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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55화 딸이 보고 싶어

두 사람은 의문을 품고 정원 쪽으로 걸어갔다. 두 사람은 가는 길에 고용인 몇 명을 만났지만 그들은 감히 정원 쪽엔 접근하지 못했다.

이때 정원 안에서 짙은 화약 냄새가 물씬 풍기는 원지영의 목소리가 들려 오기 시작했다.

"안 가요. 누가 뭐라고 해도 절대 갈 수 없어요."

"21세기에 아직도 그렇게 고리타분하다니, 어릴 때 부모님이 정한 혼사라니요. 무슨 말을 해도 안 가요."

이어 원중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흥, 그게 네 뜻대로 될 것 같아? 오늘 무슨 일이 있어도 그와 만나야 할 거다. 게다가 당장 결혼하라고 하는 것도 아닌데 왜 그리 흥분하고 그래?"

"안 가요. 절대로 안 가요. 그냥 만나는 것도 싫어요."

원지영은 말을 하면 할 수록 화가 났다.

"저는 연애 결혼을 할 거예요. 게다가 이제 갓 스무 살이 넘었으니 아직 결혼을 논할 나이는 아니잖아요."

원지영의 말에 원중은 어이없는 웃음이 터져나왔다. 이 계집애가 지금 자기 나이가 어리다고 하다니. 그때 청주로 달려가 하천과 결혼하겠다고 할 때는 왜 나이가 어리다고 하지 않았는지 어이가 없었다.

"안 돼. 그건 네 맘대로 할 수 없는 일이고 아주 오래 전에 어른끼리 약속한 일이다. 이제 때가 되어 상대방이 혼사를 꺼냈으니 피할 수 없을 거야."

"혼사가 성사될지는 둘째로 치더라도 기본적인 예의는 반드시 갖춰야 할 거다."

"흥, 저야말로 서촉에서 온 시골뜨기따위 만나고 싶지 않아요. 가려면 아버지 혼자 가세요."

그 말을 마친 후 원지영은 씩씩거리며 도망갔다.

"거기 서지 못해?"

이때 원중은 정말 화를 참을 수 없는 느낌이 들었다. 원지영을 불러 멈추려고 했지만 계집애는 말을 듣지 않았다.

"휴..."

결국 원중도 자신의 딸을 어떻게 할 수 없었던지 연신 고개만 저으며 탄식할 수밖에 없었다.

이때 하천과 주가을이 정원 입구에 서 있었고, 원지영이 그들의 곁을 지나갈 때 비록 화는 났지만 그래도 걸음을 멈추고 그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하천 오빠, 가을 언니."

그리고 하천과 주가을이 입을 열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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