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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4화

식당에서 나와 길을 따라 한참 걸은 후에야 소희는 비로소 차를 아직 식당 주차장에 세워두었다는 걸 발견하게 되었다. 하지만 종일 너무 바쁜 탓에 점심에 밥을 대충 몇 입밖에 먹지 못했더니 위가 슬슬 아파 나기 시작했다.

그러다 사방을 둘러보고 식당이 강성대와 아주 가까운 곳에 있다는 걸 발견한 소희는 다시 식당으로 돌아가지 않고 면 먹으러 방고거리까지 걸어갔다.

예전에 그녀가 자주 왔던 국숫집, 벽에 걸려 있는 메뉴판마저도 예전 그대로였다. 깨끗하고 소박한 가게에는 삼삼오오 식객들이 앉아 있었고, 모양을 봐서는 대부분 강성대 학생들인 것 같았다.

소희가 빈자리를 찾아 앉자 사모님이 곧 다가와 웃으며 물었다.

"아가씨, 뭐 좀 드실래요?"

그러다 소희를 알아보더니 얼굴에 단골손님을 만난 후의 놀라움과 기쁨이 드러났다.

"아가씨였네. 오랜만이야. 이미 졸업했지?"

소희가 옅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지난 2년 동안은 외국에 있었어요."

"어쩐지!"

사모님은 별로 변하지 않았다. 여전히 열정적이고 담소 나누기를 좋아했다.

"오랫동안 보이지 않는다 했어. 자네 그 남자친구는 자주 왔었는데."

사모님의 말에 소희가 잠깐 멍해졌다.

"남자친구요?"

"그래! 예전에 자네랑 같이 국수 먹으러 왔던 그 양반 말이야."

사모님이 웃으며 대답했다.

그렇게 기품이 뛰어난 남자는 한 번만 보면 영원히 잊히지 않았다.

‘임구택이 면 먹으러 이곳을 왔다고?’

소희가 놀라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했다.

아무래도 임구택이 성장해 온 환경이 있었으니 이런 붐비고 좁은 곳에서 음식을 먹는 걸 별로 좋아하지는 않았다. 예전에 그녀와 몇 번 왔던 것도 단지 그녀가 이곳의 면을 좋아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그는 국수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매번 올 때마다 그냥 그녀의 비위에 맞춰주기 위해 보여주기식으로 몇 입만 먹곤 했을 뿐.

"오늘도 게황면, 맞지?"

소희가 멍때리고 있는 모습에 사모님이 웃으며 물었다.

"네? 아, 네, 게황면이요."

소희가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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