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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1화

강영이 두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한참 뒤에야 고개를 끄덕이며 작게 대답했다.

“네, 할아버지가 주선한 거예요.”

“남궁 가문에 대해 나도 들은 게 있어. 예전에 한 문파였지만 세력이 쇠퇴해지면서 가문으로 전락하고 그것마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가 100년 전에 다시 일어섰지. 그동안 조용히 지냈지만 실력은 4대 고족과 겨룰 정도였으니 할아버지께서 대회를 대비해 후원자를 찾은 거겠지.”

“맞아요.”

강영이 고개를 끄덕였다.

“3대 고족 모순이 모두 강씨 가문을 향해서 지금 사방이 온통 적이에요. 그러니 강력한 동맹 관계를 가져야 해요. 남궁 가문과 동맹을 맺으려면 혼인이 가장 좋은 수단이죠.”

강서준이 눈살을 찌푸렸다.

“지금 조선 시대냐? 어떻게 이럴 수 있어? 가족의 권익을 위해 다른 사람을 희생시켜도 되는 거야?”

“제가 원한 일이에요.”

강영이 미소를 지었다.

“이 얘긴 그만하고 고지민에 대해 말해 봐요.”

강영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나도 들은 거야. 사람들 데리고 장백산에 왔다고 하는데 그게 무도대종사인지 일반인인지 아직 몰라.”

강서준은 두통이 밀려왔다. 백 명의 전사가 걱정스러웠다. 의경 하권을 찾을 때 수십 명을 희생시켰으니 이번에야말로 절대 사상자를 내면 안 되었다.

“그런데…”

강영이 말끝을 흐렸다.

“할아버지 말씀대로라면 고지민은 오빠를 죽이지 않을 거고 그럴 수도 없다고 하셨어요. 여기에 사람을 데리고 온 것도 자금을 가져가는 걸 막으려는 짓이라고요.”

“하하하.”

강서준, 강영, 독보운, 최동 그리고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 주변을 살펴봤다.

간드러지는 웃음소리가 숲 속에서 오랫동안 울려 퍼졌다.

강서준은 상대방의 위치를 파악하려 했지만 사방에서 소리가 들려 구체적인 위치를 분별하기 어려웠다.

“왔으면 면상이라도 보이시지.”

강서준이 우렁차게 소리를 지르더니 한 곳을 응시했다.

대략 100미터 떨어진 높은 나무 위에 젊은 여자의 모습이 보였다. 천진난만한 표정을 지은 그녀는 타이트한 가죽 옷과 신발을 신었다. 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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