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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8화

반호영은 여전히 선글라스를 끼고 있었다. 유리에게 맞은 후에 정말 판다처럼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신의 그런 눈을 보고도 반호영은 전혀 화가 나지 않았다. 오히려 거울을 보며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고는 혼잣말로 얘기했다.

“어린게 제법 사납네. 네 엄마랑 동생을 낳게 되면 첫째로서 잘 보살펴줄 것 같아서 안심이다.”

이건 반호영의 속마음이었다. 거울로 얼굴을 확인한 후 반호영은 또 부소경이 따라오지 않았나 조사를 했다. 하지만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했다. 심지어 저택에도 외부 신호가 잡힌 적이 없었다. 조사를 해보니 신세희의 전화가 꺼져있었다. 신세희가 휴대폰을 끄는 방식으로 부소경의 행적을 보호한다? 반호영은 왠지 모르게 화가 났다. 질투가 뒤엔 또 다른 흐뭇이였다.

“내가 이런 다정함을 좋아하지. 자신이 이런 처지에 놓였음에도 남편을 보호하려 하다니 정말 대단해. 하지만 이젠 내 손안에 들어왔으니 다시 부소경 옆으로 보내지 않을 거야.”

여기까지 생각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자 그는 거실이 매우 시끄러운 것을 느꼈다. 자기가 평소에 가장 싫어하는 조카뿐만 아니라 임 씨네 가족까지 함께 있었다.

“아이고 사위 왔는가?”

반호영이 들어오는 걸 보고 임지강은 바로 웃음을 지으며 그를 바라봤다. 임 씨네 가족은 가성섬에서 지위가 굉장히 높았기에 임지강은 어딜 가나 거만한 말투로 얘기를 해왔으나 반호영에게만큼은 그렇게 하지 못했다. 반호영에게는 그게 먹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애초에 임 씨네 집안을 거들떠도 보지 않았다. 하지만 그럴수록 임지강은 반호영이 더 마음에 들었다. 반호영은 가성섬의 군주는 되지 못했지만 그의 위망은 형과 큰 차이가 나는 것 같지 않았다. 또 잘생긴 데다가 강한 성격을 지녔기에 임지강과 허영 부부 모두 그를 좋아했다. 반호영더러 임서아의 남편이 되게 하는 것도 굉장히 영광스러운 일이었다. 그들 부부가 반호영에 대한 평가는 생긴 게 부소경보다 조금 음침한것 외에 부소경에게 밀리는 게 없다는 것이었다. 이런 생각을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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