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존 사위의 모든 챕터: 챕터 881 - 챕터 890

2321 챕터

제881화

정소현도 바보가 아닌 이상 무릎 꿇은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유출되는 순간 지금 떠도는 유언비어를 인정하는 꼴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우린 아무런 원한도 없는데, 왜 일부러 날 괴롭히는 거야?”정소현이 의혹이 담긴 목소리로 물었다.“천한 년은 누구나 싫어하기 마련이야. 당연히 혼 좀 내야 하지 않을까? 돈 많은 아저씨의 스폰을 받는 게 사실이라면 결국은 우리 학교를 망신시키는 건데, 교장 선생님을 대신해 처벌하는데 무슨 이유가 필요하겠어?”손영지는 경멸하는 표정을 지었다. 물론 진정한 이유는 함구할 테지만 이 상황을 은근히 즐기고 있었다.정소현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녀를 도와주는 사람이 딱히 없었기에 휴대폰을 빼앗고 싶어도 마음처럼 되지 않았다.그러나 손영지의 요구에 응한다면 새로운 약점이 잡히는 것과 마찬가지였다.만에 하나라도 동영상을 공개한다면 정소현의 처지는 더 비참해질 것이다.대체 어떡해야 한단 말이지?정소현은 무의식적으로 휴대폰을 꺼내 익숙한 번호로 전화를 걸려고 했다.하지만 이 상황에서 그를 부르는 게 맞는 건가?“지금 뭐 하는 거야?”이때 익숙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고개를 번쩍 든 정소현은 그 사람을 발견하자 눈물을 왈칵 쏟을 뻔했다.“누구세요? 그쪽이랑 무슨 상관인데요?”손영지는 시큰둥한 얼굴로 남자를 바라보았다.미인을 구하는 영웅이 되기 전에 제 분수부터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김예훈은 오늘 포르쉐를 끌고 왔는데, 주변 사람들의 부러움이 담긴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었다.하지만 문제는 손영지가 손씨 가문 출신이라서 포르쉐 정도는 일반 승용차와 다를 바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김예훈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다.“소현아, 무슨 상황이야?”김예훈은 손영지를 무시하고 뒤돌아서 물었다.“형부, 쟤 휴대폰 안에 제 동영상이 있어요. 저한테 무릎 꿇고 걸레 같은 년이라고 인정해야 지워주겠대요.”정소현은 이때다 싶어 재빨리 설명했다.김예훈의 표정이 싸늘해졌다. 그나마 처제를 괴롭힐 수 있는 사람은 자신일 뿐,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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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2화

차에 오르자 김예훈은 시동을 거는 대신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소현아,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형부한테 얘기해 봐. 여학생들이 왜 널 잡아먹지 못해 안달이야?”이 얘기를 언급하는 순간 정소현은 억울한 표정으로 대답했다.“형부, 지난번 노래방 사건 아직 기억해요? 그 뒤로 일부러 다른 학생들이랑 어울리지 않으려고 했는데, 손학철이 계속 저한테 집적대는 거예요. 공개 석상에서 여러 번이나 고백했지만, 제가 다 거절했어요. 결국 이것 때문에 손영지의 미움을 사게 되었어요. 왜냐하면 손영지도 손학철을 좋아한다는 소문이 있거든요.”이에 김예훈은 말문이 막힌 듯 미간을 문질렀다.그는 한참 동안 기억을 되짚어 보고 나서야 손학철이 누군지 떠올랐다. 당시 노래방에서 정소현을 데려왔을 때 마주쳤던 어린놈 같았는데...게다가 손영지는 또 뭐란 말인가?이게 대체 무슨 일이지?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녀석들의 막장 연애라니.“그런데 어쩌다 이렇게까지 된 거야?”김예훈은 곰곰이 생각하다가 다시 말을 꺼냈다. 오늘 손영지가 한 짓만 놓고 보면 고작 막장 연애 때문에 그랬다고 보기는 어려웠다.정소현은 이를 악물고 대답했다.“손영지가 계속 자기는 일류 가문인 손씨 가문 출신이기에 나 같은 사람은 하인이 될 자격밖에 없다고 했죠. 그런데 어디서 감히 자기 남자를 탐하냐며, 영원히 학교에 못 나오게 하겠다고 으름장 놨거든요. 학교 이사회도 손씨 가문에서 관리한다는 소문이 있고, 오늘 저한테 무릎 꿇게 하기도 했지만 조만간 퇴학시킬 계획도 짰는걸요?”그녀의 말을 듣고 있는 김예훈의 표정이 조금씩 일그러졌다.만약 여학생끼리 질투해서 이 지경까지 온 거라면 그나마 이해할 텐데, 손영지가 그 손씨 가문 사람일 줄이야!게다가 고작 사소한 일로 정소현을 퇴학시키려고 하다니?비록 김예훈의 말 한마디면 훨씬 더 좋은 학교를 찾을 수 있겠지만, 상대방이 정민아를 노리고 일부러 태클 건 게 뻔했다. 따라서 어찌 정소현이 괴롭힘을 당하는 모습을 마냥 지켜만 보고 있겠는가!이런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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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3화

담임 교사의 태도는 매우 단호했다. 비록 정소현은 전학생에 불과했지만 워낙 공부를 열심히 하는 편이라 그녀를 퇴학시키는 데 절대로 동의하지 않았다.“교장 선생님, 고작 학생들 사이에 생긴 작은 오해 때문에 훌륭한 학생 한 명을 퇴학시킨다는 건 말이 안 됩니다.”담임 교사가 말하자 손학철의 어머니가 벌떡 일어나서 씩씩거렸다.“작은 오해요? 어딜 봐서 작은 오해에요? 우리 학철이가 얼마나 똑똑한데, 얘를 키우느라 내가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아요? 손영지 양이 우리 아들을 좋아했다는 자체만으로도 영광이 따로 없죠. 물론 집안 경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두 사람이 사귄다고 해도 우린 반대할 의향이 전혀 없어요. 그런데 정소현 그 천한 년이 감히 우리 집 재력에 눈독 들이고 일획천금의 기회만 호시탐탐 노리고 있잖아요. 그래서 두 사람 사이를 망치려고 일부러 끼어든 게 분명해요. 이런 악질인 학생은 바로 퇴학시켜야 마땅하다고 봅니다.”이는 누가 봐도 억지였다.학생들 사이에서 생긴 사소한 일 때문에 이 지경까지 판을 끼우는 건 막무가내로 밀어붙여 행패 부리는 것과 다름없었다.손학철의 아버지는 배불뚝이 중년 남성인데, 이내 헛기침을 하고는 말을 이어갔다.“고작 아이들끼리 다퉈서 작은 갈등이나 모순이 생겼다고 교장 선생님까지 찾아오지는 않겠죠. 하지만 정소현은 해도 해도 너무했어요. 우리 학철이한테 대체 무슨 짓을 했는지 선물을 사주겠다고 집에서 무려 몇천만 원을 훔쳤다니까요? 선생님들, 이건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닙니다. 우리 학철은 어려서부터 가정 교육을 잘 받았기에 옆에서 부추기는 나쁜 학생만 없었더라면 이런 짓은 상상도 하지 못할 거예요. 따라서 정소현을 퇴학시키는 게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시킨다고 하잖아요?”손학철의 아버지는 마치 학교를 위해서 그런다는 듯 의미심장하게 말했다.물론 그는 자기 와이프와 마찬가지로 결국은 정소현을 퇴학시키려는 목적이다.이렇게 해야만 아들이 권세 있는 집안에 빌붙을 테니까! 즉, 손영지와 사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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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4화

손학철 어머니의 말에 이예운은 분노에 치를 떨었다.요염한 눈망울과 글래머한 몸매, 그리고 성격까지 호탕한 덕분에 그녀에 대한 온갖 유언비어가 떠돌아다니고 있었다.다만 지금까지 굳건히 순결을 지킨 이예운은 이 나이 되도록 연애 한 번 못 해 봤는데, 어찌 다른 남자의 스폰을 받을 수 있겠는가?이내 이예운이 버럭 하며 외쳤다.“어머님, 최소한 예의는 지켜주셔야죠. 어쩜 입만 열면 헛소리하는지, 증거 있어요? 계속 이러시면 명예훼손으로 확 고소해버릴 거예요.”“고소요? 어디 한 번 해보시던가!”손학철의 어머니가 막무가내로 말했다.“당신이 깨끗한 사람이라면 굳이 정소현 그 천한 년을 감싸줄 필요가 있겠어요? 당신처럼 더러운 선생님이 가르쳤기에 저런 학생이 나오는 게 아닐까요? 감히 날 고소한다고? 정말 뻔뻔스럽군요.”이예운은 화가 나서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사실 그녀는 무슨 상황인지 대충 알고 있었다.고작 학생들의 질투심 때문에 일어난 해프닝이라 별일 아니지만, 손학철의 어머니는 정소현이 천한 년이라고 딱 잡아떼면서 자신까지 모욕했다.“그만!”이때 교장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이 선생, 이미 결정을 내린 일이니까 그만하시죠?”이에 이예운은 안타까운 기색이 역력했다.비록 정소현을 돕고 싶지만 어디까지나 교사일 뿐인 지라 능력치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더욱이 지금은 내 코가 석 자라 제 몸 하나 건사하기 힘들었다.“저 요사스러운 눈매 좀 봐요, 왜 굳이 선생이 되려고 하는지 모르겠네? 애인 노릇이나 조용히 하지, 수치도 모르고 선생이 되었으면 월급이나 따박따박 받으면 얼마나 좋아요? 괜히 쓸데없이 참견하고 말이에요. 그럴 능력은 있어요? 내가 여기 이사회에 잘 아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는 줄 알아요? 내 말 한마디면 당신을 자르는 건 일도 아니라고.”손학철의 어머니는 의기양양한 얼굴로 말했다.이예운이 예쁘게 생겼다는 생각에 괜히 질투가 나서 그녀는 심기가 불편한 상황이었다.드디어 이예운의 코를 납작하게 할 구실을 찾았으니 당연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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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5화

“교장 선생님은 어느 분이죠?”김예훈은 손학철의 어머니를 무시하고 물었다. 이런 막돼먹은 아줌마는 한 두 번 상대한 게 아닌지라 안중에도 없었다.“접니다. 그쪽은 누구시죠? 우리 학교 회의실에 누가 마음대로 들어오라고 했죠?”교장이 일어나서 못마땅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바라보았다.“정소현을 퇴학시키기 전에 무슨 이유 때문인지 제대로 조사해봤습니까?”김예훈이 싸늘한 말투로 물었다.“이건 학교 내부에서 결정한 일이죠. 당신이랑 무슨 상관인데요?”교장이 경멸하는 표정으로 말했다. 어디서 불쑥 튀어나온 어린놈이 감히 따지려 든다는 말인가? 장난하나?“소현을 퇴학시킨다는 데 가족으로서 당연히 상관있지 않겠어요? 감히 내 앞에서 우리 소현이를 모욕하는 사람은 대가를 치르게 될 겁니다.”김예훈의 얼굴이 싸늘하게 식어갔다. 고작 학교 교장 따위가 어디서 거만하게 날뛴단 말인가?“이 자식이!”이때 손학철의 아버지가 벌떡 일어섰다.그는 경멸이 가득 담긴 시선으로 김예훈을 바라보며 말했다.“이 천한 년의 가족이라면 얼른 데리고 꺼져! 너한테 이 사건을 처리할 능력이 있다고 생각해? 꺼지라고 할 때 꺼져. 이따가 사람 불러서 쫓아내면 더 망신당하지 않겠어?”김예훈은 고개를 돌려 손학철의 아버지를 바라보았다.“소현을 퇴학시키라고 우긴 사람이 당신인가?”“그래!”손학철의 아버지가 냉소를 지었다.“나이도 어린 년이 고작 돈 때문에 우리 아들을 꼬드겼잖아. 결국 학철이가 집에서 무려 몇천만 원이나 되는 공금을 몰래 훔쳐서 저년한테 명품을 선물해줬다고. 마침 잘 왔네, 똑똑히 들어! 오늘 1억을 배상해주지 않은 이상 한 걸음도 움직일 생각하지 마.”김예훈이 피식 웃었다.“가정 교육을 잘못한 게 우리 소현이랑 무슨 상관인데? 그쪽 아들이 돈을 훔쳐서 몹쓸 짓을 하든 말든 우리 알 바는 아니잖아? 도대체 무슨 일인지 똑똑히 설명하는 게 좋을 거야. 아니면 고작 1억만 손실 보는 게 아니라고 장담하지.”손학철의 아버지가 비아냥거렸다.“설명이라고? 무슨 설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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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6화

교장은 김예훈이 누군지 당연히 몰랐다.하지만 그도 알고 있었다. 손학철은 학교에 많은 돈을 기부했을 뿐만 아니라 학교의 이사장하고도 돈독한 사이라는 것을 말이다.더욱이 이사장은 손 씨 가문 사람인지라 이번 일에 대한 처분이 어떻게 이루어질지에 대해서는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하지만 교장은 냉소를 띌 뿐이었다.“당신이 어떤 사람이든 간에 오늘 결과에는 변함이 없을 거예요.”“정소현이 잘린 것 때문에 이렇게 학교까지 찾아온 모양인데 이번 일에 대한 책임은 끝까지 무를 거예요.”“당신과 손학철 학생이랑 어떤 일이 있던 그건 둘이 알아서 해결해 주세요.”김예훈은 살기가 어린 눈빛으로 다른 사람들의 얼굴을 쳐다보았다.“다들 이 의견에 동의하시는 거예요?”“설마 이렇게 막무가내로 우리 회의실에 쳐들어온다고 하여 우리 결정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혹시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 모른다면 밖에 나가서 먼저 우리 신분부터 알아봐. 네가 어떤 사람이든 오늘 일에 대한 결과는 바뀌지 않을 테니까.”“지금이라도 공손하게 사과하고 나가세요. 아니면 성남시에서 너희가 공부할 수 있는 데는 없을 테니까.”여기에 앉아 있는 몇 명의 이사장들은 김예훈을 아예 신경 쓰고 있는 것 같지 않았다.그들 눈에는 반항기 가득한 재벌 2세에 지나지 않았으니까 말이다.재벌 2세라고 하여도 그들 눈에는 하찮기 마련이었으니까.그들은 자신들이 실세이고 권력이라고 믿고 있었다.하지만 정소현은 지금, 이 순간 덜컥 겁이 나고 말았다.그녀는 아직 학생이고 아무리 자신의 형부가 대단한 사람인 걸 안다고 하더라도 그의 힘이 교육계까지 미칠지는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그녀는 이러다가 자신이 정말로 공부할데가 없을까 두려워 나기 시작하였다.“형부, 됐어요. 그만 나가요.”정소현이 낮은 소리로 말하였다.“차라리 어린애가 뭘 좀 더 아네. 빨리 데리고 나가. 지금 내가 기분이 좋으니까, 벌금은 안 받을게!”“하지만 고분고분 물러나지 않는다면 나도 벌금에서 끝나진 않을 거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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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7화

김예훈이 전화를 끊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학교 입구에서는 작은 소동이 일어났다.“오늘 이게 다 무슨 일이에요? 이사장님들까지 왜 오신 거예요? 무슨 큰일이라도 난 건 아니에요?”“설마 정소현 때문에 그러는 건 아니겠죠?”“설마요? 정소현이 무슨 재주로 이사장님들까지 부르겠어요?”하지만 이사장이 문제가 아니었다. 학교 입구에 선 아우디가 사람들의 시선을 더 끌었다.“이분은... 성남시 교육청의 천일강, 교육청의 이인자가 왜 여기에!”“헐, 일인자 주현강도 와 있어?”“이게 다 무슨 일이야? 성남시 교육청 1,2인 자가 다 등장하다니 이게 다 어떻게 된 일이야?”“그리고 이사장들도 다 긴장한 얼굴인 거 안 보여? 도대체 뭔 일이야?”그 시각 학교 입구에서는 놀라움을 금치 못하였고 모두가 하나같이 의아하기만 하였다.성남 고등학교는 돈 있는 집안 자제들만 다니는 귀족 학교로도 유명하다.거기에 손씨 가문의 투자로 성남 고등학교는 온 성남시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학교로 알려져 있다.돈과 권력을 가진 자제들이 여기 성남 고등학교에 얼마나 많이 다니는지 교장과 이사장들의 친분 또한 모두 그런 사람들뿐이었다. 그러니까 그들의 콧대가 하늘을 찌를수 밖에 없었다.하지만 교육청의 1,2인 자가 동시에 출현하는 건 너무도 드문 일인 건 사실이었다.더욱이 그 두 사람 표정 또한 진중하여 마치 무슨 큰일이 난 것만 같았다.같은 시각 회의실에서는 벌써 십 분째 기다리고만 있었다.손학철의 아버지는 벌써 귀찮은 듯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이것 봐, 젊은이 자네 배경이 누군지 몰라도 빨리 오라고 전해, 안 그러면 갈거니까!”“이러지 말고 빨리 정소현 데리고 가. 더 이상 꼴사나운 꼴 보이지 말고.”교장의 이런 제안은 절대 김예훈을 생각해서 한 말이 아니었다. 단지 그가 누굴 불러올지 안 봐도 뻔할 거 같아서 한 말이었다.그때 이예운이 김예훈에게 다가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저기요, 이러면 어떨까요? 먼저 돌아가시면 제가 어떻게 해서든 정소현이 학교에서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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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8화

그 사람은 바로 손혁구였다. 손씨 가문의 실세, 성남 고등학교 이사장이며 교육청의 최고의 권력자가 바로 그였다.눈앞의 인물을 본 손학철의 아버지는 그 자리에서 꼼작도 할 수 없었다.설마 이 눈앞의 사내의 뒤를 봐주고 있는 게 손혁구란 말인가?만약 그렇다면 일이 잘못 되어가고 있어도 크게 잘못 되어 가고 있는 게 분명했다.교장과 몇 명의 이사장들도 순식간에 자세를 고쳐잡았고 얼굴에는 난감한 기색이 역력하였다.교장이 머쓱하게 웃었다.“이게 다 무슨 일이에요...”하지만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어서 뒤로 두 사람이 더 들어왔고 그들의 등장은 교장의 입을 막을 만하였다.성남 교육청의 일인자 주현강!성남 교육청의 이인자 천일강!사실 손혁구는 자신들의 편이라고만 생각하여 그렇게 걱정은 하지 않고 있었다.하지만 교육청의 일인자와 이인자의 출현은 웬만한 인맥으로는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두 분께서 여기까지 어쩐 일로...”교장은 뛰는 가슴을 진정시키고는 입을 벌렸다.하지만 주현강은 가볍게 그를 무시하고는 회의실 안을 둘러보았다. 그러고는 공손한 표정을 하고서는 김예훈의 옆으로 다가갔다.“혹시 김예훈 씨인가요?”“네.”김예훈이 담담하게 대답하였다.그 말을 들은 주현강은 더욱 공손한 태도를 보였다.“김예훈 씨, 걱정하지 마세요. 방금 양정국 씨한테서 연락받았어요. 무슨 일이 있던 저희가 공정하게 처리할 거예요!”주현강의 입에서 성남시의 일인자 양정국의 이름이 나올 줄이야.김예훈이 방금 전화를 건 사람도 양정국이었다. 자신이 지금 성남 고등학교에서 트러블이 생겼으니 사람을 보내달라고 말이다.그렇다고 바로 이렇게 교육청의 일인자와 이인자를 보내올 줄은 몰랐다.이때, 천일강도 입을 열었다.“김예훈 씨, 우리 성남시 교육청 아래서 발생한 일에 대해서는 그 누구든 막론하고 질서를 어지럽히는 사람이 있으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일지라도 다시는 여기에 발을 못 딛게 저희가 책임지고 처리할 겁니다.”이 말을 들은 교장을 포함한 여러 명의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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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9화

손혁구는 차가운 눈빛을 하고 있었다.“무슨 일이 있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말해야 할 거야!”사실의 경위는 이미 듣고 온지라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가 지금 해야 할 일은 이 일을 조용히 덮어 더 이상 손씨 가문과 얽히지 않은 것이기 때문이었다.교육청의 일인자 이인자가 다 여기에 있으니 아무리 손씨 가문의 사람이 있다 하더라도 오늘 일을 처리 못 한다면 자신의 자리도 지키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네, 네 맞아요. 저희 잘못이에요!”손학철의 아버지은 바로 자리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그는 장사꾼이다. 이럴 때 어떻게 해야 제일 손해를 안 보는지 또한 가장 잘 아는 사람이다.상대방의 전화 한 통으로 교육청의 일인자 이인자를 불러올 정도의 배경에 대해 아직도 모르는 거라면 그건 너무도 어리석은 행동이기 때문이다.“정소현 학생은 우리 아들을 꼬신 적 없어요. 오히려 제 아들이 정소현 학생을 쫓아다니다 우리 아들을 멀리하자 이런 유언비어를 퍼뜨린 거예요.”“오늘도 학교에 오기 전에 제가 교장 선생님과 몇 명의 이사장님들에게 뇌물을 주면서 정소현 학생을 학교에서 내보내 달라고 부탁했어요.”손학철의 아버지가 자신들한테 일어난 일을 사실 그대로 읊었지만 손영지에 대한 일은 입 밖에 꺼낼 수 없었다.물론 눈앞에 있는 이 사내의 심기도 건드려서는 안 되지만 손씨 가문도 건드리면 안되는 집안이기 때문이다!손학철 아버지의 자백을 다 들은 교장과 몇 명의 이사장들의 얼굴빛은 순식간에 어두워졌고 그야말로 생지옥이 따로 없었다.사실이 어떻든 그들 또한 지금 이 사건의 결과가 어떨지는 뻔히 알고 있다.그리고 사실 손학철의 아버지도 그들에게 여러모로 도움을 많이 주었다. 은근히 자신의 뒤에는 손씨 가문이 있다는 걸 암시하면서 말이다. 그러니 그들이 어떻게 정소현의 입장에서 공정하게 처리할 수 있겠는가.하지만 그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정소현에게 이런 배경이 있다는걸.손혁구의 싸늘한 눈빛을 마주하자 교장이 황급히 입을 열었다.“이사장님, 죄송하게 됐습니다. 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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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0화

김예훈의 표정을 본 교장은 오늘 일이 이렇게 쉽게 끝날 것 같지 않다는 걸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주현강도 왔으니 말이다.그리고 주현강은 들어와서부터 지금까지 자리에 앉지도 못하고 있었다.“퍽!”교장의 머뭇거리는 모습을 본 천일강은 앞으로 발걸음을 옮기더니 손을 들어 그의 얼굴을 가격하고는 냉담하게 말하였다.“말이 말 같지 않아? 김예훈 씨 시간 뺏지 말라고 하는 말. 이 자리 지키고 싶지 않은가 봐.”“네, 네. 알겠습니다!”교장은 온몸에 식은땀이 흐르고 있었다. 그는 김예훈을 똑바로 바라볼 용기조차도 없었다. 그저 몸을 숙여 사과하는 것밖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이러면 어떨까요? 손학철 학생더러 정소현 학생에게 사과하게 하는 건요?”그의 말을 들은 김예훈은 냉소를 지을 뿐 상대하고 싶지도 않았다.그 말을 들은 천일강은 다시 한번 그의 뺨을 내리쳤다.“이게 당신이 생각한 해결 방법이야?”“사과? 가볍게 사과로 끝낼 생각이야?”교장은 맞아서 멍해져서인지 도무지 좋은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이때 주현강이 앞으로 한 발 나서더니 김예훈을 바라보고는 입을 열었다.“사과하는 것도 나쁜 건 아니야. 하지만 반드시 전교생들과 선생님이 보는 앞에서 사과해야 해. 그리고 이번 일로 손학철 학생도 다시는 정소현 학생을 괴롭히지 않겠지, 만약 또다시 그런다면 그땐 그대로 학교에서 내쫓을 거야!”“그리고 앞으로 정소현 학생에게 다시 한번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한다면 자네도 그 자리 지키지 못할 거야!”두 거장이 이렇게 말하자 교장은 찍소리도 못하고 있었다.손학철의 아버지도 마찬가지였다. 감히 어떻게 이 두 사람의 말을 거역할 수 있겠는가.그들이 아무리 돈이 많아 성남시의 많은 사람들을 자신들의 발밑에 두고 있다 하더라도 이번에는 너무도 큰 거장과 맞닥뜨렸다. 너무도 큰 탓에 그들이 입조차도 벙긋하지 못할 정도였으니 말이다.이 광경을 본 천일강과 주현강은 그제야 눈을 마주하고는 남모르게 땀을 닦았다.사실 그들도 김예훈의 신분에 대해서는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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