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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6화

김예훈이 피식 웃었다. 손지강이 결정적인 순간에 냉정함을 되찾을 줄이야!

이내 손지강을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웃으면서 말했다.

“가소롭군.”

“꺼져.”

손지강이 싸늘한 말투로 말했다.

“손세자께서 꺼지라고 하잖아, 못 들었어?”

“얼른 꺼져. 앞으로 절대 얼씬거리지도 마. 아니면 가만두지 않을 테니까.”

“이 쓰레기야, 정신 똑바로 차려! 너 따위가 감히 세자를 건드릴 수 있다고 생각해?”

김예훈은 온갖 비아냥거림을 받으면서 무표정한 얼굴로 자리를 떠났다.

곧이어 이예운이 총총걸음으로 따라갔다.

이를 본 손지강은 얼굴색이 어두워졌지만, 딱히 말리지는 않았다.

“세자, 왜 저놈을 그냥 보내는 거예요? 버릇이 없어도 너무 없는데...”

누군가 급히 다가와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짝!”

손지강은 그의 뺨을 후려치더니 싸늘하게 말했다.

“네가 뭘 알아? 어디서 좀 굴러먹은 놈인 것 같은데 얼른 가서 확실하게 조사해! 나중에 모든 게 밝혀지면 그때 가서 움직여도 늦지 않으니까.”

“그럼요, 승패는 결국 계획에 달리지 않겠습니까? 역시 세자답네요!”

뺨을 얻어맞은 사람은 감히 찍소리도 못하고 잽싸게 아첨하기 급급했다.

손지강의 얼굴에 차가운 미소가 떠올랐다.

그는 늘 한결같았다. 건방을 떨 때는 떨더라도 결정적인 순간만큼은 항상 침착함을 유지했다.

김예훈의 신원을 확인하고 자기보다 못하다는 사실이 밝혀지는 순간 손지강은 절대로 그를 봐주지 않을 것이다.

...

쇼핑몰을 나온 이예운은 착잡한 눈으로 김예훈을 바라보았다.

사실 그녀는 김예훈이 비열한 남자인 줄 알았는데, 결정적인 순간에 선뜻 나서서 위협적으로 다가오는 손지강을 막아내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물론 이예운의 기분도 복잡미묘했다.

그녀는 김예훈을 한참 바라보다가 나지막이 말했다.

“김예훈 씨는 이미 결혼했군요.”

“맞아요. 금슬도 좋죠.”

김예훈이 싱긋 웃었다.

“그리고 오늘 같이 밥 먹자고 한 것도 다른 마음이 있어서가 아니라 단지 앞으로 소현을 잘 챙겨줬으면 하는 바람이었어요. 괜히 폐를 끼쳤다면 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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