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능장군 용수님의 모든 챕터: 챕터 1021 - 챕터 1030

2339 챕터

제1021화

끼익.목제 문이 열리고 뼈대가 보일 정도로 마른 노인이 걸어 나왔다. 노인의 머리카락은 전부 빠졌고 달처럼 군데군데 파여 들어간 두피만 남았다. 그는 또 영혼의 절반이 관에 들어가 있는 듯 기력이 쇠해 보였다.노인은 강지를 향해 걸어와 그의 곁에 앉았다."오랜만일세."노인의 혼탁한 눈동자는 인사를 함과 동시에 빛이 돌기 시작했다.강천은 노인을 바라보며 작게 미소를 지었다."자네가 이렇게 빨리 8단에 들어설 줄은 몰랐군. 덕분에 몇십 년은 더 살 수 있겠어.""하아..."남궁문천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폐관을 이리도 오래 했으니 당연히 문턱이라도 넘어야지. 비록 8단에 완전히 들어선 것은 아니지만 20년 정도 더 사는 건 문제가 없을걸세. 그나저나..."남궁문천은 강천을 바라보며 말했다."자네는 도대체 무슨 생각인 건가? 이 30년 동안 세 번이나 서릉산에 방문해서는 우리 남궁문파의 비적을 훔쳐보지 않았는가?"강천은 최근 30년간 서릉산에 세 번 방문했고 오늘이 네 번째였다. 전에 왔을 때는 바로 서재로 가서 무술 비적을 훔쳐봤다. 첫 두 번은 남궁문천에게 들키지 않았지만, 세 번째는 들키고 말았다.그날 마침 서재에 있던 남궁문천은 강천과 마주 보고 얘기를 나눴다. 그렇게 그의 정체를 알게 된 남궁문천은 뒷조사를 통해 30년 전 강한그룹 내부에서 생긴 분쟁에 대해 알게 되었다. 하지만 번번이 서릉산에 찾아와 비적을 읽는 이유는 도무지 떠오르지 않았다."혹시 천하의 무술을 다 습득해서 9단에 들어설 방법을 찾는 건가?"남궁문천은 강천을 뚫어져라 바라보며 말했다.강천은 싱긋 미소를 지으며 조용히 몸을 일으켰다."두 달 뒤면 천산대회가 열릴 테니, 자네의 실력을 기대하고 있겠네. 8단이라면 뭐라도 달라야 할 게 아닌가."강천은 몸을 돌리더니 빠른 속도로 멀어져갔다. 그리고 금세 산기슭에 도착했다.남궁문천은 진지한 표정으로 제자리에 있었다. 그는 강천의 실력에 대해 잘 몰랐다. 하지만 서릉산에 올 때마다 아무런 기척도 발견하지 못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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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2화

강지로 위장한 김초현이 물었다."서준 씨예요?""네."강영이 머리를 끄덕였다."저희 먼저 강중으로 돌아가라고 하네요. 오빠는 후에 따라온대요. 아무래도 남궁문파에 저희가 만나는 모습을 들키지 않으려고 그러는 모양이에요.""그럼 먼저 돌아가요."김초현이 머리를 끄덕였다."네."두 사람은 공항으로 출발했다.강서준도 어딘가로 출발했다. 그는 시내로 가는 것이 아닌 인적이 드문 교외로 왔다. 그리고 가면을 벗어 자신의 원래 모습을 드러내더니 외투까지 벗고 나서야 공항으로 출발했다.같은 시각, 교토 강씨의 저택.강지는 뒤뜰의 한 방안에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있었다.이때 문밖에서 말소리가 들려왔다."가주님, 서경 서릉산에서 소식이 왔습니다.""말하거라."강지는 자세를 유지한 채로 눈도 뜨지 않고 말했다.문밖에서는 또다시 말소리가 들려왔다."강영 아가씨가 가주님으로 위장한 누군가와 함께 서릉산에 나타났습니다. 가주님으로 위장한 사람이 천절십삼검으로 남궁철과 대치할 때, 이름 모를 노인이 나타나서 남궁철을 눕혔습니다. 곧이어 남궁문파의 최고 고수나 나타나 기세를 풀어 무인들을 압도하며 상황을 정리했다고 합니다. 남궁문파의 최고 고수는 8단에 달하는 고수입니다."문밖의 사람은 서경 서릉산에서 일어난 일을 쭉 한 번 읊었다."누군가가 나를 위장해 나타났고, 이름 모를 노인이 남궁철을 쓰러 눕혔으며, 남궁문파에 8단 고수가 있다는 말인가?"강지가 진지한 표정으로 물었다."네."문밖의 사람이 짧게 답했다."알겠다. 이만 가보거라.""네."문 밖의 사이람 멀어져가고 강지는 양반다리를 한 채로 생각에 잠겼다."도대체 누가 나로 위장했다는 거지? 우리 집안에 천절심삽검을 할 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는데... 그리고 남궁철과 겨룬 노인은 누구이고, 남궁문파의 8단 고수는 또 누구지?"강지가 작은 목소리로 혼잣말했다. 일이 슬슬 그의 예상을 벗어나고 있었다.만약 강씨 가문이 남궁문파의 혼인이 결렬된다면 머지않은 천산대회에서 무조건 겨루게 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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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3화

집 안으로 들어와 강철구 앞까지 걸어온 강지는 공손하게 인사를 올렸다."그간 안녕하셨습니까, 할아버지."강철구가 천천히 눈을 뜨며 물었다."무슨 일이 있느냐?""할아버지, 서경 남궁문파에 8단 고수가 있다는 소문이 있습니다."제아무리 한 가문의 가주라고 해도 연배 높은 어르신과 비교할 수는 없기에, 강지는 최대한 공손하게 말했다.강철구는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물었다."8단이라고 하였느냐?""네. 지금의 형세가 우리 강씨 가문에 아주 불리합니다. 3대 가문은 저희가 그림을 훔쳤다고 단정 짓고 있고, 3대 고족은 대회에서 저희와 겨루기만을 벼르고 있습니다. 그리고 남궁문파와의 사이도 결렬되게 생겼으니 천산대회는..."강지는 여기까지 말하고 입을 다물었다. 더 이상 말하지 않아도 강철구가 그 뜻을 알아차릴 것이기 때문이다.강철구는 몸을 일으켜 오두막 밖으로 나왔다. 강지도 그를 따라 밖으로 나왔다.강지는 뒷짐을 지더니 나지막한 목소리로 혼잣말했다."8단이라... 도대체 누구지?"서경 남궁문파는 아주 겸손했다. 하지만 강철구와 꽤 친분이 있었기에 추측은 가능했다."혹시 남궁현인가?"남궁현은 거의 50년 가까이 외세에 나오지 않았다. 두 사람은 약 80년 전 아직 한창 20대일 때 몇 번 만난 적 있었는데, 그는 그때도 이미 5단에 달하는 고수였다."할아버지, 이제는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강지가 작은 목소리로 묻자, 강철구가 손을 흔들며 말했다."아직 2개월이나 남았으니 급할 건 없다. 나는 그동안 바깥세상을 좀 구경해야겠다."강철구는 몸을 풀며 말했다."대하 고대 무술계가 너무 오래 잠들어 있었어. 100년 전 대부분 어르신이 돌아가시고 나서는 줄곧 겸손하게 지내왔으니, 새로운 고수가 얼마나 나타났는지도 모를 지경이군.""할아버지는 8단에 도달하셨나요?"강지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는 남궁문파에 8단 고수가 있다는 사실이 아주 두려웠다. 만약 강철구가 8단이 아니라면 강씨 집안에는 엄청난 위기가 닥친 셈이다."하하."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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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4화

"할아버지, 저는 진짜 억울합니다. 그리고 그림에 대해서도 뜻만 알아냈을 뿐, 제대로 된 수련 방법은 아직도 모릅니다."강철구가 머리를 끄덕이며 말했다."확실히 수련할 수 없더구나. 이는 어쩌면 애초부터 난서왕의 장난이었을 지도 모르니, 그만 신경 쓰고 가문의 무술이나 수련하거라. 특히 천절십삼검을 수련해 낸다면 이 세상 최고 고수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알겠습니다, 할아버지.""이만 가보거라."강철구는 몸을 돌려 오두막 안으로 돌아갔다.강지는 진지한 표정으로 제자리에 멈춰 서서 사색에 잠겼다."할아버지는 도대체 몇 단인 걸까?"강지는 작은 목소리로 혼잣말했다.강철구는 십몇 년 전에 7단으로 폐관을 시작했으니, 지금쯤 8단에 도달해도 이상할 건 없었다. 하지만 8단은 역사적으로도 돌파하기 어려운 단계로 평가될 뿐만 아니라, 8단에 들어선 고수도 아주 적었다.강지가 알고 있는 8단 고수는 100년 전 천산파와 고대 무술 연맹의 주인뿐이었다. 하지만 그는 전쟁 중에 고독에 중독되어 목숨을 잃고 말았다.도무지 답이 떠오르지 않았던 강지는 생각을 그만뒀다. 지금으로서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루빨리 폐관을 시작해 천절십삼검을 깨우치는 것밖에 없었다.강서준이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고 있을 때, 강영과 김초현은 강중 송나나의 집으로 왔다."서준 씨는 왜 같이 안 왔어요?"송나나가 물었다."서준 씨도 돌아오고 있으니 걱정하지 마요."김초현은 시간을 확인하며 이어서 말했다."지금이 저녁 9시니까 비행기를 탔을 거예요. 제 생각에는 아마 저녁 11시쯤에 도착할 것 같아요.""그래요? 서경에서는 어떤 일이 있었어요?"송나나의 질문을 듣고 김초현과 강영은 서로 눈을 마주쳤다. 그들은 아직도 강서준이 어떻게 남궁문파에서 빠져나왔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게다가 강서준은 어느샌가 남궁문파의 가주도 누를 수 있을 정도로 강해져 있었다.만약 남궁문파의 최고 고수가 나타나 기세를 풀지 않았다면 남궁철은 진작에 강서준의 손에 죽었을 것이다.강영은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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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5화

강영은 작게 머리를 저었다."저도 확신은 없어요. 그저 추측할 뿐이죠. 이것 또한 오빠한테 직접 물어야 할 거예요."김초현은 웃으며 말했다."금방 돌아올 거니까 조금 더 기다려 봐요."세 사람은 한데 모여 서경에서 일어난 일에 관한 얘기를 나눴다.얼마 후, 서청희도 찾아왔다. 혼자 살기 심심했던 그녀는 송나나의 집에서 출퇴근하고 있었다. 어차피 송나나의 별장에는 빈방이 많았으니 말이다.야근하고 난 서청희는 피곤한 표정으로 물었다."왔어요? 서준 씨는 어떻게 됐어요?"서청희는 가방을 소파에 대충 던져두고 자리를 찾아 앉았다."서준 씨 이제 안전해요. 지금 오는 길이니까 금방 도착할 거예요.""다행이네요."서청희는 한숨을 쉬며 투덜거렸다."서준 씨가 오면 무조건 밥 사달라고 할 거예요. 저 요즘 회사가 너무 바빠서 밥 먹을 시간도 없다니까요. 지금 거의 11시가 됐는데도 저녁 밥을 못 먹었어요. 나나 씨, 집에 먹을 것 좀 있어요?""셰프한테 준비하라고 할게요."송나나는 주방으로 들어갔다.김초현이 물었다."회사는 잘 되고 있어?""하아... 원래는 괜찮았는데 슬슬 발 빼려는 합작사가 있어서 문제야. 백년에서 협박하는 건지, 더 큰 돈을 꺼낸 건지는 모르겠지만 우리가 허탕 치는 일이 많아졌어. 얼른 신약을 개발해서 명성을 넓혀야 하는데 백년에서 누르고 있어서 그것도 쉽지 않네."서청희는 아주 힘들었다. 백년그룹과 싸우는 게 절대 쉽지만은 않았다."수고했어요."강영이 위로를 했다."다 괜찮아질 거예요. 두 달만 더 버티면 천산대회가 있으니까 세력 구도도 변하지 않겠어요?""그날까지 버틸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저는 일단 샤워부터 해야겠어요."서청희는 몸을 일으켜 위층으로 올라가 샤워했다."하아..."김초현이 갑자기 한숨을 쉬자 강영이 물었다."왜 그래요?""청희는 항상 서준 씨를 돕고 있는데, 저는 전혀 도움이 안 되는 것 같아서요. 도움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받기만 하니까요.""그렇게 말하지 마요."강영은 김초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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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6화

'이것도 가능하다고? 운이 좋아도 너무 좋은 거 아니야?'강영은 잔뜩 부러운 표정으로 말했다."너무 부럽네요. 그래도 오빠가 경맥을 뚫은 덕분에 8단에 달하는 진기를 받아들였지, 안 그러면 죽었을지도 몰라요."강서준이 물었다."참, 강씨 집안은 어떻게 된 거야? 강지 할아버지는 왜 같이 안 왔어?"이 말을 들은 강영은 침묵에 빠졌다. 그녀는 이미 집안에서 버려졌고, 강지는 가문의 이익을 선택했다."할아버지한테도 사정이 있어요."강영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가주로서 한 사람을 위해 가문 전체를 희생할 수는 없으니까요. 제가 가주라고 해도 가문의 이익을 우선시할 거예요."비록 강지는 강영와 강서준을 포기했지만, 그녀는 여전히 강지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죽을 각오로 서경으로 갔으니, 살아 돌아올 수 있어서 고마울 따름이었다."앞으로는 어떻게 할 거야?"강서준이 물었다.강영은 그저 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녀도 딱히 뾰족한 생각이 없었다. 왜냐하면 그녀는 당연히 죽을 것으로 생각하고 집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과연 집으로 돌아가도 되는지 헷갈렸다."서준 씨, 신약 레시피 좀 만들어줘요."서청희가 끼어들며 말했다."백년그룹에서 매일 같이 신약을 내놓고 있어요. 우리 GS도 언제까지 수동적으로 움직일 수는 없죠.""알겠어요."강서준은 머리를 끄덕였다.강영이 강서준을 바라보며 물었다."오빠는 앞으로 어떻게 할 생각이에요?"강서준은 약간 어두운 안색으로 말했다."지금껏 여기저기 끌려다니기만 했으니, 이제는 공격할 때도 됐지. 백년을 손에 넣은 고지민은 무조건 고독을 연구하고 있을 거야. 우리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고독 연구를 막아야 해. 슬슬 고 선생을 만나러 가야겠군."지금까지 일어난 대부분 일은 다 고 선생이 꾸민 것이었다. 하지만 강서준은 그의 생김새조차도 모르고 있었다. 하지만 실력이 대폭 증가한 이상 두려울 건 없었다. 그는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모든 존재를 서서히 처리해 가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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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7화

강영은 6단 진기화형에 대해 소개했다. 간단히 말하자면 진기화형이란 진기를 밖으로 내보내 원하는 형체를 만드는 것이었다. 그것은 검이 될 수도 있고, 총이 될 수도 있었다."오빠, 이참에 한 번 시도해 봐요."강서준의 단계가 궁금했던 강영이 말했다.사실 강서준 본인도 자신의 단계를 모르고 있었다. 그에게 단계에 관해 설명해 준 적 있는 사람이 없었으니, 경맥을 뚫는 게 5단이라는 것밖에 모르는 것도 당연하였다.강서준은 진기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진기가 팔을 따라 흘러 손바닥에 모여서는 눈부신 하얀 빛을 만들어 냈다. 하지만 그 빛은 금세 흩어졌다.강서준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이게 무슨 상황이야?"강영이 설명했다."오빠의 단계는 5단 장성인 것 같아요. 진기의 상태로 볼 때, 6단으로 돌파하는 것은 시간문제예요. 남궁철과 겨룰 때는 진기가 6단보다 짙을 뿐만 아니라 금강신공까지 있어서 이길 수 있었던 모양이에요.""그래? 아직 5단 장성밖에 안 된다고?"강서준은 잔뜩 실망한 표정이었다. 7단 장성의 진기를 흡수했으니 당연히 더 높을 줄 알았다.강서준의 표정에 강영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5단 장성으로 만족해요. 오빠 나이에 5단에 오른 사람이 얼마나 적은지 알아요? 게다가 아직 미처 흡수하지 못한 진기도 있어서 두 달 안에 무조건 6단으로 돌파할 거예요."강서준은 이제야 미소를 지었고 강영이 이어서 말했다."진기는 이만하면 됐으니, 이제는 무술에 신경 써야 할 것 같아요. 남궁십절장은 할아버지마저 두려워하는 기술이에요. 남궁십절장 비적이 제가 남궁문파에 시집가야했던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고요. 그러니 꼭 제대로 수련해야 해요.""알겠어."강서준이 머리를 끄덕였다.남궁십절장의 위력이라면 강서준도 충분히 느꼈다. 만약 완벽하게 수련해 낸다면 이 세상 최고 고수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물론 쉬운 길은 아니겠지만 말이다."하아..."한쪽에 있던 송나나가 한숨 쉬더니 질투 섞인 말투로 말했다."모두가 진기를 수련해 냈는데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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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8화

강서준이 물었다."너 많이 다쳤어? 내가 맥을 짚어볼게."강영이 손을 흔들며 말했다."심한 문제 아니니까 걱정하지 마요. 며칠 쉬면 금방 괜찮아질 거예요."강영은 강서준을 바라보며 이어서 말했다."오빠, 저 이만 교토로 돌아갈래요.""돌아간다고?"강서준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강지는 너를 버렸어. 네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건 오로지 운이 좋아서야. 만약 내가 감옥에서 진기를 받지 못했다면 넌 이미 서릉산에서 죽었어. 그리고..."강서준은 김초현을 바라보며 말했다."초현 씨는 왜 그렇게 무모해요? 3단 주제에 어떻게 감히 6단인 남궁 가주를 상대하려 해요?""저도 서준 씨가 걱정돼서 그런 거죠. 그러게 빠져나왔으면 좀 빨리 알려주지 그랬어요.""강지가 과연 올 것인지 판단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어요. 그리고 남궁문파의 속셈도 관찰해야 하고요.""두 사람 다 그만 해요."강영이 그들의 말을 끊었다."오빠, 초현 씨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요? 오빠를 위해 천절십삼검까지 수련하기 시작했어요. 원래는 남궁철한테 겁만 주려고 했는데 전혀 두려워하지 않을 줄은 저희도 몰랐어요. 만약 오빠가 제때 나타나지 않았더라면..."강영은 더 이상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강서준도 김초현을 나무라지 않고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생각해줘서 고마워요."강서준의 짧은 인사에도 김초현은 얼마나 행복한지 모른다. 그녀는 강서준의 손을 잡으며 진지하게 말했다."서준 씨를 위해서라면 그 무엇도 할 수 있어요."강영은 눈치껏 자리에서 일어났다."저도 쉬러 가야겠어요. 내일 아침 교토로 돌아갈 거예요."강영까지 가고나자 거실에는 강서준과 김초현만 남게 되었다.강서준은 소파에 기대앉았고, 김초현은 그의 손을 꼭 잡았다."여보, 우리 언제 다시 결혼해요?"강서준은 김초현을 힐끗 봤다. 그도 김초현이 자신을 위해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고 있었다."제가 은퇴할 때까지 조금 더 기다려 줘요."강서준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모든 일을 해결하고 새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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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9화

김초현이 말했다."이건 제 잘못이에요. 애초에 서준 씨한테 못되게 대하지만 않았어도 청희가 끼어들지 않았을 것이고 서로 마음 주는 일도 없었을 거예요. 다 제가 아내 노릇을 제대로 못해서 일어난 일이에요."김초현은 자책하기 시작했다. 예전의 그녀는 강서준이 자신을 위해 한 희생을 전혀 알아주지 않았으니 말이다. 그녀는 잃은 다음에야 소중한 줄을 알았다."서준 씨는 잘못한 게 없다는 거 잘 알아요. 저라도 대가를 바라지 않고 잘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마음을 움직였을 거예요. 두 사람 아직도 만나기 시작하지 않을 걸 보면 저를 아직 잊지 않았다고 믿어요. 저도 열심히 노력해서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될 테니 꼭 기다려 줘요."김초현은 열정적으로 말했다.강서준은 작은 목소리로 답했다."그만 말하고 시간이 늦었으니 이만 자러 가요. 저는 내일 아침 강영이랑 교토로 갈 거예요. 고 선생 상황도 알아보고 정아 씨도 만날 겸 말이에요.""네."김초현은 머리를 끄덕이며 입을 다물었다.두 사람은 함께 위층으로 올라갔다. 강서준은 당연히 따로 자려고 했지만 김초현이 떨어지려 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같은 방으로 들어갔다.방 안에서 강서준은 책상 앞에 앉아 의경 하권의 천강기공과 금강신공 부분을 읽었다. 이때 샤워를 끝낸 김초현이 수건만 두르고 밖으로 나왔다.김초현은 강서준의 뒤에서 그를 껴안더니 어깨에 얼굴을 파묻고 옷 속으로 손을 넣어 가슴을 만졌다."여보, 우리 결혼한 지도 한참 됐는데 오늘 밤은 아내 노릇 좀 하게 해주면 안 돼요?"김초현은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 강서준이 갈피를 못 잡고 있을 때, 그녀는 무슨 수를 써서라든 그를 붙잡아야만 했다.강서준은 혈기 왕성한 남자였기에 김초현의 유혹에 약간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는 책을 내려놓으며 말했다."초현 씨, 저는 아직 시간이 필요해요.""싫어요."김초현은 진기로 강서준을 들어 올리더니 힘껏 침대로 향해 던졌다. 그녀가 몸을 가리고 있던 수건은 바닥으로 떨어졌고 하얀 피부가 완전히 드러났다.강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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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0화

서청희는 자신의 눈물을 남에게 들키고 싶지 않았기에 계속 이불 안에 숨어있었다. 눈물은 침대보를 흠뻑 적셨다.다른 방의 베란다에서 강영은 얇은 잠옷을 입고 밤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도 강서준의 옆방을 쓰고 있었는데, 무술인으로서 두 사람의 소리를 듣지 않는 게 더 어려웠다. 하지만 그녀는 흐뭇한 표정을 짓기만 했다.강영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두운 밤하늘만 물끄러미 바라봤다.누군가는 행복하고 누군가는 절망하는 밤이 고요하게 지나갔다.강서준이 개운하게 자고 일어났을 때, 하늘은 이미 완전히 밝았다. 그는 자신의 곁에서 깊게 담든 김초현을 바라보며 입꼬리를 씩 올렸다.강서준은 김초현을 깨우지 않기 위해 조심스럽게 몸을 일으켰다. 하지만 김초현은 바로 눈을 뜨더니 몽롱한 표정으로 물었다."벌써 가는 거예요?""네."강서준은 옷을 입으며 말했다."최대한 빨리 교토로 가봐야 해서요. 하루빨리 고 선생의 정보를 얻지 못하면 앞으로의 계획에 차질이 생길 거예요."김초현은 이불로 자기 몸을 가리며 일어나 앉았다. 그러고는 얼굴을 붉히며 멀리에 있는 속옷을 가리켰다."저것 좀 전해줄래요?"강서준은 김초현이 가리키는 곳을 힐끗 보더니 진기로 옷가지를 휘말아 올려 그녀에게 전해줬다. 김초현은 손을 뻗어 옷을 잡더니 빠르게 입기 시작했다.두 사람은 함께 아래층으로 내려왔다.진작에 준비를 끝낸 서청희는 검은색 정장을 입고 깔끔하게 머리를 말아 올렸다. 그녀의 착장은 사람에게 깊은 신뢰를 줬다.강서준과 김초현이 함께 내려오는 것을 보고 서청희는 잠깐 멈칫하더니 금세 미소를 지으며 인사했다."두 사람 일어났어요? 저는 이만 출근하러 갈게요."서청희는 대답도 듣지 않고 후다닥 밖으로 나가버렸다.강서준은 미간을 찌푸리며 혼잣말했다."오늘따라 이상하네..."김초현은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사실 어젯밤 그녀는 일부러 더 크게 소리를 냈다. 자신이 강서준의 여자임을 모든 사람에게 알리기 위해서 말이다. 그녀도 물론 서청희가 슬퍼하리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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