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존 사위의 모든 챕터: 챕터 911 - 챕터 920

2321 챕터

제911화

김예훈의 말을 들은 손지강은 순간 멈칫하였지만 이내 알 수 없는 미소를 띠었다.“자식, 틀린 말 한 거 없네. 찐 사랑이면 돈을 더 추가해야지. 그래, 말해봐. 얼마를 원하는 거야?”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는 이예운의 낯빛은 더 없이 어두워지기 시작하였다.그리고 그녀는 김예훈이 돈 몇 푼에 자신을 팔아먹을 사람일 줄은 몰랐다.이내 김예훈은 손을 내밀더니 웃었다.손지강은 어리둥절하였지만 평정심을 잃지 않으려 하였다.“햐 이 자식 봐라, 너무 하네? 설마 2억을 바라는 거야!”김예훈이 웃었다.“손세자 오해했네, 그거 아니야.”“20억?”손지강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이내 분노하고 말았다.어디서 굴러온지도 모를 사람이 자신을 기회로 삼아 한 수를 노리고 있다고 생각하니 열불이 났다.그리고 이예운을 보는 눈빛에도 경멸이 가득하였다.이게 겨우 네가 선택한 남자였어?눈에 돈 밖에 안 보이는 남자인데?김예훈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손지강은 깊게 한숨을 내쉬더니 말하였다.“설마 200억을 원하는 건 아니지? 이것 봐 적당히 해, 정도라는 게 있어. 내가 지금 여기서 이렇게 곱게 말하는 것도 다 이 선생 체면 봐서야. 그러니까 좋은 말로 할 때 적당히 해.”김예훈이 다시 한번 웃었다.“손세자, 뭔가 오해하고 있는 것 같은데, 방금 말하지 않았나? 사랑이라고! 그러니까 내가 떠나길 바란다면 1조는 준비해 와야 할 거야.”“풉!”옆에서 방금까지 불편한 기색을 내비친 이예운은 참지 못하고 웃고 말았다.그녀는 그제야 김예훈이 그에게서 돈을 가질 뜻이 없다는 걸 알았으며 단지 손지강을 자신의 손바닥위에 놓고 갖고 놀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1조 현금?손지강뿐만 아니라 이런 금액이라면 손씨 가문에서조차도 가져올 수 없을 것이다.손지강의 표정은 그야말로 가관이었고 김예훈이 아니라면 그 누구도 감히 그를 이런 식으로 조롱하지 못할 것이다.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그 시각 손지강의 눈빛이 갑자기 변하였다.그리고는 웃으면서 물었다.“이름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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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2화

라운지 바.바 안은 젊은 사람들의 천지였고 많은 젊은이들이 먹고 마시기에 즐기기 충분한 곳이었다.주문을 마친 김예훈은 식사하기 시작하였다.하지만 김예훈 앞에 있는 이예운의 얼굴엔 걱정이 가득하였고 음식조차 입에 대지 않고 있었다.“음식 식기 전에 빨리 드세요, 좀 있으면 먹을 수 없을 거예요.”김예훈은 말을 하면서 그녀에게 음식을 권하였다.이예운은 예의상 음식을 먹고 있을 뿐 표정은 여전히 어두웠다.“왜요? 입맛에 안 맞아요?”김예훈이 물었다.한참을 머뭇거리던 이예운이 마지못하여 입을 열었다.“예훈 씨, 여기 손지강 명의로 된 곳이에요.”말을 들은 김예훈도 어리둥절하였다. 이런 우연이?김예훈이 어리둥절해하자 이예운은 그가 두려워서 그러는 줄 알고 더욱 목소리를 낮췄다.“예훈 씨, 빨리 식사하고 우리 일어나요. 손지강 얕보면 안 돼요, 그래도 명색에 일류 가문 손씨 집안 세자인걸요.”“오늘 손씨 가문에 손혁오도 나한테 무릎 꿇었는걸요?”김예훈이 담담하게 내뱉었다.이예운이 미간을 찌푸렸다.“달라요, 손혁오가 손씨 가문의 사람으로 불리고는 있지만 그 이상은 아니에요. 하지만 손지강은 달라요, 그는 손씨 가문의 세자이며 손씨 가문의 90퍼센트 이상을 움직일 수 있는 힘도 가지고 있다고요. 그리고 어디선가 들은 적 있어요. 경기도 조직 보스들과 군에도 그의 세력들이 있다고요. 손지강과 손혁오의 차이점은 하늘과 땅 차이예요.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우러러도 볼 수 없는 존재들이겠지만 그 둘 사이에는 차이가 엄청나게 난다고요.”김예훈이 한참을 생각에 잠겼다.“그렇게 차이가 커요?”이예운이 한숨을 내쉬었다.“혹시 성남시 출신 아니세요? 그래도 적어도 김세자에 대해서는 들으셨죠?”김예훈은 어이가 없었다. 이게 자신과 무슨 상관이 있단 말인가?이예운이 계속하여 입을 열었다.“김세자 그 분은 이미 삼 년 전에 경기도의 일인자가 되었어요. 그때 이미 김씨 가문의 90퍼센트 이상의 권력을 소유하고 있었으며 그 이후에 김씨 가문을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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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3화

잠시 후, 정장을 한 남성들이 손지강 옆으로 다가왔다.“세자님, 이미 조사 끝마쳤습니다.”“이 남자 차 어느 그룹 명의로 되어 있었습니다. 소유주는 한 여성분 이름이었고요. 그러니까 렌터카일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그리고 이 사람 이름으로 조사해 보니 아마 데릴사위 같아 보였습니다.”“그리고 다른 자료들은 아마 내일까지 기다리셔야 할 것 같습니다.”남자의 설명을 듣고 있던 손지강은 콧 방귀를 꼈다.“렌터카를 가지고 온 데릴사위 따위가 감히 이 세자의 여자를 탐내? 아니 필요 없어, 이런 사람한테 시간 낭비할 필요 없어.”말을 마친 손지강은 그대로 방문을 열고는 김예훈과 이예운이 앉아 있는 자리로 발길을 옮겼다.“휙!”몇 장의 지폐가 김예훈이 앉은 테이블 위로 떨어졌고 그 때문에 야채즙이 튀어나와 김예훈의 옷은 금세 더러워졌다.김예훈이 고개를 들자, 손지강이 비릿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김 씨, 당신에 대해서는 이미 다 알아봤어. 당신이 어떤 주제인지는 나보다 더 잘 알 거야! 이 돈 가지고 꺼져!”김예훈은 천천히 젓가락을 놓더니 담담하게 내뱉었다.“여기 이 음식은 내 앞에 계시는 이분이 사는 거야. 가치가 높은 음식을 당신이 망쳤으니 배상해야 할 거야.”손지강이 웃었다. 그가 손을 들어 사인을 주자 바 안이 금세 조용해졌다.“무슨 일이야?”“여기 분위기 때문에 온 건데 이게 다 뭐 하는 짓이야?”“이러면 계산 못 해!?”주위 고객들이 불만을 표하기 시작하였다.“의견 있는 새끼들 다 내 앞으로 나와!”손지강이 소리를 내 질렀다.소리를 지른 장본인이 손지강인 걸 보자 사람들은 모두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손 세자님이셨군요! 미안합니다. 저희가 실수했어요!”“손 세자님께서 일 보시는데 바로 불 켜야죠!”“빨리 손 세자님을 도와줘!”얼핏 보아도 손지강의 사람들이 적지 않아 보였다.그리고 손지강의 이런 행동은 속수무책이었다. 안 그러면 모두가 그의 행동에 이렇게 겁을 먹을리가 없었다.“탁탁탁!”의자에 앉아 있던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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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4화

여기까지 생각을 마친 그녀는 너무도 실망스러웠다.그러니까 방금 성남 고등학교에서 그렇게 잘난 척한 것도 이 남자에게 그만한 권력이 있어서가 아니었다.순수하게 손씨 가문이 얼마나 대단한지 몰랐던 것이었다.운도 좋게 그의 와이프가 불러온 사람들이 그를 도와줬던 것뿐이었다.비록 많은 것들이 의구심을 남기기에는 충분하였다.하지만 데릴사위라는 네 글자로 인하여 이예운이 김예훈을 보는 시각을 다르게 하기엔느 충분하였다.그를 보는 그녀의 눈빛에는 혐오감마저도 비쳐 있었다.데릴사위였으며 자신이 식사 자리를 권했을 때 자신이 결혼한 사실을 밝히지 않은 것에 대하여 그가 얼마나 더러운 생각을 했을지 상상만 해보아도 역겨워 났다.하지만 이건 이예운 잘못이 아니었다. 그녀는 그 누가 보아도 아름다운 미모의 소유자였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그녀한테 접근하는 남자들 모두가 순수한 마음으로 접근하는 것도 아니었으니까 말이다.그걸 알아서인지 그녀도 자신한테 접근해 오는 남자들마다 모두 경계심을 가지고 있었다.그리고 지금 그녀의 눈에 김예훈이 딱 그런 사람으로 보였다.이예운의 표정을 본 손지강은 자신의 말이 드디어 효과를 본다고 생각하였다.그가 웃으면서 천천히 입을 열었다.“데릴사위, 지금 반성하지 않으면 이 돈도 가져갈 수 없어! 나 같았으면 이미 무릎 꿇었어, 그리고 여길 기어서 나갔을 거야! 아니면 내가 직접 네 다릴 부러뜨릴 거거든!”이런 험악한 말을 듣고도 이예운의 표정에는 변화가 없었다.그녀는 차가운 눈빛으로 김예훈을 노려볼 뿐이었다. 그러면서 이 데릴사위가 어떻게 반응할지도 궁금해졌다.얼마 지나지 않아 주위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손 세자님! 당신의 그 고귀한 신분으로 어떻게 그런 일을 할 수 있어요? 저희가 도와드릴까요?”“이 자식 다리 부러뜨리면 되는 거 아니에요? 제가 또 이쪽으로 경력이 풍부한지라...”“저도 도울게요! 이런 쓸모없는 자식은 한주먹거리거든요!”주위에서 웅성거리는 사람들 모두가 너도나도 그를 돕겠다고 나섰다.이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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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5화

“무슨 기회?”김예훈이 물었다.‘퍽’하는 소리와 함께 손지강은 김예훈 테이블에 있던 음식들을 구두로 걷어차고는 발로 짓밟았다.“지금 당장 무릎 꿇어, 그리고 여기 있는 음식들 깨끗하게 핥아, 그러면 꺼지게 해주지!”“맞아! 빨리 꿇어서 핥아!”“손 세자님의 여자까지 건드리다니 미치지 않고서야!”“그러고도 세자님 앞에서 뻔뻔하기까지 죽고 싶어서 환장한게 틀림없어!”“...”주위에 있는 모두가 손지강을 지지하였고 그는 승리자의 미소를 지으며 득의양양해서는 김예훈을 바라보았다.김예훈은 한숨을 쉬더니 이예운을 향해 말하였다.“이 선생님, 당신이 트러블 메이커일줄은 몰랐네요.”이예운은 눈쌀을 찌푸리더니 경멸의 눈빛으로 김예훈을 바라보았다.데릴사위인 것도 모자라 이제는 일이 이 지경으로 되자 그걸 자신의 탓으로 돌리고 있었으니.숨을 크게 들이킨 그녀가 천천히 일어나더니 손지강을 향해 바라보았다.“손지강, 이 사람 그냥 놔줘. 너랑 같이 밥 먹을게!”이예운의 말을 들은 김예훈은 조금 의아하였다.이런 상황에서 그녀가 자신을 위해 손지강과 협상할 줄은 생각도 못 한 일이었다.손지강이 웃었다.“그 말은 방금 전에 했었으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어. 그런데 문제는 말이야, 이 손지강이 한번 내뱉은 말은 되돌릴 수가 없어. 여기서 이 바닥에 있는 걸 깨끗이 핥지 않는 이상 다른 선택은 없어! 그런데 말이야, 네가 만약 오늘 밤 나랑 같이 보내겠다고 한다면 놓아줄 수도 있어!”손지강의 눈에는 이예운만 보였다. 그녀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에는 그녀에 대한 소유욕으로 가득 찼다.단순히 그와 함께 밥 먹는 것으로는 끝나지 않을 것이다.그의 목적은 간단하였다. 오늘 밤 그녀를 가지는 것이었다.“손지강, 선 넘지 마!”이예운이 불그락푸르락하면서 소리쳤다.지금까지의 손지강은 그녀 앞에서 신사적인 모습만 보였다면 지금 그녀 앞에 서 있는 손지강은 자신의 야망을 거침없이 드러내 보였다.손지강이 얼굴에 미소를 띠며 말을 이어 나갔다.“하지만 나 손지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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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6화

김예훈이 피식 웃었다. 손지강이 결정적인 순간에 냉정함을 되찾을 줄이야!이내 손지강을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웃으면서 말했다.“가소롭군.”“꺼져.”손지강이 싸늘한 말투로 말했다.“손세자께서 꺼지라고 하잖아, 못 들었어?”“얼른 꺼져. 앞으로 절대 얼씬거리지도 마. 아니면 가만두지 않을 테니까.”“이 쓰레기야, 정신 똑바로 차려! 너 따위가 감히 세자를 건드릴 수 있다고 생각해?”김예훈은 온갖 비아냥거림을 받으면서 무표정한 얼굴로 자리를 떠났다.곧이어 이예운이 총총걸음으로 따라갔다.이를 본 손지강은 얼굴색이 어두워졌지만, 딱히 말리지는 않았다.“세자, 왜 저놈을 그냥 보내는 거예요? 버릇이 없어도 너무 없는데...”누군가 급히 다가와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짝!”손지강은 그의 뺨을 후려치더니 싸늘하게 말했다.“네가 뭘 알아? 어디서 좀 굴러먹은 놈인 것 같은데 얼른 가서 확실하게 조사해! 나중에 모든 게 밝혀지면 그때 가서 움직여도 늦지 않으니까.”“그럼요, 승패는 결국 계획에 달리지 않겠습니까? 역시 세자답네요!”뺨을 얻어맞은 사람은 감히 찍소리도 못하고 잽싸게 아첨하기 급급했다.손지강의 얼굴에 차가운 미소가 떠올랐다.그는 늘 한결같았다. 건방을 떨 때는 떨더라도 결정적인 순간만큼은 항상 침착함을 유지했다.김예훈의 신원을 확인하고 자기보다 못하다는 사실이 밝혀지는 순간 손지강은 절대로 그를 봐주지 않을 것이다....쇼핑몰을 나온 이예운은 착잡한 눈으로 김예훈을 바라보았다.사실 그녀는 김예훈이 비열한 남자인 줄 알았는데, 결정적인 순간에 선뜻 나서서 위협적으로 다가오는 손지강을 막아내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물론 이예운의 기분도 복잡미묘했다.그녀는 김예훈을 한참 바라보다가 나지막이 말했다.“김예훈 씨는 이미 결혼했군요.”“맞아요. 금슬도 좋죠.”김예훈이 싱긋 웃었다.“그리고 오늘 같이 밥 먹자고 한 것도 다른 마음이 있어서가 아니라 단지 앞으로 소현을 잘 챙겨줬으면 하는 바람이었어요. 괜히 폐를 끼쳤다면 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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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7화

이게 무슨 뜻이란 말인가?김예훈의 얼굴은 경계심으로 가득했다.성실한 사람을 상대로 설마 엉뚱한 부탁을 하는 건 아니겠지?이예운은 김예훈의 걱정 따위 상상도 못 한 채 초대장 한 장을 꺼냈다.“오늘 밤 학회 초대장이에요. 남자 파트너와 함께 참석하라고 했는데, 보다시피 제가 주변에 친한 이성 친구가 없어서 파트너가 되어 준다면 빚은 갚는 거로 할게요.”김예훈은 곰곰이 생각하더니 말했다.“예운 씨한테 중요한 학회인가요?”이예운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이번 학회에 성남시는 물론 경기도를 통틀어 교육계에 종사하는 거물들이 대거 참석한다고 들었는데 서로 안면을 틀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서 꼭 가고 싶어요. 나중에 우리 성남 고등학교의 발전과 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하는 데 도움이 될 거예요.”“알겠어요.”이에 김예훈이 두말없이 동의했다.어쨌거나 내년이면 대학교에 다니는 정소현이 있으니 오늘 밤 학회에 참석해서 좋은 학교를 미리 선점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형부로서 처제를 챙기는 게 당연하지 않겠는가!이예운의 말에 따르면 경기도 대학교들은 매년 대규모 학회를 개최하는데, 초대장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은 주요 대학교의 고위층 인사 또는 유명 고등학교의 교장, 이사장들이라고 했다.물론 교육 업계에 흔쾌히 투자하는 거물들도 참석할 자격이 있다.이예운은 오후가 되어서야 초대장을 받았는데, 성남시 교육청에서 보낸 사람이 가져다주었다.교육계 종사자라면 이런 행사에 무조건 초대받았다.그동안 주현강과 천일강도 참석했지만, 오늘 성남 고등학교에 큰 사건이 터진 만큼 마무리 지으러 다시 교육청으로 복귀해야 하기에 이번 학회에 못 갈 가능성이 컸다.스케일이 꽤 커 보이는 학회에 김예훈은 곰곰이 생각하다가 사람을 불러 포르쉐를 몰고 가라고 하고는 이예운과 함께 택시를 잡았다.어쨌거나 교육계 관련 모임에 참석하면서 세간의 이목을 끌 정도로 나대는 건 오버이니까.택시를 타고나서 그들은 대학가 컨벤션 센터로 향했다.성남시 대학교들이 모여있는 중심지에 학회를 여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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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8화

대학가 컨벤션 센터에 도착하고 택시에서 내렸을 때 김예훈은 꽤 많은 사람들이 주변을 서성이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아마도 대학교 교장이나 이사장을 기다리는 것 같았는데, 다들 김예훈과 이예운을 발견하는 순간 경쟁자인 줄 알고 째려보기 바빴다.다만 초대장을 꺼내는 이예운을 보자 하나같이 입이 떡 벌어졌다.학회에 초대받은 손님들은 하나같이 고급 차를 타고 왔다. 그나마 아우디, BMW는 겸손한 측에 속했고, 택시 타고 등장하는 사람은 절대 없었다.컨벤션 센터에 들어선 김예훈과 이예운은 곧바로 연회장으로 향했다.직원이 초대장을 확인하고 나서 두 사람을 입구로 안내했다.“학회가 곧 시작되니 도움이 필요하시면 웨이터한테 부탁하세요.”김예훈과 이예운은 고개를 끄덕이고 연회장으로 들어갔다.상징적인 학회인 만큼 연회장에 전부 낯선 얼굴로 가득 차 있는지라 김예훈은 아는 사람을 찾아볼 수 없었다.다만 한 가지 확신하는 건 이들이 경기도 또는 성남시 교육 기관에서 꽤 높은 지위를 가진고 있다는 점이다.아무리 고위직 인사라고 해도 자녀 교육을 위해 이들과 최대한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하므로 하나같이 자만심에 빠져 콧대가 하늘을 찔렀다.연회장에 들어선 김예훈은 코너를 찾아 앉았다.그는 어떤 교장의 인품과 매너가 더 좋은지 천천히 관찰할 예정이다.이런 사람이 관리하는 대학교는 분명 좋은 학교로서 나중에 정소현을 보내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반면, 김예훈이 조용히 학회를 즐길 생각을 아는지 모르는지 어떤 여자가 의아함과 원망스러움이 담긴 표정으로 김예훈과 이예운을 노려보았다.그녀는 김예훈을 모르지만 이예운과 아는 사이며, 바로 한때 이예운의 절친이었다.오늘 라이브 바에도 있었기에 처음부터 끝까지 목격했다.따라서 김예훈과 이예운을 발견하는 순간 드디어 기회가 왔다는 것을 알아차렸다.“이예운, 오늘 여러 대학교에서 개최한 학회인 거 몰라? 왜 이 쓰레기 같은 놈까지 데려왔어? 현장 분위기 흐리면 어떡해?”주현경이 도도한 목소리로 말했다.그녀는 한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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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9화

이러한 학회는 보안이 매우 철저했다.왜냐하면 연회장에 드나드는 사람은 모두 교육계의 거물이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큰 사건으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주현경의 말을 듣자 완전 무장한 경호원 몇 명이 잽싸게 달려왔다.“두 분 초대장 좀 보여주시죠.”경호원이 김예훈을 향해 물었다.김예훈은 머리에서 흘러내리는 술을 닦아내더니 이예운을 흘긋 쳐다보았다.이예운이 고개를 끄덕이며 초대장을 꺼내서 건네주었다.이 광경을 본 주현경의 안색이 살짝 변했다. 이예운에게 진짜로 초대장이 있을 줄이야!그러나 그녀는 포기하지 않고 재빨리 말했다.“팀장님, 어디서 훔쳐 온 초대장일 지도 모르니까 자세히 보셔야 해요.”사과하려던 경호팀장이 그녀의 말에 서둘러 초대장을 펼쳐서 확인해보더니 안색이 돌변했다.“이건 성남 고등학교 교장한테 보낸 초대장이잖아요. 저도 아는 분이긴 한데, 대체 무슨 수로 이 초대장을 가지고 나타난 거죠?”“굳이 물어볼 필요 있나요? 이 여우 같은 년이 성남 고등학교 선생이잖아요. 초대장을 훔쳐서 애인이랑 어떻게든 기회를 노려보려고 몰래 들어왔겠죠!”경호팀장은 미간을 찌푸리며 주현경을 흘긋 쳐다보았다. 물론 고마운 기색은 전혀 없었고 오히려 언짢은 듯 눈치를 주었다.몰래 훔친 초대장도 발견하지 못하고 현장에 들여보냈다는 자체만으로도 경비팀으로서 관리를 소홀히 했다는 걸 보여줬다.이런 일은 모른 척하거나, 조용히 처리하는 게 상책이다.그런데 이 멍청한 여자가 고래고래 소리 지르는 바람에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단번에 쏠렸다.즉, 이 사건을 깔끔하게 해결해야만 그는 경호팀장 자리를 지켜낼 수 있을 것이다.이런 생각에 경호팀장은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짜증을 애써 억누르며 심호흡을 했다.“저도 두 분이 대체 어디서 초대장을 얻었는지 모르겠지만, 괜히 소란을 피우지 말고 저를 그냥 따라오시죠? 나중에 억지로 끌려 나가게 된다면 서로 쪽팔리잖아요?”김예훈은 초대장에 적힌 글씨를 흘긋 바라보며 무덤덤하게 말했다.“잘 보세요, 초대장에는 성남 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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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0화

경호팀장의 호통에 주현경은 깜짝 놀랐고 얼굴도 부루퉁해 있었다.기껏 학회를 위하는 마음에 사기꾼과 도둑년의 정체를 까밝혔더니 경호팀장은 전혀 고마워하는 기색이 없었다.다만 그녀가 어찌 경호팀장의 생각을 헤아리겠는가? 만약 일이 계속 커지면 결국 잘 처리되더라도 경호팀장은 끝장날 운명인데!“두 분, 이쪽으로 오시죠?”경호팀장은 평정심을 되찾고 손짓했다.이예운은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이런 장소에 참석한 건 처음인지라 갑작스러운 상황에 어찌할 바를 몰랐다.하지만 김예훈은 오히려 태연한 얼굴로 말했다.“만약 내가 팀장님이라면 여기서 윽박지르는 대신 얼른 가서 이예운 씨의 신분부터 알아볼 겁니다. 어쨌거나 성남 고등학교는 성남시에서 제일 좋은 고등학교로 알려졌는데, 팀장님이 그런 학교의 교장님을 쫓아냈다는 소문이 퍼진다면 엄청난 파문을 일으키지 않겠어요?”이내 경호팀장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동안의 식순에 따르면 곧 양정국이 개회사를 하는 시간이 다가오는지라 얼른 이 상황을 마무리 짓지 못하면 골치 아프게 될 것이다.“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경고합니다. 저도 저지만 스스로 난처하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김예훈이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모처럼 참을성 있게 설득했더니 경호팀장은 절대로 순순히 물러날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다.“팀장님, 진짜예요! 아니면 주총장님한테 연락해서 물어보세요. 제가 교장님으로 임명받은 건 오늘 오후에 있은 일이거든요.”이예운은 마침내 정신을 차리고 설명을 보탰다.경호팀장은 말문이 막혔다. 물론 이예운이 말하는 주총장이 성남시 교육청 일인자인 주현강이라는 걸 알고 있지만, 고작 경호팀장인 그에게 어찌 그런 분의 연락처가 있겠냐는 말이다.또한, 이를 통해 이예운이 사회초년생으로서 확실히 경험이 부족하다는 사실도 알 수 있었다.주현경은 이예운과 김예훈이 자리를 뜨기는커녕 오히려 경호팀장과 말다툼하는 걸 보자 자칫 웃음을 터뜨릴 뻔했다.일이 커질수록 결국에는 이예운이 더 큰 망신을 당하지 않겠는가?이렇게 되면 이예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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