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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1화 양어머니로 모시다

하천이 웃으며 말했다."진혜 이모, 그런 말씀 마세요. 이모가 주신 칠엽금련이 없었다면 우리 솔이도 그렇게 빨리 낫지 못했을 거예요."말을 하며 하천은 가져온 주머니 하나를 식탁에 올려놨다."이모, 이건 제가 특별히 이모를 위해 배합한 한약이예요. 이걸 드시면 몸이 더 빨리 회복하실 거예요.""여기에도 처방전이 들어있는데 이 약을 다 다시면 처방전에 따라 약을 여러번 지어 드셔도 이모한테 좋을 거예요.""그래."진혜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하천이 네가 애를 썼구나.""다들 어서 앉아. 아직 몇 가지 요리가 더 남았는데 오늘 내 요리 솜씨를 제대로 보여줄게."진혜는 옆에 있는 원지영을 보며 말했다."어서 따라와 좀 거들어."옆에 있던 주가을도 황급히 말했다."저도 좀 도와드릴게요."주가을은 진혜를 따라 주방에 들어갔다가 원지영이 옆에서 허둥대는 모습을 보고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비웃는 것이 아니라 단지 어린 계집애가 너무 귀여워 보였다."토마토 껍질은 그렇게 벗기는 게 아니에요. 먼저 뜨거운 물에 데치면 쉽게 벗길 수 있어요."원지영이 옆에서 허둥대며 씩씩거리며 다급해하는 모습에 주가을은 빠르게 다가가 한쪽으로 도와주면서 설명을 해주었다."검은 목이 버섯은 씼을 때 밀가루를 조금 넣어야 더 깨끗하게 씻을 수 있어요.""그리고 가지를 볶기 전에 먼저 끓는 물에 데치는게 좋아요. 이렇게 하면 이따가 이모가 가지를 볶을 때 기름을 흡수하지 않으니까요.""그리고 계란을 깨는 것도 나름 방법이 있는데..."옆에 있던 원지영은 갑자기 얼어붙은 느낌이었다. 그녀는 예쁘고 커다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예상하지 못했다는 듯 주가을을 바라보고 있었다."가을 언니, 어쩜 이렇게 대단해요?""그래...요?"주가을도 조금 놀라고 말았다."왜 그렇게 얘기해요?"그러자 원지영이 황급히 대답했다."우리 엄마처럼 너무 많은 것들을 알고 있잖아요. 게다가 하을 그룹의 대표님이니 밖에선 유능한 여성인데 주방에서도 이렇게 대단할 줄은 몰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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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2화 집념

식사를 마친 뒤 주가을은 적극적으로 진혜를 도와 식탁을 치우고 설거지를 했다. 모녀 사이로 발전한 뒤 더욱 화목해진 모습이다.원지영도 옆에서 같이 정리하고 있었지만 갑자기 자기 자리가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저도 도울게요."원지영은 소매를 걷어붙이고 빠른 걸음으로 다가가 설거지를 할 준비를 했다.예전에 원지영은 설거지는 커녕 주방에 발을 들이지도 않았었따."저리 가."진혜는 귀찮다는 표정으로 원지영더러 한쪽에서 놀게 하고 계속해서 주가을과 함께 웃고 떠들었다. 그 모습에 곁에 있던 원지영은 거의 울것같은 얼굴로 두 손을 허리에 얹고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엄마, 이제 가을 언니가 생겼다고 나는 안중에도 없어요?"말을 마친 원지영은 씩씩거리며 몸을 돌려 주방을 나갔다. 어쩌면 업보인 셈이다. 예전에 주가을의 남편을 빼앗으려고 했으니 이제는 빼앗기는 커녕 자신의 부모님마저 빼앗기기 직전이다.오늘 밤 하천과 주가을은 청주로 돌아가지 않고 여기서 하룻밤 묵을 생각이였다. 게다가 마침 내일 주가을은 하을 지부 쪽에 가서 시찰을 하고 이쪽의 상황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확인할 계획이었다.동시에 주가을은 신분을 숨기고 미복차림으로 방문할 생각이었다. 그렇게 해야만 하을 지부의 내부 사정을 정확하게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식탁을 치우고 설거지를 하는 일은 자연히 여자들한테 돌아갔다. 사실 평소에 이런 일들은 집안의 고용인들이 했었지만 오늘 진혜는 무엇이든 직접 하고 싶었다. 왜냐하면 이로 하여금 몇 년 동안 체험할 수 없었던 느낌을 되찾아 주었기 때문이다.하천과 원중은 식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왔다."하천아. 지난번에 내가 얘기한 오진욱에 관한 일에 대해서 아직 기억하고 있어?""기억하고 있습니다."하천은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히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이다.지난 번 하천이 두 수 만에 검치를 이겼다는 소문이 오진욱의 귀에 전해진 뒤로 오진욱은 하천을 사부님으로 모시고 싶어했지만 하천이 이를 거절했다.그건 처음부터 불가능한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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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3화 영혼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는 스스로도 깜짝 놀라 식은땀을 흘리기 시갖했다. 그는 급히 손에 든 칼을 옆에 있던 목인장에 꽂아 넣고 얼굴에는 긴장감이 여력했다."괜찮으십니까?""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원중의 말투에는 탓하는 것보다 오진욱의 이런 상태를 무척 걱정하고 있었다."저도 모르겠습니다."오진욱은 손으로 힘껏 자신의 얼굴에 몇 번 문지르며 스스로 냉정을 되찾으려 노력했다."방금 환각이 나타난 것처럼 주위의 목인장이 전부 검치로 보여습니다.""그가 검을 들로 저를 죽이려 들었고 저는 필사적으로 반격을 할 수밖에 없었어요. 하지만 영원히 죽일 수 없는 것처럼 제 주의를 맴돌고 있었어요.""그리고 요 며칠간 밤에 잠을 이룰 수 없고 눈을 감을 때마다 머릿속엔 온통 검치 생각뿐이었어요. 특히 한밤중에 눈을 뜨기만 하면 검치가 손에 검을 들고 제 옆에 서 있었어요.""그저께 밤에 문을 열고 이 정원에 들어서니 정원에는 검치로 가득했어요."오진욱은 이 말을 하면서도 정서가 또 초조해지기 시작한 것 같다.곁에 있던 원중은 미간을 더욱 찌푸렸다. 그가 어제 이곳으로 왔을 때 오진욱이 혼자 바닥에 누워 있었고 그의 옆에는 용두검이 꽂혀 있는 것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그리고 그의 주위에 있는 목인장들은 모두 사산조각이 나 마치 수많은 사람들이 토막난 것처럼 보였다."흥분하지 마세요."하천은 오진욱의 어깨를 꾸욱 누르로 세게 힘을 주자 오진욱의 온몸이 부들부들 떨려오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온몸이 홀가분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하천, 오진욱은 대체 왜 이러는 거야?"원중이 물었다."구체적으로 어떻게 된 일인지 저도 과학적으로 설명드리기 어려워요. 어차피 대뇌가 자극을 받아 생기는 특수한 반응이기 때문에 뭐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용어로 설명드리자면 지나치게 열중한 탓에 사도에 빠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사도에 빠졌다니?"원중 뿐만 아니라 오진욱 자신도 깜짝 놀라고 말았다."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이런 일은 진정한 실력자들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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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4화 일식검법

옆에 있던 원중은 약간 초조해 보였다. 오진욱은 그의 수십 면 된 오랜 친구였으니 그런 친구한테 문제가 생기길 바라지 않기 때문이다.원중은 다급한 표정으로 하천에게 물었다."무슨 방법은 없을까?""있어요. 검치를 다시 파내서 진욱 선배와 한판 붙게하는 겁니다.""???"원중이 의아한 얼굴로 하천을 바라보자 하천은 웃으며 대답했다."농담입니다. 사도에 빠졌다는 것은 심경이 큰 영향을 받은 것과 마찬가지입니다.""사실 무협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그리 심오한 것도 아니고 정신병의 일종이기도 합니다."원중은 미간을 찌푸렸다."그럼 오진욱을 정신병원에 보내야 한다는 뜻이야?"하천은 급히 고개를 가로저었다."무슨 생각을 하시는 겁니까? 마약 정말 진욱 선배를 그곳으로 보낸다면 얼마 안가 그곳의 사람들은 전부 죽을 겁니다.""여기 정원에 많은 목인장이 있었기에 다행이지 그렇지 않으면 시간이 좀 더 지나면 원씨 정원의 전체가 화를 입었을 겁니다."말을 마친 하천은 오진욱을 진지하게 바라보며 말했다."방법이 하나 있긴 하지만 그게 통할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무슨 방법이야?"오진욱과 원중은 기대에 찬 얼굴로 하천을 바라보았다."사실 아주 간단한 방법입니다."하천은 목인장에 꽂힌 영두검을 꺼낸 다음 손대중을 해보며 말했다."진욱 선배, 지금 저는 당신에게 검술을 하나 가르쳐드릴 겁니다. 매일 그 검술을 훈련하기만 하면 이런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겁니다.""현재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당신의 검술 실력도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어요."그 말에 오진욱의 눈이 반짝였다. 그리고 곁에 있던 원중의 얼굴에도 흥분과 기대로 차 있었다.예전에 오진욱이 하천을 사부님으로 모시고 싶었던 것도 바로 그에게서 검술을 배우기 위해서였다. 비록 오진욱도 하천이 검술을 할 수 있는지 잘 몰랐지만 그래도 상관없이 하천의 실력으로 오진욱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큰 혜택이 아닐 수 없었다.그러나 당시 하천은 오진욱의 제안을 거절하여 다소 실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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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55화 딸이 보고 싶어

두 사람은 의문을 품고 정원 쪽으로 걸어갔다. 두 사람은 가는 길에 고용인 몇 명을 만났지만 그들은 감히 정원 쪽엔 접근하지 못했다.이때 정원 안에서 짙은 화약 냄새가 물씬 풍기는 원지영의 목소리가 들려 오기 시작했다."안 가요. 누가 뭐라고 해도 절대 갈 수 없어요.""21세기에 아직도 그렇게 고리타분하다니, 어릴 때 부모님이 정한 혼사라니요. 무슨 말을 해도 안 가요."이어 원중의 목소리가 들려왔다."흥, 그게 네 뜻대로 될 것 같아? 오늘 무슨 일이 있어도 그와 만나야 할 거다. 게다가 당장 결혼하라고 하는 것도 아닌데 왜 그리 흥분하고 그래?""안 가요. 절대로 안 가요. 그냥 만나는 것도 싫어요."원지영은 말을 하면 할 수록 화가 났다."저는 연애 결혼을 할 거예요. 게다가 이제 갓 스무 살이 넘었으니 아직 결혼을 논할 나이는 아니잖아요."원지영의 말에 원중은 어이없는 웃음이 터져나왔다. 이 계집애가 지금 자기 나이가 어리다고 하다니. 그때 청주로 달려가 하천과 결혼하겠다고 할 때는 왜 나이가 어리다고 하지 않았는지 어이가 없었다."안 돼. 그건 네 맘대로 할 수 없는 일이고 아주 오래 전에 어른끼리 약속한 일이다. 이제 때가 되어 상대방이 혼사를 꺼냈으니 피할 수 없을 거야.""혼사가 성사될지는 둘째로 치더라도 기본적인 예의는 반드시 갖춰야 할 거다.""흥, 저야말로 서촉에서 온 시골뜨기따위 만나고 싶지 않아요. 가려면 아버지 혼자 가세요."그 말을 마친 후 원지영은 씩씩거리며 도망갔다."거기 서지 못해?"이때 원중은 정말 화를 참을 수 없는 느낌이 들었다. 원지영을 불러 멈추려고 했지만 계집애는 말을 듣지 않았다."휴..."결국 원중도 자신의 딸을 어떻게 할 수 없었던지 연신 고개만 저으며 탄식할 수밖에 없었다.이때 하천과 주가을이 정원 입구에 서 있었고, 원지영이 그들의 곁을 지나갈 때 비록 화는 났지만 그래도 걸음을 멈추고 그들에게 인사를 건넸다."하천 오빠, 가을 언니."그리고 하천과 주가을이 입을 열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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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6화 충동적인 도경

하천의 머릿속에는 저도 모르게 그때 주솔이가 하교했을 때 기분이 좋지 않아 하던 장면이 떠올랐다. 그것은 부모님이 그 아이와 거의 함께 있지 않아서 우울해 했던 것이다.그 후 하천은 주솔이가 여름 방학 동안이면 늘 함께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사실 며칠 동안만 함께 놀아주고 또 다시 일을 보느라 바삐 돌아쳤다.주솔이는 마음속으로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자신의 부모님을 이해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그러나 어찌됐든 주솔이는 지금 겨우 5살이 넘었는데 그렇게 어린 아이가 부모님의 일을 이해할 수 있을리가 없었다. 그녀의 어린 마음에는 그저 부모님이 항상 바빠서 그녀 곁에 없다고만 알고 있을 것이다.그러나 하천과 주가을도 주솔이의 불평을 거의 들어본 적이 없어 그저 지나치고 말았다.주솔이는 다른 아이들과 달리 어릴 때부터 주가을을 따라 너무 많은 고생을 했고 다른 아이들 보다는 철이 훨씬 빨리 들었다.거기까지 생각하게 되니 하천은 마음이 좋지 않았다. 이번 주에 주솔이도 곧 강변에서 돌아오게 되니 두 사람은 시간을 내서 주솔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야겠다고 생각했다."아저씨, 알려 주셔서 고마워요. 이제부터 딸에게 많이 신경써야겠어요."하천과 주가을은 원중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그럼 지영 동생의 일은 어떻게 처리할 건가요?"원중은 쓴웃음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어차피 그 계집애와는 말이 통하지 않으니 진혜보고 얘기해보라고 하지 뭐. 어머니 말이라면 다 들으니까 말이야."이때 진혜도 아침 식사 준비를 마쳤다.아침 식사도 그녀가 직접 준비했기 때문에 아침부터 일찍 일어나 죽을 끓이고 만두를 찌고 기름 과자를 튀기면서 푸짐하게 준비했다. 괜히 하천과 주가을을 푸대접할까 봐 걱정됐기 때문이다.원지영은 아침을 먹으러 오지 않았다. 그 계집애는 정말 화가 났는지 지금 부모님한테 시위를 하는 것이다."양어머니, 아직 몸도 채 낫지 않으셨는데 건강에 주의하셔야죠."푸짐한 아침을 보고 하천은 감동을 받았고 주가을은 마음이 아파와 관심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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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7화 함께 가요

원중이 손을 저으며 말했다."이번 일은 나도 원지영의 뜻을 존중할 생각이다. 하지만 마땅히 지켜야할 예절이라는 게 있는 법이다."게다가 그 서촉에서 왔다는 아들놈도 그리 간단한 배경이 아니니 우리 원씨 집안은 그 사람들 앞에서 언급할 가치도 없을 거다.""우리 집 계집애가 꼭 그놈 마음에 든다고 할 수는 없겠지."하천은 약간 놀라고 말았다. 지금까지 남방 쪽의 각종 세력에 대해 여전히 잘 알지 못했다.서촉이라면 남방에 속하는 지역이지만 면적이 그리 크지 않고 산하의 도시도 많지 않았다. 그리고 그곳은 비약적으로 발전한 남방에 비해 경제가 그리 발전한 편도 아니고 줄곧 황무지 땅이라는 조롱설이 있었다.게다가 지금 삼강도는 남방에서 손에 꼽히는 지역이라고 할 수 있고 원중도 삼강의 두목 자리에 앉지는 못했지만 사실 원씨 집안도 이 삼강도에서 꽤 이름난 가문이라고 할 수 있다.이렇게 방대한 원씨 집안이 원중의 입에서 서촉 가문에 비할 바가 못된다고 하니 일이 조금 재미있는 것 같았다.당시 원중의 입에서 들은 서촉의 선배라는 사람은 대체 정체가 뭘까? 결국 곁에 있던 진혜는 식탁을 거두고 새로 죽을 퍼서 도경에게도 한 그릇 내주었다."이따가 지영이한테 가서 얘기해 볼게."아침 식사를 마친 뒤 하천은 오진욱을 보러 갔다.하천이 도착했을 때 오진욱은 진작에 일어나 정원에 있던 목인장을 전부 없애버렸다. 이때 오진욱은 손에 검을 들고 하천이 배워준 방법에 따라 끊임 없이 공기를 베기 시작했다."진욱 선배님, 어젯밤엔 편히 주무셨나요?"하천이 다가가 진욱에게 물었다. 오진욱은 하천이 오는 것을 보고 손에 들려 있는 검을 거두었다. 그가 고개를 돌려 하천을 봐라봤을 때 얼굴에는 생기가 넘치는 미소가 걸려있었다."하천, 정말 고마워. 네가 알려준 방법이 아주 효과가 좋은 것 같아. 어젯밤에 천팔백 번을 베었더니 피곤함을 느끼고 바로 푹 자고 일어났어.""아침에 새벽 다섯 시에 일어나 세수를 하고 지금까지 사천 번을 벤 것 같아.""음."하천은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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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8화 서촉의 오적

비록 하천은 지영과 함께 이런 일에 함부로 참견하고 싶지 않았지만, 가을이 이미 입을 연 이상 하천도 더 이상 거절할 수가 없었다."그럼 너 혼자 먼저 지부 쪽으로 가, 나도 곧 너 찾으러 갈 테니. 너 보호해 줄 사람 좀 찾아줘?""드라마 찍는 줄 알아?"가을은 눈을 부라렸다."우리 나라는 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나라인데, 설마 내가 대낮에 차를 몰고 가다가 길에서 다른 사람한테 약탈당하기라도 하겠어?""하긴."하천은 금방 태국 쪽에서 돌아왔으니 일시 전의 그런 신경이 팽팽한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는 지금까지도 줄곧 살기를 느끼고 있었다.그러나 가을의 말이 맞았다. 이곳은 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곳이었으니 무슨 일이 일어날 수 있겠는가?더군다나 가을은 자신의 신분을 비밀로 하고 지부 쪽 사람들의 상황을 살펴보고 싶었다. 만약 정말 한 무리의 경호원들을 데리고 간다면 다른 사람들은 한눈에 그녀가 누구인지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그럼 운전 조심하고."하천은 캐딜락 위에서 내려오며 귀찮아하며 지영을 바라보며 말했다."정말 지영 씨를 어쩔 수 없다니까요. 얼른 가요.""가을 언니, 또 봐요."지영은 빙그레 웃으며 가을과 손을 흔들며 하천과 함께 마세라티에 올랐다.차에 오르자마자 지영은 선글라스를 하천에게 던져주었다."뭐 하는 거예요?" 하천은 좀 어리둥절했다."선글라스 끼면 카리스마 있어 보이잖아요. 조금 있다 우리는 기세부터 그 촌놈을 잡자고요.""그리고 이따가 하천 오빠도 그 촌놈 혼쭐 좀 내줘요. 그가 말을 듣지 않으면 그를 때려요. 어차피 우리의 목적은 하나, 반드시 그 촌놈을 쫓아내는 거죠."말을 하면서 지영은 가속페달을 밟았다. 마세라티는 쏜살같이 뛰쳐나갔다.하천은 조수석에 앉아 그 선글라스를 손에 들며 더욱 어쩔 수 없다는 느낌이 들었다.지영은 말끝마다 다른 사람이 자신을 난처하게 할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지만 지금 보면 그녀야말로 남을 난처하게 만들려고 하는 것 같았다.마세라티는 줄곧 달리며 강동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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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9화 파혼

청년은 매우 예의가 있었다. 비록 잘생긴 타입은 아니었지만, 그의 미소는 겨울의 햇살처럼 매우 따뜻했다."안, 안녕하세요."지영은 뜻밖에도 말을 더듬으며 무의식적으로 손을 내밀었다.이때 지영은 마음이 떨리며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몰랐다."안돼..."지영은 마음속으로 갑자기 생각했다.(내가 지금 뭐 하고 있는 거지? 그의 얼굴에 반하기라도 했단 말인가? 이 녀석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촌놈인데, 내가 방금 도대체 왜 그런 거야?)(그래, 내가 이번에 온 목적은 이 녀석에게 본때를 잘 보여주기 위해서야. 지금 이게 뭐람?)지영은 막 내밀려고 했던 손을 갑자기 거두며 맨 처음의 그런 어두워진 표정을 했다."당신이 바로 오적인가요? 역시 내 말이 맞았네요. 서촉에서 온 촌놈.""그리고 당신 진짜 남자 맞아요? 어떻게 날 여기서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리게 만들어요? 당신은 정말 자기가 얼마나 대단한 줄 알아요?"오적은 멍해졌다. 그는 지영의 태도가 갑자기 이렇게 바뀔 줄은 몰랐다. 그는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냈다. 아주 오래된 모델의 노키아였다. "원지영 씨, 우리의 약속 시간은 10시 아니었나요? 지금은 겨우 10시밖에 안 됐는데요?""10시라고요?"지영은 잠시 멈칫했다."9시 아니었어요?"곧이어 그녀는 자신의 이마를 힘껏 두드렸다."약속시간이 10시인 거 맞는 거 같아요."옆의 있던 하천은 정말 어이가 없었다. 그래서 방금 지영이 쉴 새 없이 불평하며 심지어 하마터면 이 카페를 뒤집을 뻔까지 했지만 결국 이 모든 것은 그녀 자신이 시간을 잘못 기억했기 때문이라니."내가 시간을 잘못 기억했으면 뭐 어때요, 어쩜 사람이 그렇게 매너가 없어요? 우리 두 사람 데이트하는데... 아니, 데이트가 아니라 그냥 처음 만나는데 남자로서 한 시간 정도 일찍 와야 되는 거 아니에요?" "나를 이렇게 오래 기다리게 하다니, 정말 짜증 나네요."오적뿐만 아니라 하천까지도 지영이 다소 억지 쓰고 있다고 느꼈다. 말하자면 그녀는 항상 그랬다. 자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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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0화 그녀는 원왕의 딸

이때 지영은 문득 자신이 다른 세상에 있다고 느꼈다. 어떤 말로 그녀의 심정을 형용해야 할지 몰랐다.분명 그녀가 오적을 찾아와 그와 파혼하려고 했던 것인데, 어떻게 오적이 이 혼서를 꺼내서 파혼하려고 할 때 지영의 마음은 오히려 내키지 않는 것일까?오적의 얼굴에는 여전히 예의 바른 웃음이 어려 있었고, 기대하는 눈빛으로 번쩍였다."원지영 씨."지영이 머뭇거리며 자신의 손에 있는 펜을 가져가지 않는 것을 보고 오적은 살짝 조급해했다."뭐 하고 있는 거예요? 이게 바로 지영 씨가 원하던 결과 아니었어요?"옆에서 지켜보던 하천도 조급해했다. 그도 도대체 이 계집애가 마음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그는 지영을 대신해서 오적의 펜을 받은 후 지영의 손에 넣어줬다."뭘 꾸물대는 거예요, 시간 낭비하지 마요.""하천 오빠, 너...""나 뭐,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빨리 사인해요. 나도 네 가을 언니 찾으러 가야해."하천의 재촉하에 지영은 이렇게 얼렁뚱땅 그 혼서에 사인했다."원지영 씨, 여기에도 사인해야 해요.""아."곧이어 지영은 또 그 혼서 위에 사인을 했다.모든 일이 끝난 후, 오적은 지영 손에 있는 그 펜을 가져갔다. 그는 무척 흥분해하고있었다."고마워요. 지금부터 우리 사이에는 이런 혼약이 없는 거예요. 그리고 나를 대신해서 아저씨와 아주머니께 안부를 전해줘요. 나는 오늘 다른 일이 있어서 원지영 씨 댁에 방문하지 못할 거 같네요.""다음에 시간이 있으면 꼭 찾아뵙게요."말을 마친 후 오적은 그 페기된 혼서와 펜을 모두 자신의 그 검은 가방에 넣은 후 하천과 지영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이만 가볼게요."그리고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났다.하천은 오적의 뒷모습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마치 오적에게 깊은 흥미라도 느낀 것 같았다.옆에 있던 지영은 여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녀는 좀 전의 상황에서 미처 반응하지 못한 거 같았다.오적이 완전히 이 카페에서 떠나자 지영은 마치 꿈에서 깨어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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