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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1화

끼익.

목제 문이 열리고 뼈대가 보일 정도로 마른 노인이 걸어 나왔다. 노인의 머리카락은 전부 빠졌고 달처럼 군데군데 파여 들어간 두피만 남았다. 그는 또 영혼의 절반이 관에 들어가 있는 듯 기력이 쇠해 보였다.

노인은 강지를 향해 걸어와 그의 곁에 앉았다.

"오랜만일세."

노인의 혼탁한 눈동자는 인사를 함과 동시에 빛이 돌기 시작했다.

강천은 노인을 바라보며 작게 미소를 지었다.

"자네가 이렇게 빨리 8단에 들어설 줄은 몰랐군. 덕분에 몇십 년은 더 살 수 있겠어."

"하아..."

남궁문천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폐관을 이리도 오래 했으니 당연히 문턱이라도 넘어야지. 비록 8단에 완전히 들어선 것은 아니지만 20년 정도 더 사는 건 문제가 없을걸세. 그나저나..."

남궁문천은 강천을 바라보며 말했다.

"자네는 도대체 무슨 생각인 건가? 이 30년 동안 세 번이나 서릉산에 방문해서는 우리 남궁문파의 비적을 훔쳐보지 않았는가?"

강천은 최근 30년간 서릉산에 세 번 방문했고 오늘이 네 번째였다. 전에 왔을 때는 바로 서재로 가서 무술 비적을 훔쳐봤다. 첫 두 번은 남궁문천에게 들키지 않았지만, 세 번째는 들키고 말았다.

그날 마침 서재에 있던 남궁문천은 강천과 마주 보고 얘기를 나눴다. 그렇게 그의 정체를 알게 된 남궁문천은 뒷조사를 통해 30년 전 강한그룹 내부에서 생긴 분쟁에 대해 알게 되었다. 하지만 번번이 서릉산에 찾아와 비적을 읽는 이유는 도무지 떠오르지 않았다.

"혹시 천하의 무술을 다 습득해서 9단에 들어설 방법을 찾는 건가?"

남궁문천은 강천을 뚫어져라 바라보며 말했다.

강천은 싱긋 미소를 지으며 조용히 몸을 일으켰다.

"두 달 뒤면 천산대회가 열릴 테니, 자네의 실력을 기대하고 있겠네. 8단이라면 뭐라도 달라야 할 게 아닌가."

강천은 몸을 돌리더니 빠른 속도로 멀어져갔다. 그리고 금세 산기슭에 도착했다.

남궁문천은 진지한 표정으로 제자리에 있었다. 그는 강천의 실력에 대해 잘 몰랐다. 하지만 서릉산에 올 때마다 아무런 기척도 발견하지 못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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