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의 모든 챕터: 챕터 971 - 챕터 980

2632 챕터

제971화

이때 조용히 조백림의 곁에 서 있던 유정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백림 씨, 아무래도 조 아가씨와 잘 이야기해야 할 것 같네요. 내가 자리를 피해줄까요?"소희는 다소 놀랍다는 눈빛으로 유정을 바라보았다. 그녀가 약혼녀의 신분으로 조백림에게 따지고 조수정과 우열을 가릴 줄 알았는데, 의외로 이토록 냉정하다니.간미연도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역시 유정 씨도 보통 사람은 아닌 것 같아."하지만 조백림이 곧 대답했다."아니, 난 해야 할 말들을 전부 다 했어. 그러니 더 이상 할 말도 없어.""네가 바로 유정이야?"조수정이 갑자기 유정을 쳐다보며 물었다.이에 유정이 고개를 끄덕였다."네."그러자 조수정이 눈물을 글썽이며 물었다."그쪽과 단독으로 몇 마디 해도 될까?"유정은 그녀가 불쌍하게 우는 모습에 마음이 순간 약해져 앞으로 두 걸음 나아갔다."네, 무슨 말을 하고 싶으세요?""가지 마요!"소희가 낮은 소리로 외쳤다.그러나 이미 늦었다. 조수정이 갑자기 한 손을 뻗어 유정을 잡아당겨 연거푸 뒤로 물러섰고, 다른 한 손으로 비수 한 자루를 꺼내 유정의 목덜미에 가져다 댔다."나쁜 년! 백림 씨는 너를 전혀 사랑하지 않는데 왜 그에게 결혼을 강요하는 거야?"조수정이 이성을 잃자 다들 깜짝 놀랐다.조백림은 자기도 모르게 앞으로 나아가 화를 냈다."조수정, 너 미쳤어?""나 미치지 않았어! 난 단지 나 자신을 위해, 우리의 죽은 아이를 위해 복수하고 싶을 뿐이야!"조수정이 고함을 질렀다. 비수를 잡고 있는 그녀의 손은 떨고 있었고 날카로운 칼날이 끝내는 유정의 하얀 목을 살짝 베었다. 그러자 피가 이내 흘러내렸다.유정은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들어 조수정의 손에 있는 비수와 최대한 거리를 두고 말했다."할 말이 있으면 말로 해요. 두 분의 일은 나와 무관합니다.""백림 씨와 결혼 할 사람이 바로 당신인데, 어떻게 당신과 무관할 수 있지?"조수정이 질투하는 눈빛으로 유정을 노려보았다."수정아, 진정해!""조수정!"황정아와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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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2화

간미연은 장명원의 몸뒤에 숨어 있었다. 그러다 소희가 자신을 찾고 있는 걸 보고 즉시 고개를 가로저었다."나 괜찮아."조수정이 칼을 꺼낸 순간 장명원은 임구택이 아무런 기색도 없이 소희의 곁으로 걸어가는 걸 발견했다. 그래서 유리가 터질 때 간미연 한 사람만 감쌌던 것이다.이때 다들 화를 참지 못하고 욕설을 퍼부었다."정말 미친 년이잖아!"룸 안 전체에는 유리 조각들로 덮여 있었다. 몇 명의 여인들은 상처를 입었고, 심지어 얼굴에 날카로운 유리 조각까지 박혀 어찌할 바를 몰라 울부짖고 있었다.현장은 그야말로 혼란스러웠다.조백림은 그 혼란한 틈을 타서 유정을 잡아당겼다. 그녀는 목덜미만 다쳤을 뿐만 아니라 밖에 드러난 팔도 유리에 찔려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유정은 많이 놀라긴 했지만 그나마 차분한 편이었다.조수정은 유리 조각에 얼굴이 찔렸고, 피가 눈물과 함께 그녀의 볼을 타고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 모습은 마치 온 얼굴에 피가 흐르는 것 같아 보기 흉했다."너 미쳤어?"조백림은 화김에 소리를 치며 앞으로 나아가 조수정을 잡으려 했다."꼼작 마!"조수정은 순간 당황해하며 문 위치까지 물러나 넓은 호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 들고 여러 사람을 향해 말했다."누구도 움직이지 마. 그렇지 않으면 다 이곳에서 죽을 거야!"장시원이 눈썹을 살짝 찌푸린 채 입을 열었다."유황탄이야."유황탄은 일종의 폭탄으로 밑부분에 유황이 들어 있어서, 일단 폭발하면 이 룸 안의 사람들은 아무도 도망갈 수 없을 것이다.다들 듣더니 놀란 표정을 지으며 잇달아 뒤로 물러났다.임구택이 소희의 손을 잡고 뒤에 있는 베란다를 한 번 보고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이따가 내가 옆 베란다로 보내줄게."비록 소희가 무공을 할 줄 안다지만 그래도 이곳은 10층이라 뛰어내린 후 다치지 않을 것이라고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그래서 가장 안전한 방법은 바로 그녀를 옆방 베란다로 보내는 것이다."필요 없어."소희는 차가운 목소리로 대답하며 남자의 손을 힘껏 팽개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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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3화

그러자 유정이 바로 그를 노려보았다."빨리 말해요. 맹세하라고요! 나까지 해치지 말고.""......"그도 타고난 바람둥이라 유정이 그와 생사까지 같이할 수 있을 거라고는 바라지 않았지만, 이렇게 깔끔하게 그를 버리는 건 또한 그를 많이 놀라게 했다.전에 두 사람이 그나마 사이좋게 지내 유정이도 그를 어느 정도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허."조백림이 냉소하며 조수정을 향해 말했다."그래, 난 이 여인을 좋아하지 않아. 당장 이 여인과 헤어지고 너와 다시 시작하고 싶어. 됐지? 어서 그 유황탄을 내려놔!""진심이야?"조수정의 눈에 한 줄기 희망의 빛이 번쩍였다."진심이에요!"유정은 즉시 말을 이어갔다."백림 씨가 나와 함께 있을 때 자주 수정 씨에 대해 말했었거든요. 그가 평생 유일하게 사랑했던 여인이 바로 수정 씨라고, 나와 함께 있는 건 가문의 강요 때문이라고!"조백림이 듣더니 경악한 표정으로 유정을 보았다.조수정의 일그러진 얼굴에 드디어 웃음꽃이 피었지만 그 웃음에는 선혈이 섞여 있어 더욱 섬뜩했다.그녀는 멍하니 조백림을 바라보며 헤벌쭉 웃었다."난 당신이 나를 사랑할 줄 알았어!""그래, 사랑해!"조백림이 조심스럽게 다가갔다."그러니까 이제 손에 들고 있는 폭탄을 내려놓자, 응?"하지만 조수정은 갑자기 고개를 가로저었다."안 돼, 내가 내려놓으면 당신은 또 다른 사람에게 강요당할 거야, 저 천한 여인과 결혼하라고. 그러니까 저 여인을 죽여. 지금 바로 저 여인을 죽이면 믿어줄게."유정이 눈을 크게 뜨고 무고하다는 듯 말했다."이 일은 정말 나와 상관이 없다니까요! 수정 씨, 흥분하지 마시고요, 네?"조백림은 냉소하며 유정을 쳐다보았다. 마치 자업자득을 체험하고 있는 그녀를 비웃고 있는 것 같았다."가! 죽여!"조수정이 손에 든 칼을 조백림의 발밑으로 던졌다.하지만 조백림은 발밑의 칼을 한 번 내려다보고는 움직이지 않았다.장명원은 다시 한번 참지 못하고 막말을 퍼부었다."사이코패스! 미친년!"장시원은 눈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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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4화

"아!"황정아 뒤에 있던 한 여인이 갑자기 비명을 질렀다."나 죽기 싫어! 나 여기서 죽기 싫어!"그녀는 놀란 나머지 당황해하며 밖으로 도망치려 했지만 조수정이 바로 소리쳤다."움직이지 마, 그렇지 않으면 당장 유황탄을 폭파할 거야!"역시나 여인은 그곳에 멍하니 서 있을 뿐 더 이상 움직이지 못했다.방 안의 공기는 마치 정지된 것 같았다. 모든 사람이 어떻게 도망칠지 생각하고 있었지만 또 감히 경거망동하지 못했다. 사소한 동작이 눈앞의 미친 여자를 격노시켜 폭탄을 터뜨릴까 봐.사랑에 미친 여인은 세상 두려울 게 없었다.다들 숨쉬기조차 조심스러워지기 시작했고, 여인의 손에 든 폭탄을 눈 한번 깜빡이지 않고 쳐다보았다."둘. 셋. 넷."조수정은 또 수를 세기 시작했다.임구택이 소희를 데리고 조용하게 베란다로 물러났다. 소희는 그의 손을 팽개치려 했지만 임구택이 꼭 잡고 있어 팽개칠 수가 없었다. 그러다 소희가 갑자기 입을 열어 큰 소리로 말했다."내가 대신 죽여줄게!"소녀의 말은 마치 잔잔한 호수에 갑자기 던져진 돌멩이처럼 고요함을 깨트리고 순간 물결을 일으켰다.방안에 있던 사람들이 잠깐 멍해지더니 바로 고개를 돌려 소희를 바라보았다.임구택이 칠흑같이 어두운 눈빛으로 소희를 한번 힐끗 보고는 그녀의 손을 놓았다."내가 할게."이에 소희가 의외라는 듯 남자를 바라보았다.하지만 임구택은 그녀를 다시 보지 않고 바로 조백림 앞으로 가서 칼을 주웠다. 그러고는 조수정을 향해 말했다."내가 백림을 대신해서 그의 약혼녀를 죽이면 이 방에 있는 사람들을 보내줘."조수정이 음흉한 눈빛으로 임구택을 주시하고 있었다."그래, 네가 가서 죽여!"임구택은 칼을 들고 유정을 향해 걸어갔다.그리고 임구택이 다가오고 있는 모습에 유정이 경악해하며 뒤로 물러났다."안돼!"조백림은 무의식중에 소리를 치며 임구택의 손에 있는 칼을 빼앗으려 했다.이때 소희가 갑자기 손을 들어 조수정의 뒤를 가리키며 급하게 소리쳤다."빨리 나가, 들어오지 마!"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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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5화

소희는 일어난 후 신속히 고개를 돌려 임구택을 바라보았다. 그도 마침 소희를 바라보고 있었다. 눈빛이 부딪힌 순간, 그는 가볍게 숨을 내쉬었다.그런데 이때 조백림과 오진수 등이 임구택에게 몰려와 소희의 시선을 막았고, 소희는 그렇게 간미연과 함께 뒤로 밀려났다.폭탄 사건은 큰 파장을 일으켰고, 넘버 나인 전체가 혼돈에 빠졌다.조수정은 이미 다른 사람들에 의해 통제되었지만 자신이 얼마나 큰 잘못을 저질렀는지 여전히 모른 채 끊임없이 발버둥 치고 있었다."백림 씨! 당신 나를 사랑한다며? 어서 저 여인을 죽여! 저 여인만 죽이면 아무도 당신을 강요하지 않을 거야! 그럼 우리도 함께 있을 수 있어!"......유정은 황정아 등에게 둘러싸인 채 미쳐버린 조수정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분개하는 동시에 조수정이 불쌍하기도 했다.하지만 조백림은 증오하는 눈빛으로 조수정을 노려보고 있었다. 당장이라도 가서 그녀의 뺨을 몇 대 때려주고 싶은 표정이었다.곧 경찰이 도착했고 사건의 경과를 알아본 후 조수정을 잡아갔다. 그러면서 조사에 협조해야 한다며 조백림도 데리고 갔다.임구택은 등에 폭파상을 입어 장시원 등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다.떠나기 전 장명원이 소희에게 물었다."구택 형님이 많이 다친 것 같은데, 같이 병원에 가 볼래요?"소희가 잠깐 멍해있더니 바로 고개를 가로저었다."아니요, 어서 가세요. 일이 있으면 나에게 말하고요."장명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다시 말했다."좋아요. 그럼 미연이와 먼저 돌아가세요. 일이 있으면 바로 전화할게요.""네."다른 사람들은 연이어 현장을 떠났고, 유정은 홀로 뒤쪽에서 걸으며 소희에게 감사를 전했다."소희 씨, 아까는 소희 씨와 임 대표님이 있어서 살았습니다. 고마워요. 생명을 구해 준 은혜를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천만에요. 다 함께 위험에 부딪혔는데, 누가 먼저 나서든 전부 당연한 일인걸요."소희가 덤덤하게 웃으며 말했다.그러자 유정도 덩달아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소희 씨와 임 대표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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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6화

병원임구택은 응급실 침대에 엎드려 상의를 벗은 채 처치를 받고 있었다."구택 형, 어떻게 됐어요?"마지막으로 달려온 장명원이 응급실에 들어서자마자 급히 물었다.임구택은 무의식적으로 장명원의 뒤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아무도 들어오지 않았다.이때 의사가 갑자기 소독수로 상처를 눌렀다. 그러자 가슴을 파고드는 통증이 앞가슴과 등을 관통해 와 임구택은 미간을 찌푸린 채 즉시 고개를 숙였다.장시원이 담담하게 말했다."상처를 처리하고 있어. 조금 있다가 몇 가지 검사도 해봐야 하고.""아."장명원이 걱정하며 안쪽을 바라보았다.경찰서에 가지 않은 사람들은 모두 병원을 따라와 응급실 밖의 의자에 앉아 있었다. 장시원은 나가서 오진수 등더러 모두 집으로 돌아가라고 했다, 모두 이곳에서 지킬 필요가 없다면서.오진수 등은 아직도 가슴이 두근거려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오늘 구택 형과 소희 씨 덕분에 우리 모두가 살아났어. 구택 형 쪽에 무슨 일이 있으면 바로 단톡방에 알려줘.""걱정 마."장시원이 오진수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다들 데리고 같이 돌아가."의자에 앉아 있던 사람들은 그제야 서서히 흩어졌다.장시원이 뒤돌아보며 장명원을 바라보았다."너도 가서 미연 씨를 지켜줘. 여기엔 내가 있으니까.""아니야, 미연 씨는 소희 씨랑 같이 돌아갔어. 나도 여기에 있을래."장시원이 응급실을 한 번 보고는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소희 씨는 온다고 하지 않았어?"장명원이 고개를 끄덕였다."응."장명원의 대답에 장시원은 살짝 한숨을 쉬고는 몸을 돌려 들어갔다.......집에 돌아오자마자 먼저 씻으러 들어 간 소희는 옷을 벗고서야 팔에 살짝 긁힌 상처를 발견하고 물로 피를 씻어냈다. 그러자 통증이 순간 피부를 찌르는 것처럼 온몸에 번졌다.그렇게 오랫동안 씻은 후에야 그녀는 몸을 닦고 나왔다.잠옷을 갈아입은 후 소희는 책상 앞에 마주 앉아 책을 보기 시작했다. 대학을 졸업하기도 전에 그녀는 세계 일주를 떠났다. 그래서 요 며칠 그녀는 다시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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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7화

근 일 년 동안 소희가 약을 복용하고 있는 것 때문에 매운 음식을 금하고 있어 청아는 될수록 담백한 음식들만 했다. 그래서 소희가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동시에 청아의 요리 솜씨도 많이 진보되었다.밥을 먹고 난 후 소희는 요요랑 한참 놀아주었다. 그러다 요요가 졸려 하는 걸 보고 다시 위층으로 올라갔다.샤워를 다 하고 나온 소희는 어제 다 보지 못한 책을 계속 읽었다.그러다 10시가 다 되어갈 무렵 소희가 마침 잠자리에 들려고 하는데 임유민의 전화가 갑자기 걸려 왔다.목소리가 많이 조급했다."소희 쌤!"소희가 듣더니 즉시 일어섰다."유민아, 왜 그래?""우리 둘째 삼촌 지금 열이 엄청 심하게 나고 있는데 우리 집으로 와주면 안 돼? 지금 집에 아무도 없어."소희가 자신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병원에 있는 거 아니었어?""점심에 퇴원했어. 오후까지만 해도 분명 괜찮았는데, 방금 내가 아무리 불러도 반응이 없어 방으로 가보니까 열이 나고 있는 거야.""홈닥터는? 바로 홈닥터에게 전화해.""장 의사 지금 여기에 계셔. 하지만 둘째 삼촌이 약을 먹으려 하지 않아."소희가 듣더니 얼굴색이 순간 어두워졌다."그 사람이 아이야?""소희 쌤, 제발 빨리 와줘. 삼촌이 지금 열이 엄청 심해. 나 너무 걱정되고 무서워."임유민이 목이 메는 소리를 냈다.그러자 소희가 바삐 대답했다."그래, 내가 곧 갈게. 너도 방법을 써서 삼촌에게 약 먹여.""응, 빨리 와!"전화를 끊은 후 소희는 서둘러 옷을 갈아입고 핸드폰과 차 키를 들고 빠른 걸음으로 밖으로 나갔다.엘리베이터를 타고 아래층으로 내려가는 동안 소희의 발걸음은 엄청 빨랐다.차가 주택단지를 나서자 밤바람이 순간 차창을 따라 불어 들어왔고, 소희는 바로 차를 세웠다.바깥의 그윽한 야경을 보며 그녀의 눈동자는 점점 맑아졌다.몇 분 후, 소희는 핸드폰을 꺼내 장시원에게 전화를 걸었다."시원 오빠, 잠들었어요? 이렇게 늦은 시간에 방해해서 미안해요."장시원의 웃음을 머금은 목소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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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8화

같은 시각, 장시원은 차를 몰고 임구택의 집으로 갔다.위층으로 올라가 문을 여니 임유민이 즉시 마중을 나왔다. 그러다 눈빛이 기대에서 놀라움으로 변했다."시원 삼촌!""소희 씨가 오라고 해서 온 거야. 네 둘째 삼촌은 어때?"장시원이 위로하듯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임유민이 의기소침해져서 대답했다."둘째 삼촌이 여전히 약을 먹으려 하지 않아요."장 의사도 다가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임 대표님이 이렇게 고집을 부리는 모습은 저도 처음 봅니다.""괜찮아요, 내가 할게요."장시원이 다정하게 웃으며 거실을 지나 침실로 걸어갔다.침실에는 침대 옆 헤드라이트만 켜져 있었다. 넓은 어깨와 등을 드러낸 채 침대에 엎드려 있던 임구택이 발자국 소리에 순간 고개를 돌렸다. 그러다 다시 눈살을 찌푸린 채 긴 속눈썹을 소리 없이 늘어뜨렸다.이상할 정도로 붉어져 있는 얼굴을 봐서는 열이 심하게 나고 있는 게 분명했다. 평소에 예리하고 칠흑같이 어둡던 눈동자에마저 피곤한 빛이 띠고 있었다."나를 보니까 실망했지?"장시원이 웃으며 물었다.임구택은 말하기 귀찮을 정도로 너무 아파 아예 소리를 내지 않았다."비록 소희 씨가 직접 오지는 않았지만 나에게 전화를 한 걸 보면 여전히 너를 관심하고 있는게 틀림없어.""정말 관심하고 있었으면 직접 왔겠지."쉬어있는 임구택의 목소리에서는 아무런 정서도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이에 장시원이 한숨을 쉬었다."일단 약부터 먹어.""안 먹어."임구택이 시선도 들지 않고 대답했다."너 지금 누구한테 성질을 부리는 거야?"장시원이 듣더니 키득거리며 침대 앞으로 다가가 약을 임구택에게 건네주었다."네가 주동적으로 소희 씨를 품속에 감싼 거잖아. 그런데 왜 이제 와서 약을 먹지 않겠다는 건데?""누구와도 상관없어. 그냥 먹고 싶지 않아."임구택이 눈을 감고 코 막힌 소리로 대답했다."유민이도 너보다는 철이 들었겠다. 빨리 약 먹어. 그렇지 않으면 네 입에 강제로 주입할 거야.""안 먹어, 안 죽어."임구택이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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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9화

장시원은 또 한 시간을 기다렸다가 임구택이 곤히 잠든 후 다시 체온을 재주었다. 그러다 열이 내려간 걸 확인하고 나서야 일어나 방을 떠났다.줄곧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임유민과 장 의사는 임구택이 이미 열이 내렸다는 말을 듣고 드디어 한숨을 내쉬었다.시간이 많이 늦은 탓에 장시원은 운전 기사더러 장 의사를 집까지 모셔다 드리라고 분부했다.그리고 장시원은 임유민과 함께 밖으로 걸어가고 있었다."왜 너와 네 둘째 삼촌 두 사람만 집에 있는 거야?""할아버지는 경성에 회의하러 가셔야 된다고 할머니를 데리고 함께 가셨고요, 저희 부모님도 출장을 가셨어요. 그리고 누나는 학교에 행사가 있어서 학교에서 지내고 있고요.""네 둘째 삼촌은 괜찮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네, 시원 삼촌 고마워요. 삼촌도 어서 돌아가서 쉬어요.""일이 있으면 나한테 전화해.""네!"장시원을 보내고 임유민은 또 3층으로 올라가 임구택의 상태를 확인했다. 그리고 그가 편안하게 자고 있는 모습을 확인하고서야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방으로 돌아온 임유민은 한참 고민을 하다가 결국 소희에게 메시지를 보냈다.[소희 쌤, 둘째 삼촌이 이미 약도 먹고 열도 내렸어.]이미 새벽 2시가 되었으니 소희가 내일 아침에야 그의 메시지를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몇 분 후 소희가 바로 답장이 왔다.[그래, 너도 일찍 쉬어.][응, 잘 자.][잘 자.]임유민도 확실히 많이 졸린 상태라 바로 침대에 쓰러져 잠들었다.다음 날 아침임유민은 주방에서 만든 아침밥을 들고 3층으로 왔다.임구택은 금방 깨어나 침대머리에 기대어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임유민이 보더니 바로 눈살을 찌푸렸다."병이 난 사람이 담배를 피우면 어떡해요?"예전에 소희와 있을 때 임구택은 거의 담배를 피우지 않았는데, 근 2년 동안에 담배를 피우는 차수가 점점 많아졌다.임구택이 담배를 끄고 덤덤한 표정으로 물었다."왜 아직도 학교로 가지 않은 거야?""곧 갈 거예요!"임유민이 죽과 야채전을 그의 앞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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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0화

그렇게 3일이 지난 후에야 이현은 다시 제작팀으로 돌아왔고, 파파라치도 마침 임씨 그룹 빌딩 밖에서 회사로 돌아와 출근하는 임구택의 모습을 포착했다.이렇게 두 사람이 요 며칠간 줄곧 함께 있었다는 사실은 더욱 실증을 얻게 되었다.소희가 분장실에 옷을 정리하고 있는데 커튼을 사이에 두고 저쪽에서 이현과 여민의 이야기 소리가 들려왔다."이현 씨, 며칠 동안 못 봤더니 보고 싶어 죽는 줄 알았잖아요."여민이 비위를 맞추는 듯한 어조로 말했다.이에 이현이 단아하고 다정하게 웃었다."일이 좀 있어서 며칠을 지체하는 바람에 촬영 진도에 영향을 끼치게 되었네요, 정말 미안해요.""아무도 이현 씨를 탓하지 않았어요!"여민이 애교를 부리는 듯한 목소리로 물었다."나한테까지 숨길 필요 없어요. 어서 사실대로 말해봐요. 요 며칠 임 대표님과 함께 있었죠?"이현이 옅은 파란색 커튼을 한 번 힐끗 보고는 부끄러워하며 말했다."나도 어쩔 수 없었어요. 내가 없다고 약도 먹으려 하지 않는다니까요. 마치 어린애 같아요."여민이 듣더니 입을 가리고 웃었다."임 대표님이 분명 일부러 핑계를 대가면서 이현 씨와 함께 있고 싶어 하는 거잖아요. 그것도 모르겠어요?""알죠!"이현이 눈빛에 쑥스러움을 머금고 간드러진 목소리로 대답했다."그래서 그와 함께 있을 수밖에 없었어요.""임 대표님이 이현 씨를 이렇게 사랑하는데, 곧 있으면 이현 씨 임씨 사모님이 되는 거 아니에요?"그런데 이현이 의외로 가볍게 콧방귀를 뀌었다."나 아직 그와 결혼을 할지 말지 생각하지 못했단 말이에요. 나에게 있어서 지금 가장 중요한 건 작품에 전념하는 거거든요!"여민이 듣더니 놀라서 물었다."그럼 임 대표님이 이미 이현 씨에게 청혼했다는 거예요?""아니에요, 함부로 말하지 마요!"그러나 무언가를 덮으려는 이현의 말투는 여민의 물음을 더욱 인정해 주는 것 같았다.여민이 그녀에게 눈짓을 하며 말했다."알았어요. 말하지 않을게요. 이제 임 대표님이 성대한 프러포즈를 준비하여 국내를 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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