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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능장군 용수님의 모든 챕터: 챕터 981 - 챕터 990

2444 챕터

제981화

강영이 두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한참 뒤에야 고개를 끄덕이며 작게 대답했다.“네, 할아버지가 주선한 거예요.”“남궁 가문에 대해 나도 들은 게 있어. 예전에 한 문파였지만 세력이 쇠퇴해지면서 가문으로 전락하고 그것마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가 100년 전에 다시 일어섰지. 그동안 조용히 지냈지만 실력은 4대 고족과 겨룰 정도였으니 할아버지께서 대회를 대비해 후원자를 찾은 거겠지.”“맞아요.”강영이 고개를 끄덕였다.“3대 고족 모순이 모두 강씨 가문을 향해서 지금 사방이 온통 적이에요. 그러니 강력한 동맹 관계를 가져야 해요. 남궁 가문과 동맹을 맺으려면 혼인이 가장 좋은 수단이죠.”강서준이 눈살을 찌푸렸다.“지금 조선 시대냐? 어떻게 이럴 수 있어? 가족의 권익을 위해 다른 사람을 희생시켜도 되는 거야?”“제가 원한 일이에요.”강영이 미소를 지었다.“이 얘긴 그만하고 고지민에 대해 말해 봐요.”강영의 표정이 어두워졌다.“나도 들은 거야. 사람들 데리고 장백산에 왔다고 하는데 그게 무도대종사인지 일반인인지 아직 몰라.”강서준은 두통이 밀려왔다. 백 명의 전사가 걱정스러웠다. 의경 하권을 찾을 때 수십 명을 희생시켰으니 이번에야말로 절대 사상자를 내면 안 되었다.“그런데…”강영이 말끝을 흐렸다.“할아버지 말씀대로라면 고지민은 오빠를 죽이지 않을 거고 그럴 수도 없다고 하셨어요. 여기에 사람을 데리고 온 것도 자금을 가져가는 걸 막으려는 짓이라고요.”“하하하.”강서준, 강영, 독보운, 최동 그리고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 주변을 살펴봤다.간드러지는 웃음소리가 숲 속에서 오랫동안 울려 퍼졌다. 강서준은 상대방의 위치를 파악하려 했지만 사방에서 소리가 들려 구체적인 위치를 분별하기 어려웠다.“왔으면 면상이라도 보이시지.”강서준이 우렁차게 소리를 지르더니 한 곳을 응시했다.대략 100미터 떨어진 높은 나무 위에 젊은 여자의 모습이 보였다. 천진난만한 표정을 지은 그녀는 타이트한 가죽 옷과 신발을 신었다. 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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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2화

독보운이 강영을 물끄러미 쳐다봤다. 눈빛엔 온통 동경과 감탄으로 가득찼다.“이, 이게 무도대종사의 실력이야? 기운이 남다르네.”강영을 힐끗 쳐다보던 고지민이 입꼬리를 치켜 올리며 담담하게 웃었다.“듣자니 강영 씨는 지혜가 남달라서 현세 제갈량이라고 하던데요. 내가 장백산에 온 걸 알면서도 겁도 없이 오다니 어떤 일이 발생할 지 두렵지 않아요? 아, 맞다. 알면서 온 거 맞죠? 그렇다면 긴 말이 필요 없겠군요.”고지민이 피식 웃으며 손가락을 튕겼다.그러자 사방에서 남성 네 명이 나무위에서 뛰어내렸다.“4대 금강”강영의 얼굴빛이 변했다.“죽여.”고지민의 표정이 갑자기 어두워졌다.“강서준과 강영만 제외하고 다 죽여버려.”“누가 감히?”강서준이 고지민과 4대 금강을 보며 강영의 앞을 막아섰다. 검정색 옷을 입은 네 사내는 평범하게 생겼지만 마치 4대 사신처럼 강한 기운을 뿜어냈다.강영이 작게 말했다.“서준 오빠, 고 선생이 키운 4대 금강이에요. 적어도 3단에 이르렀으니 실력이 엄청 강해요. 고지민이 4대 금강까지 데리고 올 줄은 몰랐네요.”강서준도 가슴이 철렁했다.고지민을 노려보며 말했다.“나를 막는데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관련 없는 사람은 보내줘.”이 사람들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전사들은 순식간에 당한다. 혼자 힘으로 100 명의 소요군을 보호하기엔 너무 벅찼다.“당신이 저 사람들을 보호할 능력이 있어요? 이렇게 하죠. 4대 금강의 장파를 한 번씩 막아내면 저 사람들 살려주죠.”고지민이 피식 웃었다. 마치 마녀가 웃는 것처럼 차가운 태도로 말이다.강서준이 돌아서서 독보운, 최동 그리고 100 명의 소요군을 바라봤다.그들도 강서준을 물끄러미 쳐다봤다.“알았어.”강서준이 다시 돌아서며 고개를 끄덕였다.“서준 오빠, 뭐하는 짓이에요?”강영이 다급하게 말렸다.“저 사람들 적어도 3단이라고요. 오빠는 이제 겨우 1단에 올랐는데 네 번은 무리예요. 죽지는 않더라도 중상을 입을 게 뻔한데 휠체어에 의지하며 살게 될 거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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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3화

강서준은 알고 있다. 고지민은 소요군을 이용해 자신을 협박하는 것이지 죽이려는 의도는 아니라 생각했다.“그럼요.”고지민이 웃으면서 4대 금강에게 나지막하게 말했다.“살살해. 죽이지 말고.”네 사내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때 한 사내가 나오면서 한 손을 들었다. 손에서 강한 기운이 생기더니 바닥에 떨어진 나뭇잎과 먼지를 말아 올렸다. 나뭇잎과 먼지가 한 곳에서 소용돌이를 치더니 어느 순간 둥그런 공이 되었다.그 사내가 노려보며 말했다.“강서준, 준비됐어?”강서준은 대답대신 두 눈을 지긋이 감고 의경 하권에 기록된 금강신공을 떠올렸다.한 번이라도 막을 실력은 아니지만 소요군을 위해 나서지 않을 수 없었다.진기를 가동하여 전신 경맥에 흐르게 했더니 순식간에 팔다리로 전송됐다.그러자 강서준의 얼굴에 미세한 변화가 생겼다. 피부가 약간 구릿빛이 돌기 시작한 것이다.“응?”고지민이 흠칫 놀랐다.강영도 눈살을 찌푸리며 중얼거렸다.“저건 무슨 무공이지?”한동안 지내면서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무공을 연마하는 건 보지 못했다.강서준이 손을 들면서 말했다.“시작해.”그러자 4대 금강의 한 사내가 손을 움직이며 나뭇잎과 먼지로 뭉친 공을 강서준에게 날려 보냈다.촤아악!어마어마한 힘이 휘몰아치며 강풍처럼 날아왔다. 강서준은 두 손을 모아 폭풍처럼 날아오는 공을 막았다.힘이 얼마나 강력한지 몸이 뒤로 밀렸다. 결국 강력한 힘에 견디지 못하고 공이 흩어지더니 무수한 나뭇잎이 강서준의 몸을 강타했다.쿵!강서준은 바닥에 쓰러지고 주변에 먼지가 뽀얗게 일렀다.최동과 소요군은 입을 떡 벌이고 그 자리에서 얼어 버렸다.강영이 신속하게 달려가 물었다.“괜찮아요?”강서준이 부축하려는 손을 밀어내며 바닥에서 겨우 일어섰다.그러더니 고지민의 앞에 다가가 평온하게 말했다.“한 번은 막았어.”고지민이 못마땅한 표정으로 사내에게 물었다.“몇 할 힘을 썼어?”사내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5할이요. 저 정도 실력이면 막을 수 없을 텐데. 막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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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4화

”푸웁!”강서준이 입에서 피를 뿜으며 몇 십 미터 밖으로 튕겨져 나갔다.“서준 오빠!”강영이 다시 달려갔다.강서준은 바닥에 닿는 순간 일어나 앉았다. 그리고 진기로 폭동하는 혈기를 억눌렀다. 강영은 그제야 안심했다.“그만 해요. 겨우 7할 힘인데, 10할 힘이라면 절대 막을 수 없어요!”강서준이 손을 흔들었다.“그래도 막아야 돼. 내가 데리고 온 사람들이야. 무조건 안전하게 돌려보내야 돼.”이렇게 말하면서 멀리 서 있는 고지민을 바라봤다.“치료해도 돼?”“그렇게 하세요.”고지민은 궁금했다. 어떻게 3단인 4대 금강의 일격을 막을 수 있는지 말이다.강서준이 조용히 앉아 눈을 감고 의경 상권에 기재된 심법을 떠올렸다.의경엔 역천 81침 외에도 총 9단계인 ‘천강기공’ 심법이 있었다. 이제 겨우 입문 단계에 도달했지만 천강기공으로 폭동하던 혈기를 가라앉혔더니 창백하던 얼굴에 붉은 빛이 감돌았다. 천강기공은 금강신통을 수련하는 관건이기도 하다. 기공 경지가 강할수록 금강신통의 방어력이 강해진다. 강서준은 다시 일어서 고지민 일행의 앞으로 다가갔다.“두 번 남았군.”고지민의 장난스러운 웃음기가 사라졌다. 강서준이 폭동하는 혈기를 한 순간에 가라앉히자 진지한 표정으로 물었다.“강서준 씨, 당신은 강씨 가문의 내가심법을 수련한 게 아니죠? 대체 뭘 배운 거예요?”“다음 순서로 누가 나오지?”고지민은 자신의 질문을 무시한 강서준에게 잔뜩 화가 났다.“10할 힘을 전부 써, 저 자식을 한 방에 끝내!”“네!”4대 금강에서 실력이 2번째로 가는 사내가 나섰다.“애송이, 각오해.”말이 끝나자마자 전신의 힘을 다해 손을 힘껏 내밀었다.그러자 강력한 힘이 손바닥에서 생기면서 바로 강서준을 공격했다.수십 미터 넘게 날아간 강서준은 커다란 나무에 부딪치고 거꾸로 쓰러졌다.충격에 큰 나무도 천천히 꺾였다.강서준이 한참을 지나고 일어서지 않자 강영이 날카롭게 고지민을 쏘아봤다.“서준 오빠가 죽는다면 당신뿐만 아니라 당신 스승도 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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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5화

”아니…”강영은 화가 머리 끝까지 치밀어 올랐다.“제지해.”고지민이 지시를 내리자 4대 금강이 바로 손을 썼다.강영이 반응하기 전에 점혈로 진기를 봉인하고 움직이지 못하게 만든 것이다.고지민의 입꼬리가 올라갔다.“강영 씨, 고 선생은 방해하는 자를 싫어해요. 강씨 가문에서 후원자를 찾으려나 본데, 고 선생이 그걸 가만두고 볼 수 없잖아요.”꼼짝도 못하게 된 강영은 그저 노려보는 것밖에 할 수 없었다.“스승을 어떻게 고 선생이라고 부르지?”“하하하.”고지민은 설명대신 간드러지게 웃으면서 4대 금강에게 손짓을 했다.그러자 네 사내가 고개를 끄덕이고 신속하게 사라졌다. 그때 고지민이 천천히 다가왔다. 강영은 진기로 봉인을 해체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고지민이 갑자기 강영의 턱을 잡으며 피식 웃었다.“참 고운 얼굴이네요. 내가 남자라면 이 얼굴에 반했겠죠. 하하하.”이번엔 강서준에게 다가갔다.강서준은 그것도 모르고 치료 중이다.이번엔 심하게 다쳐 짧은 시간 내에 치료할 수 없었다. 강서준이 반응하기 전에 고지민이 빠르게 점혈 몇 군데를 찍었다.“뭐하는 짓이야?”강서준이 나지막하게 물었다.“뭐하는 짓이라니?”고지민이 활짝 웃더니 미친듯이 강서준의 옷을 갈기갈기 찢어버렸다.“너…”강서준의 낯 색이 가라앉았다.하지만 고지민은 거기서 멈추지 않고 강서준의 바지까지 찢어버렸다. “쯧쯧, 몸은 건장한데 내가 너무 어려서. 아니면…”고지민은 대놓고 강서준의 몸매를 감상하면서 낄낄 웃었다.그러더니 강영의 팔을 잡고 강서준을 향해 던졌다.강영은 꼼짝달싹 못하고 당하기만 했다. 그렇게 강서준과 부딪치면서 바닥에 뒹굴었다. 아니, 강영이 강서준의 몸 위에 엎드린 꼴이 되어버렸다.“고지민! 뭐하는 짓이야?”강영이 소리를 질렀다.“아무것도 안 했는데.”고지민이 키득거리며 다가가더니 이번엔 강영의 옷을 찢어버렸다.그리고 홀딱 벗은 두 사람의 자세를 바꿔 놓았다.강서준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고 강영은 수치스러워 두 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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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6화

낭떠러지 아래 불더미가 타오르고 그 옆에 두 사람이 있다. 남자는 아래에 여자는 위에, 아무것도 걸치지 않고 애매한 자세로 누워있는다.강영은 강서준이 볼에 뽀뽀하는 것 같아 얼굴이 화끈거렸다.강서준도 어쩔 수 없이 안은 자세로 있어야만 했다. 강영의 따뜻한 체온이 피부로 느껴졌다.두 사람 모두 어색해서 한마디도 할 수 없었다.꼭 껴안은 자세로 어느덧 3시간이 흘렀다.그제야 움직이게 된 강영이 번쩍 일어나더니 바닥에 널브러진 옷으로 몸을 가렸다.입을 수 없을 정도로 찢어졌지만 잠시라도 몸을 가려야 했다.강서준의 옷도 입을 수 없을 정도로 찢어져 있었다. 게다가 중상을 입고 치료를 3시간이나 미룬 탓에 체내의 상처를 건드려 피를 토해냈다.강영이 두 눈을 찔끔 감고 감히 쳐다보지 못했다.그때 이상한 소리에 고개를 돌리고 깜짝 놀랐다.강영은 찢어진 옷으로 몸을 가리고 강서준에게 다가가 다급하게 물었다.“서준 오빠, 왜 그래요? 괜찮아요?”상처가 심각해 더 이상 지체하면 생명이 위험했다. 강서준은 벌거벗은 몸에 신경 쓸 겨를이 없이 차분하게 앉아 심법과 진기를 이용해 치료를 시작했다.그때 강영이 강서준의 팔에 감긴 침을 보고 말했다.“역천 81침으로 치료해 줄까요?”“그래.”강서준은 거절하지 않았다. 팔을 움직이자 역천 81침이 스르르 팔을 타고 손바닥으로 내려왔다. 한쪽 끝을 들고 살짝 힘을 주었더니 순식간에 바늘로 변해버렸다.강영은 강씨 가문에서 자랐으니 당연히 의술도 알았다.하지만 강서준의 상처를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함부로 치료할 수 없었다. “어디에 찔러요?”“가슴.”“알았어요.”강영은 분부대로 78개 침을 놓았다.그랬더니 강서준의 상처가 잠시 억제되었다.침을 정리하던 강영이 무릎을 껴안고 눈물을 펑펑 쏟아냈다.“미안해. 내 잘못이야.”강영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오빠랑 상관없어요. 다 고지민 탓이에요. 혼인을 파괴하려고 그런 거잖아요. 엉엉, 이제 어떡해요. 어떡하면 좋아요. 내가 강중에 돌아가면 할아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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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7화

강서준도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될지 몰랐다.강영이 한참을 흐느끼더니 겨우 멈추고 사색에 잠겼다.“뭘 생각해?”강서준이 물었다.“이상해서요.”강영이 작게 대답했다.“뭐가?”“할아버지는 고지민이 장백산에 나타날 거라는 거 알고 있었어요. 처음엔 이 일에 관여하지 말라고 했어요. 고지민이 오빠를 죽일 수도 죽이지도 못하니 위험하지 않다고요. 그런데도 날 보냈어요.”강서준이 물었다.“그게 뭐가 이상해? 나한테 무공비책을 전달하라고 보낸 거잖아?”“거짓말인 거 같아요.”강영이 긴 한숨을 내쉬었다. 강지를 잘 알고 있었다. 비록 패권에 관심이 없어 보이지만 강지는 무슨 일이든 주도면밀하게 대하니 이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 생각했다.“할아버지는 고지민이 고 선생의 마지막 제자라는 것과 지금 상황을 알고 있었어요. 고지민이 남궁 가문과의 혼인을 알게 됐으니 다른 가문에서도 막으려고 한다는 것을 예측한 거예요.”“세속에 관심 없는 가문에서 전통적인 혼인은 매우 중요하거든요. 오직 나의 명성을 더럽히게 하면 혼인을 쉽게 막을 수 있으니 할아버지도 짐작했던 거죠. 하지만 그걸 알면서 왜 나를 보냈을까요?”강영은 알 수 없고 강서준은 더 혼란스러웠다.두 사람은 그렇게 불더미 앞에 앉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한참 뒤에야 강영이 번쩍 고개를 들고 강서준을 쳐다봤다.깜짝 놀란 강서준은 황급히 손으로 중요한 부위를 막았다.“풉!”강영이 웃음을 터뜨렸다.“왜 그렇게 봐? 뭘 또 웃어?”강영이 실신한 웃음을 멈췄다.“아, 아니에요. 할아버지가 모른 척하고 나를 보낸 게 오빠와 관련이 있는 거 같아요.”“나한테?”강서준이 답답한 표정을 지었다.“어쩌면 할아버지가 남궁 가문과 오빠를 두고 어느 쪽이 더 믿을 만한지 가늠하는 거 같아요.”강서준이 코끝을 만지작거렸다.“난 겨우 1단 절정이라고.”“그래도 전신 경맥을 뚫었으니 진짜 실력은 5단에 가깝잖아요.”“그런가?”강서준의 머릿속에 문득 떠오른 게 있었다.“설마 천왕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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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8화

강씨 성을 달고 있어 겉보기엔 떳떳하지만 정작 가문에서 위치가 없고 이용당하는 도구 신세였다.“그럼 이제 어떡하지?”강서준이 물었다.“오빠를 보호하라고 지시를 내릴 때부터 시작한 거 같아요. 오빠가 강씨 가문에 위화감을 느끼고 있으니 나를 이용해 다시 연관 지으려고 한 거예요. 저들이 나타나게 한 것도 우리 사이에 뭔가 있길 바라는 동시에 남궁 가문에도 알리는 것이 목적일 거예요. 고지민이 사진을 퍼뜨린다고 해도 할아버지는 혼사를 성사시킬 거고, 그렇게 되지 않는다면 무슨 방법을 써서라도 남궁 가문과 고 선생의 사이를 갈라 놓으려고 할 거예요.”강서준은 듣기만 했다.추측이지만 일리가 있었다.“신경 쓰지 마. 일단 지켜보자.”강영은 여전히 두 무릎에 턱을 고이고 작게 말했다.모든 상황이 납득이 되자 자신의 처지가 그리 나쁘지 않다고 느꼈다.아직 강지에게 이용당할 가치가 남아 있고 이렇게 자신을 포기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강서준에게 물었다.“남궁 가문과 오빠 중에서 굳이 선택을 하라면 오빠를 선택할게요.”“…”너무나 솔직한 발언에 강서준이 당황했다.한참을 멍하니 있다 정신을 차리고 진지하게 말했다.“농담하지 마. 내 상황을 잘 알잖아. 내 감정도 어쩌지 못하는데 더는 압력 주지 말라고.”“하하하.”강영이 웃음을 터뜨렸다.“농담이에요. 아무리 그래도 사촌 오빠인데.”강서준이 입을 삐죽거렸다. 강씨 핏줄이 아니라 입양한 거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입 밖에 내지 않았다.“참.”강영이 화제를 돌렸다.“전에 그거 무슨 무공이에요? 피부색이 변하던데, 방어력도 강해진 거 같고.”강서준이 설명했다.“의경에 기재된 천강기공이라고 하는 심법인데 금강신공과 결합하면 피부가 구릿빛으로 변해. 마치 동인처럼 변해서 총알이나 칼도 막을 수 있거든. 극치에 달하게 되면 삼척 기벽을 만들 정도로 천하무적이지. 하지만 난 이제 겨우 입문이야. 뭐 입문도 아닐지도 몰라.”“대단해요. 정말 대단해요.”강영이 말했다.“1단이라고 해도 실력 차이가 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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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9화

강서준이 옷을 꿰매고 있을 때 강영은 뒤에서 그 모습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그래서 강서준이 돌아보는 것도 알아차리지 못했다.눈치챘을 때 이미 자신을 한동안 물끄러미 쳐다본 뒤였다.“이, 입어.”강서준이 침을 꼴깍 삼켰다.강영은 재빨리 옷을 받고 돌아서서 입으려 했다.그러자 강서준의 눈에 강영의 탱글탱글한 엉덩이가 보였다.심호흡으로 인간의 원초적인 욕망을 겨우 가라 앉혔다.겨우 진정한 강서준은 자신의 옷을 들고 살펴봤다. 많이 찢어졌지만 꿰매면 입을 수 있었다.또다시 말없이 앉아 바느질을 시작했다.그제야 옷을 입은 두 사람은 불더미에 마주 앉아 침묵했다.강서준은 어색한 분위기를 면하려고 소요군이 잡은 야생 토끼를 불에 굽기 시작했다.이따금씩 맞은편에 앉은 강영을 힐끔 쳐다봤다. 아무 말도 하지 않으니 분위기가 더 이상해 화제를 돌렸다.“솔직히 네 몸매도 좋아.”강서준이 느닷없이 불쑥 한마디 던졌다.“아, 그래요?”그 말에 강영은 더 쑥스럽고 부자연스러워 괜히 긴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렸다. 쑥스러움도 잠시, 순간 장난 가득한 웃음을 지으며 물었다.“초현과 비교하면 누가 더 좋아요?”“뭐?”예상치 못한 질문에 강서준이 당황했다.“뭐, 비슷비슷해.”진심이었다. 두 사람 모두 각자 장점이 있어 비교할 수 없었다.“맞다.”강영의 태도가 전지해졌다.“교토에 돌아간 후 고지민이 사진을 공개해서 남궁 가문과 혼인이 취소되면 할아버지께서 무조건 저한테 벌을 내릴 거예요. 어떡하면 좋아요?”강영은 강서준의 대답이 듣고 싶었다.“강지가 두 가지 준비를 한다면서? 그럼 사진이 폭로되었다고 해도 성사되도록 설득하지 않을까?”“말은 그래도 남궁 가문에서 믿을까요? 남궁 가문도 체면이 있을 텐데.”“네 생각은 어때?”강서준은 이런 질문을 하는 의도를 알지 못했다.“아니에요. 일단 지켜보죠.”강영이 고개를 흔들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강서준의 대답에 실망한 것이다.강서준은 자신을 여자로 보지 않았다. 그렇지 않으면 알몸을 보고도 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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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0화

다만, 밤이 너무 길어 시간을 떼우는 게 지루했다.그때 강영이 가져온 무학비책을 꺼내 들었다. 세 권 모두 강지가 서재에서 베낀 것이다.신법무공을 다룬 어풍보, 장법을 다룬 패장 그리고 권법을 다룬 천풍권이라는 비책이었다.강서준은 무공비책을 열심히 보기 시작했다.갑자기 조용해지자 강영이 눈을 뜨고 강서준을 봤다.책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할아버지가 어떤 무공 책을 줬어요?”강서준이 대답했다. “어풍보, 패장 그리고 천풍권. 모두 세권이야.”강영이 고개를 끄덕였다.“이름 있는 무공이에요. 세 권 모두 강씨 선조들이 남긴 거라 유명하죠. 나도 그 비책에 대해 들은 바가 있어요. 어풍보는 조예가 높은 걸음보라 배우게 되면 먼 거리도 자유롭게 오갈 수 있고 패장은 800년 전, 강씨 선조가 만든 무공인데 18 초식으로 위력이 엄청 강력해요. 패도, 능여를 사용하면 산을 가를 수 있고 18 초식을 모두 사용하면 천하무적이라고 하더라고요.”“천풍권도 수백 년 전에 강씨 선조가 만든 건데 전부 터득하면 권법으로 풍운을 다양하게 휘어잡을 수 있다고 했어요.”강영이 무공의 유래와 위력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했다.“모두 강씨 가문의 최고 무공이에요. 물론 강씨 가문의 천절십삼검 다음이지만, 모두 일정한 단계에 도달한 핵심 인물만 수련할 수 있거든요. 오빠가 꽤 맘에 들었나 봐요. 이렇게 중요한 무공비책도 선득 내주다니.”“그렇게 강력한 거야?”강서준은 놀라웠다. 무공비책의 내력이 이렇게 대단할 줄은 몰랐다.“그럼요.”강영이 계속 말했다.“강씨 가문은 4대 고족의 수족이라 고대 무술계에서도 손꼽히는 존재였어요. 강씨 선조들이 수많은 무학을 남겼기 때문이죠. 고대 무술계에서 강씨 가문과 맞설 수 있는 건 아마도 천산파밖에 없을걸요?”“천산파?”강서준의 눈이 휘둥그레졌다.고대 무술계에 대해 아는 것이 없었다.그러니 어떤 문파가 존재하고 어떤 강자가 있는지도 모른다.“천산파 장문은 고대 무술계 우무머리이자 100년 전의 맹주이기도 해요.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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