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974화

"아!"

황정아 뒤에 있던 한 여인이 갑자기 비명을 질렀다.

"나 죽기 싫어! 나 여기서 죽기 싫어!"

그녀는 놀란 나머지 당황해하며 밖으로 도망치려 했지만 조수정이 바로 소리쳤다.

"움직이지 마, 그렇지 않으면 당장 유황탄을 폭파할 거야!"

역시나 여인은 그곳에 멍하니 서 있을 뿐 더 이상 움직이지 못했다.

방 안의 공기는 마치 정지된 것 같았다. 모든 사람이 어떻게 도망칠지 생각하고 있었지만 또 감히 경거망동하지 못했다. 사소한 동작이 눈앞의 미친 여자를 격노시켜 폭탄을 터뜨릴까 봐.

사랑에 미친 여인은 세상 두려울 게 없었다.

다들 숨쉬기조차 조심스러워지기 시작했고, 여인의 손에 든 폭탄을 눈 한번 깜빡이지 않고 쳐다보았다.

"둘. 셋. 넷."

조수정은 또 수를 세기 시작했다.

임구택이 소희를 데리고 조용하게 베란다로 물러났다. 소희는 그의 손을 팽개치려 했지만 임구택이 꼭 잡고 있어 팽개칠 수가 없었다. 그러다 소희가 갑자기 입을 열어 큰 소리로 말했다.

"내가 대신 죽여줄게!"

소녀의 말은 마치 잔잔한 호수에 갑자기 던져진 돌멩이처럼 고요함을 깨트리고 순간 물결을 일으켰다.

방안에 있던 사람들이 잠깐 멍해지더니 바로 고개를 돌려 소희를 바라보았다.

임구택이 칠흑같이 어두운 눈빛으로 소희를 한번 힐끗 보고는 그녀의 손을 놓았다.

"내가 할게."

이에 소희가 의외라는 듯 남자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임구택은 그녀를 다시 보지 않고 바로 조백림 앞으로 가서 칼을 주웠다. 그러고는 조수정을 향해 말했다.

"내가 백림을 대신해서 그의 약혼녀를 죽이면 이 방에 있는 사람들을 보내줘."

조수정이 음흉한 눈빛으로 임구택을 주시하고 있었다.

"그래, 네가 가서 죽여!"

임구택은 칼을 들고 유정을 향해 걸어갔다.

그리고 임구택이 다가오고 있는 모습에 유정이 경악해하며 뒤로 물러났다.

"안돼!"

조백림은 무의식중에 소리를 치며 임구택의 손에 있는 칼을 빼앗으려 했다.

이때 소희가 갑자기 손을 들어 조수정의 뒤를 가리키며 급하게 소리쳤다.

"빨리 나가, 들어오지 마!"

조수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