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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1화

김초현이 도착했고 세 사람은 다시 의논하기 시작했다.그들은 작전을 계획하기 시작했다.반나절의 토론 끝에 드디어 결론이 났다.조사 결과와 고 선생의 행적만 알아내면 되었다.조사 결과가 나오면 바로 움직여야 한다."일단은 이렇게 하는 거로 하죠."강영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이번에는 성공할 수밖에 없어요. 실패해서는 안 돼요. 혹시나 실패한다면 누구도 감당할 수 없을 거예요."강서준은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다만 고 선생이 어떻게 생긴 사람인지, 어떤 행동을 할지 가늠이 잡히지 않는 게 문제네."모든 계획을 다 세운 결정적인 순간에 난관에 봉착했다.'고 선생은 도대체 누구야?'강영이 말했다. "저도 본 적 없어요. 왕만 알고 있는 것 같아요.""직접 물어봐야겠네."강서준은 자리에서 일어났다."잠깐만요."강영은 뭐가 떠오른 듯 강서준을 불러 세웠다.강서준은 멈춰 서서 그녀를 바라보았다.강영이 말했다. "우선 타이밍을 보면서 기다리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저희가 뉘앙스라도 보여야 해요. 안 그럼 더 이상해 보일 거예요. 게다가 오빠는 적염군의 용수잖아요. 그런 사람이 아무것도 안 하는 것처럼 보이면 그게 더 이상해서 고 선생의 의심을 살지도 몰라요."강서준이 물었다. "그럼 어떻게 해야 되는데?"강영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즉위식을 화려하게 열어 전 세계에, 대하에 적염군의 총수가 오빠라는 걸 선언하는 거예요. 그럼 고 선생도 오빠를 단지 권력욕이 강한 사람으로 생각할 거고 오빠의 즉위식에 나타날 수도 있어요. 그 기회를 틈 타 고 선생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보는 거예요."강서준은 한참 생각하더니 그녀의 말에 동의했다.기지에 대한 조사는 꽤나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았다.강서준이 천수가 되었다는 소문은 이미 내부에 퍼진지 오래되었다. 그 소문을 억지로 잠재운다면 오히려 사람들의 의심을 더욱 불러일으킬 것이다. "그래, 그게 좋겠다."강서준은 몸을 돌려 멀어졌다.강서준이 시야에서 사라지고 나서야 강영은 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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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2화

강서준은 적염군 본부로 향했다.적염군 군구의 정문에 도착한 강서준이 차에서 내렸다.안으로 발길을 들이기도 전에 강서준은 제지를 당했다.무장한 군인들은 강서준을 향해 총구를 겨냥하며 말했다."누구십니까?"강서준은 어두워진 얼굴로 말했다. "지금 누구한테 총을 겨냥하는 거냐?""용왕님!"장군 한 명이 걸어 나왔다. 그는 강서준에게 깍듯하게 경례를 하고 말했다. "남황 흑룡군의 용수 님께서 여긴 어쩐 일이십니까? 여긴 적염군의 본부입니다. 남황의 용왕님께서 들어올 수 없는 곳입니다. 이건 월권행위이십니다. 저희는 외부인을 접근 금지시켜야 합니다."강서준은 장군을 바라보며 물었다. "이름이 뭐죠?""적염군 부용수 조남이라고 합니다."조남은 깍듯하게 답했다.강서준을 존경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경계를 늦추진 않았다."용왕님, 여긴 적염군 본부입니다. 용왕님이라 할지라고 관할 구역이 아닌 적염군에 접근해서는 안 됩니다.""조 장군, 국회 투표를 통해 제가 적염군 총수가 된 걸 모르고 있는 겁니까?""들은 바는 있습니다. 하지만 임명서가 아직 도착하지 않은 지금 용왕님께서 군구로 접근해서는 안 됩니다. 죄송합니다."강서준이 오늘 여기에 온 목적은 다름 아닌 곧 즉위식을 개최하겠다는 소식을 알리기 위함이었다.그도 함부로 월권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는 걸 알고 있었다.임명서가 없는 지금 부용수의 말이 옳았다.그는 손가락을 들어 조남을 가리키며 말했다. "조 장군, 어디 한번 두고 보죠."그는 몸을 돌렸다.그가 몸을 돌리고 나서야 적염군은 총구를 서서히 내리기 시작했다.조 장군 곁에 있던 군인 한 명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장군님, 신임 총수님께서 오셨는데 저희가 이렇게 굴어도 되는 겁니까?""두려워하지 마, 군인이라면 규율에 따라야 해."조남은 몸을 돌려 군구 안으로 들어갔다.강서준은 곧장 천안궁으로 향했다.천안궁의 거실.그는 소파에 털썩 주저앉아 불평하는 얼굴로 말했다. "저희 규율을 고쳐야 할 때가 된 것 같네요."왕은 손에 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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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3화

왕의 담배까지 챙긴 그는 천안궁을 나섰다.밖으로 나온 그의 뒤를 그림자가 급히 따라나왔다. "서준 씨."강서준은 몸을 돌려 두 손을 바지 주머니에 넣고 물었다. "왜요? 무슨 일에요?"그림자는 주변을 살피더니 강서준을 이끌고 경호원이 없는 한적한 곳으로 왔다. "왕께서 서준 씨의 모든 계획에 대해 알고 싶어 해요."강서준은 담담하게 말했다. "아직 계획한 건 없는데, 우선 적염군 총수가 된 후에 생각해 보려고요.""아무도 못 믿으시나 보군요." 그림자가 얼굴을 찌푸렸다.강서준이 말했다. "그럴 리가요. 정말 어떤 계획도 세우지 않았어요. 무모하게 행동해서는 안 돼요. 길게 생각해야 해요. 계획이 생긴다면 왕께 꼭 말씀드릴게요. 필요하다면 도움도 요청하고요.""설마." 그림자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맞아요." 강서준은 그림자를 바라보며 물었다. "왕의 뒤에 다른 사람이 있다는 걸 알고 있어요. 그분 뒤에 아무도 없었으면 지금의 그 위치까지 올라가지 못했을 거예요. 배후에 있는 사람이 도대체 누구예요? 주 선생이 연관되었다는 건 들은 적 있는데."그림자는 굳은 얼굴로 조용히 말했다. "서준 씨, 세상에는 하지 말아야 할 질문들이 있어요. 굳이 알게 될 사실이라면 언젠간 꼭 알게 될 거예요."강서준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역시, 그럴 줄 알았어요."그는 홀연히 몸을 돌렸다.그림자는 그가 떠나는 것을 보고 나서야 몸을 돌려 들어갔다.안으로 들어간 그림자가 왕에게 다가갔다.왕이 물었다. "뭐라고 하던가요?"그림자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주 선생에 대해 물었습니다.""그래요?"왕도 잠시 당황했다.강서준이 주 선생에 대해 물을 줄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강서준을 믿을 수 있을까요? 용왕이 된 그를, 남황을 책임진 그를, 적염군 총수가 된 그를 완전히 믿을 수 있을까요? 흑룡군과 적염군을 연합해 무장 공격이라도 한다면 대하는 곧 그의 손에 들어갈 거예요."왕은 걱정스럽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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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4화

게다가 왕의 부임도 불명예스러운 무언가가 있는 게 틀림없었다.강서준은 생각에 잠긴 채 천수 저택에 도착했다.천수 저택은 방대하게 컸다.정원에서 김초현이 한창 연습에 집중하고 있었다. 그녀는 바닥에서 1미터 가량 떠있었다. 검은 긴 생머리가 거꾸로 세워져있었다. 강한 기운이 흘러나와 바닥에 떨어졌던 낙엽들이 몸을 따라 나부끼고 있었다.강서준은 발걸음을 멈추고 김초현을 바라보았다.강서준을 발견한 김초현은 연습을 멈추고 바닥으로 서서히 차지했다. 반가운 듯 미소를 활짝 지은 김초현이 말했다. "여보, 왔어요?"강서준은 두 볼이 빨갛게 달아오른 김초현을 바라보며 물었다. "초현 씨, 방금 전 뭘 연습한 거예요? 기운이 꽤 이상하던데."김초현이 말했다. "할아버지께서 가르쳐 주신 거예요. 현영 진기라고 할아버지께서 젊었을 때 우연히 터득한 거래요. 내공 심법이 강해요. 절정의 내공 수련 심법이에요. 최고치로 끌어내서 수련하면 현영 진기를 수련할 수 있어요.""그렇게 강해요?" 강서준은 얼굴을 찡그렸다."네, 강해요." 김초현이 계속해서 말했다. "현영 진공에는 현영장이라는 게 있는데 그건 아직 제 실력이 부족해서 수련하지 못해요.""현영진공이란 1세대의 악마가 만든 무공이에요."누군가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강서준은 소리가 나는 방향을 바라보았다.빨간 잠옷을 걸친 긴 생머리를 늘어트린 여자가 다가왔다.강서준이 물었다. "현영진공에 대해 너도 알아?"강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김초현을 바라보았다. "고서에 따르면 800년 전에 무림에서 악마가 나타났는데 고약한 심보를 가져 사람을 눈 깜빡하지 않고 죽였어요. 그의 무공도 천하무적이었어요. 천하의 강자들이 연합해 악마와 맞섰고 악마는 처단당했어요. 그 뒤 현영진과 현영장은 사라졌어요.강천 할아버께서 어떻게 이 무학을 깨우쳤는지 모르겠네요. 강한 그룹의 무학을 수련하는 대신 마공을 깨우쳤는지, 가문 대학살을 이끌었는지 모르겠어요.""할아버지께선 모함을 당하셨을 것이야." 강서준은 눈살을 찌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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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5화

강영은 강중에서 자랐다.강한 그룹은 고대 무술 가문이다. 가문에서는 매 시기 발생한 일들을 자세히 기록한 서적이 대대로 전해져 내려왔다.다른 일은 그녀도 자세히 몰랐다. 다만 현영진공에 대한 일은 가문에서 내려오는 서적에 기록된 바가 있었기에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다.그녀는 김초현을 힐끗 쳐다보며 계속해서 말했다. "자료에서 보니까 현영장은 독이 강하다고 하더라고요. 현영진공을 대성경까지 수련하면 진기는 음독으로 변한다고 했어요. 현영 진기는 쉽게 다룰 수 없어요. 일단 변하기라도 한다면 그건 인간도 귀신도 아니게 된다고요, 온몸이 썩어문드러진다고 들었어요.""그, 그렇데 대단한 거예요?" 김초현도 겁이 나기 시작했다.그녀는 한동안 수련을 했지만 그 어떤 이상한 점도 발견하지 못했다. 진기에는 음독의 기운이 느껴지지 않았다."한번 해 봐요." 강영은 손가락으로 정원에 있는 나무 한 그루를 가리켰다. "저 나무한테 진기를 써 봐요."김초현은 손바닥을 들어 진기를 모았다.진기는 한 줄기의 힘을 형성했고 곧 나무로 뿜어졌고 나뭇잎들이 휘날렸다.순간 나뭇잎들은 순식간에 시들었고 곧 바닥으로 떨어졌다.강서준은 가까이 다가가 시들어버린 나뭇잎을 들고 자세히 살펴보았다. 확실히 음독의 기운이 느껴졌다. 시든 나뭇잎을 손에 들고 있자 가슴까지 두근거렸다.강영이 담담하게 말했다. "거짓말 아니죠? 초현 씨가 아직 초기 단계라 이 정도일 뿐이지 몇 년, 몇 십 년 동안 수련하면 더 대단한 실력을 갖추게 될 거예요."강서준이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 "초현 씨, 이젠 수련하지 않는 게 어때요? 제가 천강기공 전수해 줄게요. 이것도 매우 깊은 내공 수련 중 하나예요. 현영 진공과 비슷한 힘을 가졌고 게다가 금강신통도 수련할 수 있어요."김초현은 깜짝 놀랐다.그녀 역시 음흉하고 악랄한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머리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그럴게요."김초현이 말했다. "근데 할아버지께서도 수련하셨잖아요. 할아버지가 진기를 사용하시는 걸 본 적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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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6화

강서준은 자신의 할아버지가 살아있다는 예상이 들었지만 확실하지 않았다.그래서 그동안 자신의 할아버지와 가장 가깝게 지냈던 그녀에게 물은 것이다, 김초현이라면 분명 알고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제발 알려줘요."강서준은 손을 뻗어 김초현의 어깨를 잡았다.김초현은 결국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할아버지께서 아직 살아계세요. 할아버지께 연락한 적은 있어요. 하지만 딱 한 번 그게 전부예요. 그 뒤로 연락되지 않았어요. 그래서 지금 어디에 계신지 저도 몰라요.""할아버지께서 알라그산에서 왜 그런 일을 벌이신 거예요? 왜 거짓 죽음으로 가장을 한 거죠? 도대체 누굴 속이기 위해 그런 거예요?""여보, 저는 정말 몰라요. 할아버지께서 절 데리고 알라그산에 갔어요. 왜 거길 갔는지 저도 몰라요. 그러다 나중에 화보제를 찾기 위해 갔다고 들었어요. 그 과정에 백 년 불뱀과 마주쳤고 할아버지는 그걸 죽인 뒤 담즙을 복용하게 했고 그걸 통해 전 비로소 3단에 이르렀어요."김초현은 강천의 의도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강서준을 절대 해치지 않을 것 같았기에 그의 말에 따른 게 전부였다.김초현은 그제야 그의 말을 따랐다.생각에 잠겼던 강서준은 한숨을 길게 내쉬더니 다시 물었다."할아버지 실력이 어느 정도예요?"김초현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저도 잘 모르겠어요. 직접 말씀하신 적은 없지만 제가 볼 땐 아주 강한 실력자 같았어요. 게다가 할아버지께서 화월산거도의 비밀을 알고 계셨지만 수련을 하지 않으셨어요. 대단한 실력을 지녔기에 화월산거도가 성에 차지 않으셨던 거예요."강서준은 해탈한 듯 한숨을 내쉬었다.그는 자신의 할아버지를 굳게 믿었다.세상 사람들이 그에게 뭐라 하든 그는 자신의 할아버지가 좋은 사람이라고 굳게 믿었다.하지만 굳게 믿었던 믿음은 서서히 균열이 일어나기 시작했고 결국 의심의 불꽃이 싹트기 시작한 것이다."여보, 할아버지는 나쁜 사람이 아니에요." 김초현이 한마디 했다. "전 할아버지를 믿어요.""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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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7화

"시청자 여러분, 아침 뉴스를 시작하겠습니다. 오늘 아침에 대하 최고 장관, 대하왕께서 대회당에서 회의를 열었습니다.얼마 저 적염군 총수 천자가 직책을 사면 받은 탓에 국회에서 회의를 거쳐 현재 남황의 흑룡군 총수로 계신 강서준 씨를 적염군의 새로운 총수로 임명했습니다." 검은 정장을 입은 앵커가 카메라를 바라보며 말했다.뉴스 자료에는 강서준의 임명장이 공개되었다.해당 뉴스는 곧 전국으로 방송되었고 전국 각지는 떠들썩해졌다."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강서준이 갑자기 적염군 총수가 되었다니?""좌천된 거 아니야?""설마 다시 궐기한 거야?"인터넷에는 강서준에 대한 소식으로 떠들썩했다.곧 정부의 공식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이 개최었다.기자회견에서 강서준의 지위에 대해 설명을 덧붙였다. 강서준은 남황 흑룡군의 총수직을 겸임하는 동시에 천자에 대한 조사와 처분을 내린 사람도 강서준이라는 걸 밝혔다.국민들은 열광했다.곧 해당 임명서는 강서준에게 전달되었다.강서준은 임명서를 받아들고 미소를 지었다.강영이 웃으며 말했다. "오빠, 축하해요. 오늘부터 두 개의 용수직을 맡게 되었네요. 대하에서 가장 큰 권력을 가지게 된 걸 축하해요. 흑룡군의 총수와 적염군의 총수라니, 두 군대가 연합하면 1분 안에 교토를 점령하고 천안궁으로 쳐들어가 왕에게 양위를 요청할 수도 있겠는데요?"강서준은 강영을 흘겨보며 말했다. "입 조심해. 네가 한 말, 역모야.""그냥 해본 말이에요. 장난이에요." 강영은 싱긋 웃었다. "제가 오빠였다면 당장 용수직을 사퇴한 뒤 정계로 입문해 왕좌에 앉을 거예요.""그딴 거 관심 없어."강서준은 고개를 저었다.군인은 정계에 입문해서는 안 되었다.역대 왕의 후보는 모두 정계에서 탄생했다.현재 대하왕 역시 30년 동안 연임하고 있었다.강서준은 단 한 번도 정계에 진출하거나 정계에 대한 갈망이 없었다.국가의 정세가 불안하지 않았더라면 그는 남황 흑룡군의 총수 자리조차 내려놓을 생각이었다. 강중에서 데릴 사위로 지내면서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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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8화

교토의 여러 거물들이 서있었다.강서준을 만나기 위해 자산가들이 직접 행차를 한 것이다.바로 그때, 20대로 보이는 어떤 여자가 파란 원피스를 입고 천천히 걸어오고 있었다. 강서준을 발견한 그녀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서준 씨, 또 만났네요."다름 아닌 임윤희였다.그녀는 강중의 장생 의약 회장으로 장생 의약이 강중에서 퇴출당한 뒤로 교토의 집으로 돌아왔다.강서준의 근황을 알게 된 임윤희는 한껏 꾸미고 강서준을 축하해 주러 온 것이다.다른 사람들 눈에는 둘 사이가 꽤나 가까워 보였다.강서준은 임윤희를 바라보더니 입꼬리를 올려 웃어 보였다. "윤희 씨네요. 강중에서 SA 일가를 위험에 빠트린 덕분에 초현 씨가 그때 얼마나 고생했는데요."강서준의 말을 들은 임윤희의 얼굴에 웃음기가 굳어졌다.그녀는 황급히 해명했다. "서준 씨, 제발 좀 들어봐요.""저희가 친한 사이였던가요? 제 이름을 함부로 부르네요." 강서준의 얼굴이 차갑게 굳었다.임윤희가 얼른 말했다. "천수님.""그쪽 가문은 제가 천천히 처리해야겠네요." 강서준은 차갑게 말했다.임윤희의 얼굴이 멍해졌다.강서준과 어떻게든 엮여 그의 덕을 보려고 임윤희는 여기까지 찾아온 것이다.남황의 용왕인 새로 부임한 천수와 엮어 사귀기까지 한다면 그의 집안은 앞으로 휘황찬란한 나날을 보내게 될 것이다. 하지만 예상 밖으로 예전의 일 때문에 그녀와 친해지기는커녕 오히려 더욱 멀어졌다."천수님, 저랑 초현이는 절친이에요. 그러니까 저 좀...""절친?" 강서준은 그녀를 쳐다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절친인데 절친 남편인 절 위험으로 내몬 거예요?"강서준은 앞으로 한 걸음을 내디뎠다."천수님, 절 아직도 기억하고 계실까요?" 그때 20대 정도로 보이는 젊은 남자가 허리를 숙이며 다가왔다."이런, 강중 미미관의 고이현 사장님이잖아요." 강서준은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오랜만이네요."자신을 알아보는 강서준의 태도에 고이현은 즐거운 듯 웃었다.주변에 있던 다른 사람들은 둘의 관계를 부러워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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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9화

그 말을 들은 해명은 갑자기 일어나 강서준 곁에 서서 허리를 구부린 채 비굴하게 말했다. "용왕님, 천수님. 저희 해씨 가문은 용왕님을 축하하기 위해 작은 파티를 준비했습니다.""해명 씨, 지금 저한테 접대라도 하겠다는 거예요? 남황 용왕으로 있는 전, 적염군의 총수로 있는 전 솔선수범해야 됩니다. 이번엔 그쪽이 술에 취해 헛소리를 하는 거로 여길 테니 다시는 그딴 소리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예요. 한 번만 입 함부로 놀리면 그땐 이렇게 넘어가지 않을 거예요."강서준이 차갑게 말했다.해명의 얼굴에 식은땀이 났다.강서준은 앞으로 천천히 나아갔다.교토의 부호들이 나란히 인사하러 그에게 다가왔다.심지어 어떤 이는 강서준에게 자신의 딸을 소개해 주겠다고 말했다."천수님, 이혼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제 딸내미를 소개해 드리려 합니다. 올해 22살로 교토 대학원에 재학 중이고 아직 남자친구를 사귄 적 없는 아이입니다. 처녀가 확실해요."중년 남성은 강서준을 바라보며 말했다.그리고 그의 곁에 있던 여자는 수줍은 듯 고개를 숙였다.강서준은 여자를 한 번 쳐다보더니 담담하게 말했다. "네. 천수 저택에 청소할 사람이 마침 부족했는데 청소부로 들이죠." 강서준이 말했다.그는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그의 행동에 다른 사람들도 겁을 먹었다.다른 사람들이 방심해야만 그는 비로소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혜림아, 얼른 감사하다고 인사드려." 중년 남자는 자신의 곁에 있는 여자를 끌어당겼다.그러자 여자가 말했다. "감사합니다.""이젠 그만 돌아가세요. 적염군 본부에 가야 되니까 다들 물러가세요. 곧 군구에서 즉위식을 열 테니 그때 다들 참석해 주시길 바랍니다."강서준은 웃으며 현장에 있던 사람들에게 인사를 한 후 군용차에 올라타 떠났다."고이현 님, 축하드립니다.""고씨 가문이 고생한 걸 알고 하늘에서 은혜를 베푸시나 봅니다. 축하드립니다.""축하드려요. 따님께서 천수 저택에 머물 수 있게 되다니."사람들은 강서준에게 은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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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0화

소파에 백발이 성성한 노인 한 명이 앉아 있었다."선, 선생님, 어쩐 일로 오셨습니까?"고 선생, 고세인은 깍듯하게 말했다."이렇게 소란스러운데 안 올 수 있겠나, 내가 오지 않으면 자넨 오늘 죽은 목숨일세.""혹시 강서준을 말하는 겁니까?" 고세인은 당황한 듯 말했다. "왕이 절 제거하려는 건 알지만 그는 절대 경거망동할 사람이 아닙니다. 방금 천수의 자리에 오른 강서준이 소란을 피울 리 없잖아요.""그래?"노인은 그를 한 번 바라보더니 말했다. "남궁문파의 남궁철과 비교했을 때 누가 더 강한가?"고세인은 말했다. "한 번도 붙은 적 없어 잘 모르겠지만 남궁문파는 남궁십절장을 수련했으니 제가 상대할 수 없을 겁니다.""그래. 강서준은 남궁철을 무너뜨릴 수 있는 힘을 지녔어. 남궁문파의 선조가 살려달라고 빌 정도이니, 만약 강서준이 찾아온다면 자네는 어디도 도망칠 수 없어."고세인은 깜짝 놀란 듯 말했다. "설마 서릉산에서 남궁철을 때려눕힌 게 강서준입니까?""그래.""선생님, 살려주세요."노인의 얼굴도 굳어졌다.그의 예상과 엇나가는 일들었다.강서준의 능력은 생각보다 너무 빨리 증가했다.고 선생은 죽을 수 없었다. 그가 죽는다면 더 큰 소란이 일어난다.하지만 그가 죽지 않으면 강서준은 계속해서 기회를 노릴 것이고 어떤 불상사가 일어날지 누구도 모른다."이젠 자네를 희생할 수밖에 없겠네. 천산대회가 순조롭게 진행되기 위해선 자네가 반드시 죽어야 해. 그래야만 강서준이 조용할 수 있어.""하지만 선생님, 강서준이 절 죽이면 연구소 역시 파괴될 겁니다. 수년간의 피땀 노력이 한순간에...." 노인은 손을 저으며 말했다. "걱정할 필요 없어. 자네 목숨은 강서준의 손에 달렸지만. 사느냐 죽느냐 문제는 자네한테 달렸어."노인은 일어서서 뒷문으로 나갔다.고세인은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그는 근심으로 가득했다."알아서 살라고? 어떻게?"'윗선에서 날 포기한 마당에 내가 어떻게 살아남아?'"역시 난 외부인이라는 거지, 가족들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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