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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4화

손학철 어머니의 말에 이예운은 분노에 치를 떨었다.

요염한 눈망울과 글래머한 몸매, 그리고 성격까지 호탕한 덕분에 그녀에 대한 온갖 유언비어가 떠돌아다니고 있었다.

다만 지금까지 굳건히 순결을 지킨 이예운은 이 나이 되도록 연애 한 번 못 해 봤는데, 어찌 다른 남자의 스폰을 받을 수 있겠는가?

이내 이예운이 버럭 하며 외쳤다.

“어머님, 최소한 예의는 지켜주셔야죠. 어쩜 입만 열면 헛소리하는지, 증거 있어요? 계속 이러시면 명예훼손으로 확 고소해버릴 거예요.”

“고소요? 어디 한 번 해보시던가!”

손학철의 어머니가 막무가내로 말했다.

“당신이 깨끗한 사람이라면 굳이 정소현 그 천한 년을 감싸줄 필요가 있겠어요? 당신처럼 더러운 선생님이 가르쳤기에 저런 학생이 나오는 게 아닐까요? 감히 날 고소한다고? 정말 뻔뻔스럽군요.”

이예운은 화가 나서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사실 그녀는 무슨 상황인지 대충 알고 있었다.

고작 학생들의 질투심 때문에 일어난 해프닝이라 별일 아니지만, 손학철의 어머니는 정소현이 천한 년이라고 딱 잡아떼면서 자신까지 모욕했다.

“그만!”

이때 교장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이 선생, 이미 결정을 내린 일이니까 그만하시죠?”

이에 이예운은 안타까운 기색이 역력했다.

비록 정소현을 돕고 싶지만 어디까지나 교사일 뿐인 지라 능력치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더욱이 지금은 내 코가 석 자라 제 몸 하나 건사하기 힘들었다.

“저 요사스러운 눈매 좀 봐요, 왜 굳이 선생이 되려고 하는지 모르겠네? 애인 노릇이나 조용히 하지, 수치도 모르고 선생이 되었으면 월급이나 따박따박 받으면 얼마나 좋아요? 괜히 쓸데없이 참견하고 말이에요. 그럴 능력은 있어요? 내가 여기 이사회에 잘 아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는 줄 알아요? 내 말 한마디면 당신을 자르는 건 일도 아니라고.”

손학철의 어머니는 의기양양한 얼굴로 말했다.

이예운이 예쁘게 생겼다는 생각에 괜히 질투가 나서 그녀는 심기가 불편한 상황이었다.

드디어 이예운의 코를 납작하게 할 구실을 찾았으니 당연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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