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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6화

하예정은 내심 흐뭇했지만 결국 그의 뜻을 거절했다.

전태윤이 무언가 얘기하려고 할 때 그녀는 한 손에 꽃을 들고 다른 한 손으로 그의 목을 꼭 껴안으며 고개를 숙이게 했다. 하예정은 남편에게 바짝 다가가 나지막이 속삭였다.

“남자가 꽃을 너무 자주 사면 못 써요. 그러다 바람날라.”

말을 마친 그녀는 전태윤의 가슴을 툭 내리쳤다. 말인즉슨 절대 바람피우지 말라는 뜻이었다.

전태윤은 어안이 벙벙했다.

‘이런 말도 있었어? 나중에 소남정에게 물어봐야겠네.’

하예정이 그의 차에 올라탄 후 전태윤도 운전석에 돌아가 시동을 걸며 그녀에게 물었다.

“우빈이는 좀 어때?”

“아직 부기가 다 안 빠졌어요. 어젯밤엔 열이 나서 밤새 울더니 오늘 아침에 드디어 열도 내리고 아이도 울다 지쳐 예진 언니 품에 안겨서 잠들었어요.”

우빈의 얘기에 홀가분했던 그녀의 기분이 확 가라앉았다.

“태윤 씨.”

하예정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에게 말했다.

“만약에, 정말 만약에 우리도 아이가 생기면 무슨 일이 있든, 우리 둘 사이가 어떻게 변하든 절대 아이한테는 상처 주지 말아요. 약속할 수 있죠?”

전태윤은 급브레이크를 밟고 고개를 홱 돌린 채 그녀를 쳐다봤다.

부부는 진지한 눈빛으로 서로를 마주 보았다.

전태윤은 그녀에게 사랑한다고 말한 적이 없지만 그의 일상 속에 그녀를 향한 애틋한 마음이 깊게 스며들어 있었다.

하예정도 사랑한다고 말한 적이 없지만 그에게 기대는 마음이 점점 더 커졌다.

부부는 서로 잘 알았다. 둘은 이미 서로의 세계에 조금씩 스며들고 있다는 것을.

전태윤은 손을 뻗어 그녀의 얼굴을 가볍게 어루만지더니 몸을 좀 더 기울여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그녀가 지그시 눈 감은 순간, 이마, 얼굴, 그리고 입술까지 가볍게 키스했다.

“예정아, 네가 날 진심으로 대하면 난 반드시 더 깊은 사랑으로 보답할 거야. 내 마음이 작아서 네가 입주하면 다른 사람은 더이상 용납하지 못해. 우리의 관계는 변하지 않아. 만약 아이가 생긴다면... 그건 우리의 생명의 연속이겠지. 내가 다치는 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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