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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8화

그는 소희와 여민을 전부 증오했다. 그러나 여민은 고 사장의 사람이라 감히 미움을 살 수가 없었다. 그래서 화난 어투로 여민에게 말했다.

"직접 다이아몬드를 소희 씨에게 가져다줘. 나머지 일은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고."

류 조감독이 떠나자 여민은 바로 손을 들어 왕연의 머리카락을 잡았다.

"네 이 년......"

하지만 그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왕연이 비명을 질렀고 그 비명에 옆에 있던 스태프들이 분분히 쳐다보았다.

여민은 힘껏 왕연을 밀쳤다.

"천한 년!"

왕연은 바닥에 쓰러져 고개를 숙인 채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여민은 그러는 그녀를 매섭게 노려보고는 다이아몬드가 든 상자를 들고 소희 찾으러 갔다.

소희는 노트북에 마주 앉아 열심히 일하고 있었다. 여민은 밖에 한참 서 있다 차가운 얼굴로 들어가 다이아몬드가 담긴 상자를 책상 위에 놓았다.

"전부 여기에 있어."

한 시간 동안 햇볕을 쬐고 나니 여민의 머리카락은 이미 땀에 젖었고, 얼굴의 메이크업도 번져서 유난히 낭패해 보였다.

소희는 그녀를 한번 힐끗 쳐다보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여민은 바로 고개를 돌려 밖으로 나갔다. 그러다 다시 발길을 멈추고 돌아서서 입을 열었다.

"난 왕연에게 그런 일을 시킨 적이 없어. 네가 믿든 말든 알아서 해."

그러고는 발길에 화를 담고 방을 나갔다.

소희는 마우스에 손을 얹은 채 옆에 놓인 다이아몬드 상자를 보며 생각에 잠겼다.

이때 방으로 들어온 이정남이 여민의 뒷모습을 보며 물었다.

"저 여인이 왜 왔어?"

"다이아몬드를 가져다주러요."

소희가 담담하게 말했다.

"뭐라고 하던?"

이정남이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난 류 조감독이 너를 괴롭히려는 줄 알았는데, 여민일 줄은 정말 몰랐네. 너 언제 저 여인에게 미움을 산 거야?"

소희는 그날 밤의 광경을 생각하며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

"오해였어요."

"여민은 그렇다 치고. 이현이 정말 너무 어이없는 거 아니야? 방금 전까지만 해도 일부러 너를 난처하게 만들더니, 임 대표가 오자마자 바로 표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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