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에 오르자 김예훈은 시동을 거는 대신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소현아,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형부한테 얘기해 봐. 여학생들이 왜 널 잡아먹지 못해 안달이야?”이 얘기를 언급하는 순간 정소현은 억울한 표정으로 대답했다.“형부, 지난번 노래방 사건 아직 기억해요? 그 뒤로 일부러 다른 학생들이랑 어울리지 않으려고 했는데, 손학철이 계속 저한테 집적대는 거예요. 공개 석상에서 여러 번이나 고백했지만, 제가 다 거절했어요. 결국 이것 때문에 손영지의 미움을 사게 되었어요. 왜냐하면 손영지도 손학철을 좋아한다는 소문이 있거든요.”이에 김예훈은 말문이 막힌 듯 미간을 문질렀다.그는 한참 동안 기억을 되짚어 보고 나서야 손학철이 누군지 떠올랐다. 당시 노래방에서 정소현을 데려왔을 때 마주쳤던 어린놈 같았는데...게다가 손영지는 또 뭐란 말인가?이게 대체 무슨 일이지?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녀석들의 막장 연애라니.“그런데 어쩌다 이렇게까지 된 거야?”김예훈은 곰곰이 생각하다가 다시 말을 꺼냈다. 오늘 손영지가 한 짓만 놓고 보면 고작 막장 연애 때문에 그랬다고 보기는 어려웠다.정소현은 이를 악물고 대답했다.“손영지가 계속 자기는 일류 가문인 손씨 가문 출신이기에 나 같은 사람은 하인이 될 자격밖에 없다고 했죠. 그런데 어디서 감히 자기 남자를 탐하냐며, 영원히 학교에 못 나오게 하겠다고 으름장 놨거든요. 학교 이사회도 손씨 가문에서 관리한다는 소문이 있고, 오늘 저한테 무릎 꿇게 하기도 했지만 조만간 퇴학시킬 계획도 짰는걸요?”그녀의 말을 듣고 있는 김예훈의 표정이 조금씩 일그러졌다.만약 여학생끼리 질투해서 이 지경까지 온 거라면 그나마 이해할 텐데, 손영지가 그 손씨 가문 사람일 줄이야!게다가 고작 사소한 일로 정소현을 퇴학시키려고 하다니?비록 김예훈의 말 한마디면 훨씬 더 좋은 학교를 찾을 수 있겠지만, 상대방이 정민아를 노리고 일부러 태클 건 게 뻔했다. 따라서 어찌 정소현이 괴롭힘을 당하는 모습을 마냥 지켜만 보고 있겠는가!이런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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