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3일이 지난 후에야 이현은 다시 제작팀으로 돌아왔고, 파파라치도 마침 임씨 그룹 빌딩 밖에서 회사로 돌아와 출근하는 임구택의 모습을 포착했다.이렇게 두 사람이 요 며칠간 줄곧 함께 있었다는 사실은 더욱 실증을 얻게 되었다.소희가 분장실에 옷을 정리하고 있는데 커튼을 사이에 두고 저쪽에서 이현과 여민의 이야기 소리가 들려왔다."이현 씨, 며칠 동안 못 봤더니 보고 싶어 죽는 줄 알았잖아요."여민이 비위를 맞추는 듯한 어조로 말했다.이에 이현이 단아하고 다정하게 웃었다."일이 좀 있어서 며칠을 지체하는 바람에 촬영 진도에 영향을 끼치게 되었네요, 정말 미안해요.""아무도 이현 씨를 탓하지 않았어요!"여민이 애교를 부리는 듯한 목소리로 물었다."나한테까지 숨길 필요 없어요. 어서 사실대로 말해봐요. 요 며칠 임 대표님과 함께 있었죠?"이현이 옅은 파란색 커튼을 한 번 힐끗 보고는 부끄러워하며 말했다."나도 어쩔 수 없었어요. 내가 없다고 약도 먹으려 하지 않는다니까요. 마치 어린애 같아요."여민이 듣더니 입을 가리고 웃었다."임 대표님이 분명 일부러 핑계를 대가면서 이현 씨와 함께 있고 싶어 하는 거잖아요. 그것도 모르겠어요?""알죠!"이현이 눈빛에 쑥스러움을 머금고 간드러진 목소리로 대답했다."그래서 그와 함께 있을 수밖에 없었어요.""임 대표님이 이현 씨를 이렇게 사랑하는데, 곧 있으면 이현 씨 임씨 사모님이 되는 거 아니에요?"그런데 이현이 의외로 가볍게 콧방귀를 뀌었다."나 아직 그와 결혼을 할지 말지 생각하지 못했단 말이에요. 나에게 있어서 지금 가장 중요한 건 작품에 전념하는 거거든요!"여민이 듣더니 놀라서 물었다."그럼 임 대표님이 이미 이현 씨에게 청혼했다는 거예요?""아니에요, 함부로 말하지 마요!"그러나 무언가를 덮으려는 이현의 말투는 여민의 물음을 더욱 인정해 주는 것 같았다.여민이 그녀에게 눈짓을 하며 말했다."알았어요. 말하지 않을게요. 이제 임 대표님이 성대한 프러포즈를 준비하여 국내를 혼
이 감독은 소희와 이현이 서로에게 안 좋은 감정이라도 생길까 봐 한쪽으로 이현을 달래면서 또 한쪽으로는 조감독을 찾아 소희를 많이 타이르라고 분부했다. 소희가 개인적인 원한을 일에까지 끌어들이지 말고 이현과 잘 협조하라고.30대 미혼인 류 조감독은 전에도 소희를 몇 번 찾은 적이 있었는데 여러 번의 대화를 통해 의외로 소희에게 다른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이날 조감독은 소희를 찾아 이야기를 나누며 업무에 관해 토론하고 있었다. 그러다 사방을 둘러보고 아무도 없다는 걸 확인하고 갑자기 소희에게 다가가 그녀의 얼굴을 쳐다보며 물었다."소희 씨, 이렇게 예쁘게 생겼는데 배우로 데뷔할 생각은 없어?"소희가 담담한 표정으로 거절했다."네."그러자 조감독이 빙그레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소희 씨의 얼굴로 배우가 되지 않으면 정말 아까운데. 진짜야, 연예계 같은 곳에는 딱 소희 씨처럼 순수하고 천연적인 미녀가 필요해."소희는 여전히 관심이 없어 보였다."하지만 저 전문적으로 연기를 배워본 적도 없고 연기에 재능도 없어요."조감독이 곧장 말했다."배워본 적이 없어도 상관없어. 천부적인 재능이 없어도 후천적으로 양성할 수 있는 거고. 소희 씨 모르지, 엄청 많은 배우들이 내가 직접 키워낸 거야. 그러니 연기하고 싶다면 얼마든지 나에게 말해!"그러다 갑자기 목소리를 낮추고 말을 이어갔다."그러지 말고 오늘 밤에 바로 곳을 잡고 이야기할까? 내가 연극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려줄게. 소희 씨가 어떤 배역에 적합한지도 알려주고. 난 말한 대로 하는 사람이야, 바로 소희 씨에게 안배해 줄 수 있어."소희는 얼굴에 탐욕을 전혀 숨기지 않은 조감독을 힐끗 쳐다보고는 차갑게 입을 열었다."제작진 스태프를 희롱했다가 맞아 죽는 씬도 안배해 줄 수 있어요?"조감독이 듣더니 안색이 순간 변했다.소희는 그러는 그를 보지도 않고 돌아섰다.소희의 가녀린 뒷모습을 보며 조감독은 이를 갈았다.‘고집이 이렇게 세다니! 정말 사회를 금방 나왔다고 겁도 없이 달려드네.’그는 마
여민이 선글라스를 한 번 올리고는 입을 삐죽거리며 웃는 듯 마는 듯 한 표정으로 말했다."이 드레스는 딱 봐도 인위적으로 파괴된 거잖아요. 그리고 이 드레스 위에 박힌 다이아몬드들이 전부 진품이라 엄청 귀중하다는 걸 알 사람들은 다 아는데. 그러니까 누군가 진주와 다이아몬드가 마음에 들어 일부러 저렇게 만든 거 아닐까요?"이현이 눈을 깜박이더니 바로 고개를 저었다."그럴 리가 없어요. 다이아몬드와 진주들이 비록 전부 떨어졌지만, 아직 여기에 있잖아요."그러자 여민이 냉소하며 바로 말했다."다 훔쳐 가면 너무 뻔하잖아요. 누군가가 고의로 다이아몬드를 쉽게 떨어지게 만들었을 거예요. 드레스를 상자에서 꺼내는 순간 다이아몬드와 진주들이 땅에 떨어지게 될 거고, 마지막에 전부 찾아내지 못하더라도 풀숲이나 어느 틈에 떨어져 찾을 수가 없다고 하면 그만이니까요."이현은 순간 알아들었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가인에게 물었다."이 드레스 전에 어디에 놓여 있었죠?"가인은 소희를 힐끗 쳐다보고는 바로 고개를 숙이고 더는 말을 하지 않았다.이에 소희가 고개를 들고 말했다."내 캐비닛에 있었어."여민은 의미심장하게 눈썹을 올린 채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하지만 이현이 류 조감독을 바라보며 말했다."난 소희 씨를 믿어요. 쉽게 들킬 걸 알면서도 멍청하게 나쁜 짓을 하는 사람은 없을 거니까요."그러자 여민이 바로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이현 씨, 정말 아량이 넓네요. 전에 그렇게 뺨을 맞고도 저 여인의 편을 드는 거예요? 저 여인은 다들 그런 바보짓을 하는 사람이 없을 거라고 믿고 있다는 걸 알고 위험을 무릅쓰고 이런 짓을 한 거라고요!"하지만 이현은 여전히 이전의 일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사람처럼 걱정하는 말투로 입을 열었다."소희 씨, 어서 해명해 봐요.""내가 한 짓은 아닙니다. 하지만 진실을 밝히는 데 시간이 좀 걸릴 거고, 이 드레스는 이미 사용할 수 없게 되었으니 바로 다른 드레스를 찾아올게요. 촬영 진도에 영향을 줘서는
이현의 눈빛이 반짝이고 있었다. 소희가 누구의 도움을 청했는지 속으로 추측하고 있었다.‘장시원? 아니면 조백림?’그러나 그녀가 유일하게 확신할 수 있는 건 소희가 절대 임구택의 도움을 청하지 않았다는 점이다.이때 이정남이 소식을 듣고 달려와 숨을 헐떡이며 멈추었다. 그러고는 무슨 일이 일어났냐며 물었다.소희가 대답했다."드레스가 망가졌어요. 그래서 새것으로 바꿔야 해요."이정남이 망가진 드레스를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누가 그랬어?"여민이 자신의 손톱을 긁으며 입을 삐죽거렸다."내적 외에 또 누가 있겠어?""괜찮아요."소희가 덤덤하게 입을 열었다."내 방에 CCTV가 설치되어 있거든요. 그러니 곧 있으면 범인을 알 수 있을 거예요."그녀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주위의 사람들 속 몇 사람의 안색이 순간 변했다.류 조감독이 의아해하며 말했다."CCTV? 그 방에는 CCTV가 없을 건데.""제가 직접 설치했습니다. 이 드레스가 너무 귀중한 거라 저도 무슨 사고가 날까 봐 제작진에게 알리지 않고 눈에 띄지 않는 CCTV를 설치했거든요. CCTV 영상은 바로 제 컴퓨터 안에 있으니까, 나중에 찾아보면 알 수 있을 겁니다."이정남이 듣더니 순간 안심이 되어 얼굴색이 각기 다른 여러 직원들을 보며 냉소했다"소희야, 역시 넌 똑똑하다니까."얼마 지나지 않아 류 조감독은 GK 측의 사람이 드레스를 보내왔다는 전화를 받게 되었다.류 조감독은 경악한 표정으로 여전히 믿을 수 없다는 듯 물었다."정말 GK 측 사람이야?""네!류 조감독은 반짝이는 눈빛으로 소희를 힐끗 쳐다보고는 말했다."GK 측 사람을 이쪽으로 모셔 와!""네."직원이 대답하고는 떠났다.GK 측에서는 모두 두 사람이 왔는데 그 중 손에 트렁크를 든 한 사람이 도착하자마자 먼저 누가 소희인지를 묻고, 그녀의 앞으로 다가가 공손하게 말했다."소희 아가씨, 하 총감독님께서 드레스가 아가씨의 마음에 드시는지 먼저 물으시라고 특별히 당부하셨습니다."다들 경악하여 소희를 쳐다보
이때 남주역을 맡은 조문이 앞으로 걸어와 입을 열었다."너무 예쁜 드레스네요."이정남이 조용히 소희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소희야, 너 진짜 대단해. 정말 드레스를 구해 오다니!"류 조감독은 여전히 눈에 의문을 가득 품고 물었다."어떻게 한 거야?"하지만 소희는 대답하지 않고 맑은 눈동자로 되물었다."제가 새 드레스를 가져왔으니 촬영을 시작해도 되죠?""그건 나중에."류 조감독이 시선을 돌려 이현을 바라보았다."이현 씨, 먼저 드레스를 입어 볼까?""아니요."이현이 일어서서 새 드레스 앞으로 다가가더니 미간을 살짝 찌푸리고 입을 열었다."저 이 드레스 별로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전의 것이 더 좋아요."이현의 말에 소희의 눈빛은 순간 차가워졌고, 이정남은 화를 참지 못하고 말했다."이현, 너무 지나치지 마. 괴롭히고 싶으면 날 괴롭히라고!"이에 이현이 뒤돌아보며 무고한 표정으로 말했다."뭐가 지나쳤는데요? 전의 드레스는 특별히 나를 위해 주문한 거고, 나도 그 드레스가 나에게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오늘에 찍을 씬에도 그 드레스가 더 잘 어울리기도 하고. 난 오로지 작품을 위해서 그러는 건데, 뭐가 잘못된 건가요?"이때 여민도 맞장구를 쳤다."나도 전에 그 드레스가 더 예쁘다고 생각하는데."이정남이 분노하며 이현을 쳐다보았다."이현, 네 덕분에 난 매번 인간성에 대해 새로운 인식을 가지게 돼."이현이 듣더니 눈썹을 올리며 말했다."인간성에 대한 인식이 정말 천박했나 보네요.""젠장!"이정남이 욕설을 퍼부으려는 순간 소희가 그의 팔을 잡고 뒤로 끌어당겼다.류 조감독이 보더니 바로 굳어진 얼굴색으로 소리쳤다."이정남 씨, 뭐 하는 거야? 하기 싫어?"이에 이정남이 냉소하며 말했다."드레스가 고의로 손상되어 소희가 새 드레스를 가져왔는데도 당신들이 물고 놓지 않는 걸 보니, 다 같이 짜고 들어 소희를 괴롭히려는 거네?"류 조감독이 듣더니 바로 화를 냈다."너 헛소리 하지 마. 누가 소희 씨를 괴롭
류 조감독이 화난 얼굴로 소리를 쳤다."아니! 오늘 딱 이 씬만 찍을 거니까, 의견이 있는 놈들은 당장 꺼져!"얼굴색마저 파랗게 질린 이정남은 바로 소희의 손목을 잡고 떠나려고 했다.그런데 이때 뒤에서 차가운 남자의 소리가 들려왔다."왜들 이래?"그리고 남자의 목소리에 소희는 저도 모르게 몸이 굳어졌다.이현이 고개를 들어 쳐다보더니 바로 달콤한 미소를 지었다."구택 씨!"류 조감독도 뒤따라 고개를 돌려보고는 순식간에 웃음을 얼굴에 걸고 상대방을 맞이했다."임 대표님, 어떻게 오셨습니까?"주위에 스태프들이 둘러싸인 걸 고려한 듯 이현은 임구택에게 너무 가까이 가지는 못했다. 그러고는 걱정스럽게 물었다."상처는 어떻게 됐어요?""괜찮아."임구택이 덤덤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그러다 소희와 그녀의 조수가 안고 있는 드레스를 쳐다보며 물었다."무슨 일이죠?"류 조감독은 바삐 있는 일 없는 일까지 보태가며 자초지종을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책임을 소희에게 돌려 패션 디자이너로서 중요한 드레스를 잘 보관하지 못했다고, 심지어는 자신이 맡고 있는 물건을 탐내고 있다고 덧붙였다.류 조감독이 말을 마치자마자 이현이 즉시 정색했다."소희 씨는 분명 고의가 아니었을 거예요. 이 일은 그냥 넘어가죠. 난 새로 보내온 드레스를 입어도 돼요, 새 드레스가 더 예쁘기도 하고.""허!"이정남이 듣더니 냉소하며 조롱하는 표정을 지었다.순간 이현이 방금 한 말에 인정을 표했다. 그는 확실히 인간성에 대한 인식이 너무 천박했다.다른 두 얼굴과 고약한 심보를 이렇게 남김없이 표현하는 사람도 있다니.하지만 임구택의 눈빛은 이정남의 팔을 잡고 있는 소희의 손에 떨어졌다. 그러고는 차가운 눈동자로 덤덤하게 입을 열었다."이런 작은 일에도 논쟁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 겁니까? 류 조감독은 이런 식으로 촬영장을 돌보는 겁니까?"류 조감독의 이마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그럼 임 대표님은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거죠?"임구택의 말투는 차고 무거웠다."아
곧 아무도 없는 영상 속에서 문 닫는 소리가 났고, 누군가 노트북 앞으로 다가왔다. 손가락이 재빨리 노트북 위에서 움직이고 있었다. CCTV를 검색하는 듯했다.그리고 노트북 속의 사람을 알아본 후 다들 놀라서 눈을 크게 뜨고 일제히 여민의 뒤쪽을 바라보았다.영상 속에 등장한 사람은 파란색과 흰색 줄무늬가 간 상의를 입고 있었고, 손톱에는 연핑크색의 매니큐어를 하고 있었으며 약지에는 은색 하트 반지를 끼고 있었다.바로 여민의 조수, 왕연이었다.왕연은 한 걸음 뒤로 물러서서 황급히 고개를 저었다."나와 상관없는 일이에요! 나와 상관없는 일입니다!"임구택이 매서운 눈빛으로 왕연을 쳐다보며 물었다."너와 상관없는 일인데, 소희의 노트북은 왜 건드린 거지?""나, 난......"왕연이 놀라 눈빛을 피하며 우물쭈물하다가 한참이 지나서야 설명했다."난 그냥 누가 드레스를 훼손했는지 궁금해서 먼저 CCTV를 보러 갔을 뿐입니다."여전히 차갑고 무거운 임구택의 목소리는 사람에게 무언의 압박을 주고 있었다."내가 다시 한번 물을게, 너 맞아?"왕연은 순간 놀라서 울음을 터뜨렸다."아니요, 나 아닙니다!"그러자 임구택이 냉소하며 다시 입을 열었다."이정남 씨, 지금 당장 경찰에 신고하세요. 훼손된 드레스에 틀림없이 범인의 지문이 남아있을 겁니다. 이 드레스는 적어도 수백만의 가치를 가지고 있으니, 형사처벌을 받기엔 충분할 겁니다.""네!"이정남이 대답하면서 바로 휴대폰을 꺼내 경찰에 신고하려 했다."경찰에 신고하지 마요! 신고하지 말라고!"왕연이 갑자기 소리를 지르며 창백해진 얼굴로 말했다."제발 경찰에 신고하지 마요, 내가 다 말할게요!""정말 너야?"이정남이 눈을 가늘게 뜨고 왕연을 바라보며 물었다.왕연은 놀란 나머지 울부짖으며 대답했다."여, 여민 씨가 시켰어요!"짝-여민은 듣자마자 일어나 왕연에게 뺨을 날렸다. 그러고는 놀란 얼굴로 화를 내며 소리쳤다."헛소리하지 마! 누가 너더러 드레스를 훼손하라고 했어! 정말 네가 한
이현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렸다."여민 씨, 그만 해요.""뭘 그만 해요!"여민이 고개를 돌려 왕연을 노려보았다."내가 평소에 너한테 못 해준 게 있어? 왜 나를 모함하는 건데?"왕연은 고개를 숙인 채 울고만 있었다."나도 잠시 머리가 잘못돼서 너의 말을 믿은 거지."여민은 달려들어 왕연을 때리려 했지만 옆에 있던 사람들이 여민을 말렸다.여민은 왕연를 가리키며 노발대발하여 말했다."너 딱 기다려, 나 반드시 너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여민 씨!"이현이 여민의 손을 잡고 낮은 소리로 말했다."그만하라고요. 류 조감독님도 여민 씨를 어떻게 하겠다고 아직 말하지 않았잖아요. 계속 이렇게 소란을 피웠다간 정말로 좋게 끝나지 않을 거예요."그러고는 고개를 돌려 임구택을 바라보았다."구택 씨, 왕연 씨만 해고하고 이 일은 여기서 끝내요. 틀림없이 왕연 씨가 여민 씨를 종용해서 여민 씨가 이런 어리석은 일을 했을 거예요."여민은 할 말이 많은 듯했지만 결국 이를 악물고 삼켰다.임구택이 차가운 미소를 입가에 머금고 입을 열었다."난 단지 의견을 제출해 이 얼어붙은 분위기를 깨주고 싶었을 뿐이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는 제작팀의 일이고, 난 끼어들지 않을 거야. 그러나......"임구택이 말하다 잠시 침묵을 지키더니 풀숲에서 반짝이는 다이아몬드를 보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이렇게 많은 다이아몬드가 너무 아깝네. 방금 누가 소희에게 다이아몬드를 하나씩 주우라고 했죠?"류 조감독이 즉각 대답했다."여민 씨가요.""그럼 말한 사람이 주워요, 낭비하지 말고."류 조감독이 듣더니 바로 여민에게 말했다."여민 씨와 왕연 씨! 다이아몬드를 하나씩 다 주워!"왕연은 고분고분 쪼그리고 앉아 다이아몬드를 줍기 시작했다. 여민은 비록 달갑지 않았지만 또 임구택이 정말 화를 내게 되면 고명계조차도 그녀를 보호할 수 없을 것 같아 다이아몬드를 주을 수 밖에 없었다.이때 임구택이 조감독을 힐끗 쳐다보더니 갑자기 웃었다."이번 일은 류 조감독님의 불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