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혁구는 차가운 눈빛을 하고 있었다.“무슨 일이 있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말해야 할 거야!”사실의 경위는 이미 듣고 온지라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가 지금 해야 할 일은 이 일을 조용히 덮어 더 이상 손씨 가문과 얽히지 않은 것이기 때문이었다.교육청의 일인자 이인자가 다 여기에 있으니 아무리 손씨 가문의 사람이 있다 하더라도 오늘 일을 처리 못 한다면 자신의 자리도 지키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네, 네 맞아요. 저희 잘못이에요!”손학철의 아버지은 바로 자리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그는 장사꾼이다. 이럴 때 어떻게 해야 제일 손해를 안 보는지 또한 가장 잘 아는 사람이다.상대방의 전화 한 통으로 교육청의 일인자 이인자를 불러올 정도의 배경에 대해 아직도 모르는 거라면 그건 너무도 어리석은 행동이기 때문이다.“정소현 학생은 우리 아들을 꼬신 적 없어요. 오히려 제 아들이 정소현 학생을 쫓아다니다 우리 아들을 멀리하자 이런 유언비어를 퍼뜨린 거예요.”“오늘도 학교에 오기 전에 제가 교장 선생님과 몇 명의 이사장님들에게 뇌물을 주면서 정소현 학생을 학교에서 내보내 달라고 부탁했어요.”손학철의 아버지가 자신들한테 일어난 일을 사실 그대로 읊었지만 손영지에 대한 일은 입 밖에 꺼낼 수 없었다.물론 눈앞에 있는 이 사내의 심기도 건드려서는 안 되지만 손씨 가문도 건드리면 안되는 집안이기 때문이다!손학철 아버지의 자백을 다 들은 교장과 몇 명의 이사장들의 얼굴빛은 순식간에 어두워졌고 그야말로 생지옥이 따로 없었다.사실이 어떻든 그들 또한 지금 이 사건의 결과가 어떨지는 뻔히 알고 있다.그리고 사실 손학철의 아버지도 그들에게 여러모로 도움을 많이 주었다. 은근히 자신의 뒤에는 손씨 가문이 있다는 걸 암시하면서 말이다. 그러니 그들이 어떻게 정소현의 입장에서 공정하게 처리할 수 있겠는가.하지만 그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정소현에게 이런 배경이 있다는걸.손혁구의 싸늘한 눈빛을 마주하자 교장이 황급히 입을 열었다.“이사장님, 죄송하게 됐습니다. 저희
김예훈의 표정을 본 교장은 오늘 일이 이렇게 쉽게 끝날 것 같지 않다는 걸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주현강도 왔으니 말이다.그리고 주현강은 들어와서부터 지금까지 자리에 앉지도 못하고 있었다.“퍽!”교장의 머뭇거리는 모습을 본 천일강은 앞으로 발걸음을 옮기더니 손을 들어 그의 얼굴을 가격하고는 냉담하게 말하였다.“말이 말 같지 않아? 김예훈 씨 시간 뺏지 말라고 하는 말. 이 자리 지키고 싶지 않은가 봐.”“네, 네. 알겠습니다!”교장은 온몸에 식은땀이 흐르고 있었다. 그는 김예훈을 똑바로 바라볼 용기조차도 없었다. 그저 몸을 숙여 사과하는 것밖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이러면 어떨까요? 손학철 학생더러 정소현 학생에게 사과하게 하는 건요?”그의 말을 들은 김예훈은 냉소를 지을 뿐 상대하고 싶지도 않았다.그 말을 들은 천일강은 다시 한번 그의 뺨을 내리쳤다.“이게 당신이 생각한 해결 방법이야?”“사과? 가볍게 사과로 끝낼 생각이야?”교장은 맞아서 멍해져서인지 도무지 좋은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이때 주현강이 앞으로 한 발 나서더니 김예훈을 바라보고는 입을 열었다.“사과하는 것도 나쁜 건 아니야. 하지만 반드시 전교생들과 선생님이 보는 앞에서 사과해야 해. 그리고 이번 일로 손학철 학생도 다시는 정소현 학생을 괴롭히지 않겠지, 만약 또다시 그런다면 그땐 그대로 학교에서 내쫓을 거야!”“그리고 앞으로 정소현 학생에게 다시 한번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한다면 자네도 그 자리 지키지 못할 거야!”두 거장이 이렇게 말하자 교장은 찍소리도 못하고 있었다.손학철의 아버지도 마찬가지였다. 감히 어떻게 이 두 사람의 말을 거역할 수 있겠는가.그들이 아무리 돈이 많아 성남시의 많은 사람들을 자신들의 발밑에 두고 있다 하더라도 이번에는 너무도 큰 거장과 맞닥뜨렸다. 너무도 큰 탓에 그들이 입조차도 벙긋하지 못할 정도였으니 말이다.이 광경을 본 천일강과 주현강은 그제야 눈을 마주하고는 남모르게 땀을 닦았다.사실 그들도 김예훈의 신분에 대해서는 아
강당에 모인 이들은 학생 선생 너나 할 것 없이 토론하기에 바빴다.“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설마 정소현을 내보낸다고 발표하는 거 아니야? 우리 학교 이미지 실추시켰잖아!”“그리고 우리 학교까지 차 운전해서 들어 온 그 형부도 분명히 걔가 부른 걸 거야.”“이쁘게 생겼다고 하던데. 설마 이런 천박한 애일 줄은 몰랐어!”손영지 일당은 제일 먼저 와서 제일 앞줄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그들은 정소현의 처참한 모습을 보고 싶었다.손영지는 또한 제일 먼저 자신에게 새 핸드폰을 보내게 하여 지금 이 순간을 기록하여 집에 돌아가 천천히 감상할 작정이었다.“정소현 이 더러운 계집애, 설마 자기가 뭐 돈줄이라도 찾았다고 지금 이러는 건데. 우리 성남 고등학교에서는 손씨 가문이 아니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모르나 봐.”“우리가 손 쓰기 시작하면 쟤도 끝이야!”“방금 저 멍청이 너무 나대지 않았어? 아니 영지 핸드폰도 집어서 던지고. 그러더니 어디서 웬 똥차가 나타나서는. 지금쯤이면 우리 학교가 얼마나 대단한지 알겠지?”“이런 일에는 이사장님만 오시면 될 걸 왜 교육청에서까지 오셨대?”“오는 것도 나쁘지 않아. 이렇게 돈이면 다 해결되는 줄 아는 사람들에게 우리같이 권력까지 있는 사람들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니까!”“나도 지금 저 사람이 무슨 생각하는지 너무 궁금해!”“정소현을 위해서 이렇게까지 한다니 어이없어!”이때 정소현과 김예훈이 교탁 앞으로 걸어 나왔다.손영지를 지지하는 일당들은 그들을 향해 비웃기 시작하였다.“정소현, 넌 정말 우리 성남 고등학교 위세를 떨어뜨렸어. 빨리 꺼져!”손영지가 비릿하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그녀를 지지하는 옆의 사람들도 정소현을 향해 욕을 퍼부었다.손영지의 대단한 신분 덕분에 그녀는 학교에서도 공주 대접을 받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손영지가 정소현을 향해 욕하자 다른 이들도 하나같이 그녀를 따라 정소현을 비난하였다. 정소현을 향해 모욕하는 사람들은 물론 그녀를 돼지우리에 가둬 놓아야 한다면서 인격 모독까지 서
성남시 교육청의 일인자 주현강.성남시 교육청의 이인자 천일강.성남 고등학교의 이사장이며 교장들까지...그리고 마지막 손학철의 부모와 손학철까지 모습을 드러냈다.이 거장들이 모습을 드러내자 강당 아래에 있던 손영지는 비웃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하지만 손학철 부모와 손학철이 죄인처럼 고개를 푹 숙이고 강당에 모습을 드러내자 많은 사람들이 의아함을 감추지 못하였다.왜냐하면 손학철의 어머니는 욕을 입에 달고 있는 것으로 이미 유명했기 때문이다.하지만 오늘은 왠지 이빨 빠진 호랑이처럼 안색은 창백해져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았다.그리고 자세히 보면 주현강과 천일강의 모습도 그 어느 때보다 엄숙하며 모두가 김예훈을 향해 공손한 태도를 표하였다.손혁구를 포함 한 성남 고등학교 고위 간부들의 안색도 창백하긴 마찬가지였다.김예훈의 살기 어린 눈빛은 손학철의 부모를 향하고 있었다.방금까지 득의양양해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다리가 후들거려 그는 저도 모르게 땅에 무릎을 꿇었다.그가 무릎을 꿇자 기세등등한 부인도 어쩔수 없이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다.방금 도착한 손학철은 눈앞의 광경을 믿을 수가 없었다.그는 자신이 여기에 와서 정소현의 죄목을 말할 줄 알았는데 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상황파악이 안 된 손학철이 소리쳤다.“엄마, 아빠 지금 뭐 하는 거예요? 왜 이 거지 같은 것들한테 무릎 꿇고 있는데요? 잊었어요? 저한테 어떻게 했는지. 여기 단상 위에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보고 있는데. 빨리 일어나요!”말을 마친 손학철은 자신의 아버지를 일으켰다.강당에서 지켜보고 있던 손영지 일당들도 그를 옹호하기 시작하였다.“학철아, 빨리 아버님 일으켜 세워 줘. 아마 힘들어서 그런 걸 거야!”“아버님, 주 총장님도 있는 자리에서 허리를 굽히면 안 돼요. 반드시 우리 편이 돼주실 거예요!”“그래요, 이 천한 계집애 때문에 학철이 얼마나 많은 돈을 잃었는데요. 꼭 갚으라고 해요!”“교장 선생님, 오늘 벌어진 이 일에 대하여 꼭 성
뺨을 맞은 손학철은 어리둥절하였다.하지만 그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손학철의 아버지는 오른손 왼손 가리지 않고 연신 뺨을 내리쳤다.뺨을 내리치는 그의 손은 정확하고 빨랐다. 아마 자신의 와이프의 내연남도 이렇게까지는 때리지 않을 것이다.손학철이 정신을 잃고서야 손학철의 아버지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고는 김예훈과 정소현을 향해 공손하게 머리를 조아렸다.“미안합니다. 정소현 학생. 다 제 잘못입니다. 저 때문에 정소현 학생 이미지가 실추됐어요. 정소현 학생은 애초에 우리 아들을 꼬신 적이 없어요. 저 자식이 정소현 학생한테 반해놓고서는 능력이 없으니 정소현 학생을 괴롭힌 거예요. 돈을 훔친 건 다 우리 집안 교육이 잘못돼서 에요. 오늘 이렇게 많은 학생과 선생님들 앞에서 제가 대표로 진심으로 사과드릴게요. 용서해 주세요.”그의 말을 들은 학생과 선생들은 잠시 멍해져 있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단상에 있는 사람들은 환각이라도 생긴 건 아닌지 자신의 눈을 비벼대기 시작하였다.손학철의 아버지가 친히 정소현에게 고개를 숙여 사과하다니...설마 서쪽에서 해가 뜬 건 아닌지 ...“이게 다 무슨 상황이야? 손학철의 아버지는 생선 사업하는 사장님 아니셔? 몸값만 몇억이나 하시는 분이! 이런 대단한 분이 정소현에게 무릎을?”“이건 현실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야? 설마 연기하는 거 아니야?”“내용이 너무 급전개야, 드라마도 이렇게 빠르진 않아.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정소현이 얼마나 대단한 집안 자식이길래 손학철네 같은 집안에서 사과를 다 하는 거야?’모두가 분분히 의견들을 내놓더니 적지 않은 사람들의 시선이 김예훈 쪽으로 향했다.그들도 포르쉐 사건에 대해서 들은 모양이다.하지만 포르쉐도 그렇게 비싼 차는 아니었다.성남 고등학교에 다니는 재벌 2세들에게는 그렇게 특별한 일도 아니었다.람보르기니나 맥라렌이었으면 놀랐었을 수도 있겠으나 포르쉐는 아니었다.그들이 거들떠 보지도 않던 재벌 2세가 정소현을 도와주다니?이건... 정말로 상상
교장의 사과가 끝나자 몇 명의 이사들도 앞으로 걸어 나왔다. 이번 일에 대하여 책임의 뜻으로 이 시간 이후로 사임의 뜻을 표하였다. 그러고는 다시는 성남 교육계에 발을 들여놓지 않겠다는 말도 함께 말이다.정소현의 사건 때문에 성남 고등학교는 이사장뿐만 아니라 교장과 다른 학교의 이사장들마저 모두 자신의 자리를 내놓는다니!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말인가!아무리 머리 나쁜 인간이라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이 사건은 손학철 집안의 사과로도 일의 진상 여부를 숨길 수 없다는 걸 말이다.교장과 이사장들까지 자신의 자리를 내놓는 걸 보면 일이 간단히 해결될 모양은 아닐듯싶었다.아니나 다를까 많은 사람들이 벌써 김예훈의 신분에 대해 궁금해하고 추측하기 시작하였다.그리고 지금 이 순간 그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주현강도 이 젊은 사내가 두려워 여기에 등장했다는 사실을 말이다.강당 아래에 서 있는 손영지의 얼굴은 일그러질 대로 일그러지고 말았다.그녀는 김예훈이 보통의 재벌 2세인 줄만 알았는데 그렇지 않은 것 같았기 때문이다.주현강과 천일강마저도 그의 편에 서 있으니 너무 보잘것없는 존재가 아닌 것 정도는 알 수 있었다.하지만 문제는 손영지의 입장에서 이 성남 고등학교에 그녀의 집안보다 더 영향력이 있는 집안이 있어서는 안 되었다.그 존재가 어떠하던지 모두가 그녀의 발아래에 있어야만 하였다.생각을 마친 그녀가 어디론가 전화하였다.“아빠, 여기에 정소현을 위해 도와주는 사람들이 있어요. 바로 성남 교육청 일인자와 이인자인 주현강과 천일강이에요.”전화를 받고 있는 맞은 쪽에 앉은 사람이 웃고 있는 듯싶었다.“정민아 동생을 치우는 건 회장님 뜻이었어. 애들 소꿉장난으로 시시하게 끝날 줄 알았는데... 성남 고등학교에서 감히 우리 손씨 가문에 맞서다니, 어디 한 번 끝까지 놀아보지, 뭐. 딸, 그 사람들 잘 붙잡고 있어. 아빠가 곧바로 갈게.”전화를 끊은 그녀의 표정이 다시 득의양양해졌다.모두가 끝난 줄만 알았는데 손영지가 갑자기 단상 위로
이 순간, 모두가 긴장하여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손영지의 일당들도 움직이기 시작하였다.그들은 지금 이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정소현, 염치도 없는 년! 네가 감히 교육청의 일인자와 이인자를 이용해?”“잘못하고도 인정도 안 하고 말이야. 그것도 모자라 우리 덕망 높은 교장 선생님을 사임까지 하게 만들어!”“정소현, 네가 우리 성남 고등학교 죄인이야. 어떻게 너 같은 인간을 뽑게 된 거야?”방금까지도 놀라서 멍하니 있던 사생들이 이번에는 정소현을 향해 욕설을 퍼부었다.담임 교사인 이예운은 참을 수 없어 자리에 일어서 소리쳤다.“학생들, 정소현 학생은 잘못이 없어요. 손학철 집안이 문제예요!”“짝!”손영지는 이예운 앞으로 다가가더니 손을 뻗어 뺨을 내리쳤다.“그 입 다물어요! 정소현이 선생님 학생인 거 모를 줄 알아요? 하천한 것들은 나이를 불문하고 똑같이 재수 없네! 공격해!”손영지의 명령 한 마디에 학생들은 자신의 학습지며 학용 용품이며 그녀를 향해 마구 던졌다. 아이들의 공격을 받은 이예운은 아연실색하여 뒤로 물러섰다.그녀는 갓 대학을 졸업한 신입이며 교사가 된 지도 2년이 되지 않았다. 그런 그녀가 어디서 이런 일을 당해봤을 것인가!그녀가 너무 천진한 건지 아니면 손씨 가문이 이 고등학교에 미치는 영향력을 상상하지 못하는 건지 그 누구도 알지 못하였다.갑자기 김예훈의 살기 어린 눈빛이 강당 내를 쓸었다.그의 위압적인 분위기 때문인지 학생들은 무의식적으로 자신들의 행동을 멈추고는 더 이상 공격하지 않았다.“네가 손영지야? 지금 기회를 줄 때 소현에게 사과해. 그러면 여기서 멈출 테니까.”김예훈은 담담하게 말하는 것 같았지만 명령에 가까웠다.아연실색해 있던 주현강마저도 이 말을 듣고는 달려와 말하였다.“학생, 빨리 사과해. 일 더 이상 크게 만들지 말고!”“손혁구 너도 똑같아, 이렇게 일을 크게 만들어야겠어?”이 시각 주현강의 마음은 싱숭생숭하기 그지없었다.양정국이 그에
주현강은 순식간에 김예훈의 곁으로 다가가 속삭였다.“김예훈 씨, 손씨 가문의 어르신이 온다고 하시네요. 이 일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김예훈은 담담하게 고개를 돌렸다.“손 씨 어르신? 손혁오요?”“네!”“두려우세요?”손혁오는 손씨 가문의 실세로서 그가 아무리 교육청의 일인자라 하여도 쉽게 건드릴수 있는 인물이 아니었다.“그럼 전 두렵지 않나 보네요?”김예훈이 웃었다.이 말을 들은 주현강의 표정이 더욱 일그러졌다.눈앞의 이 사내는 너무도 담담하였다.주현강도 보통 인물은 아니지만 지금은 사색이 되어서는 입을 악물고 웃음을 띠며 말하였다.“김예훈 씨, 오늘은 무슨 일이 있던 전 당신의 손을 들어줄 거예요.”김예훈이 웃으며 대답하였다.“제 편에 서는 게 아니죠, 공정하게 판단하시는 거겠죠.”“네네네, 그럼요! 공정하게 처리할게!”주현강이 연속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김예훈 씨, 우리는 지금 어떡해야 할까요...”“기다려요.”김예훈의 눈빛은 감정을 읽을 수가 없었다.그는 이 일이 끝나면 직접 찾아갈 예정이었다.하지만 이렇게 자기 발로 찾아온다니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형부...”정소현은 조금은 걱정이 되었다.김예훈은 손을 뻗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안심시켰다.“걱정하지 마, 이왕 이렇게 된 거 오늘 형부가 알려줄게, 권력이란 무엇이고, 실세란 무엇인지!”...그 시각, 손씨 가문 정원.손혁오가 살기 어린 눈으로 대문을 열었다.“어르신.”문 앞에서 어떤 하얀 셔츠를 입은 청년이 그를 불러세웠다.“세자.”장손을 본 손혁오의 눈빛은 찰나 바뀌었지만 이내 미소를 띤 모습으로 돌아왔다.손지강, 손씨 가문의 3세대로서 서열은 손혁오보다 낮았다.하지만 문제는 손장건이 그를 손씨 가문의 후계자로 결정하였다는 것이다.그에 대해 불만이 있더라 하더라도 직접적으로 표현하지는 못하였다.손지강은 손혁오의 이런 마음도 모른 채 담담하게 웃었다.“저도 소식 들었어요. 계집애 하나 때문에 주현강과 천일강 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