다.전태윤의 할머니가 도와주시면 성공 확률이 매우 높을 것이다. 어쨌거나 할머니는 연장자이시고 사람 보는 안목이 뛰어나시니 예준하에게 좋은 짝을 찾아줄 수 있을 듯싶었다.“저희 할머니가 흔쾌히 찾아주실 겁니다.”어르신은 선 자리를 주선하는 일을 가장 좋아하신다.예준하가 말했다.“형, 내 의견 따윈 묻지도 않아?”“나중에 소개팅 약속 잡거든 그때 다시 알려줄게.”예준하는 말문이 턱 막혔다.예준성이 결혼하기 전에는 온 가족이 결혼을 다그칠 때 맏형으로서 동생들을 막아주었다. 어차피 큰형도 미혼이니 아래에 있는 동생들은 마음껏 지내도 된다.다만 큰형이 결혼하고 나니 동생들을 막아주지 않을뿐더러 어른들과 함께 그들의 결혼을 다그치고 있었다.‘할 수 있으면 준영 형을 다그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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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7화

예진 리조트에서 나온 후 전태윤은 A시에 더 머무르지 않고 당일로 비행기를 타고 관성에 돌아갔다. 돌아가기 전, 그는 하예정에게 미리 알리지 않았는데 그녀에게 서프라이즈를 해줄 생각이었다.돌아가는 길에서 그는 예준성의 말을 되새겼다.예준성은 그에게 아내 앞에서 모든 걸 솔직하게 털어놓으라고 제안했다.성소현의 기분은 고려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성소현이 전태윤을 사랑하는 건 그녀의 일일 뿐 전태윤이 먼저 다가가 유혹한 것도 아니니까.만약 성소현의 기분을 고려하며 성기현이 말했던 것처럼 성소현이 그에 대한 감정을 모두 내려놓은 후에야 하예정에게 진짜 신분을 털어놓는다면, 그게 대체 언제가 된단 말인가?게다가 전태윤은 애초에 성소현을 마음에 두지도 않았는데 왜 성기현의 말을 따라야 하는가?그리고 또 한 가지, 하예정과 성소현이 이 일로 사이가 틀어질지 걱정하는 건 아무 의미 없다. 언젠가는 마주해야 할 일이니까.하예정의 기분이 좋을 때, 아주 특별한 날을 골라서 이색적인 방식으로 그녀에게 정체를 알리리라 다짐했다...“일구야.”전태윤이 낮은 목소리로 강일구를 불렀다.“네, 도련님.”강일구가 깍듯이 대답하며 도련님의 지시를 기다렸다.“넌 어떤 날이 특별한 날인 것 같아?”강일구의 얼굴에 물음표가 생겨났다.특별한 날?어떻게 특별해야 하는 걸까?그는 곰곰이 생각하다가 떠보듯이 물었다.“실례지만 도련님, 어떤 방면으로 특별한 날 말씀이십니까?”“그게 그러니까 연인에게 있어서 어떤 날이 특별한 날이야? 쉽게 기억할 수도 있고 상대방을 즐겁게 해줄 수도 있는 날 말이야.”강일구는 도련님이 지금 사모님 생각을 하신다는 걸 바로 알아챘다.“그거야 당연히 결혼기념일이거나 상대방의 생일 혹은 발렌타인데이죠. 연인들에게 모두 뜻깊은 날이잖아요.”강일구는 곧바로 한마디 덧붙였다.“제가 아직 여자친구가 없어서 경험이 없는지라 이렇게 말해도 되는지 모르겠네요.”전태윤이 그를 힐긋 노려봤다.“지금 나보고 여자친구를 소개해달라는 거야?”강일구가 황급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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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8화

강일구가 일깨워줬다.그도 그럴 것이 도련님은 아예 사모님이 안중에 없어 사모님의 성함조차 그들이 먼저 기억하고 때때로 도련님께 알려준다.그런데 결혼기념일을 기억할 리가 있겠는가?그는 도련님이 전혀 로맨틱한 남자가 아니라고 여겼다.“확실해? 10월 10일 맞아?”“네, 정확히 10월 10일입니다. 제가 기억해요.”전태윤은 애써 기억을 되짚으며 머리를 끄덕였다.“가서 혼인신고서 보면 알아.”강일구는 도련님이 올 때보다 기분이 훨씬 좋은 것 같아 과감하게 한마디 더 물었다.“도련님, 혹시 사모님께 서프라이즈 해주시려고요?”“그럼 너한테 해줄까?”강일구가 대답했다.“만약 그래 주신다면 제게 남은 건 쇼킹 그 자체일 뿐입니다.”전태윤이 노려보자 강일구는 감히 더는 말을 잇지 못했다.하예정은 전태윤이 돌아온다는 소식을 못 받았다. 그녀는 한창 언니와 함께 마트 쇼핑을 하며 설 연휴를 보낼 주전부리를 골랐다.전태윤은 설에 그녀를 데리고 본가로 돌아가겠다고 했다. 그녀는 시댁에 가져갈 설 명절 선물도 눈여겨보았다.어르신들께 드릴 명절 선물이니까 잘 골라야 한다.“다들 뭘 좋아하시는지 모르겠어. 그냥 전에 언니가 인간쓰레기 주형인네 부모한테 준비했던 거로 해드리면 되겠지? 그리고 용돈도 푸짐하게 드리면 될 것 같아.”하예정은 언니와 십여 년을 함께 지내며 언니와 주형인이 서로 알아가고 사랑에 빠지고 결혼하고 이혼하는 것까지 전부 지켜봤다. 하여 언니가 결혼 후 시댁에 어떤 명절 선물을 준비해갔던지 잘 알고 있다.하예진이 대답했다.“그래도 돼.”그녀는 왕년에 주형인 부모와 주서인에게 푸짐한 설 명절 선물을 드렸었다.주형인은 그녀에게 인색해도 제 가족한테는 큰손이 따로 없었다.하예진이 선물을 적게 준비했다고 바로 욕설을 퍼붓는 인간이 주형인이다.“아빠, 아빠.”쇼핑카트에 앉아 있던 주우빈이 갑자기 신이 나서 소리쳤다.“엄마, 아빠.”주우빈은 주형인을 부르더니 고개 돌려 하예진을 바라보며 작은 손으로 제 아빠를 가리켰다.주형인은 우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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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9화

주형인의 말을 들은 서현주가 대답했다.“누가 아들 안지 말래요? 형인 씨 혼자 가지 말라고요. 그렇게 가고 싶으면 나랑 같이 가요.”그녀는 말하면서 다정하게 주형인의 팔짱을 꼈다.주형인은 실소를 터트리며 그녀의 이마를 살짝 내리쳤다.“으이그, 질투쟁이. 난 예진이를 사랑하지 않아서 이혼한 거야. 엄마랑 누나가 함부로 내뱉는 말 곧이곧대로 듣지 마. 난 절대 예진이랑 재결합 안 해.”엄마와 누나는 하예진에게 돈 많은 이모가 생기니 왠지 주형인의 미래에 큰 도움을 줄 것만 같았다.주형인도 유진 테크를 계속 다닐 수 없다는 걸 인정하지만 사장이 먼저 그를 해고하고 복리를 정지하기 전까지 절대 나가지 않으리라 다짐했다.게다가 리베이트 액수를 더 늘려 회사를 떠나기 전에 더 많은 돈을 벌고 싶었다.서현주와 결혼식을 올리려면 엄청난 돈이 필요하니까.그리고 하예진에게 부자 이모가 생겼다고는 하지만 그녀의 이모는 아직 그녀에게 큰 도움을 주진 않았다. 하예진은 현재 가게를 임대하여 토스트 가게를 운영할 계획인데 여태껏 쓴 돈은 두 사람이 이혼하기 전, 주형인이 나눠준 돈이다.하예진의 이모는 일전 한 푼 도와주지 않았다.친척이 아무리 부자라 해도 어디까지나 친척일 뿐 그녀에게 돈을 주지는 않는다.부모도 돈이 아무리 많아도 자식에게 물려주지 않으면 그 자식은 빈털터리일 뿐이다.결국 본인이 돈을 벌어야 한다.하예정 자매는 서현주가 다정하게 주형인의 팔짱을 끼고, 주형인이 카트를 밀면서 이리로 오는 걸 보더니 실소가 새어 나왔다.서현주는 지금 주권을 선언하는 것일까?주형인 같은 인간쓰레기는 서현주만이 보물로 여길 것이다.“아빠.”주우빈은 아빠를 보자 신이 나서 또 큰소리로 외쳤다.하예진은 살짝 이해되지 않았다. 이혼하기 전까지 주우빈은 주형인에게 지금처럼 열정적이지 않았는데 이혼한 뒤로 아빠를 만날 때마다 신이 나서 죽을 지경이다.만남이 드물어지니 아빠가 문득 보고 싶은 것일까?주형인은 자신의 쇼핑카트가 하예진 자매의 쇼핑카트와 거의 마주칠 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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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0화

“이봐요, 주형인 씨, 뭔가 오해했나 본데 이건 제 시댁에 가져갈 선물들이에요. 언니가 산 거 아니라고요.”하예정이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그리고 설사 우리 언니가 설 명절 선물을 준비한다고 해도 그쪽 돈을 쓴 것도 아니니 제발 그 입 좀 닥쳐줄래요?”언니더러 우빈의 양육비 지출 리스트를 작성하라니, 역시나 답이 없는 인간쓰레기였다!이런 인간쓰레기를 김은희는 대체 무슨 낯짝으로 언니를 찾아와 재결합하길 권유한 걸까? 뻔뻔함이 하늘을 치솟을 일이다. 만천하에 남자라곤 그녀 아들 한 명뿐이라고 생각하는 걸까?!‘웃기고 있네!’“네 물건이라고? 너는 시댁에 무슨 선물을 이렇게나 많이 사 가는데?”주형인이 의외라는 듯이 물었다.그는 하예진 자매가 성씨 일가를 위해 설 명절 선물을 준비하는 줄로 여겼는데 알고 보니 하예정이 시댁을 위해 준비한 선물들이었다.‘예정이가 꽤 통이 크네. 그런데 얘가 무슨 돈으로 이 물건들을 다 산대? 설마 제 언니한테 손 내미는 거 아니야?’“내가 얼마나 많이 준비하든 내 마음이지 그쪽 알 바는 아니죠! 부럽고 질투 나면 옆에 있는 여자한테 한번 말해봐요. 나처럼 통쾌하게 시댁에 돈 쓰고 시댁 친척들에게도 두툼한 용돈을 드리라고 말해보던가요.”주형인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서현주를 쳐다봤다.서현주는 화가 나서 미칠 지경이었다.그녀는 몇 년 동안 일해서 돈을 좀 모으긴 했지만 부모, 형제에게 감히 말도 꺼내지 못했다. 부모님이 아시면 갖은 수단으로 돈을 갈취해 그녀의 두 오빠에게 쓸 게 뻔하니까.부모, 형제에게도 돈을 아끼는 그녀가 어찌 주형인의 가족에게 달갑게 돈을 쓰겠는가.“난 아직 오빠랑 결혼하지 않아서 주씨 집안의 며느리가 아니에요.”서현주는 시댁을 위해 설 명절 선물을 사드리고 싶지 않아 주형인과 아직 결혼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하예진은 주형인을 힐긋 쳐다보며 웃을 듯 말 듯 한 표정을 지었다.“애초에 우리가 결혼식을 올리기 전에 매년 설마다 당신 부모와 누나에게 두둑한 선물을 준비했었지. 그때마다 당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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