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순결을 가져간 남자가 내 남편?의 모든 챕터: 챕터 901 - 챕터 910

2823 챕터

제901화

하지만 오늘 보니 기사님은 정말 그 소문들을 믿는 것 같았다. 가성섬으로 도망쳐온 임지강,임서아,허영네 가족은 만나는 사람에게마다 대표 부인이 여우 같은 사람이라고 말하고 다녔고 그런 그녀가 대표님 옆에 와서 영혼을 쏙 빼놓았기에 자신이 대표님의 진정한 약혼녀였지만 그 여우에게 남편을 빼앗겼다고 얘기했다. 매번 임서아가 이런 얘기를 할 때마다 가성섬에 거주하고 있던 부하들은 웃음을 참을 수밖에 없었다. 대표님네는 이미 대여섯 살 되는 아이를 키우고 있는데 고작 약혼녀였던 게 뭐가 그렇게 대단할까, 어떻게 하면 이야기가 약혼남을 빼앗긴 걸로 되는걸까. 하지만 이 가성섬에서는 임서아네 가족에게 이 일을 따지고 드는 사람이 없었다. 누가 그들이 군주의 환대를 받을 줄 알았겠는가. 임서아는 아무리 봐도 신세희만큼 예쁘지도 않았고 그녀만큼 부소경과 어울리지도 않았다. “저기… 대표님.” 그의 시선이 자꾸 느껴지자 기사님은 주동적으로 얘기하기 시작했다. “지금 임지강과 임서아네 가족은 이미 군주님의 서원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요즘에 반호경 군주님께서 임서아씨와 반호영씨를 맺어주실 생각이라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반군주님께서는 이걸 강자끼리의 연합이라고 얘기하더군요.” “허!” 조수석에서 엄선우가 코웃음을 쳤다. 부소경은 여전히 동요하지 않았다. 기사님은 말을 이어갔다. “하지만 그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여기에 온 목적도 그들과 싸우기 위해서가 아니니까요. 저흰 그저 저희의 일을 다 처리한 후 여기의 무기를 높은 가격으로 파는 게 가장 좋습니다.” 그들이 하는 얘기를 신세희는 알아듣지 못했다. 이건 모두 엄청난 일들이었기에 신세희가 개입할 필요가 없었다. 그녀는 그저 부소경의 어깨에 기대 자신의 딸을 바라볼 뿐이었다. 딸의 시선을 따라가자 밖의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여기의 풍경은 퍽 괜찮았다. 오죽하면 당시 반호영이 가성섬은 경치가 매우 좋으니 자신을 따라서 섬에 오면 무조건 좋아할 것이라고 말했을까. 현재 그녀는 정말 가성섬에 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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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2화

신세희는 길게 생각하지 않고 차로 몸을 날려 유리를 껴안았다. “유리야, 엄마 여기 있어. 무서워하지 마.” 그리고 몸을 돌렸을 때 차 문은 이미 닫힌 상태였다. 신세희:“…” 그녀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옆에는 검은 선글라스를 쓴 남자가 앉아있었는데 그에게서 은은한 꽃향기가 났다. “뭐… 뭐 하려는거예요?” 신세희는 너무 놀라 심장이 내려 앉는 것 같았지만 품에 유리를 꼭 끌어안은 채 매섭게 그를 노려봤다. 그는 아무런 말도 하지않았다. 유리는 엄마 품에 안긴 채 겁에 질려 울음이 날것 같았으나 꾹 참고 눈앞의 남자를 노려보며 소리쳤다. “이 나쁜 놈! 나랑 엄마를 놔줘, 아니면 가만두지 않을 거야.” “허!” 그 남자는 차갑게 미소 지었다. 그는 목소리가 크지 않았는데 그 목소리가 신세희로 하여금 의심이 가게 했다. 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듯이 물었다. “당신… 반호영?”반호영은 멈칫하더니 곧이어 선글라스를 벗고 온화한 표정으로 신세희를 바라봤다. “세희 씨, 드디어 왔네.” 신세희:“…” 그녀는 놀라서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누구를 탓해야 할지 모르겠는 상황이었다. 부소경은 큰소리를 치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가 여기에 위험이 없다고 하는 건 이미 여기를 다 정리해놨다는 뜻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건 무슨 상황인 걸까? 어쩌면 차에서 내리자마자 반호영을 만날 수 있는 거지? 신세희는 부소경의 안위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반호영은 한숨을 쉬었다. “사실… 나도 생각지도 못했어.” “뭐라고?” “난 그냥 산책하러 나왔을 뿐이거든.” 반호영의 말투에는 숨길 수 없는 지긋지긋함이 묻어있었다. “숨이라도 돌리러 나오지 않으면 살인이라도 저지를뻔했어. 그래서 기사님 보고 아무 데나 가달라고 했더니 여기로 온 거야. 여기에 세워놓은지 한참 됐어.” 신세희:“…” “근데 한창 답답할 때 앞에서 꼬맹이 하나가 달려올 줄은 누가 알았겠어? 세희 씨, 우린 인연인가 봐. 처음 이 꼬맹이를 봤을 때 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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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3화

이건 정말 굴러들어 온 떡이 아니겠는가! 반호영이 이러한 생각에 취해있을 때 통통한 작은 주먹 하나가 그의 눈을 쳤다. “윽…” 반호영은 손으로 눈을 가렸다. 그가 반응하기도 전에 힘 있는 그 주먹이 또 왼쪽 눈을 내리쳤다. “윽…” 신세희:“…” 그녀는 조마조마 해하며 딸을 바라봤다. “유리야, 이분은 너네 아빠가 아니야. 함부로 대하지 마. 그만해. 들었지?” 그녀는 반호영이 화가 나 유리를 차에서 밀어내려 버릴 것만 같았다. 만약 그렇다면 신세희는 반호영을 물어서라도 죽여버릴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혼이 나서 말을 들을 줄 알았던 유리는 오히려 더욱 용감해졌다. 유리는 위험한 상황에 조금 무섭더라도 엄마를 지키려는 마음이 강했기에 두려워하지 않았다. 유리는 울음을 참아가며 반호영에게 소리쳤다. “나쁜 놈! 넌 나쁜 놈이야! 지금 판다 눈을 하고 있어도 다 보이는 거 알아! 내가 무섭지 않겠지만 잘 들어! 우리 아빠가 바로 차 뒤에 있어! 우리 엄마 때리면 아빠가 가만히 있지 않을 거야. 흥!” “유리야, 아빠 얘기하지 마 제발.” 신세희는 절망스러웠다. 아직까지는 신세희와 유리만 반호영에게 발각된 상태였고 부소경은 발각되지 않았으나 이제 딸의 한마디에 부소경도 들키고 말았다. 신세희는 유리를 한대 때리고 싶었다. 하지만 무서워하면서도 굳건한 그 눈빛을 보자 뭐라고 하지도 못했다. 그저 아이를 품에 안은 채 침착하게 얘기했다. “반호영씨, 하나만 부탁할게.” “세희 씨, 부탁할 필요 없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뭐가 됐던 다 해줄 테니까.” 반호영은 따뜻한 눈빛으로 신세희를 바라봤다. “나랑 우리 남편 그리고 딸까지 함께 죽게 해줘.” “안돼!” 반호영은 버럭 소리쳤다. 유리는 흠칫 놀라 엄마 품을 파고들었다. 반호영은 더 이상 얘기를 하지 않았다. 신세희도 더 이상 물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지금 이곳은 가성섬이다. 반호영의 구역이라는 말이다. 신세희는 무엇도 할 수가 없었다. 혹시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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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4화

신세희가 고개를 들자 임서아가 보였다. 오래 못본 동안 임서아는 무척 초췌해졌다. 피부는 누랬고 피를 다 빨린 강시 같았다. 하지만 그녀의 광기만은 예전과 같았다. “신세희, 상상도 못했지? 결국 내 손안에 들어올 줄? 하하하!” 임서아는 교만하게 웃었다. 신세희는 매우 침착했다. 그녀는 늘 이랬다. 위험한 상황일수록 더욱 차분했다. 그녀는 유리의 귀에 대고 말았다. “아가, 엄마가 저 여자 다리를 잡고 눌러둘 테니까 도망쳐, 도망칠 수 있는 만큼 멀리 가, 아까 들어올 때 길 기억나지?” 이건 모녀가 암묵적으로 약속한 일이었다. 전에 부소경을 따라 부 씨네 저택에 갈 때도 신세희는 딸에게 상황이 안 좋으면 도망가라고 했었다. 하지만 전제는 들어올 때 길을 꼭 기억해 두는 것이었다. 유리도 신세희에게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기억했어 엄마.” “그래.” 신세희는 천천히 일어나 아무 말도 없이 임서아를 바라보기만 했다. 임서아는 더욱 득의양양해졌다. “어때, 신세희? 너무 놀랐지? 가성섬에 오자마자 우리 오빠한테 잡혀 여기로 오게될 줄 몰랐지? 넌 네 남편 부소경이 못하는 게 없는 줄 알아? 가성섬까지 공략하려고? 어림도 없지.” “유리야, 움직이지 마. 입구를 막고 있는 걸 보면 경계를 풀지 않았어. 움직이지 마 알겠지?” 신세희는 낮은 목소리로 유리에게 알려줬다. “응.” 유리가 고개를 끄덕였다. 임서아는 두 모녀가 서로 안고 두려워하는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니 더욱 자신만만해졌다. 이렇게 돌고 돌아 신세희가 또 이 임서아 손에 들어왔으니 이젠 날개를 꽂아줘도 날지 못하는 신세 아니겠는가. 여기까지 생각하자 임서아는 너무 득의양양해졌다. “신세희, 넌 아직 모르겠구나. 네 남편이 그렇게 교만한 건 구경민이랑 친하기 때문이야. 근데 우리 할아버지도 구경민네 둘째 삼촌이랑 사이가 좋아. 예전에 구경민 삼촌이 부소경 편은 아니었지만 가성섬의 편을 들어주지도 않았었어. 하지만 이젠 상황이 달라. 구경민 삼촌 구성훈,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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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5화

“머리를 팝콘으로 만들어버릴 거야. 이 나쁜 사람. 때려! 때려!” 아이는 때리면서 울었다. 임서아는 어른이었으나 방금 너무 경계를 풀고 있었다. 그녀는 바닥에 엎드려서 몸을 돌릴 수가 없었을뿐더러 유리가 몸 위에 올라타있으니 더욱 움직이기 힘들었다. 또 유리가 손에 들고 있는 곰돌이 눈알이 매우 딱딱했기에 맞으면 너무 아팠다. 임서아는 아파서 방어를 해야겠다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유리가 때릴 때마다 그녀는 손으로 머리를 가릴 뿐 반격도 하지 못했다. 그러자 유리는 더욱 신이 나서 때렸다. 임서아의 머리에는 혹이 가득 생겼다. 그녀는 너무 아파 빌기 시작했다. “그만 때려...” 그녀는 울면서 빌었고 빌 때마다 고개를 드는 모습에 유리는 또 다른 때릴 곳을 찾았다. 그리고 다음번에 고개를 들 때 대여섯 번 임서아의 이마를 내리쳤다. “윽...” 임서아는 아파서 기절하기 직전이었다. 이마에는 순식간에 혹이 가득 생겼다. 신세희: “...” 신세희는 멍하니 지켜봤다. 심장이 내려앉았다. 나의 사랑스러운 아이가, 빨리 도망가라고 했음에도 매번 엄마를 지키겠다고 무서워도 달려나간다. 신세희는 눈물이 났지만 딸에게 맞아 피멍이 잔뜩 생긴 임서아를 보자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옆에 서있던 가정부들조차 웃음을 참고 있었다. 그들도 임서아를 도와주고 싶지 않은 건 아니었다. 임서아는 군주 저택의 존경받는 손님이었다. 군주이신 반호경도 임 씨네 집안을 존경했으나 반호영은 그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평소에 임 씨네가 여기에 와서 앉아있는 것조차도 동의하지 않았다. 그런데 방금 이 사모님과 공주님을 친히 데리고 오시고 모시라고 분부하셨으니 가정부들은 신세희와 유리가 반호영의 손님이라고 생각한 것이었다. 오히려 임서아가 초대받지 못한 손님이라고 생각했기에 그들은 말리지 않았다. 그렇게 여섯 살짜리 어린아이는 임서아를 미친 듯이 때렸고 임서아는 여기저기 손으로 막느라 여념이 없었지만 계속 유리보다 한 박자 늦었다. 임서아를 더욱 비참하게 만들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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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6화

신세희와 유리는 동시에 의아해하며 입구의 도도한 어린 소녀를 바라봤다. 소녀는 대략 17살쯤 되여보였는데 교만하고 도도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유리는 엄마를 한번 보더니 말했다. “엄마, 우리 진짜 재수 없다. 방금 나쁜 여자 하나 물리쳤더니 한 명이 더 왔어.” “유리야, 얘기하지 마!” 신세희는 유리를 째려봤다. 그러고는 눈앞의 도도하지만 별로 예쁘지는 않은 소녀를 바라봤다. “내가 틀린 게 아니라면 여기 군주님이신 반호경씨 딸 반명선이죠?” “어떻게 아셨죠?” 반명선은 심문하는듯한 어조로 물었다. “두 분은 누구신데 저희 집에 계시고 폭행도 하시는 거죠? 새로 온 가정부인데 규칙을 잘 몰라 사람을 보자마자 팬 건가요?” “너나 가정부다 이 못생긴 여자야. 거울 안 보니? 콧구멍이 하늘을 찌를 것 같은데 고개를 쳐들고 우리랑 얘기해?” 유리는 이 소녀를 전혀 무서워하지 않았다. 어차피 임서아 그 못된 여자도 제압했는데 이 어린애를 제압하지 못할까. 유리는 이렇게 생각하며 자신도 어린애라는 걸 잊은 듯했다. 유리를 안고 있는 신세희는 심장이 덜컹했다. 오늘 자신과 딸은 무조건 죽겠구나 싶었다. 그녀는 이미 지니고 있던 휴대폰을 꺼놨다. 부소경이 자신을 찾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다. 그녀는 부소경도 죽는 걸 바라지 않았다. 그녀는 딸을 꽉 안은채 전혀 두렵지 않은 표정으로 소녀를 바라봤다. 그녀는 속으로 혹시 이 아이가 유리를 때리기라도 한다면 이 아이의 목을 단숨에 물어버릴 거라 생각했다. 단숨에 목숨을 뺏을 것이다. 아니면 시간이 없다. 뒤에는 엎드려있는 임서아가 있으니까. 아니나 다를까 유리가 반명선을 욕할 때 임서아는 이미 일어났다. 하지만 임서아는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하고 머리를 감싸 쥔 채 비틀거리며 문쪽을 향해 말했다. “명선 공주, 저 둘 다 나쁜 놈들이야. 남성에서 온 것들. 저 애는 부소경네 애고 저 여자는 부소경 아내야. 부소경이 누군지 알지? 네 아버지의 가장 큰 적이잖아.” 반명선: “...”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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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7화

그게 아니었다면 여긴 그저 인구가 백만도 안되는 작은 섬일 뿐이었다. 대포 한방이면 여기를 평지로 만들어버릴 수도 있었다. 할아버지가 예전의 부하들에게 여기로 무기와 물자들을 운반하라고 분부한 다음부터 임서아와 그녀의 부모들이 이 섬에서의 지위도 매우 높아졌다. 오죽하면 가성섬의 군주조차 임 씨네 집안 눈치를 볼까. 가성섬에서 그들의 눈치를 보지 않는 사람은 둘뿐이었다. 반호영과 반호경의 딸 반명선. 반명선은 차갑게 웃으며 임서아를 바라보았다. “믿어요. 우리 아빠더러 날 때리라 한다면 그 무기들 때문에 당신 말을 들을 거예요. 하지만 우리 아빠가 당신을 알아보긴 할까요? 지금 피에로보다 못생겨서 알아보지도 못할걸요? 너무 못생겼어 하하하. 안되겠다 사진이라도 찍어야지.” 그러고는 반명선은 휴대폰을 꺼내들고 임서아를 여러 각도에서 찍기 시작했다. “반명선, 그만 찍어!” 임서아가 이리저리 피하면 반명선은 따라다니며 찍었다. 이때 신세희와 유리는 서로를 쳐다봤다. 도망쳐야 한다! 모녀는 약속한 듯 밖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도망가려고? 어림도 없지!” 문밖으로 나서지도 못했는데 또 두 사람이 들어왔다. 신세희는 그들을 보자 심장이 덜컹했다. 임서아의 부모님 임지강과 허영이었다. “네가 드디어 왔구나. 죽으러 온 거야?” 임지강이 신세희를 무섭게 쳐다봤다. 신세희는 얼음장같이 차가운 시선으로 임지강을 바라봤다. “저희 엄마는요!” “뭔 헛소리야!” 신세희가 차갑게 웃었다. “이번 생에 저희 엄마를 찾게 된다면 괜찮지만 만약 못 찾는다면 당신 살가죽을 다 벗겨버릴 거예요.” “서아야, 우리 딸 어쩌다... 누가 이렇게 때렸어.” 이때 허영이 멍투성이인 딸을 발견했다. “흑... 엄마...” 임서아는 엄마를 보더니 더 이상 반명선을 피하지 않고 엄마 뒤에 숨어서 말했다. “엄마 빨리 얘 멈추라고 해줘. 자꾸 나 찍어.” 허영이 가소롭다는 듯 반명선을 바라봤다. “그만해, 이 못된 계집애야.” 반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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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8화

반호영은 여전히 선글라스를 끼고 있었다. 유리에게 맞은 후에 정말 판다처럼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신의 그런 눈을 보고도 반호영은 전혀 화가 나지 않았다. 오히려 거울을 보며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고는 혼잣말로 얘기했다. “어린게 제법 사납네. 네 엄마랑 동생을 낳게 되면 첫째로서 잘 보살펴줄 것 같아서 안심이다.” 이건 반호영의 속마음이었다. 거울로 얼굴을 확인한 후 반호영은 또 부소경이 따라오지 않았나 조사를 했다. 하지만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했다. 심지어 저택에도 외부 신호가 잡힌 적이 없었다. 조사를 해보니 신세희의 전화가 꺼져있었다. 신세희가 휴대폰을 끄는 방식으로 부소경의 행적을 보호한다? 반호영은 왠지 모르게 화가 났다. 질투가 뒤엔 또 다른 흐뭇이였다. “내가 이런 다정함을 좋아하지. 자신이 이런 처지에 놓였음에도 남편을 보호하려 하다니 정말 대단해. 하지만 이젠 내 손안에 들어왔으니 다시 부소경 옆으로 보내지 않을 거야.” 여기까지 생각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자 그는 거실이 매우 시끄러운 것을 느꼈다. 자기가 평소에 가장 싫어하는 조카뿐만 아니라 임 씨네 가족까지 함께 있었다. “아이고 사위 왔는가?” 반호영이 들어오는 걸 보고 임지강은 바로 웃음을 지으며 그를 바라봤다. 임 씨네 가족은 가성섬에서 지위가 굉장히 높았기에 임지강은 어딜 가나 거만한 말투로 얘기를 해왔으나 반호영에게만큼은 그렇게 하지 못했다. 반호영에게는 그게 먹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애초에 임 씨네 집안을 거들떠도 보지 않았다. 하지만 그럴수록 임지강은 반호영이 더 마음에 들었다. 반호영은 가성섬의 군주는 되지 못했지만 그의 위망은 형과 큰 차이가 나는 것 같지 않았다. 또 잘생긴 데다가 강한 성격을 지녔기에 임지강과 허영 부부 모두 그를 좋아했다. 반호영더러 임서아의 남편이 되게 하는 것도 굉장히 영광스러운 일이었다. 그들 부부가 반호영에 대한 평가는 생긴 게 부소경보다 조금 음침한것 외에 부소경에게 밀리는 게 없다는 것이었다. 이런 생각을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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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9화

반호경은 바로 이 혼사를 허락했다. 그러니까 반호영은 이제 임서아의 약혼남이나 다름없는 것이었다. 그래서 임지강은 반호영을 사위라고 불렀다. 하지만 반호영은 이 호칭을 듣자 당장 뺨이라도 한대 때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하필이면 이 셋이 형님의 손님들이라니. 반호영은 화를 가라앉히고 차갑게 조카를 바라보았다. “명선아, 무슨 일이야.” 반명선은 삼촌을 매우 무서워했기에 덜덜 떨면서 대답을 했다. “삼... 삼촌 저 학교 갈 시간인데 여기에서 싸우는 소리가 나길래 궁금해서 와봤어요. 저... 저는 이만 학교로 가볼게요. 안녕히 계세요.” 말을 마치고 반명선은 고양이를 피하는 쥐처럼 쏜살같이 빠져나갔다. 반호영은 또 허영과 임서아를 바라봤다. 허영은 반호영을 향해 미소 지었다. “사위...” “도대체 무슨 일인 거죠?” 그는 온 얼굴이 멍투성이인 임서아를 알아보지 못했다. 그저 증오하는 눈길로 허영을 바라볼 뿐이었다. “사위, 그게 말이지. 서아가 말하기를 자네가 부소경 아내와 딸을 다 데려왔다지 뭔가. 서아도 기뻐서 축하해 주러 왔지. 그리고 부소경 옆의 그 여자가 엄청 약았다는 것도 알려주려고 왔어. 쟤 전에 감옥도 갔다 왔고 나쁜 짓 많이 했어. 온 남성 사람들은 다 아는 사실이야. 그래서 서아가 저 여자한테 속지 말라고 알려주러 온거고.” 반호영의 말투가 많이 누그러졌다. “그래요?” “그렇고 말고.” 말을 마치고 그녀는 신세희와 유리를 가리켰다. “이 둘이 자네가 잡아온 죄수이긴 하지만 내 원수이기도 하거든. 우리 임씨네 가족이 가성섬까지 도망 온 건 다 저 여자 때문이야. 우리도 자네와 같은 마음이라네. 저 여자를 매우 싫어해.” 반호영은 아무 말 없이 신세희와 유리를 바라봤다. 6살 난 꼬마 아이는 비록 어리지만 전혀 굴복하지 않는 표정이었다. 유리는 두 손으로 엄마를 감싸고 있었는데 엄마를 보호하려는 그 모습이 반호영의 눈에는 가련해 보였다. 그는 갑자기 마음이 너무 불편했다. 신세희를 바라보니 그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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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0화

“뭐라고요?” 임서아는 자신이 잘못 들은 줄 알았다. 남성에서 그녀는 신세희에게 모든 것을 뺏겼었다. 이제 가성섬에 와서는 고작 신세희를 한번 밖에 못 본 반호영이 그녀를 자신의 손님이라고 얘기한다고? 잘못 들은 것일 거다. “그쪽 지금 되게 추해.” 반호영은 가소롭다는 듯 임서아를 보며 말했다. “하하...” 유리는 웃으며 임서아에게 말했다. “나쁜 놈, 너보고 못생겼대!” “신세희, 죽고 싶지? 내 약혼남이야. 내 약혼남이라고. 넌 결혼도 했잖아! 너 지금 이 섬에서는 그냥 죄인이야. 그러니까 닥치고 있어. 닥치고 있으면...” “짝!” 임서아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신세희가 뺨을 때렸다. 신세희도 손이 아파났다. 그녀는 임서아가 살이 정말 많이 빠졌구나 싶었다. 임서아는 얼굴에 살이 하나도 없이 뼈밖에 남지 않아있었다. 임서아네 가족은 모두 정신을 못 차리고 신세희를 바라만 보고 있었다. 유리만은 통쾌하다는 듯 팔짱을 끼고 구경꾼처럼 서있었다. 6살 난 유리는 아직 어렸기에 지금 엄마가 얼마나 위험한 상황인지 인지하지 못했다. 유리는 그저 누가 엄마를 괴롭히면 꼭 갚아줘야 한다고만 생각했다. 어쨌든 자기가 사랑하는 엄마가 밑지진 않았으니 유리는 매우 기분이 좋았다. “너...” 임서아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뺨을 만지며 말했다. “너 이 죄인이... 죽을 날이 코앞인데 날 때려? 감히?” “어차피 죄인이니까, 어차피 죽을 거 시원하게 때리고 죽을게.” “신세희, 이 죽어도 마땅한 년이 감히 우리 구역에서 내 딸을 괴롭혀? 오늘 그 입을 찢어줄게.” 허영은 이렇게 말하며 신세희에게 달려들었다. “유리야, 엄마 뒤로 숨어.” 유리에게 이렇게 말하고 신세희는 분노가 가득 담긴 눈으로 허영을 바라봤다. 그녀의 눈 속에 담긴 원한은 절대 허영보다 적지 않았다. 그녀는 오늘 여기서 죽을 각오가 되어 있었다. 임 씨네 가족은 그녀의 가장 큰 원수였다. 가장 원통스러운 건 그들을 만나지 못하는 것이었는데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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