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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2화

간미연은 장명원의 몸뒤에 숨어 있었다. 그러다 소희가 자신을 찾고 있는 걸 보고 즉시 고개를 가로저었다.

"나 괜찮아."

조수정이 칼을 꺼낸 순간 장명원은 임구택이 아무런 기색도 없이 소희의 곁으로 걸어가는 걸 발견했다. 그래서 유리가 터질 때 간미연 한 사람만 감쌌던 것이다.

이때 다들 화를 참지 못하고 욕설을 퍼부었다.

"정말 미친 년이잖아!"

룸 안 전체에는 유리 조각들로 덮여 있었다. 몇 명의 여인들은 상처를 입었고, 심지어 얼굴에 날카로운 유리 조각까지 박혀 어찌할 바를 몰라 울부짖고 있었다.

현장은 그야말로 혼란스러웠다.

조백림은 그 혼란한 틈을 타서 유정을 잡아당겼다. 그녀는 목덜미만 다쳤을 뿐만 아니라 밖에 드러난 팔도 유리에 찔려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유정은 많이 놀라긴 했지만 그나마 차분한 편이었다.

조수정은 유리 조각에 얼굴이 찔렸고, 피가 눈물과 함께 그녀의 볼을 타고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 모습은 마치 온 얼굴에 피가 흐르는 것 같아 보기 흉했다.

"너 미쳤어?"

조백림은 화김에 소리를 치며 앞으로 나아가 조수정을 잡으려 했다.

"꼼작 마!"

조수정은 순간 당황해하며 문 위치까지 물러나 넓은 호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 들고 여러 사람을 향해 말했다.

"누구도 움직이지 마. 그렇지 않으면 다 이곳에서 죽을 거야!"

장시원이 눈썹을 살짝 찌푸린 채 입을 열었다.

"유황탄이야."

유황탄은 일종의 폭탄으로 밑부분에 유황이 들어 있어서, 일단 폭발하면 이 룸 안의 사람들은 아무도 도망갈 수 없을 것이다.

다들 듣더니 놀란 표정을 지으며 잇달아 뒤로 물러났다.

임구택이 소희의 손을 잡고 뒤에 있는 베란다를 한 번 보고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따가 내가 옆 베란다로 보내줄게."

비록 소희가 무공을 할 줄 안다지만 그래도 이곳은 10층이라 뛰어내린 후 다치지 않을 것이라고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그래서 가장 안전한 방법은 바로 그녀를 옆방 베란다로 보내는 것이다.

"필요 없어."

소희는 차가운 목소리로 대답하며 남자의 손을 힘껏 팽개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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