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예정은 내심 흐뭇했지만 결국 그의 뜻을 거절했다.전태윤이 무언가 얘기하려고 할 때 그녀는 한 손에 꽃을 들고 다른 한 손으로 그의 목을 꼭 껴안으며 고개를 숙이게 했다. 하예정은 남편에게 바짝 다가가 나지막이 속삭였다.“남자가 꽃을 너무 자주 사면 못 써요. 그러다 바람날라.”말을 마친 그녀는 전태윤의 가슴을 툭 내리쳤다. 말인즉슨 절대 바람피우지 말라는 뜻이었다.전태윤은 어안이 벙벙했다.‘이런 말도 있었어? 나중에 소남정에게 물어봐야겠네.’하예정이 그의 차에 올라탄 후 전태윤도 운전석에 돌아가 시동을 걸며 그녀에게 물었다.“우빈이는 좀 어때?”“아직 부기가 다 안 빠졌어요. 어젯밤엔 열이 나서 밤새 울더니 오늘 아침에 드디어 열도 내리고 아이도 울다 지쳐 예진 언니 품에 안겨서 잠들었어요.”우빈의 얘기에 홀가분했던 그녀의 기분이 확 가라앉았다.“태윤 씨.”하예정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에게 말했다.“만약에, 정말 만약에 우리도 아이가 생기면 무슨 일이 있든, 우리 둘 사이가 어떻게 변하든 절대 아이한테는 상처 주지 말아요. 약속할 수 있죠?”전태윤은 급브레이크를 밟고 고개를 홱 돌린 채 그녀를 쳐다봤다.부부는 진지한 눈빛으로 서로를 마주 보았다.전태윤은 그녀에게 사랑한다고 말한 적이 없지만 그의 일상 속에 그녀를 향한 애틋한 마음이 깊게 스며들어 있었다.하예정도 사랑한다고 말한 적이 없지만 그에게 기대는 마음이 점점 더 커졌다.부부는 서로 잘 알았다. 둘은 이미 서로의 세계에 조금씩 스며들고 있다는 것을.전태윤은 손을 뻗어 그녀의 얼굴을 가볍게 어루만지더니 몸을 좀 더 기울여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그녀가 지그시 눈 감은 순간, 이마, 얼굴, 그리고 입술까지 가볍게 키스했다.“예정아, 네가 날 진심으로 대하면 난 반드시 더 깊은 사랑으로 보답할 거야. 내 마음이 작아서 네가 입주하면 다른 사람은 더이상 용납하지 못해. 우리의 관계는 변하지 않아. 만약 아이가 생긴다면... 그건 우리의 생명의 연속이겠지. 내가 다치는 한이
최신 업데이트 : 2024-10-29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