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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4화

이때 남주역을 맡은 조문이 앞으로 걸어와 입을 열었다.

"너무 예쁜 드레스네요."

이정남이 조용히 소희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소희야, 너 진짜 대단해. 정말 드레스를 구해 오다니!"

류 조감독은 여전히 눈에 의문을 가득 품고 물었다.

"어떻게 한 거야?"

하지만 소희는 대답하지 않고 맑은 눈동자로 되물었다.

"제가 새 드레스를 가져왔으니 촬영을 시작해도 되죠?"

"그건 나중에."

류 조감독이 시선을 돌려 이현을 바라보았다.

"이현 씨, 먼저 드레스를 입어 볼까?"

"아니요."

이현이 일어서서 새 드레스 앞으로 다가가더니 미간을 살짝 찌푸리고 입을 열었다.

"저 이 드레스 별로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전의 것이 더 좋아요."

이현의 말에 소희의 눈빛은 순간 차가워졌고, 이정남은 화를 참지 못하고 말했다.

"이현, 너무 지나치지 마. 괴롭히고 싶으면 날 괴롭히라고!"

이에 이현이 뒤돌아보며 무고한 표정으로 말했다.

"뭐가 지나쳤는데요? 전의 드레스는 특별히 나를 위해 주문한 거고, 나도 그 드레스가 나에게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오늘에 찍을 씬에도 그 드레스가 더 잘 어울리기도 하고. 난 오로지 작품을 위해서 그러는 건데, 뭐가 잘못된 건가요?"

이때 여민도 맞장구를 쳤다.

"나도 전에 그 드레스가 더 예쁘다고 생각하는데."

이정남이 분노하며 이현을 쳐다보았다.

"이현, 네 덕분에 난 매번 인간성에 대해 새로운 인식을 가지게 돼."

이현이 듣더니 눈썹을 올리며 말했다.

"인간성에 대한 인식이 정말 천박했나 보네요."

"젠장!"

이정남이 욕설을 퍼부으려는 순간 소희가 그의 팔을 잡고 뒤로 끌어당겼다.

류 조감독이 보더니 바로 굳어진 얼굴색으로 소리쳤다.

"이정남 씨, 뭐 하는 거야? 하기 싫어?"

이에 이정남이 냉소하며 말했다.

"드레스가 고의로 손상되어 소희가 새 드레스를 가져왔는데도 당신들이 물고 놓지 않는 걸 보니, 다 같이 짜고 들어 소희를 괴롭히려는 거네?"

류 조감독이 듣더니 바로 화를 냈다.

"너 헛소리 하지 마. 누가 소희 씨를 괴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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