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시 / 지존 사위 / 제883화

공유

제883화

작가: 낭아감자
담임 교사의 태도는 매우 단호했다. 비록 정소현은 전학생에 불과했지만 워낙 공부를 열심히 하는 편이라 그녀를 퇴학시키는 데 절대로 동의하지 않았다.

“교장 선생님, 고작 학생들 사이에 생긴 작은 오해 때문에 훌륭한 학생 한 명을 퇴학시킨다는 건 말이 안 됩니다.”

담임 교사가 말하자 손학철의 어머니가 벌떡 일어나서 씩씩거렸다.

“작은 오해요? 어딜 봐서 작은 오해에요? 우리 학철이가 얼마나 똑똑한데, 얘를 키우느라 내가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아요? 손영지 양이 우리 아들을 좋아했다는 자체만으로도 영광이 따로 없죠. 물론 집안 경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두 사람이 사귄다고 해도 우린 반대할 의향이 전혀 없어요. 그런데 정소현 그 천한 년이 감히 우리 집 재력에 눈독 들이고 일획천금의 기회만 호시탐탐 노리고 있잖아요. 그래서 두 사람 사이를 망치려고 일부러 끼어든 게 분명해요. 이런 악질인 학생은 바로 퇴학시켜야 마땅하다고 봅니다.”

이는 누가 봐도 억지였다.

학생들 사이에서 생긴 사소한 일 때문에 이 지경까지 판을 끼우는 건 막무가내로 밀어붙여 행패 부리는 것과 다름없었다.

손학철의 아버지는 배불뚝이 중년 남성인데, 이내 헛기침을 하고는 말을 이어갔다.

“고작 아이들끼리 다퉈서 작은 갈등이나 모순이 생겼다고 교장 선생님까지 찾아오지는 않겠죠. 하지만 정소현은 해도 해도 너무했어요. 우리 학철이한테 대체 무슨 짓을 했는지 선물을 사주겠다고 집에서 무려 몇천만 원을 훔쳤다니까요? 선생님들, 이건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닙니다. 우리 학철은 어려서부터 가정 교육을 잘 받았기에 옆에서 부추기는 나쁜 학생만 없었더라면 이런 짓은 상상도 하지 못할 거예요. 따라서 정소현을 퇴학시키는 게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시킨다고 하잖아요?”

손학철의 아버지는 마치 학교를 위해서 그런다는 듯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물론 그는 자기 와이프와 마찬가지로 결국은 정소현을 퇴학시키려는 목적이다.

이렇게 해야만 아들이 권세 있는 집안에 빌붙을 테니까! 즉, 손영지와 사귀는
이 책을 계속 무료로 읽어보세요.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잠긴 챕터

관련 챕터

  • 지존 사위   제884화

    손학철 어머니의 말에 이예운은 분노에 치를 떨었다.요염한 눈망울과 글래머한 몸매, 그리고 성격까지 호탕한 덕분에 그녀에 대한 온갖 유언비어가 떠돌아다니고 있었다.다만 지금까지 굳건히 순결을 지킨 이예운은 이 나이 되도록 연애 한 번 못 해 봤는데, 어찌 다른 남자의 스폰을 받을 수 있겠는가?이내 이예운이 버럭 하며 외쳤다.“어머님, 최소한 예의는 지켜주셔야죠. 어쩜 입만 열면 헛소리하는지, 증거 있어요? 계속 이러시면 명예훼손으로 확 고소해버릴 거예요.”“고소요? 어디 한 번 해보시던가!”손학철의 어머니가 막무가내로 말했다.“당신이 깨끗한 사람이라면 굳이 정소현 그 천한 년을 감싸줄 필요가 있겠어요? 당신처럼 더러운 선생님이 가르쳤기에 저런 학생이 나오는 게 아닐까요? 감히 날 고소한다고? 정말 뻔뻔스럽군요.”이예운은 화가 나서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사실 그녀는 무슨 상황인지 대충 알고 있었다.고작 학생들의 질투심 때문에 일어난 해프닝이라 별일 아니지만, 손학철의 어머니는 정소현이 천한 년이라고 딱 잡아떼면서 자신까지 모욕했다.“그만!”이때 교장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이 선생, 이미 결정을 내린 일이니까 그만하시죠?”이에 이예운은 안타까운 기색이 역력했다.비록 정소현을 돕고 싶지만 어디까지나 교사일 뿐인 지라 능력치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더욱이 지금은 내 코가 석 자라 제 몸 하나 건사하기 힘들었다.“저 요사스러운 눈매 좀 봐요, 왜 굳이 선생이 되려고 하는지 모르겠네? 애인 노릇이나 조용히 하지, 수치도 모르고 선생이 되었으면 월급이나 따박따박 받으면 얼마나 좋아요? 괜히 쓸데없이 참견하고 말이에요. 그럴 능력은 있어요? 내가 여기 이사회에 잘 아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는 줄 알아요? 내 말 한마디면 당신을 자르는 건 일도 아니라고.”손학철의 어머니는 의기양양한 얼굴로 말했다.이예운이 예쁘게 생겼다는 생각에 괜히 질투가 나서 그녀는 심기가 불편한 상황이었다.드디어 이예운의 코를 납작하게 할 구실을 찾았으니 당연히

  • 지존 사위   제885화

    “교장 선생님은 어느 분이죠?”김예훈은 손학철의 어머니를 무시하고 물었다. 이런 막돼먹은 아줌마는 한 두 번 상대한 게 아닌지라 안중에도 없었다.“접니다. 그쪽은 누구시죠? 우리 학교 회의실에 누가 마음대로 들어오라고 했죠?”교장이 일어나서 못마땅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바라보았다.“정소현을 퇴학시키기 전에 무슨 이유 때문인지 제대로 조사해봤습니까?”김예훈이 싸늘한 말투로 물었다.“이건 학교 내부에서 결정한 일이죠. 당신이랑 무슨 상관인데요?”교장이 경멸하는 표정으로 말했다. 어디서 불쑥 튀어나온 어린놈이 감히 따지려 든다는 말인가? 장난하나?“소현을 퇴학시킨다는 데 가족으로서 당연히 상관있지 않겠어요? 감히 내 앞에서 우리 소현이를 모욕하는 사람은 대가를 치르게 될 겁니다.”김예훈의 얼굴이 싸늘하게 식어갔다. 고작 학교 교장 따위가 어디서 거만하게 날뛴단 말인가?“이 자식이!”이때 손학철의 아버지가 벌떡 일어섰다.그는 경멸이 가득 담긴 시선으로 김예훈을 바라보며 말했다.“이 천한 년의 가족이라면 얼른 데리고 꺼져! 너한테 이 사건을 처리할 능력이 있다고 생각해? 꺼지라고 할 때 꺼져. 이따가 사람 불러서 쫓아내면 더 망신당하지 않겠어?”김예훈은 고개를 돌려 손학철의 아버지를 바라보았다.“소현을 퇴학시키라고 우긴 사람이 당신인가?”“그래!”손학철의 아버지가 냉소를 지었다.“나이도 어린 년이 고작 돈 때문에 우리 아들을 꼬드겼잖아. 결국 학철이가 집에서 무려 몇천만 원이나 되는 공금을 몰래 훔쳐서 저년한테 명품을 선물해줬다고. 마침 잘 왔네, 똑똑히 들어! 오늘 1억을 배상해주지 않은 이상 한 걸음도 움직일 생각하지 마.”김예훈이 피식 웃었다.“가정 교육을 잘못한 게 우리 소현이랑 무슨 상관인데? 그쪽 아들이 돈을 훔쳐서 몹쓸 짓을 하든 말든 우리 알 바는 아니잖아? 도대체 무슨 일인지 똑똑히 설명하는 게 좋을 거야. 아니면 고작 1억만 손실 보는 게 아니라고 장담하지.”손학철의 아버지가 비아냥거렸다.“설명이라고? 무슨 설명을

  • 지존 사위   제886화

    교장은 김예훈이 누군지 당연히 몰랐다.하지만 그도 알고 있었다. 손학철은 학교에 많은 돈을 기부했을 뿐만 아니라 학교의 이사장하고도 돈독한 사이라는 것을 말이다.더욱이 이사장은 손 씨 가문 사람인지라 이번 일에 대한 처분이 어떻게 이루어질지에 대해서는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하지만 교장은 냉소를 띌 뿐이었다.“당신이 어떤 사람이든 간에 오늘 결과에는 변함이 없을 거예요.”“정소현이 잘린 것 때문에 이렇게 학교까지 찾아온 모양인데 이번 일에 대한 책임은 끝까지 무를 거예요.”“당신과 손학철 학생이랑 어떤 일이 있던 그건 둘이 알아서 해결해 주세요.”김예훈은 살기가 어린 눈빛으로 다른 사람들의 얼굴을 쳐다보았다.“다들 이 의견에 동의하시는 거예요?”“설마 이렇게 막무가내로 우리 회의실에 쳐들어온다고 하여 우리 결정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혹시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 모른다면 밖에 나가서 먼저 우리 신분부터 알아봐. 네가 어떤 사람이든 오늘 일에 대한 결과는 바뀌지 않을 테니까.”“지금이라도 공손하게 사과하고 나가세요. 아니면 성남시에서 너희가 공부할 수 있는 데는 없을 테니까.”여기에 앉아 있는 몇 명의 이사장들은 김예훈을 아예 신경 쓰고 있는 것 같지 않았다.그들 눈에는 반항기 가득한 재벌 2세에 지나지 않았으니까 말이다.재벌 2세라고 하여도 그들 눈에는 하찮기 마련이었으니까.그들은 자신들이 실세이고 권력이라고 믿고 있었다.하지만 정소현은 지금, 이 순간 덜컥 겁이 나고 말았다.그녀는 아직 학생이고 아무리 자신의 형부가 대단한 사람인 걸 안다고 하더라도 그의 힘이 교육계까지 미칠지는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그녀는 이러다가 자신이 정말로 공부할데가 없을까 두려워 나기 시작하였다.“형부, 됐어요. 그만 나가요.”정소현이 낮은 소리로 말하였다.“차라리 어린애가 뭘 좀 더 아네. 빨리 데리고 나가. 지금 내가 기분이 좋으니까, 벌금은 안 받을게!”“하지만 고분고분 물러나지 않는다면 나도 벌금에서 끝나진 않을 거야!”“다

  • 지존 사위   제887화

    김예훈이 전화를 끊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학교 입구에서는 작은 소동이 일어났다.“오늘 이게 다 무슨 일이에요? 이사장님들까지 왜 오신 거예요? 무슨 큰일이라도 난 건 아니에요?”“설마 정소현 때문에 그러는 건 아니겠죠?”“설마요? 정소현이 무슨 재주로 이사장님들까지 부르겠어요?”하지만 이사장이 문제가 아니었다. 학교 입구에 선 아우디가 사람들의 시선을 더 끌었다.“이분은... 성남시 교육청의 천일강, 교육청의 이인자가 왜 여기에!”“헐, 일인자 주현강도 와 있어?”“이게 다 무슨 일이야? 성남시 교육청 1,2인 자가 다 등장하다니 이게 다 어떻게 된 일이야?”“그리고 이사장들도 다 긴장한 얼굴인 거 안 보여? 도대체 뭔 일이야?”그 시각 학교 입구에서는 놀라움을 금치 못하였고 모두가 하나같이 의아하기만 하였다.성남 고등학교는 돈 있는 집안 자제들만 다니는 귀족 학교로도 유명하다.거기에 손씨 가문의 투자로 성남 고등학교는 온 성남시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학교로 알려져 있다.돈과 권력을 가진 자제들이 여기 성남 고등학교에 얼마나 많이 다니는지 교장과 이사장들의 친분 또한 모두 그런 사람들뿐이었다. 그러니까 그들의 콧대가 하늘을 찌를수 밖에 없었다.하지만 교육청의 1,2인 자가 동시에 출현하는 건 너무도 드문 일인 건 사실이었다.더욱이 그 두 사람 표정 또한 진중하여 마치 무슨 큰일이 난 것만 같았다.같은 시각 회의실에서는 벌써 십 분째 기다리고만 있었다.손학철의 아버지는 벌써 귀찮은 듯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이것 봐, 젊은이 자네 배경이 누군지 몰라도 빨리 오라고 전해, 안 그러면 갈거니까!”“이러지 말고 빨리 정소현 데리고 가. 더 이상 꼴사나운 꼴 보이지 말고.”교장의 이런 제안은 절대 김예훈을 생각해서 한 말이 아니었다. 단지 그가 누굴 불러올지 안 봐도 뻔할 거 같아서 한 말이었다.그때 이예운이 김예훈에게 다가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저기요, 이러면 어떨까요? 먼저 돌아가시면 제가 어떻게 해서든 정소현이 학교에서 나

  • 지존 사위   제888화

    그 사람은 바로 손혁구였다. 손씨 가문의 실세, 성남 고등학교 이사장이며 교육청의 최고의 권력자가 바로 그였다.눈앞의 인물을 본 손학철의 아버지는 그 자리에서 꼼작도 할 수 없었다.설마 이 눈앞의 사내의 뒤를 봐주고 있는 게 손혁구란 말인가?만약 그렇다면 일이 잘못 되어가고 있어도 크게 잘못 되어 가고 있는 게 분명했다.교장과 몇 명의 이사장들도 순식간에 자세를 고쳐잡았고 얼굴에는 난감한 기색이 역력하였다.교장이 머쓱하게 웃었다.“이게 다 무슨 일이에요...”하지만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어서 뒤로 두 사람이 더 들어왔고 그들의 등장은 교장의 입을 막을 만하였다.성남 교육청의 일인자 주현강!성남 교육청의 이인자 천일강!사실 손혁구는 자신들의 편이라고만 생각하여 그렇게 걱정은 하지 않고 있었다.하지만 교육청의 일인자와 이인자의 출현은 웬만한 인맥으로는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두 분께서 여기까지 어쩐 일로...”교장은 뛰는 가슴을 진정시키고는 입을 벌렸다.하지만 주현강은 가볍게 그를 무시하고는 회의실 안을 둘러보았다. 그러고는 공손한 표정을 하고서는 김예훈의 옆으로 다가갔다.“혹시 김예훈 씨인가요?”“네.”김예훈이 담담하게 대답하였다.그 말을 들은 주현강은 더욱 공손한 태도를 보였다.“김예훈 씨, 걱정하지 마세요. 방금 양정국 씨한테서 연락받았어요. 무슨 일이 있던 저희가 공정하게 처리할 거예요!”주현강의 입에서 성남시의 일인자 양정국의 이름이 나올 줄이야.김예훈이 방금 전화를 건 사람도 양정국이었다. 자신이 지금 성남 고등학교에서 트러블이 생겼으니 사람을 보내달라고 말이다.그렇다고 바로 이렇게 교육청의 일인자와 이인자를 보내올 줄은 몰랐다.이때, 천일강도 입을 열었다.“김예훈 씨, 우리 성남시 교육청 아래서 발생한 일에 대해서는 그 누구든 막론하고 질서를 어지럽히는 사람이 있으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일지라도 다시는 여기에 발을 못 딛게 저희가 책임지고 처리할 겁니다.”이 말을 들은 교장을 포함한 여러 명의 이사

  • 지존 사위   제889화

    손혁구는 차가운 눈빛을 하고 있었다.“무슨 일이 있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말해야 할 거야!”사실의 경위는 이미 듣고 온지라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가 지금 해야 할 일은 이 일을 조용히 덮어 더 이상 손씨 가문과 얽히지 않은 것이기 때문이었다.교육청의 일인자 이인자가 다 여기에 있으니 아무리 손씨 가문의 사람이 있다 하더라도 오늘 일을 처리 못 한다면 자신의 자리도 지키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네, 네 맞아요. 저희 잘못이에요!”손학철의 아버지은 바로 자리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그는 장사꾼이다. 이럴 때 어떻게 해야 제일 손해를 안 보는지 또한 가장 잘 아는 사람이다.상대방의 전화 한 통으로 교육청의 일인자 이인자를 불러올 정도의 배경에 대해 아직도 모르는 거라면 그건 너무도 어리석은 행동이기 때문이다.“정소현 학생은 우리 아들을 꼬신 적 없어요. 오히려 제 아들이 정소현 학생을 쫓아다니다 우리 아들을 멀리하자 이런 유언비어를 퍼뜨린 거예요.”“오늘도 학교에 오기 전에 제가 교장 선생님과 몇 명의 이사장님들에게 뇌물을 주면서 정소현 학생을 학교에서 내보내 달라고 부탁했어요.”손학철의 아버지가 자신들한테 일어난 일을 사실 그대로 읊었지만 손영지에 대한 일은 입 밖에 꺼낼 수 없었다.물론 눈앞에 있는 이 사내의 심기도 건드려서는 안 되지만 손씨 가문도 건드리면 안되는 집안이기 때문이다!손학철 아버지의 자백을 다 들은 교장과 몇 명의 이사장들의 얼굴빛은 순식간에 어두워졌고 그야말로 생지옥이 따로 없었다.사실이 어떻든 그들 또한 지금 이 사건의 결과가 어떨지는 뻔히 알고 있다.그리고 사실 손학철의 아버지도 그들에게 여러모로 도움을 많이 주었다. 은근히 자신의 뒤에는 손씨 가문이 있다는 걸 암시하면서 말이다. 그러니 그들이 어떻게 정소현의 입장에서 공정하게 처리할 수 있겠는가.하지만 그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정소현에게 이런 배경이 있다는걸.손혁구의 싸늘한 눈빛을 마주하자 교장이 황급히 입을 열었다.“이사장님, 죄송하게 됐습니다. 저희

  • 지존 사위   제890화

    김예훈의 표정을 본 교장은 오늘 일이 이렇게 쉽게 끝날 것 같지 않다는 걸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주현강도 왔으니 말이다.그리고 주현강은 들어와서부터 지금까지 자리에 앉지도 못하고 있었다.“퍽!”교장의 머뭇거리는 모습을 본 천일강은 앞으로 발걸음을 옮기더니 손을 들어 그의 얼굴을 가격하고는 냉담하게 말하였다.“말이 말 같지 않아? 김예훈 씨 시간 뺏지 말라고 하는 말. 이 자리 지키고 싶지 않은가 봐.”“네, 네. 알겠습니다!”교장은 온몸에 식은땀이 흐르고 있었다. 그는 김예훈을 똑바로 바라볼 용기조차도 없었다. 그저 몸을 숙여 사과하는 것밖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이러면 어떨까요? 손학철 학생더러 정소현 학생에게 사과하게 하는 건요?”그의 말을 들은 김예훈은 냉소를 지을 뿐 상대하고 싶지도 않았다.그 말을 들은 천일강은 다시 한번 그의 뺨을 내리쳤다.“이게 당신이 생각한 해결 방법이야?”“사과? 가볍게 사과로 끝낼 생각이야?”교장은 맞아서 멍해져서인지 도무지 좋은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이때 주현강이 앞으로 한 발 나서더니 김예훈을 바라보고는 입을 열었다.“사과하는 것도 나쁜 건 아니야. 하지만 반드시 전교생들과 선생님이 보는 앞에서 사과해야 해. 그리고 이번 일로 손학철 학생도 다시는 정소현 학생을 괴롭히지 않겠지, 만약 또다시 그런다면 그땐 그대로 학교에서 내쫓을 거야!”“그리고 앞으로 정소현 학생에게 다시 한번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한다면 자네도 그 자리 지키지 못할 거야!”두 거장이 이렇게 말하자 교장은 찍소리도 못하고 있었다.손학철의 아버지도 마찬가지였다. 감히 어떻게 이 두 사람의 말을 거역할 수 있겠는가.그들이 아무리 돈이 많아 성남시의 많은 사람들을 자신들의 발밑에 두고 있다 하더라도 이번에는 너무도 큰 거장과 맞닥뜨렸다. 너무도 큰 탓에 그들이 입조차도 벙긋하지 못할 정도였으니 말이다.이 광경을 본 천일강과 주현강은 그제야 눈을 마주하고는 남모르게 땀을 닦았다.사실 그들도 김예훈의 신분에 대해서는 아

  • 지존 사위   제891화

    강당에 모인 이들은 학생 선생 너나 할 것 없이 토론하기에 바빴다.“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설마 정소현을 내보낸다고 발표하는 거 아니야? 우리 학교 이미지 실추시켰잖아!”“그리고 우리 학교까지 차 운전해서 들어 온 그 형부도 분명히 걔가 부른 걸 거야.”“이쁘게 생겼다고 하던데. 설마 이런 천박한 애일 줄은 몰랐어!”손영지 일당은 제일 먼저 와서 제일 앞줄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그들은 정소현의 처참한 모습을 보고 싶었다.손영지는 또한 제일 먼저 자신에게 새 핸드폰을 보내게 하여 지금 이 순간을 기록하여 집에 돌아가 천천히 감상할 작정이었다.“정소현 이 더러운 계집애, 설마 자기가 뭐 돈줄이라도 찾았다고 지금 이러는 건데. 우리 성남 고등학교에서는 손씨 가문이 아니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모르나 봐.”“우리가 손 쓰기 시작하면 쟤도 끝이야!”“방금 저 멍청이 너무 나대지 않았어? 아니 영지 핸드폰도 집어서 던지고. 그러더니 어디서 웬 똥차가 나타나서는. 지금쯤이면 우리 학교가 얼마나 대단한지 알겠지?”“이런 일에는 이사장님만 오시면 될 걸 왜 교육청에서까지 오셨대?”“오는 것도 나쁘지 않아. 이렇게 돈이면 다 해결되는 줄 아는 사람들에게 우리같이 권력까지 있는 사람들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니까!”“나도 지금 저 사람이 무슨 생각하는지 너무 궁금해!”“정소현을 위해서 이렇게까지 한다니 어이없어!”이때 정소현과 김예훈이 교탁 앞으로 걸어 나왔다.손영지를 지지하는 일당들은 그들을 향해 비웃기 시작하였다.“정소현, 넌 정말 우리 성남 고등학교 위세를 떨어뜨렸어. 빨리 꺼져!”손영지가 비릿하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그녀를 지지하는 옆의 사람들도 정소현을 향해 욕을 퍼부었다.손영지의 대단한 신분 덕분에 그녀는 학교에서도 공주 대접을 받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손영지가 정소현을 향해 욕하자 다른 이들도 하나같이 그녀를 따라 정소현을 비난하였다. 정소현을 향해 모욕하는 사람들은 물론 그녀를 돼지우리에 가둬 놓아야 한다면서 인격 모독까지 서

최신 챕터

  • 지존 사위   제2759화

    양상철이 덤덤하게 말했다.“일본인이 말 잘하는 걸로 유명하던데 오늘 그걸 직접 경험할 줄이야. 대한민국 무신이 나한테 이런 말을 했으면 분명 믿었을 거야. 그런데 입만 번지르르하고 배신에 익숙한 일본인이 한 말을 어떻게 믿으라고. 내가 곧 죽을 나이가 된 건 맞지만 알건 다 알아. 남양국과 대한민국 간의 분쟁은 통제 가능한 범위 내에 있어. 그런데 만약 언젠가 일본이 목적을 달성하는 날이 다가온다면 우리 남양국도 좋은 날이 없을 건 확실해. 공과 사를 불문하고 내가 너의 반대편에 서 있는 것이 당연하지 않을까?”설득에 실패한 아마미네 토시로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그러면 끝까지 해보자는 거야? 얼마든지 덤벼. 지옥으로 보내줄 거니까.”아마미네 토시로는 표정이 심각해지더니 속으로는 김예훈을 죽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진주·밀양에 온 지 얼마나 되었다고? 어떻게 이 짧은 시간에 이렇게 많은 세력을 자기편으로 만들 수 있는 거지? 김예훈을 죽이지 않았다간 앞으로 일본인이 진주·밀양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할 거야.”“불가능할 텐데? 지금은 물론 전성기 시절에도 나를 죽이지 못했을 거야. 나를 죽이려면 아마 야마자키파 전 수장인 야마모토 타케시를 모셔 와야 할 거야.”양상철은 태연하기만 했다.“넌 아직 그럴만한 자격이 없어.”아마미네 토시로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그분은 더 이상 속세의 일에 관여하지 않기로 했어. 너 같은 잡것들이 어르신을 방해하지 않게 내가 노력할 수밖에.”아마미네 토시로는 또 알약을 하나 삼켰다.알약을 삼키자마자 그는 근육이 수축하면서 눈동자가 새빨개지기 시작했다.다음 순간 양상철을 향해 비수를 날렸다.양상철은 넓은 소매를 휘둘러 비수를 한쪽으로 내팽개쳤다.펑.거대한 굉음이 울려 퍼지면서 숲속에 불꽃이 튀겼다.이 모습에 양상철은 속으로 일본인이 정말 뻔뻔하다고 욕했다.‘한 시대의 무신이자 검신이 정정당당한 방법을 사용하지 않고 옆길로 샐 궁리만 한다니. 정말 염치가 없네.’공격을 피한 양상철은 앞으로 나

  • 지존 사위   제2758화

    오륜 사찰 금지구역.아마미네 토시로는 복부 상처를 감싸 쥔 채 얼굴이 일그러져있었다.그는 곧 알약 하나를 삼키고는 절벽 끝에 엎드려 망원경으로 아래쪽 상황을 지켜보았다.잠시 후 그는 얼굴이 약간 창백해지더니 한숨을 내쉬며 중얼거렸다.“혜선 스님이 아직 저 자식을 죽이지 않았다니. 역시 여자 등이나 처먹는 기생오라비가 맞았어. 여자들마다 아까워서 죽이지 못하잖아.”아마미네 토시로는 조심스럽게 일어나 이곳에 남긴 흔적을 없애고는 이곳을 떠나려고 했다.그런데 일어서는 순간 뒤에서 바스락 소리가 들려왔다.아마미네 토시로는 무언가를 짐작한 듯 재빨리 거즈로 상처를 감싸고는 검을 쥐고 심각한 표정으로 뒤쪽을 바라보았다.1분 1초가 흘러가면서 주변 공기는 점점 무겁게 가라앉았다.이 순간은 1분이 마치 1년처럼 느껴졌다.잠시 후, 마침내 숲속에서 어떤 노인이 뒷짐을 쥐고 서서히 걸어 나왔다.그는 어마어마한 기세를 뿜어내면서 살기 가득한 눈빛으로 아마미네 토시로를 쳐다보았다.아마미네 토시로는 맞은편에 있는 노인을 보더니 피식 웃었다.“남양 무신 양상철?”양상철이 덤덤하게 말했다.“나를 알아봤으면 너의 아들보고 너한테 전하라고 한 말도 들었을 텐데. 지금 보니 내 말을 귓등으로 흘린 모양이군. 왜. 10년 동안 너무 조용하게 지냈더니 나를 잊은 거야?”남양 무신 양상철을 알고 있는 아마미네 토시로는 눈가를 파르르 떨었다.남양국이 이렇게 오랜 세월 동안 섬라국과 화국에 의해 멸망하지 않은 것도, 심지어 동해 해역에서 꽤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것도 양상철 덕분이라고 할 수 있었다.전해지기로는 대한민국 출신인 그의 조상님이 남양국으로 이주한 뒤 혼자 힘으로 이 나라를 일궈냈다고 했다.남양 무신은 남양인들의 존경을 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남양국을 쥐락펴락할만한 실력을 갖추고 있기도 했다.간단히 말해서 남양국에는 무신이 한 명뿐이지만 단 한 명으로 모든 적을 물리칠 수 있었다.적어도 아마미네 토시로는 지금 상태로는 절대 그의 상대가 될 수 없다는

  • 지존 사위   제2757화

    “총사령관님은 젊고 멋있는 분이야. 포스까지 장난 아니라고. 그분은 우리 대한민국 국방부의 살아있는 전설이라고. 무슨 염치로 자기가 총사령관이라고 하는 거야? ‘총사령관’이라는 이름을 더럽혔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혜선 스님은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았다.“이 이유만으로도 난 네가 너무 싫어졌어. 오륜 사찰에 사람을 함부로 죽여서는 안 되는 규칙만 없었더라면 넌 오늘 살아서 나가지도 못했을 거야.”김예훈이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내가 한 말은 다 사실인데 믿든 말든 마음대로 해.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그런 말을 하다니. 정말 쓸모없는 인간이네.”혜선 스님은 김예훈이 우상인 총사령관의 이름을 더럽혔다는 생각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그녀는 뒤로 한 걸음 물러서며 말했다.“김예훈을 쫓아내. 저 자식이 원하든 말든 진주 밖으로 쫓아내라고. 그리고 앞으로 김예훈이 총사령관이라고 자칭하거나 진주·밀양에 발을 내딛는 순간 오륜 사찰에서 죽여버릴 거라는 공식적인 입장도 전해.”혜선 스님은 말을 끝내자마자 뒤돌아 떠나려고 했다.다음 순간, 열몇 명의 오륜 사찰 제자들이 나타나 검으로 김예훈을 겨냥했다.그중 한 명이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김예훈, 꺼져.”김예훈은 이들을 무시한 채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혜선 스님을 바라보며 말했다.“혜선 스님,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여전해. 나를 오륜 사찰에서 쫓아내는 건 상관없는데 진주·밀양에서 쫓아낼 생각은 하지도 마. 내가 총사령관이 아니라고 생각된다면 한마디만 물을게. 김현민이 곧 9대 국방부 총사령관이 될 거라는 소문이 돌고 있는데 걔가 과연 전설 속 당도 부대 총사령관일까? 나이, 실력은 막론하고, 정말 김현민이 총사령관이라고 생각해? 총사령관님은 유라시아 전쟁에서 5대 강국을 단숨에 제압하고 혼자 힘으로 일본의 수많은 검신, 음양 대가들을 물리치신 분이야. 총사령관님 같은 분이 굳이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수장 자리를 탐내서 일본인에게 굽신거릴까? 솔직히 말해서 김현민 같은 사람한테 총사령관이라는

  • 지존 사위   제2756화

    “24시간 내로 진주에서 꺼져주시면 예전에 있었던 일을 따지지도 않을게요. 어쩌면 저희가 약간의 혜택도 드릴 수 있어요.”혜선 스님의 진지한 말투에 김예훈은 피식 웃고 말았다.“성녀님, 저희 오늘 두 번째로 만나는 거 아니에요? 제가 그렇게도 싫으세요? 제가 정말 진주를 떠났으면 좋겠어요?”“네. 김예훈 씨가 진주에 오고부터 세상이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어요.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 내부에서도 분열 조짐을 보이고 있고요.”혜선 스님은 차분한 모습으로 제자가 건넨 차를 마시며 말했다.“안동 김씨 가문은 진주·밀양의 기둥과도 같아요. 김예훈 씨 존재만으로도 진주·밀양에 피바람이 불고 있는데 하루빨리 떠났으면 좋겠어요. 안동 김씨 가문을 위한, 진주·밀양을 위한, 김예훈 씨 자신을 위한 일이라 생각하고 이 간단한 조건을 들어주시면 안 될까요?”김예훈은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웃는 얼굴로 말했다.“혜선 스님,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안 들어요? 이렇게 많은 일이 벌어진 걸 보면 김현민이 수장 자리에 앉을 자격이 없는 거 아니겠어요? 제가 있든 없든 수장 자리를 지켜낼 자격이 없는 거잖아요. 그래서 말인데 저랑 아무런 연관도 없는 일이 아닐까요? 이런 일로 제가 진주 떠나는 일은 절대 없을 거예요.”혜선 스님이 눈살을 찌푸리며 차갑게 말했다.“김예훈 씨, 왜 그렇게 고집을 부리는 거예요?”“고집을 부리는 게 아니라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해서 그래요. 제가 왜 진주를 떠나야 하는 거죠?”김예훈은 어깨를 으쓱이며 직설적으로 말했다.“이곳이 별로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제 자유 아닌가요? 아무도 저한테 뭐라 할 자격이 없는 것 같은데요? 오륜 사찰이 아직 저한테 해명해야 할 것이 있는 건 둘째치고, 그런 일이 없었다 하더라도 제가 실수로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봤다고 꺼지라는 거예요? 혜선 스님, 장사를 너무 잘하시네요. 오히려 제가 그 보잘것없는 몸매를 보고 눈을 버릴 뻔했는데도요? 서로 없었던 일로 하는 건 괜찮은데 이걸로 저를 협박해서 진주에서 쫓아내려

  • 지존 사위   제2755화

    옷을 갈아입고 나온 혜선 스님은 정말 선녀와 다를 바 없었다.그녀는 유리알 같은 눈동자로 김예훈을 차갑게 쳐다보면서 말했다.“제 목욕탕에 무단 침입했으니 김예훈 씨를 죽일 수도 있었어요. 그런데 전에 선재 스님 사건 때 저희 오륜 사찰에 해명을 요구했었죠? 이제 서로 빚진 것이 없을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혜선 스님.”오륜 사찰 여제자들은 하나같이 멍한 표정을 지었다.‘성녀님의 알몸까지 봤는데 이대로 넘어간다고? 아, 선재 스님 사건을 해명하지 않아도 된다고? 그러면 누가 손해 보는 거지?’이때 한 여제자가 무의식적으로 혜선 스님을 힐끔 쳐다보며 눈가를 파르르 떨었다.‘설마 오륜 사찰과 맨날 사이가 안 좋던 저 자식을 성녀님이 인정해버린 걸까?’김예훈은 그저 어이없기만 했다.그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것 같은 이 여자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하지만 오늘은 어쨌든 잘못한 것이 있으니 천천히 목욕탕에서 나와 혜선 스님이 살벌한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는 가운데 향긋한 수건으로 물기를 닦아냈다.그의 아무렇지 않은 행동에 한 제자가 말했다.“그건 성녀님께서 몸 닦는 수건인데...”퍽.제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혜선 스님은 얼굴이 빨개지면서 앞으로 걸어가 김예훈의 가슴팍을 쳤다.퍽.김예훈은 재빨리 손으로 막았지만 뻘쭘한 마음에 별로 힘을 쓰지도 않았다.다시 정신을 차려보니 혜선 스님이 이미 수건을 빼앗아 간 후였다.혜선 스님의 표정은 다시 냉랭해지면서 김예훈을 차가운 시선으로 쳐다보았다.“이제 저희 오륜 사찰에 볼일 없을 것 같은데 이만 가시죠.”김예훈은 상대방의 분노를 느끼고 눈꺼풀이 살짝 떨렸다.더 이상 도망가지 않으면 그녀가 칼을 빼 들고 죽일 것만 같았다.김예훈은 피식 웃으며 돌아서서 말했다.“가긴 가겠지만 한마디만 할게요. 오늘 이 일이 정말 우연이라면 제가 해명해야 되겠지만...”김예훈은 말을 하다 말고 눈빛이 차가워지고 말았다.“만약에 오륜 사찰이 일본인과 손잡고 저를 함정에

  • 지존 사위   제2754화

    “성녀님? 도포? 오륜 사찰? 당신이 바로 혜선 스님이에요?”보지 말아야 할 모습까지 다 봐버린 김예훈은 표정이 일그러져있었다.오륜 사찰의 성녀인 혜선 스님의 목욕탕에 빠질 줄은 상상도 못 했다.티끌 하나 없이 깨끗한 얼굴을 보니 왜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라고 하는지 이해할 것만 같았다.‘성녀의 목욕탕에 빠뜨리는 것이 바로 아마미네 토시로의 계획이었나? 정말 그의 계획이라면 김현민이 자기를 죽일까 봐 걱정되지도 않았을까? 그리고 내 기억이 맞는다면 김현민 그 자식이 성녀 혜선 스님을 마음에 품고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혜선 스님은 약간 당황하긴 했지만 애써 감정을 추스르면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잠시 후, 갑자기 자기 목욕탕에 나타난 이 건방진 자가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이때 혜선 스님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김예훈 씨?”“뭐? 몇 번이고 우리 오륜 사찰의 얼굴에 먹칠하고 경매회까지 망친 그 김예훈?”“선재 스님을 해친 것도 모자라 3일 안에 제대로 된 설명을 내놓으라고 하지 않았어?”“어떻게 이렇게 뻔뻔할 수가 있어.”“성녀님, 저 자식이 이곳에 나타난 건 성녀님 인생에 있어서 가장 큰 모욕이에요. 죽여야 한다고요.”오륜 사찰의 한 제자가 분노에 가득 찬 얼굴로 곧장 달려들어 김예훈을 검으로 찌르려 했다.퍽.이때 혜선 스님이 손가락을 튕겨서 검을 날려버리고는 뒤돌아 병풍 뒤로 가서 옷을 갈아입으며 말했다.“진주에 어쩌다 천연 온천이 생겼는데 여기서 피를 볼 순 없지.”제자들 모두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성녀님, 저희가 너무 성급했나 봐요. 지금 바로 저 자식을 데리고 나가서 죽여버릴게요.”제자들은 검을 빼 들고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아직 목욕탕에서 나오지 않은 김예훈을 째려보았다.‘계속 우리 오륜 사찰을 건들던 놈이 감히 성녀님 목욕탕에 뛰어들다니. 죽고 싶어서 환장했나 보네.’“툭하면 죽이느니 마느니 하지 말고 제 설명 좀 들어보면 안 될까요?”김예훈은 한숨을 내쉬었다.아무리 그래도 여자 목욕탕에 뛰어들어 못 볼 꼴

  • 지존 사위   제2753화

    쨕.아마미네 토시로는 옆으로 날아가더니 세게 바위에 부딪히면서 피를 뿜어냈다.그는 얼굴이 일그러진 채 눈빛이 어두워지면서 긴장하기 시작했다.비록 처음부터 온갖 함정까지 파놓으면서 김예훈을 평생의 적으로 대했지만 김예훈이 이런 상황에서도 전혀 흔들리지 않고 침착함을 유지할 줄 몰랐다.연기까지 하면서 겨우 이곳까지 끌고 왔는데 김예훈을 죽이지도 못하고 오히려 뺨 맞을 줄은 더더욱 몰랐다.‘정말 괴물이네.’퍽.아마미네 토시로는 얼굴에 뺨 자국이 나 있는 채로 이를 꽉 깨물더니 말없이 공중으로 뛰어올라 검을 휘둘렀다.칼날은 마치 하늘에서 떨어지는 유성처럼 빠르고도 정확했다.김예훈도 무심한 표정으로 검을 휘둘렀다.‘쨍’하는 소리와 함께 두 사람은 또다시 스쳐 지나갔다. 김예훈은 절벽 끝에 서 있었고, 아마미네 토시로는 울창한 숲 변두리에 서 있었다.“대단한데?”아마미네 토시로는 칼날을 만지작거리면서 험악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너 같은 사람은 몇 년 더 지나면 아마 내가 너의 상대가 안 될지도 몰라. 하지만 지금은 널 얼마든지 죽일 수 있어.”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정말 자신 있었다면 왜 이런 꼼수를 부린 거지? 일본인은 무신 경지에 이르렀어도 결국엔 본성을 잃지 못하네. 네가 도망치려고 바다에 뛰어든 순간부터 넌 영원히 나를 따라잡을 수 없었어. 지금까지 너를 죽이지 않았던 이유도 네가 또 어떤 꼼수를 준비했는지 알고 싶어서였어. 그런데 너무 실망이네.”“실망하긴 아직 이른 것 같은데?”아마미네 토시로는 피식 웃고 말았다.“김예훈, 여기가 어딘지는 알고 있어? 여기에 있으면 어떻게 되는지 알고 있냐고. 모르고 있었다면 내가 알려줄까?”아마미네 토시로는 검으로 힘껏 바닥을 내리쳤다.쿵.격렬한 진동이 울리면서 김예훈이 서 있던 절벽이 순식간에 갈라졌다.김예훈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손에 쥐고 있던 검을 앞으로 던졌다.“풉.”몸에 검이 제대로 꽂힌 아마미네 토시로는 전혀 후회되지 않는 듯 미친 듯이 웃으며 뒤로 물러났다.반면으로

  • 지존 사위   제2752화

    “풉!”핏덩이를 토해낸 아마미네 토시로는 한숨을 내쉬었다.“김예훈, 역시 대단해. 어린 나이에 탑 무신 급 경지에 이르다니. 내 눈으로 직접 보지 않았으면 절대 믿지 않았을 거야. 너 같은 사람이 우리 일본의 귀족이라면 얼마나 좋았을까.”김예훈이 덤덤하게 말했다.“아마미네 토시로, 아무리 쓸데없는 소리를 해도 난 널 살려줄 마음이 없어. 요트에 있을 때 이미 이 구역 통신을 차단하라고 했거든. 간단히 말해서 네가 방금 나 몰래 보낸 메시지, 아무도 볼 수 없다는 뜻이야.”아마미네 토시로는 얼굴이 살짝 굳으며 무의식적으로 핸드폰을 꺼냈다. 그런데 몇 분 전에 보낸 구조 요청 메시지가 발신 실패로 떠 있는 것이다.“이런 제기랄!”이 순간 아마미네 토시로는 본능적으로 고함을 질렀다.“정말 나랑 끝까지 해보자는 거야? 받아라! 불사참!”아마미네 토시로는 분노의 함성을 지르며 양손에 들고 있던 검을 힘껏 내리쳤다.칼날이 얼마나 매서운지 마치 귀신이 울부짖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김예훈은 아무런 무기도 없었기에 어쩔 수 없이 미간을 찌푸린 채 뒤로 한 걸음 물러섰다.하지만 아마미네 토시로가 이 기세를 몰아 검을 휘두를 거라 생각하고 있을 때, 김예훈을 스쳐 지나 산꼭대기 쪽으로 달려가는 것이다.김예훈은 어리둥절하기만 했다.‘무신이라는 놈이 어떻게 이렇게 뻔뻔할 수가 있지? 공격하는 척하면서 또 도망쳐?’“아마미네 토시로, 그만 도망치지?”김예훈이 차갑게 말했다.“김예훈, 그만 쫓아오지?”아마미네 토시로는 고개도 돌리지 않고 계속 울창한 숲을 이용해 김예훈을 따돌리려 했다.김예훈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아마미네 토시로의 움직임을 지켜보면서 전혀 급할 거 없이 10미터 정도의 거리를 유지했다.한 사람은 도망치고, 한 사람은 쫓아가는 것이 마치 사냥꾼이 사냥감을 쫓는 듯했다.곧 두 사람은 산 정상에 가까운 한 공터에 도착하게 되었다.먼저 땅에 발이 닿은 아마미네 토시로의 얼굴에는 음산한 기운이 가득했다.다음 순간 그는 땅을 구르더니 미리

  • 지존 사위   제2751화

    야마자키파 검신, 일본 무신, 황실 어의인 아마미네 토시로는 분명 눈치가 있는 놈이었다.오늘 여덟 명의 바람의 아들들까지 불러내면서 만반의 준비를 했는데 한 방에 무너질 줄 몰랐다.이런 상황에서 아마미네 토시로가 정말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한 남아서 김예훈과 맞서 싸울 일은 없었다.그래서 상대를 존중하는 척 부하의 뺨까지 때리고, 부하의 시체로 요트 엔진을 고장 내서야 쥐도 새도 모르게 도망친 것이다.게다가 도망치는 경험까지 풍부해서 바다 한가운데에 있던 그는 눈 깜짝할 사이에 바닷가에 도착해 있었다.김예훈은 요트 위에 남아있는 잔병들을 힐끔 쳐다보았다.이들은 하나같이 정신이 혼미해져 마치 어떤 신념이 완전히 무너진 듯했다.이들과 말 섞기도 싫은 김예훈은 누군가에게 문자를 보내고는 곧바로 바다에 뛰어들어 아마미네 토시로가 도망친 방향으로 쫓아갔다.어쨌든 한 시대의 무신이자 검신이었기에 아무리 겁을 먹었다고 해도 실력이 있는 것은 분명했다.김예훈은 오늘로써 한 방에 끝내고 싶었다.아니면 어딘가 숨어서 언제 또 습격할지 몰랐다. 김예훈은 상관없었지만 주변 사람들의 안전 또한 고려해야 했다.아마미네 토시로도 김예훈이 놔줄 생각이 없어 보이자 속도를 내 바닷가의 울창한 숲속으로 뛰어들었다.이 지역은 진주 태산 뒷산으로 진주 상류 인사들이 휴양하는 곳이라 절대 개발이 허락되지 않았다.이곳은 산짐승이 많은 것으로 유명한데 진주에서 보기 드문 한적한 곳이었다.아쉽게도 지금의 아마미네 토시로는 전혀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할 여유가 없었다.얼마나 많은 노력을 들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온 힘을 다했더니 마침내 절벽 끝에 오래 방치된 정자 하나를 발견했다.그런데 숨을 돌리기도 전에 멀지 않은 숲속에서 김예훈이 뒷짐을 쥔 채 태연하게 걸어 나왔다.“김예훈, 내가 이렇게까지 멀리 왔는데 좀 쉬면 안 돼? 요트에 그 많은 사람의 목숨으로는 부족했어? 왜 하필 나를 따라다니는 거야. 노인을 공경할 줄도 몰라?”아마미네 토시로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한숨을 내쉬

좋은 소설을 무료로 찾아 읽어보세요
GoodNovel 앱에서 수많은 인기 소설을 무료로 즐기세요! 마음에 드는 책을 다운로드하고, 언제 어디서나 편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앱에서 책을 무료로 읽어보세요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