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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8화

같은 시각, 장시원은 차를 몰고 임구택의 집으로 갔다.

위층으로 올라가 문을 여니 임유민이 즉시 마중을 나왔다. 그러다 눈빛이 기대에서 놀라움으로 변했다.

"시원 삼촌!"

"소희 씨가 오라고 해서 온 거야. 네 둘째 삼촌은 어때?"

장시원이 위로하듯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

임유민이 의기소침해져서 대답했다.

"둘째 삼촌이 여전히 약을 먹으려 하지 않아요."

장 의사도 다가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임 대표님이 이렇게 고집을 부리는 모습은 저도 처음 봅니다."

"괜찮아요, 내가 할게요."

장시원이 다정하게 웃으며 거실을 지나 침실로 걸어갔다.

침실에는 침대 옆 헤드라이트만 켜져 있었다. 넓은 어깨와 등을 드러낸 채 침대에 엎드려 있던 임구택이 발자국 소리에 순간 고개를 돌렸다. 그러다 다시 눈살을 찌푸린 채 긴 속눈썹을 소리 없이 늘어뜨렸다.

이상할 정도로 붉어져 있는 얼굴을 봐서는 열이 심하게 나고 있는 게 분명했다. 평소에 예리하고 칠흑같이 어둡던 눈동자에마저 피곤한 빛이 띠고 있었다.

"나를 보니까 실망했지?"

장시원이 웃으며 물었다.

임구택은 말하기 귀찮을 정도로 너무 아파 아예 소리를 내지 않았다.

"비록 소희 씨가 직접 오지는 않았지만 나에게 전화를 한 걸 보면 여전히 너를 관심하고 있는게 틀림없어."

"정말 관심하고 있었으면 직접 왔겠지."

쉬어있는 임구택의 목소리에서는 아무런 정서도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이에 장시원이 한숨을 쉬었다.

"일단 약부터 먹어."

"안 먹어."

임구택이 시선도 들지 않고 대답했다.

"너 지금 누구한테 성질을 부리는 거야?"

장시원이 듣더니 키득거리며 침대 앞으로 다가가 약을 임구택에게 건네주었다.

"네가 주동적으로 소희 씨를 품속에 감싼 거잖아. 그런데 왜 이제 와서 약을 먹지 않겠다는 건데?"

"누구와도 상관없어. 그냥 먹고 싶지 않아."

임구택이 눈을 감고 코 막힌 소리로 대답했다.

"유민이도 너보다는 철이 들었겠다. 빨리 약 먹어. 그렇지 않으면 네 입에 강제로 주입할 거야."

"안 먹어, 안 죽어."

임구택이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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