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편은 억만장자의 모든 챕터: 챕터 1961 - 챕터 1970

2351 챕터

제1961화

고현은 이윤미를 도와 증언해 주었다.“이 대표, 제가 이윤미 씨를 위해 증언해 줄 수 있어요. 윤미 씨가 조금 전에 이곳에 앉아서 음식을 먹고 있었어요. 제가 윤미 씨와 춤추고 싶어서 초대하러 왔기 때문에 윤미 씨가 일어선 겁니다.”“네가 윤정을 밀었다고 의심하지 않았어. 다만 윤정이와 가까이 있으면서도 동생이 넘어졌는데 부축하지도 않니?”이 대표가 수양딸을 더 예뻐한다는 사실은 강성에서 이젠 비밀도 아니다.이 말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 마음속으로 이씨 노인네가 노망났다고 생각했다.수양딸이 넘어졌는데 친딸이 부축하지 않는다고 탓하다니!이윤정이 스스로 일어설 수 없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이윤정이 넘어진 일은 이윤미와 전혀 상관없었다.“내 말이. 윤정이가 처참하게 넘어졌는데도 윤미 너는 가만히 서서 보고만 있어? 동정심도 없이 윤정이를 부축할 줄도 몰라? 윤정이가 창피하게 넘어지니까 너무 기뻐하는 거 아니야?”이 말을 한 사람은 조윤이였다이윤미의 잘못이 아닌데도 조윤은 이윤정이 이윤미를 원망하게 하고 싶었다.이윤미가 입을 벌리고 무슨 말을 하려다가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개를 떨구면서 억울해하는 표정을 지었다.보는 사람마저도 분노가 치밀었다.모두가 이씨 가문의 사람들이 사리가 밝지 않다고 생각했다.이윤정 친아버지로 인해 친딸인 이윤미가 태어나자마자 집사의 딸로 뒤바뀌게 되어 시골에서 자라게 되었다.이윤정이 이윤미가 가져야 했던 모든 것을 빼앗았고 자신의 신분을 되찾았지만 이씨 가문의 사람들은 여전히 이윤정을 더 예뻐했다. 이윤미에 대해서는 겉치레만 해줬을 뿐 신경 쓰지 않았다.친엄마인 이 대표마저도 이윤미에게 잘해주지 않았다.이윤미가 이씨 가문으로 돌아온 지도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이윤미도 이 대표를 따라다니며 수많은 연회 자리에 참석했지만 이 대표는 사람들 앞에서 이윤미에 대한 불만 가득한 표정 많았을 뿐 그녀 앞에서 웃어 본 적 없었다.지금은 이윤미가 이씨 가족의 기업에서 권한을 부여받으면서 일을 하고 있지만 모두 겉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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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62화

“엄마, 나 머리가 좀 아파요. 발도 삐끗한 것 같아요.”이윤정은 가여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엄마, 제가 실수로 전씨 셋째 도련님과 부딪혀서 넘어진 거예요. 윤미 언니와는 상관없어요. 엄마와 형수님, 윤미 언니 탓하지 마세요.”그리고 또 전호영을 바라보며 말했다.“전 대표, 왜 저를 넘어뜨리세요? 전 대표가 고 대표를 좋아하고 또 공개적으로 구애하고 있다는 사실은 누구나 다 알고 있어요. 우리가 연적이라 해도 저한테 이렇게 대하시면 안 되죠.”이 대표는 눈살을 찌푸리며 이윤정에게 물었다.“전 대표가 널 넘어뜨린 거야?”전호영이 화를 냈다.“이윤정 씨, 밥을 함부로 먹을 순 있어도 말을 함부로 하시면 안 되죠. 당신이 저를 넘어뜨리려고 해서 제가 뛰면서 피했기 때문에 넘어지지 않았어요. 반면 당신이 똑바로 서 있지 못하고 넘어졌잖아요.”“정말 자업자득이네요. 쌤통이네요!”전호영에게 죄를 뒤집어씌우는 것은 불가능했다.전호영은 혼자서도 열 몇 명의 연적과의 말싸움에서 이겼던 역사가 있었다.이윤정이 홀몸으로 전호영을 모함하려 하다니, 어림도 없었다.전호영은 이씨 가문의 사람들에게 반박할 틈도 주지 않고 고개를 들어 천장에 설치된 카메라를 가리키며 말했다.“이곳에는 카메라가 여러 개 설치되었어요. 제가 이윤정 씨를 기어코 넘어뜨렸다고 말하신다면 우리 고 대표에게 부탁해서 카메라 기록을 들춰냅시다. 모두에게 보여 줘서 진실을 알아내면 되겠네요.”고성 호텔은 고씨 그룹의 호텔이었다. 고현은 고씨 그룹의 대표였기 때문에 카메라 기록을 꺼낼 권리가 있었다.이윤정은 여전히 변명했다.“저도 전 대표를 넘어뜨리려고 한 게 아니라 실수로 전 대표와 부딪혔을 뿐이에요.”“그 말인즉슨, 제 탓이 아니란 말씀입니까?”이윤정은 말문이 막혔다.이 대표는 어떻게 된 건지 이내 알아차렸다.이 대표는 화를 억누르면서 전호영에게 부드럽게 말했다.“전 대표, 죄송해요. 제 딸이 당신을 오해하게 되어서 정말 죄송해요.”뒤이어 이윤정에게 힘 있는 목소리로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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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63화

이윤정은 계속해서 핑계를 대고 있다가 어머니의 엄숙한 표정을 보더니 바로 고개를 숙여 사과했다.“엄마, 죄송해요. 제가 잘못했어요.”이윤정은 한 걸음 더 다가가 다정하게 이 대표의 팔짱을 끼며 애교를 부리듯 말했다.“엄마, 내가 잘못했어요. 화내지 마세요. 난 고 대표가 너무 좋아요. 워낙 경쟁력이 강한데 전씨 셋째 도련님까지 끼어들려고 하잖아요. 우린 여자라서 고 대표에게 가까이할 수조차 없단 말이에요.”“하지만 전 대표는 고 대표와 가까이할 수 있잖아요. 고 대표의 경호원들도 전 대표를 막지도 못하는걸요. 게다가 고 대표 회사 앞에서 꽃바다까지 만들면서 공개적으로 구애했고요.”“제가 전 대표를 질투해서 저도 모르게 그런 짓을 한 거에요. 하지만 전 대표가 반응이 매우 빨라서 전 대표를 넘어뜨리지 못하고 제가 그분에게 걸려서 넘어진 거예요.”자신이 방금 넘어진 것을 생각하면서 이윤정은 화가 치밀어 이가 갈렸다.이윤정은 지금까지 그렇게 창피한 적 없었다.“엄마, 화내지 마세요. 알겠어요. 다시는 이런 작은 실수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할게요. 이윤미도 그래요. 제가 넘어진 걸 보면서도 바로 부축해주러 오지 않았어요.”“형수 말씀이 맞네요. 이윤미는 제가 그렇게 창피함을 당하는 게 기쁜가 봐요.”그러자 이 대표가 이윤정의 이마를 쿡쿡 찌르며 꾸지람했다.“윤미가 음식을 먹고 있었는데 고 대표가 갑자기 찾아와서 놀란 상태에 처해 있었어. 반응도 하지 못했는데 네가 뒤에서 넘어진 거야. 윤미가 그 당시 멍해 있었거든. 그런데 어떻게 널 부축하러 가?”“윤미가 시골에서 자랐고 무술을 배운 적이 없어서 반응이 빠를 수 없어. 너처럼 무술을 배워본 사람도 전 대표에게 당했잖아. 넌 건드리지 말았어야 할 사람을 건드린 거야.”“이건 네 문제야. 너의 잘못이야. 자꾸 윤미를 탓하지 마. 어쨌든 윤미는 내 친딸이야. 너도 기억해야 해. 네 아빠 때문이 아니었다면 윤미가 저런 억울함을 당하지 않았을 거야.”“네가 윤미의 모든 것을 빼앗아 간 거야. 자꾸 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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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64화

모녀는 다시 호텔로 돌아갔다.호텔로 들어선 이윤정은 또 눈에 불이 타올랐다. 이윤미와 고현이 함께 춤을 추고 있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이윤정만 질투하는 것이 아니었다. 고현을 마음에 담아두었던 여자들 모두 이윤미를 갈기갈기 찢어놓고 싶어 했다.그리고 모두가 전호영을 지켜보았다.전호영은 술잔을 들고 서서 고현과 이윤미가 함께 춤을 추는 모습을 보고 있었다. 질투하기는커녕 얼굴에 웃음을 머금었다.사람들은 이 가장 강력한 연적에 대해 크게 실망했다.왜 이윤미에게 다가가서 고 대표를 뺏지 않는지 의아했다.그녀들도 고 대표와 함께 춤을 추고 싶어 했다.이윤미는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매섭게 지켜보고 있는 것을 느꼈고 이내 고현에게 조용히 말을 건넸다.“고 대표, 우리가 함께 춤추는 바람에 제가 모든 여자의 연적으로 되였어요.”고현은 살며시 웃었다.“윤미 씨, 두려우세요?”이윤미는 아름다운 눈을 반짝이며 고현과 잠시 눈을 마주쳤고 그제야 웃으면서 대답했다.“고 대표, 저는 정말 당신에게 관심이 있어요. 당신의 연모자로 되고 싶어요.”“저도 이윤미 씨가 마음에 들어요. 하지만 아쉽게도 이윤미 씨에게 희망을 줄 수 없어요. 다른 사람을 찾으세요.”이윤미는 고현에게 호감을 느꼈을 뿐 고현에게 빠질 정도는 아니었다.고현은 눈앞의 여자가 자신에게 더 깊이 빠져들게 하고 싶지 않았다.고현은 이윤미와 춤추는 기회를 빌려 전호영 품에서 벗어나고 싶었고 동시에 이윤미도 거절했다. 이윤미도 쿨한 성격이라서 정확한 선택을 할 것이라고 믿었다.이윤미 역시 웃으면서 대답했다.“고 대표, 좋아하는 사람 생겼어요?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시다면 저는 더는 끼어들 생각 없는걸요.”이윤미는 고현을 좋아했지만 고현이 이씨 가문의 데릴사위로 장가오지 않을 것을 알고 있었다.이윤미는 이씨 가문에 복귀한 후 이씨 가문의 계보를 확인해 보았다. 역대 이래 이씨 가문의 가주의 데릴사위는 모두 능력이 없는 분들이었다.능력 있는 남자들이 이씨 가문으로 데릴사위로 장가갈 리가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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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65화

이윤미와 하예정은 첫눈에 보았을 때 비슷했지만 자세히 보면 닮지 않았다.하예진과 더 비슷했다.전호영이 자신의 형수님의 언니가 하예진 한 명밖에 없다는 사실을 몰랐더라면 이윤미가 하예진의 다른 언니인 줄로 알았을 것이다.하예정이랑 하예진은 오히려 너무 닮지 않았다. 하예진은 하예진의 엄마를 더 닮았다. 하예정은 부모님의 좋은 점만 골라서 닮았고 아빠를 가장 많이 닮았다. 엄마랑 조금 닮았던 것이다.전호영은 형수의 집안에 대해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자기도 모르게 터무니없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혈연관계가 없는 두 사람이 닮은 것도 없진 않지만 이윤미가 하예정 자매와 너무 닮아서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그 세 사람이 친척 관계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전호영은 성소현과 하예정 자매가 친척인데도 불구하고 닮지 않았다고 생각했다.만약 닮았더라면 성소현은 첫 만남부터 하예정에 대해 의심했을 것이다.고현과 이윤미가 춤추면서 한 바퀴 돌았고 이번에는 고현이 전호영을 마주했다.고현이 전호영을 바라보자 전호영은 그녀에게 자신의 잘생긴 얼굴로 웃음을 활짝 지으며 잔을 들었다.고현은 바로 시선을 피했다.고현은 지금 전호영이 귀찮아서 미칠 지경이었다.전씨 가문에서 자란 남자들 모두 껌딱지였을지 의심들 정도였다.드디어 노래 한 곡이 끝났다.춤추는 사람들도 바로 멈추었다.고현은 이윤미 몸에서 손을 떼었다.전호영은 바로 고현에게로 다가갔다.“현이 씨, 피곤하지 않아요? 물 마실래요?”전호영은 닭살 돋는 모든 말을 마구 내뱉었다.진미리 부부가 부르는 것처럼 전호영도 따라서 현이라고 불렀다.앞으로 어차피 부부 될 것이기 때문에 다정하게 불러도 된다고 생각했다.고현의 잘생긴 얼굴은 바로 어두워졌다.고현은 냉랭하게 말을 이었다.“전 대표, 저를 고 대표라고 불러주세요.”보통 고현의 가족들만 고현을 그렇게 불렀다.“당신의 이름은 고현이잖아요. 당신 이름 맞죠? 아니면 다른 이름이라고 있어요? 그 이름으로 불러드릴게요. 저는 특별한 이름이 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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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66화

전호영은 찰떡처럼 고현을 따라다녔다.모두의 시선이 두 사람에게 집중되었지만 아무도 감히 두 남자의 일에 간섭할 담이 없었다.고현을 좋아하는 여자들은 전호영이 밤새도록 고현 곁을 따라다니는 것을 보고 미워 어쩔 줄을 몰랐다.고현은 직접 연회의 주최자를 찾아가 사과하였다. “박 대표님, 죄송하지만 제가 사적인 일로 먼저 실례하겠습니다.”박 대표도 고현이 전호영에게 시달려 많은 사람들의 화제가 되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지금까지 버텨준 것만 하여도 고마울 따름이었다.“알겠어요, 다음에 다시 뵙기를 바랄게요.”마지막으로 박 대표는 한마디 덧붙였다.“저는 고현 대표님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고현은 고맙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경호원 팀을 데리고 호텔을 나섰다.고빈은 떠나기 아쉬운지 누나 뒤를 따르며 말했다.“형, 벌써 돌아가는 거야? 연회 아직 안 끝났잖아...”“돌아가기 싫으면 넌 연회가 끝날 때까지 남아 있던가.”고빈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그래, 그럼 형 먼저 돌아가고 나에게 차 한 대만 남겨줘.”고현이 떠나자 사람들의 시선 중심인 전호영도 작별 인사를 하고 떠났다.이걸 본 박 대표는 전호영이 얼마 전 직접 찾아와 초청장을 달라고 한 이유가 그의 체면을 살려주려는 것이 아니라, 고현을 위해서 온 것이라는 걸 깨달았다.다시 말해 전씨 일가의 셋째 도련님은 동성애자일 뿐만 아니라 고현을 진심으로 좋아하고 있었다.한때 전호영을 사위로 삼으려 생각했던 사장들은 이젠 생각을 완전히 접었다.이제는 전호영이 그들의 딸에게 프러포즈 한대도 딸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절대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전씨 일가의 다른 도련님 중에 또 동성애자가 있을까?전호영도 자신의 공개적인 구애 행위 때문에 동생들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을 것이다.“현이 씨.”전호영은 호텔을 나오자마자 빠른 걸음으로 뒤쫓아가 고현이 차에 오르기 전에 그녀를 붙잡았다.고현은 전호영의 손을 힘껏 뿌리쳤다.“전 대표님, 이런 행동 자제해주시기를 바랍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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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67화

전호영은 더는 쫓아가지 않고 호텔 입구에 서서 웃으며 고현에게 손을 흔들며 말했다.“고현 대표님, 내일 만나요.”고현은 마음속으로 투덜거렸다.‘만약 가능하다면, 영원히 만나지 않았으면 좋겠어.’고현이 떠난 후, 전호영은 잠시 제 자리에 서서 고현의 차가 떠나가는 것을 지켜보다가 한참 후 돌아서서 호텔로 돌아가려고 했다. 이때 이씨 가장이 아들, 며느리, 그리고 두 딸을 데리고 호텔에서 나오는 모습이 보였다.박 대표가 사람을 거느리고 이씨네 일행을 배웅하고 있었다.“안녕하세요.”상대가 어른인 만큼 전호영은 예의 바르게 인사를 했다.이씨 가주 이은화는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받았다.“전호영 씨는 집으로 돌아가려는 참인가요? ”“네, 술을 많이 마셨더니 좀 취한 것 같아서... 호텔로 돌아가 쉬려고 합니다.”전호영의 시선이 이윤미에게로 향하자 이은화는 딸을 정식으로 소개했다.두 사람은 정중하게 악수했다.이은화는 옆에 서 있는 이윤정을 따로 소개하지 않았고 전호영도 이윤정에게 시선을 주지 않았다.인사를 나눈 후 이씨 일가는 바로 떠났다.전호영도 박 대표와 작별 인사를 나눈 후 맞은편에 있는 하루 호텔로 향했다.두 호텔이 가까워서 편리했다.술을 마셔서 운전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걸어서 몇 분도 안 되어 자기 호텔로 돌아갈 수 있어 좋았다.몇 분 후.호텔 꼭대기 층에 있는 로얄 스위트룸으로 돌아온 전호영은 소파에 앉자마자 휴대폰을 꺼내 큰형에게 전화를 걸었다.전태윤은 바로 전화를 받았다.“형, 형수님은?”형을 거치지 않고 형수에게 직접 연락할 수는 없어 먼저 형에게 연락했다.“아마 모레쯤에 돌아올 거야. 너 무슨 일로 형수를 찾아?”전태윤은 한창 일로 바쁠 때였다.와이프도 없는 텅 빈 집으로 돌아가기 싫었던 전태윤은 빡빡한 스케줄로 시간을 보냈다.바쁘게 일하면 그리움의 고통이 덜어질 거로 생각했는지도 모른다.“별일은 아니고... 오늘 밤 강성의 연회에 참석했다가 한 사람을 만났는데, 얼핏 보니 형수님하고 비슷해서.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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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68화

전태윤은 단정적으로 말했다.“그럴 리가! 장모님에겐 자매가 하나뿐이야. 성씨 일가의 사모님인 이경혜 말이야. 네 형수에겐 성소현 말고는 다른 사촌 자매가 없어.”“혹시 이경혜에게 또 다른 자매가 있는 건 아닐까?”“아니, 동생이라곤 장모님 하나밖에 없다고 했어. 부모님과 다른 가족을 모두 잃고 난 후 보육원으로 갔다고 했거든.”“음...”“너 방금... 이씨 일가의 친딸이라고 했어?”전태윤은 마침내 포인트를 잡았다.“맞아. 이씨 일가에 관한 이야기가 하도 많아 다 말하자면 며칠을 얘기해야 할 것 같아. 일단은 형에게 간단하게 말할게. 이씨 일가에 이윤미라는 여자아이가 있는데 태어날 때 집사가 고의로 자기 딸과 바꿔버렸대. 그래서 집사의 딸이 이씨 일가 딸의 신분으로 자라다가 친딸인 이윤미를 되찾게 되면서 지금은 이씨 일가의 둘째 아가씨로 되었어.” “...” “반면 친딸 이윤미는 집사의 고향 집에서 자라며 수많은 고생을 했대. 집사의 식구들이 이윤미를 많이 괴롭혔다는데 나중에 이 일이 탄로 나면서 이씨 일가로 돌아가 그 집의 큰아가씨로 되었다고 해. 이씨 일가로 돌아간 지 겨우 1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많은 권력을 손에 넣었어. 연약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야. 둘째 형수와 같은 부류의 사람인 것 같아.”전태윤이 전호영의 말을 끊었다.“남의 집 가십을 들을 틈이 없으니 본론부터 말할게. 들은 게 좀 있는데 장모님은 원래 성이 이 씨였는데, 입양된 후 홍가혜로 이름을 바꿨다고 해. 원래 이름이 뭐였는지는 들은 바가 없어.”전호영이 무릎을 치며 말했다.“모두 이 씨라니... 분명 이씨 일가와 관계가 있을 거야. 그것도 직계 후손인 것 같아. 형수 자매가 이윤미랑 너무 닮았거든.”전태윤은 잠자코 생각하다니 말했다.“네 형수가 돌아오거든 이 일에 관해 얘기해 볼게. 이모 이경혜에게 한번 물어보라고...”그는 와이프가 더 이상 시비에 휘말리지 않기를 바랐다.“그래, 형수님에게 한번 물어보라고 해. 난 강성 쪽에서 이씨 일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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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69화

전호영은 고현에게 끝까지 매달릴 생각이었다.고현이 언젠가 받아줄지도 모르니까.그는 큰형과 둘째 형의 성공 경험에서 진심을 보여주기만 하면, 낯가죽이 두껍기만 하면 언젠가는 사랑하는 여인을 품에 안을 수 있을 거라고 굳게 믿었다.전태윤이 소리 내 웃었다.“20년 넘게 남자의 신분으로 살았었는데 네가 갑자기 고백하니 어떻게 생각하겠어? 마음의 준비가 전혀 안 됐을 거야. 네가 싫은 것도 당연하지. 널 바로 쫓아내지 않은 것만 하여도 예의를 갖춘 거야.”“나도 형수님과 둘째 형이 조언해 줘서 그렇게 행동한 거잖아.”“잘 먹혀?”“응, 앞으로 아주 확 나간 느낌이야. 그리고 형, 나 이제 고현이 여자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을 것 같아.”“할머니가 우리를 언제 속인 적이 있어? 당연히 여자지, 설마 너에게 남자라도 소개해 주실 것 같아?”할머니한테 수없이 당한 전태윤은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 지금 할머니를 대신해서 좋은 말을 하고 있다.전호영은 씩 웃으며 말했다.“우리 친할머니신데 그럴 리가 없지. 형 바쁘다며? 빨리 볼일마저 봐. 난 씻고 자려고, 오늘 저녁에 술을 많이 마셨더니 피곤해.”“그래, 일찍 자라. 그래야 내일 또 미래의 와이프 뒤를 졸졸 따라다니지. 힘내라!”전태윤은 기분 좋게 셋째와의 통화를 끝냈다.시간을 보니 저녁 9시가 넘었다.자주 밤늦게까지 일하는 사람들에 비하면 아직 이른 시간이었다.결혼한 후부터 전태윤은 밤 9시 30분쯤이면 꼭 집으로 돌아갔다.최근에 아내가 집에 없자 그는 소정남과 전이진의 일까지 모두 떠맡았다. 아내가 옆에 없어 힘든 시간을 바쁜 일로 꽉 채울 생각이었다.‘계집애가 양심도 없어, 어쩜 연락 하나 없는 거야? 전화나 메시지 같은 것을 보낼 줄 모른단 말이야.’남편의 생각을 알았다면 하예정이 억울하다고 하소연했을지도 모른다.하예정은 20여 분 전 방금 남편에게 메시지를 보냈다.[여보, 보고 싶어용!!!]전태윤은 아내와 연락하지 않은 지도 오래되었다는 생각에 참지 못하고 또 영상통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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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70화

“어떤 이야기요?”하예정이 물었다.“당신의 신상과 관련된 일이야.”이에 하예정은 웃었다.“제 신상에 뭔 비밀이 있다고 그래요? 나랑 언니는 우리 부모님의 친딸이고, 아버지도 할아버지의 친자식인데. 그리고 우리 친자확인도 다 했잖아요. 엄마랑 이모도 친자매가 맞고요.”이렇게 간단한 신상에 무슨 비밀이 있을 수 있을까?“당신이 돌아오면 자세히 얘기해줄게. 어쨌든 당신의 신상과 관련된 일이야.”전태윤은 일부러 와이프의 호기심을 끌어냈다. 와이프가 호기심을 못 이기고 당장 집으로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좋아요, 제가 돌아가면 다시 얘기해줘요, 내 신상에 무슨 비밀이 담겨 있다는지 궁금하네요.”하예정은 전혀 궁금하지 않았다.부모님의 친자식인 게 분명하니까.“아주 큰 비밀이 숨겨져 있을지도 모르잖아.”“그냥 지어내지 그래요. 뭐라고 하든 모레 돌아갈 거니 그렇게 알고 있어요.”“우리 와이프 너무 똑똑한데?”하예정은 어이가 없었다.“아직 일하고 있죠? 당신의 소중한 시간을 뺏지 않을 거니 일이 끝나면 일찍 집에 돌아가요. 다른 유혹에 넘어가지 말고요.”“마누라가 옆에서 안 지켜주는데, 다른 유혹에 넘어가면 어떡해?”“그럼 버리면 되겠네요.”“...양심도 없어, 난 정말 당신을 끔찍하게 사랑하는데 말이야. 내가 뭘 잘못하면 바로 버리겠다는 거야? 당신 아직 날 너무 사랑하지 않는가 봐, 이제 돌아오거든 꼭 날 많이 사랑하게 해줄게.”하예정은 바로 전화를 끊었다, 불만을 토로하는 것을 듣고 싶지 않았다.영상통화가 끝나자마자 그녀는 절친 심효진으로부터 온 메시지를 받았다.메시지를 확인해 보니 심효진이 십여 장의 사진을 보내왔다.사진을 클릭해 본 하예정은 참지 못하고 눈살을 찌푸렸다.사진에는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이 담겨있었다. 그 남자는 뒷모습이든 옆모습이든 방금 그녀와 영상통화를 마친 남편과 똑 닮았다.사진 속 여자는 옆모습만 보여 하예정은 처음에 그녀가 누군지 알아채지 못했다.심효진이 보낸 십여 장의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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